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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Chapter 271 - Chapter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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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청년은 속으로 놀랐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윤태호에게 차분하게 물었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 대련을 제가 썼다고 생각하는 거죠?”“아까 이 대련을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글자 간 간격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정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글쓴이가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인물이라는 것을 의미하죠.”윤태호는 청년을 바라보며 웃었다.“그리고 당신은 완벽주의자시죠.”“저를 처음 보면서 완벽주의자라고 단정 짓는 이유는 뭐죠?”청년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그러자 윤태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을 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는 청년을 매우 답답하게 만들었다.완벽주의자로서 그는 무슨 일이든 명확하게 알고 넘어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그는 평생 말끝을 흐리는 사람들을 제일 혐오했다.속 시원하게 말하지 못하고 어물쩍 넘어가는 사람들은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세상 모든 어중간한 놈들은 다 고자나 돼라!’청년은 속으로 한바탕 욕설을 퍼붓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당신 말이 맞아요. 대련은 제가 썼습니다. 저는 당신이 어떻게 알아냈는지 알고 싶군요.”윤태호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그냥 찍어본 겁니다.”‘젠장!’청년의 얼굴은 화가 나서 파랗게 질렸다.그는 윤태호가 뭔가 뛰어난 능력이 있는 줄 알았는데 전부 추측에 의존한 거였다니, 진작에 이럴 줄 알았더라면 윤태호와 헛소리를 주고받지 않았을 것이다.“부시장님, 저희 집에 무슨 일로 오신 겁니까?”청년은 정중하게 물었다.“나는 오늘 박 회장님의 병을 진찰하기 위해 윤 선생을 모시고 왔어요.”황찬호가 말했다.“윤 선생?”청년의 시선이 윤태호의 얼굴에 닿으며 물었다.“당신을 말하는 건가요?”“접니다.”윤태호는 웃으며 말했다.“제 이름은 윤태호입니다.”‘윤태호?’청년은 미간을 찌푸렸다. 낯익은 이름이었고 어디선가 들어본 듯했다.“저는 박승준이라고 합니다.”청년이 말하지 않아도 윤태호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윤태호는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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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천우진은 윤태호를 발견하고 싸늘한 눈빛을 번뜩이며 입을 열었다.“승준아, 소개하지. 이분은 내가 특별히 초빙한 신의, 명 대사님이셔.”“명 대사님, 반갑습니다!”박승준은 재빨리 노인에게 다가가 깍듯이 인사하며 악수를 청했다.하지만 명 대사는 냉담한 표정으로 박승준을 힐끗 쳐다볼 뿐 손을 내밀지 않았다.박승준은 멋쩍게 손을 거두었지만 불쾌한 기색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기뻐하는 듯했다.그는 실력 있는 의사일수록 성격이 괴팍하다는 속설을 굳게 믿고 있었던 것이다.천우진은 설명했다.“승준아, 화내지 마. 명 대사님은 누구에게나 저러시니까.”“명 대사께서는 천 리를 멀다 않고 미주까지 오셔서 할아버지 병을 고쳐주려고 하시는데 감히 불만을 가질 수 있겠어?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지.”박승준은 역시 재벌가의 도련님답게 상황에 맞는 말을 능숙하게 했다.“어머, 황 부시장님 아니십니까? 웬일로 여기까지 오셨을까요?”천우진은 능글맞게 웃으며 물었다.“박 회장님 병을 진찰하기 위해 윤 선생을 데리고 왔어요.”황찬호가 말했다.“그래요?”천우진은 그제야 윤태호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었다.“윤 선생, 우린 정말 인연이 깊은가 봐. 어디를 가든 만나게 되니 말이야.”윤태호는 말했다.“그러게. 나도 궁금해. 어쩌면 가는 곳마다 개똥을 만나게 되는 건지.”천우진은 윤태호가 자신을 빗대어 욕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채고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개자식, 네놈이야말로 개똥이다!’“너 박 회장님 병을 진찰하러 왔다고?”“네 알 바 아니잖아!”‘젠장, 저 망할 놈은 왜 선인장처럼 온몸에 가시가 돋쳐 있는 거야? 나는 그냥 뭘 하러 왔냐고 물어봤을 뿐인데, 왜 욕하고 난리냐고.’천우진은 속으로 분통이 터졌지만 감히 화를 낼 수 없었다. 