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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Chapter 1991 - Chapter 2000

2040 Chapters

제1991화

“다시는 안 그럴게.”“그래야지.”윤태호는 가슴이 뻥 뚫리는 듯 통쾌했다.한동안 눌려 지내다 드디어 기를 편 기분이었다.여자도 어린아이와 마찬가지였다. 말을 듣지 않으면 혼을 내야 했다.여자가 말을 들을 때까지 혼내거나, 아니면 자신이 빨래판에 무릎을 꿇게 된다.하지만 윤태호의 통쾌한 기분은 딱 3초만 이어졌다.3초 뒤.“윤태호, 감히 날 때려? 좋아, 아주 좋아. 나 결정했어. 오늘 출근 안 해. 복수할 거야. 내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똑똑히 보여줄게.”말을 마친 백아윤은 굶주린 늑대처럼 먼저 윤태호에게 달려들었다.‘좋아, 해 보자. 누가 겁낼 줄 알고?’두 사람은 금세 한데 뒤엉켰다.서로에게 제대로 상처를 입히기 직전이었다.뚜르르르.갑자기 백아윤의 휴대폰이 다급하게 울렸다.“잠깐만. 전화 좀 받을게.”숨을 헐떡이던 백아윤이 휴대폰을 집어 발신자를 확인했다.미주의 의료·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이 국장이었다.그녀는 즉시 윤태호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하고 전화를 받았다.“이 국장님, 무슨 일이세요?”“백 원장님, 안녕하세요. 상급 기관에서 미주 병원을 한번 둘러보고 싶다고 하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아, 네. 괜찮습니다.”백아윤이 물었다.“언제 오실 예정인가요?”“오늘 바로 갑니다. 이미 출발했고 약 30분 뒤 미주 병원에 도착할 겁니다. 준비해 주세요.”“알겠습니다.”백아윤이 전화를 끊자 윤태호가 다시 장난을 치려 했다.그러나 그녀가 그를 밀어냈다.“상급 기관에서 곧 병원을 시찰하러 온대. 내가 병원장인데 직접 나가서 맞이해야지.”“조금 늦게 가면 안 돼?”한창 분위기가 오른 윤태호가 아쉬운 얼굴로 말했다.“딱 한 시간만 더 같이 있어 줘.”백아윤은 고개를 저었다.“안 돼. 30분 뒤면 병원에 도착한대.”윤태호의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했다.백아윤은 빠르게 옷을 챙겨 입었다.그녀는 가방에서 손거울을 꺼내 립스틱을 바르며 말했다.“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일 다 처리하고 나면 같이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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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2화

윤태호의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그는 즉시 소천수에게 전화를 건 뒤 몰래 병실을 빠져나왔다.윤태호가 병원 밖으로 나왔을 때, 소천수는 이미 밖에서 한참 기다리고 있었다.“차 키 줘. 넌 택시 타고 돌아가.”소천수에게 한마디를 남긴 윤태호는 직접 차를 몰고 임다은의 회사로 향했다....임진 그룹.회의실.회의실 안에는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었다.오늘은 임진 그룹과 허은 그룹의 임원진이 처음으로 만나는 날이었다.양측은 협력 사업을 두고 열띤 논의를 이어 가고 있었다.임다은은 상석에 앉았다. 그녀는 양쪽 임원들의 대화를 들으면서도, 테이블 아래에서는 휴대폰으로 윤태호에게 문자를 보냈다.허은 그룹의 대표인 허선규는 임다은 바로 옆에 앉아 수시로 그녀를 몰래 훔쳐보았다.그러던 중 임다은이 치마를 살짝 들어 올려 스타킹에 감싸인 늘씬한 다리를 드러낸 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발견했다.꿀꺽.허선규는 마른침을 삼키며 심장이 갑자기 거세게 뛰었다.‘밖에서 임다은을 임 요정이라고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었군. 정말 요부가 따로 없네. 저 여자를 아내로 맞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반드시 내 여자로 만들 거야.’그런 생각을 한 허선규도 휴대폰을 꺼내 몰래 문자 하나를 보냈다.10분 뒤.답장을 확인한 허선규가 입을 열었다.“임 대표님, 협력에 관한 이야기는 대략 마무리된 것 같으니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하시죠.”“호텔로 돌아가면 바로 회사 법무팀에 계약서 작성을 지시하겠습니다.”“임 대표님의 제약회사가 내일 개업한다고 하셨죠? 개업식에서 양사가 정식으로 계약서에 서명하는 건 어떻습니까?”임다은은 흔쾌히 동의했다.“좋아요.”허선규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손을 내밀며 웃었다.“임 대표님, 협력이 성공적으로 성사되길 바랍니다.”임다은도 함께 일어나 가볍게 악수하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성공적인 협력을 기원해요.”이어서 손주희에게 지시했다.“주희 씨, 차량 준비해서 허 대표님 일행 호텔까지 모셔다드려요.”“네.”손주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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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3화

임다은이 고개를 들어 보니 30m쯤 떨어진 바닥에 차를 막을 정도로 많은 수많은 장미꽃이 깔려 있었다. 수만 송이는 되어 보였다.장미는 일부러 거대한 하트 모양으로 배치되어 있었다.주변에는 예복을 차려입은 잘생긴 남녀들이 서 있었고, 모두 손에 알록달록한 풍선을 들고 있었다.임다은은 누군가 청혼을 준비했다는 것을 곧바로 알아차렸다.“어느 여자인지 정말 행복하겠네요. 부러워요.”손주희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임다은은 살짝 웃었다.이 정도로 성대한 청혼이라면 많은 여자가 부러워할 만했다.손주희가 말을 이었다.“임 대표님, 장미꽃 때문에 차가 못 나가네요. 제가 가서 치워달라고 하겠습니다.”“됐어요. 남의 청혼을 방해하지 말아요.”임다은이 지시했다.“주희 씨, 차를 준비해서 지하 주차장으로 나가죠.”“알겠습니다.”손주희가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서려던 순간이었다.“잠시만요.”허선규가 갑자기 그녀를 불러 세웠다.손주희가 의아한 얼굴로 돌아보았다.“허 대표님?”허선규는 웃음을 띤 채 성큼성큼 장미꽃 한복판으로 걸어가더니, 입고 있던 검은색 재킷을 벗어 던졌다. 안에는 흰색 셔츠와 조끼를 갖춰 입고 있었다.수려한 외모와 어우러지니 마치 동화 속 백마 탄 왕자님 같은 모습이었다.허선규는 옷차림을 가다듬고는 고개를 들어 임다은을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그 눈빛을 본 임다은은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어 표정이 굳었다.‘설마 저 사람이 하려는 게...’쿵.허선규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그는 잘생긴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띤 채 임다은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전생에 500번을 돌아봐야 이번 생에서 한 번 스쳐 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저는 몇 번의 생을 스쳐 지나가는 대가로 이번 생에서 당신과 함께 하고 싶어요.”“우리의 만남이 전생의 인연이 이어진 것인지, 오늘 처음 시작된 인연인지는 알지 못하겠지만 하나는 명확해요. 제 인생에는 당신이 꼭 필요합니다.”“제 아내가 되어 주세요. 평생 당신을 아끼고 지켜줄게요. 임다은 씨,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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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4화