자칫 윤태호를 자극하면 또다시 주먹을 휘두를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이틀만 참자, 그때가 네놈의 제삿날이니까.’천우진은 말을 이었다.“윤태호, 박 회장님 병을 보러 온 거라면 이제 돌아가도 될 것 같은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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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윤태호는 내심 감탄했다.‘황찬호도 만만찮은 언변의 소유자였구나!’황찬호는 능글맞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명 대사님, 부디 노여움을 푸십시오. 저는 다만 여러 의사분들께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회장님께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어쨌든 저희 모두 회장님의 건강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으니까요, 안 그렇습니까?”“흥!”명 대사는 콧방귀를 뀌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박승준 씨도 제 생각에 동의하시는지요?”황찬호는 다시 박승준에게 물었다.박승준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부시장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윤태호에게도 할아버지를 진찰하게 하죠.”“부시장님, 명 대사님, 안으로 드시죠.”박승준은 정중하게 안내했다.명 대사는 기다렸다는 듯 소매를 휘저으며 거드름을 피우며 저택 안으로 유유히 들어갔다.황찬호는 웃으며 말했다.“윤 선생, 우리도 들어가자.”사람들은 박 씨 저택으로 들어갔다.윤태호는 은근히 저택 내부를 훑어보았다. 화려한 장식 하나 없이 수수하고 소박하여 사람들에게 매우 조용하고 우아한 느낌을 주었다.“할아버지께서는 침실에 계십니다. 제가 바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박승준은 사람들을 이끌고 방으로 향했다.방문을 열자 침상에 몸져누운 노인이 눈에 들어왔다. 창백한 얼굴로 두 눈을 감고 있었다.침대 앞에는 도우미 두 명이 시중을 들고 있었다.“너희들은 비켜라.”명 대사는 도우미 두 명을 쫓아내고 곧장 침대 앞으로 가서 박 회장님의 맥을 잡았다.사람들은 모두 조용히 기다렸다.약 3분 정도 지나자 명 대사는 박 회장의 손목에서 손을 떼었다.“명 대사님, 저희 할아버지 상태는 어떻습니까? 살릴 수 있습니까?”박승준은 초조한 눈빛으로 명 대사를 바라봤다.“내가 나서지 않으면 반드시 죽을 것이야!”명 대사가 말했다.박승준은 눈을 빛내며 말했다.“그러니까 대사님께서 나서시기만 하면 저희 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까?”“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치시킬 수도 있네. 그의 몸 상태라면 앞으로 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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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2천억!’그 숫자를 듣자 박승준의 얼굴색이 변했다.그는 이미 천우진에게서 명 대사의 진료비가 비싸다는 말을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비쌀 줄은 상상도 못 했다.비록 2천억이 박씨 가문에는 작은 돈일 뿐이지만 이렇게 비싼 진료비는 처음 들어봤다.“어떤가? 선뜻 내키지 않으신가? 그렇다면 굳이 더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겠군.”명 대사는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잠깐만요!”박승준은 급히 말했다.“명 대사님, 2천억 진료비는 비싸지만 대사님께서 저희 할아버지를 치료해 주실 수만 있다면 진료비는 전부 드리겠습니다. 하지만...”“하지만 뭔가?”명 대사는 박승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물었다.“저희 할아버지께서 무슨 병을 앓고 계시는지 알고 싶습니다.”어제 박 회장은 아무런 징조도 없이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졌고 박승준은 급히 박 회장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수많은 전문가들이 진찰한 후에도 아무도 병의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고 속수무책이었다.이에 박승준은 이해할 수 없었다.왜냐하면 그의 생각으로는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어야 하니까.‘할아버지는 왜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진 걸까? 대체 무슨 병을 앓고 계신 걸까?’이 모든 것을 박승준은 알고 싶었다.명 대사가 말했다.“박 회장이 앓고 있는 병은 희귀한 난치병이네.”“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내가 아무리 자세히 설명해도 자네는 이해하지 못할 거야. 자네는 의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까.”“박승준 씨가 몰라도 저는 압니다.”윤태호가 끼어들었다.명 대사는 차갑게 윤태호를 쏘아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네가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는 듯했다.