부우웅.갑자기 거친 엔진음이 울려 퍼졌다.검은색 벤츠 한 대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이쪽을 향해 돌진해 왔다.“꺄아악.”구경하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졌다.그러나 벤츠는 사람을 향해 달려든 것이 아니었다.차는 그대로 장미꽃 위를 짓밟고 지나갔다.한 번으로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다시 후진해 돌아오더니, 수만 송이의 장미를 바퀴로 몇 번이나 왕복하며 짓이겼다.잠깐 사이 화려한 장미꽃은 처참한 몰골로 변했다.곧이어 벤츠는 화려하게 드리프트 하며 허선규의 바로 앞을 스쳐 갔다.바퀴가 튀긴 더러운 물이 허선규의 머리와 얼굴, 새하얀 옷에 모조리 쏟아졌다.순식간에 기품 넘치던 백마 탄 왕자는 진흙투성이의 초라한 꼴이 되었다.벤츠는 임다은 앞에 멈춰 섰다.차 문이 열렸다.윤태호가 차에서 내리며 웃었다.“다은 누나, 내가 늦은 건 아니지?”“안 늦었어.”임다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평소 윤태호를 못마땅해하던 손주희조차 그에게 살짝 웃어 보였다.방금 그의 행동이 너무나 통쾌했기 때문이다.허선규는 윤태호를 발견하자 눈빛에 독기가 서렸다.‘저 개자식은 왜 매번 내 일을 방해하는 거야?’허선규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당장이라도 윤태호의 얼굴을 후려치고 싶었으나 이내 힘을 풀었다.윤태호를 혼내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청혼이었다.청혼이야말로 최우선이었다.임다은을 얻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었다.복수는 그다음이었다. 고작 의사 한 명쯤이야 언제든 손가락 하나로 짓눌러 버릴 수 있었으니까.허선규는 윤태호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깊은 애정이 담긴 눈으로 임다은을 바라보며 다시 고백했다.“다은 씨, 감언이설은 하지 않을게요. 그저 당신과 함께하고 싶을 뿐이에요. 당신만 허락한다면, 이제부터 당신은 제 세상의 전부가 될 겁니다. 내 모든 생명을 다해 당신을 지키고 행복하게 해 줄게요. 언제 어디서든 당신과 함께 할 수 있는 따뜻한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 다은 씨, 우리 가정의 여왕이 되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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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5화

허선규는 고개를 저었다.“다은 씨가 제 청혼을 받아 주지 않는다면, 저는 여기서 평생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그 모습을 본 주변의 여성들은 감동한 듯 눈물을 글썽였다.“너무 감동적이야.”“허 대표님은 한 여자만 바라보는 사랑바보네.”“나한테 저런 남자가 청혼하면 당장이라도 결혼할 텐데.”“이 정도면 임 대표님도 받아 주지 않을까?”그러나 임다은의 얼굴은 오히려 더욱 차가워졌다.“허선규 씨, 그렇게 무릎 꿇는 게 좋으면 계속 꿇고 있어요.”말을 마친 임다은은 윤태호의 손을 잡고 떠나려 했다.허선규는 멍해졌다.아무리 그래도 자신은 허은 그룹의 대표였고 임진 그룹은 앞으로 허은 그룹과 협력해야 했다.그런데도 임다은은 사람들 앞에서 그의 체면을 조금도 세워 주지 않았다.“다은 씨, 가시면 안 돼요.”허선규가 재빨리 일어나 임다은의 앞을 가로막았다.“당신에게 청혼하려고 오랫동안 준비했어요. 이렇게 그냥 가 버리시면 안 됩니다.”“다은 씨, 저는 정말 당신을 좋아해요. 다은 씨, 저는...”“허선규 씨, 내가 잘못 기억한 게 아니라면 오늘이 우리 첫 만남 아닌가요?”임다은이 냉랭하게 말했다.“처음 만난 날부터 청혼이라니, 대체 무슨 생각이죠? 누가 그런 용기를 줬어요?”“사랑입니다.”허선규가 진지한 얼굴로 외쳤다.“사랑이 제게 용기를 줬습니다.”임다은은 화가 나 헛웃음을 터뜨렸다.“당신이 사랑에 대해 뭘 안다고 그래요?”“다은 씨, 제 말 좀 들어 보세요.”윤태호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내심이 바닥난 상태였다.임다은이 허은 그룹과 협력해야 한다는 생각만 아니었다면 진작 손을 썼을 것이다.그가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길 막지 말고 비켜.”원래부터 윤태호에게 원한을 품고 있던 허선규는 그 말에 폭발했다.“입조심해, 이 자식아.”“내가 다은 씨와 말하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지?”“당장 여기서 꺼져.”짝.윤태호의 손바닥이 허선규의 뺨을 후려쳤다.순간 현장에 있던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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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6화

프렌치 레스토랑.윤태호와 임다은은 구석 자리에 앉았다.한낮인데도 실내조명은 은은하게 어두워 분위기가 제법 낭만적이었다.“프렌치 요리 먹어 본 적 있어?”임다은이 물었다.윤태호는 고개를 저었다.“난 양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임다은이 웃었다.“자기야, 그런 점은 나를 좀 배워야 해. 새로운 건 용감하게 시도해 봐야지. 나도 새로운 자세를 시도하는 걸 좋아하잖아.”말을 마친 임다은이 윤태호에게 윙크했다.윤태호는 할 말을 잃었다.분명 멀쩡하고 진지한 이야기였는데, 왜 다은 누나의 입에서만 나오면 이상한 의미로 변하는 걸까?“어젯밤엔 왜 나 보러 안 왔어?”임다은이 원망스러운 얼굴로 말했다.“한밤중까지 기다렸어. 당연히 올 줄 알고 섹시한 잠옷도 몇 벌 준비해 놨는데. 날 혼자 빈방에 두고도 마음이 편했어?”윤태호가 설명했다.“어젯밤에는 병원에서 소영은 씨를 치료하고 있었어.”“그래?”임다은이 흥미를 보이며 물었다.“어떻게 치료했는데? 설마 그 여자랑...”“아니야, 아니야.”윤태호가 다급하게 부정했다.“정말 치료만 했어. 그리고 실패했어.”“소영은에게 남은 시간은 3개월뿐이야.”임다은이 멈칫했다. 윤태호가 실패했다는 사실이 의외였던 모양이다.윤태호의 기분이 가라앉은 것을 본 임다은은 얼른 그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넌 의사잖아. 수많은 난치병을 마주하다 보면 가끔 실패할 수도 있어. 이건 정상적인 일이야. 우리도 결국 평범한 사람이지, 신선이나 신은 아니니까.”“그래도 난 믿어. 소영은 씨에게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도 넌 분명 살릴 방법을 찾아낼 거야.”“자기야, 힘내.”임다은의 위로를 듣고 나서야 윤태호의 마음이 조금 나아졌다.그가 고마운 얼굴로 말했다.“다은 누나, 응원해 줘서 고마워.”임다은이 요염하게 웃었다.“이게 무슨 응원이야? 진짜 응원은 밥 먹고 사무실에 돌아가서 해 줄게.”식사 도중.윤태호가 물었다.“다은 누나, 허은 그룹과 계약은 체결했어?”“아직.”임다은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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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7화

“됐어. 그런 사람들 이야기는 그만하자.”임다은이 말했다.“자기야, 얼른 먹어. 밥 다 먹으면 회사에 돌아가서 중요한 일 해야지.”말하며 임다은이 테이블 밑으로 발을 뻗어 윤태호의 발등을 타고 다리까지 슬그머니 훑어 올렸다.갑자기 윤태호가 임다은의 종아리를 낚아채 손으로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식사를 마친 뒤.임다은은 윤태호와 함께 회사로 돌아갔다.두 사람이 대표실 문 앞에 막 도착했을 때, 손주희가 다급히 다가와 보고했다.“임 대표님, 오늘 점심에 허은 그룹 임원들과 식사하기로 한 일정이 취소됐어요.”임다은이 웃었다.“예상했던 일이에요. 허선규가 태호에게 맞았는데 무슨 낯으로 밥을 먹겠어요.”“허은 그룹과의 협력에도 변수가 생길까 걱정됩니다.”“걱정할 필요 없어요. 일단 지켜보죠.”임다은은 윤태호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가며 손주희에게 지시했다.“오후에는 아주 중요한 일이 아니면 방해하지 말아요. 태호와 둘만의 시간을 보낼 거니까.”“네.”손주희는 복잡한 눈으로 윤태호와 임다은이 사무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임다은은 문을 잠갔다.그리고 두 팔로 윤태호의 목을 감싸고 정신없이 입을 맞추었다.윤태호가 그 유혹을 참을 리 없었다. 그도 곧바로 그녀에게 응했다.두 사람은 서로를 꽉 끌어안았다.분위기가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던 순간 임다은이 갑자기 윤태호를 밀어냈다.그녀는 책상 위의 리모컨을 집어 버튼 하나를 눌렀다.그러자 커튼이 천천히 닫히며 바깥 시선을 완전히 차단했다.“자기야, 소파에서 기다리고 있어.”말을 마친 후 임다은은 사무실 안쪽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뭐 하러 갔을까?’몇 분 뒤에야 그녀가 안쪽 방에서 나왔다.옷을 갈아입으러 갔던 것이었다.임다은은 몸에 걸치고 있던 정장을 벗고 핑크색 메이드복으로 갈아입었다.머리에는 토끼 귀 장식을 쓰고 긴 머리를 양 갈래로 묶어 장난스럽고 귀여운 분위기를 풍겼다.다리에 신었던 스타킹도 벗었다. 곧 희고 매끈한 두 다리가 시야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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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8화