박승준은 눈치가 빨라서 즉시 말했다.“윤 선생님의 말이 맞습니다. 저는 의학에 대해 모르지만 윤 선생님은 아시잖습니까. 명 대사님, 저희 할아버지의 병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윤 선생님께서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자네 무슨 뜻인가?”명 대사는 묵직한 목소리로 박승준에게 따져 물었다.“내 의술을 믿지 못하는 건가?”“오해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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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명 대사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부디 어르신을 살려주십시오.”털썩!천우진은 갑자기 명 대사의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글썽이며 애원했다.박승준은 약간 감동했다.그는 천우진을 잘 알고 있었다. 천우진은 평소에 누구도 안중에 없이 매우 거만했는데, 오늘 할아버지를 위해서 명 대사의 앞에 무릎까지 꿇고 간청하는 것을 보니 놀랍기 그지없었다.박승준은 속으로 생각했다.‘이 은혜, 내가 평생 잊지 않으마!’명 대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알겠네. 천우진 씨 체면을 봐서 박 회장을 치료해 주지.”“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천우진은 기뻐하며 말했다.“승준아, 어서 대사님께 사과드려.”“명 대사님,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제가 경솔했습니다. 대사님께서 할아버지를 치료해 주신다면 20억 상당의 고급 별장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박승준이 말했다.“흥!”명 대사는 코웃음을 치며 몸을 돌려 다시 침대 앞으로 갔다.윤태호는 옆에서 냉정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제삼자인 그는 박승준보다 더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그는 천우진이 무릎을 꿇은 것이 마치 연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명 대사는 방승준에게 신신당부했다.“나 이제 박 회장을 치료할 테니 무슨 일이 있어도 묻지 말고 아무도 방해하게 해서는 안 되네. 알겠나?”박승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안심하십시오. 아무도 방해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짝!명 대사는 먼저 박 회장의 이마를 가볍게 쳤다. 그런 다음 손가락과 다리를 주무르고 손으로 복잡한 수인을 맺은 채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마치 무당이 굿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잠시 후, 차가운 바람이 밖에서 불어 들어왔고 사람들을 오싹하게 했다.윤태호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왠지 모르게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어느덧 5분이나 지났지만, 박 회장은 여전히 눈을 감은 채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불안해진 박승준은 작은 목소리로 천우진에게 속삭였다.“우진아, 명 대사님 실력이 확실한 거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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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윤태호는 깜짝 놀라서 두 눈을 크게 떴다.‘명진윤이 무신교의 사람이라고? 천우진과 서로 아는 사이라는 게 놀라워.’이때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윤태호가 고개를 돌려 보니 명진윤이 대나뭇잎을 불고 있었다.윤태호는 익숙한 선율을 듣고 최남진이 연주하는 것이라고 착각할 뻔했다.최남진이 대나뭇잎을 부는 건 용왕 체내의 고충을 통제하기 위해서였다.‘그렇다면 명진윤은 왜 대나뭇잎을 부는 걸까?’윤태호는 명진윤을 지그시 쳐다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그는 명진윤이 왜 그러는지 궁금해서 지켜보고 있었다.일 분 후, 박형만의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내 말이 맞지? 반응이 오기 시작했어.”천우진은 신이 나서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모습을 본 박승준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환하게 웃었다.천우진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이었다.“명 대사님이라면 무조건 어르신의 병을 고칠 수 있을 거야. 이제는 내 말 믿어줄 거지? 곧 괜찮아질 테니 걱정하지 마.”“명 대사님은 한의사 중에서 최고인 것 같아요. 정말 대단해요!”