오후 5시.막 사무실에서 나오던 임다은과 윤태호는 다급히 달려오던 손주희와 마주쳤다.“큰일 났어요, 임 대표님. 문제가 생겼어요.”손주희의 표정은 무겁게 굳어 있었다.“무슨 일이에요?”임다은이 물었다.“방금 연락을 받았는데, 몇몇 언론사가 내일 회사 개업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합니다.”“이유는 뭐예요?”“정확한 이유는 말하지 않았어요. 다만 알아보니 모두 허은 그룹과 가깝게 보내는 언론사였어요.”임다은이 다시 물었다.“안 오겠다는 곳이 몇 군데예요?”“7곳입니다. 모두 27개 언론사를 초청했는데, 그중 7곳에서 불참하겠다고 했어요.”“흥.”임다은이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안 오면 그만이에요. 누가 아쉬워한다고요? 아직 20곳이나 남았잖아요.”옆에 있던 윤태호가 말했다.“아마 허선규가 뒤에서 손을 쓴 것 같아.”임다은은 손주희에게 당부했다.“조금 있다가 홍보팀에 다시 확인하라고 해요. 내일 개업식에 참석하기로 한 언론사와 귀빈 중 실제로 몇 명이 오는지 전부 확인해야 해요.”“오늘 안에 반드시 정확히 파악해요. 내일 갑자기 문제가 생기면 우리가 수동적으로 끌려가게 되니까.”손주희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자기야, 우리 집에 가자.”임다은은 윤태호의 팔짱을 끼고 회사를 떠났다.별장으로 돌아온 뒤.윤태호가 직접 주방에 들어가 임다은을 위해 몇 가지 반찬을 만들었다.식사를 마치자 임다은이 물었다.“자기야, 서아 언니를 안 만난 지 꽤 됐지?”“응.”윤태호가 말했다.“누나도 알잖아. 요즘 계속 바빠서 서아 누나까지 챙길 여유가 없었어.”임다은이 사뭇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시간 내서 서아 언니를 한번 보러 가. 요즘 상태가 아주 안 좋아.”“서아 누나가 왜?”윤태호가 물었다.임다은은 무거운 얼굴로 대답했다.“곧 죽을 것 같아.”“뭐?”윤태호가 깜짝 놀라 다급히 물었다.“서아 누나가 대체 왜? 지난번에 봤을 때만 해도 멀쩡했잖아. 그런데 갑자기 어떻게...”임다은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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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9화

윤태호는 방에서 나와 문을 닫고 손주희를 복도 끝으로 데려간 뒤 물었다.“무슨 일이야?”“우리 제약회사가 내일 개업하잖아. 원래 27개 언론사를 초청했는데, 이제 전부 안 오겠다고 해.”“그게 다야?”윤태호가 웃었다.“난 또 무슨 큰일이라고.”“그게 어떻게 큰일이 아니야?”윤태호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자 손주희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그 27곳은 모두 제약 업계에서 권위 있는 언론사야. 단 한 곳도 오지 않으면 내일 우리는 업계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하게 된다고.”“그뿐만이 아니야. 초청한 귀빈들도 30분 전부터 갑자기 온갖 핑계를 대며 참석하지 않겠다고 연락하더라.”윤태호의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말할 필요도 없이 허선규가 꾸민 짓이었다.“초청한 귀빈들은 어떤 사람들이야?”“제약회사 대표와 이름난 사람들이야.”손주희가 대답했다.“그 사람들이 안 오겠다면 다른 사람을 부르면 되잖아.”“회사가 내일 당장 개업하는데 인제 와서 어떻게 귀빈을 섭외해?”손주희가 답답한 얼굴로 말했다.“윤태호, 임 대표님을 깨워야 해. 이 일은 반드시 대표님께 알려야 해. 지금 당장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내일 개업식에 언론사도 귀빈도 하나도 오지 않으면 업계의 웃음거리가 될 거야.”윤태호는 고개를 저었다.“이 정도 일로 다은 누나를 깨울 필요는 없어. 언론사와 귀빈이 필요한 거잖아? 내가 해결할게.”“윤태호, 넌 상황을 몰라서 그래.”손주희가 말했다.“초청한 귀빈들은 단순히 개업식에 얼굴을 비추러 오는 게 아니야. 개업식 현장에서 우리 회사와 계약까지 체결할 예정이었어. 즉, 회사에 주문을 가져올 사람들이란 말이야.”“우리가 예상한 주문액만 해도 2000억이 돼.”“생각해 봐. 회사 개업 당일에 2000억 규모의 주문을 확보하면 얼마나 큰 화제가 되겠어?”“그러니 얼른 임 대표님을 깨워줘. 함께 방법을 찾아야 해.”“다은 누나는 오늘 너무 지쳤어. 그냥 쉬게 해 줘.”윤태호가 침착하게 말했다.“언론사와 귀빈, 주문 문제까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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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0화

같은 시각.미주에 있는 한 고급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허선규는 가운을 걸친 채 한 손에 와인 잔을 들고 거실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더없이 느긋한 모습이었다.딩동.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들어와.”허선규의 말이 끝나자 문이 열리고 경호원 한 명이 들어왔다.“도련님, 미주 같은 촌구석에서 이름 좀 알려진 여배우를 찾기가 너무 어렵네요. 한참 알아봤지만 찾지 못했습니다.”“다만 지금 촬영 중인 여배우 한 명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가격이 조금 비싸고 왕복 항공권도 저희가 부담해야 합니다.”허선규가 웃었다.“상관없어. 날 즐겁게 해 줄 수만 있으면 돼. 사람은 언제 도착하지?”“이미 왔습니다.”경호원이 물었다.“지금 데리고 들어올까요?”“그래.”허선규가 고개를 끄덕였다.경호원은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갔다.5분 뒤.경호원이 젊은 여자 한 명을 데리고 방으로 돌아왔다.웨이브 머리에 늘씬한 키, 짧은 치마 사이로 드러난 매끈한 다리가 눈에 띄었다. 다만, 그녀의 눈은 검은 천으로 가려져 있었다.“왜 눈을 가려 놨지?”허선규가 의아해하며 물었다.“도련님, 그래야 안전하죠. 이 여자는 도련님 정체를 절대 모를 겁니다. 게다가 불을 끄면 임다은이라고 생각하고 즐기실 수도 있고요.”허선규의 눈이 번쩍 빛났다.그는 경호원에게 만족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잘했어.”“돌아가면 보안팀 책임자로 승진시켜 주지.”“월급도 3배로 올려 주고.”경호원은 즉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감사합니다. 도련님, 감사합니다.”허선규가 손짓했다.뜻을 알아들은 경호원이 여자를 이끌어 허선규 옆에 앉혔다.허선규는 사양하지 않고 곧바로 여자의 허리를 끌어안은 뒤 손을 함부로 움직였다.“내가 시킨 일은 어떻게 됐지?”허선규가 경호원에게 물었다.경호원이 웃으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도련님의 지시대로 전부 처리했습니다. 임진 그룹이 원래 언론사 20여 곳과 연락해 두었는데, 제 전화를 받은 뒤 모두 내일 개업식에 참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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