박승준은 반짝이는 두 눈으로 명진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그는 옆에 있는 천우진의 표정이 어딘가 달라졌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황찬호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정말 대단한 의술이네요.”윤태호는 아무 말 없이 명진윤과 박형만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명진윤이 대나뭇잎을 부는 소리가 날카로워질수록 박형만의 몸이 더 세게 떨렸다.얼마 후에 곧바로 의식을 되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이때 윤태호는 무언가가 머릿속에 떠올랐다.‘이제야 알겠어. 저 사람은 대나뭇잎을 부는 소리로 고충을 통제하고 있어.’그는 망설임 없이 천안을 열고 박형만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아주 작은 고충이 박형만의 몸속에서 천천히 기어다니고 있었다.윤태호는 그의 체내에 고충이 있을 줄 몰랐다.천안으로 고충을 본 후, 윤태호는 명진윤이 무신교의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아마 명진윤은 최남진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그러나 윤태호의 의문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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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명 대사님, 저와 같이 병원에 가요.”천우진이 다급히 말했다.“나는 괜찮네.”명진윤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더니 박승준을 쳐다보면서 말했다.“박승준 씨, 사실 나는 박 회장을 구할 수 있네. 하지만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되지.”“그게 무슨 뜻이에요?”박승준이 다급히 묻자 명진윤이 천천히 대답했다.“박 회장의 병을 치료해 주면 내 수명이 10년이나 줄어들 걸세.”박승준은 깜짝 놀라서 그 자리에 굳었다. 예전에 고수들이 다친 사람을 구해서 수명이 줄어드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그는 의사가 환자의 병을 치료하면 수명이 줄어든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박승준은 곧바로 무릎을 꿇고 명진윤한테 빌었다.“명 대사님, 제가 이렇게 빌게요. 제발 저의 할아버지를 구해주세요!”천우진이 명진윤을 향해 말했다.“명 대사님, 한 번만 도와주세요.”“박 회장을 구해주면 내 수명이 10년이나 줄어든다고 했지.”명진윤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올해 예순여덟인 내가 몇 년이나 더 살 것 같나?”박승준이 울먹이면서 말했다.“명 대사님, 저의 부모님은 어릴 적에 돌아가셔서 가족이라고는 할아버지밖에 없어요. 할아버지를 구해주기만 한다면 뭐든지 할게요. 박씨 가문의 은인으로 평생 모실 테니 제발 구해주세요.”“박승준 씨의 사정은 알겠지만 나도 어쩔 수 없네.”명진윤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박승준이 입을 열었다.“명 대사님, 치료 비용을 1000억 더 줄 테니 할아버지를 살려주세요.”“박승준 씨,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바뀌는 건 없네.”박승준이 다급히 말했다.“그러면 2000억을 더 드릴게요. 할아버지를 살릴 수만 있다면 모두 4000억을 드릴 테니...”“박승준 씨, 내 의술로는 그깟 4000억쯤이야 쉽게 벌 수 있지. 돈이 부족해서 그러는 게 아니란 뜻이네.”“명 대사님, 제가 어떻게 해야 할아버지를 구해주실 건가요?”명진윤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만약 박씨 가문의 절반 자산을 나에게 넘긴다면 박 회장을 구해주겠네.”그 말을 들은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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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윤태호를 쳐다보고 있었다. 박승준은 잘못 들은 줄 알고 윤태호한테 물었다.“방금 뭐라고 했어요? 내가 잘못 들은 건가요?”“저도 어르신을 치료할 수 있어요.”윤태호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윤태호 씨가 할아버지를 구할 수 있단 뜻이에요? 장난치는 거 아니죠?”박승준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병원의 교수들이 모여서 회의했지만 박형만이 무슨 병에 걸렸는지 알지 못했다.그래서 스무 몇 살밖에 안 된 윤태호가 나서서 고칠 수 있다고 해도 믿을 수가 없었다.박승준은 윤태호가 병원의 훌륭한 교수들보다 실력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박승준 씨, 장난이 아니에요. 저는 어르신의 병을 고칠 수 있어요.”윤태호가 자신감 있게 말했다.그는 얼마 전에 용왕의 음양사고를 치료해 주었다. 그에 비해 박형만은 고독에 시달린 지 고작 며칠밖에 안 되었기에 그나마 치료하기 쉬웠다.하지만 박승준은 여전히 윤태호를 믿지 않았다. 이때 황찬호가 나서서 물었다.“윤 선생, 정말 고칠 수 있는 거야?”“당연하죠.”윤태호가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저는 사람의 목숨으로 장난치지 않아요. 어르신을 구할 수 있으니 믿어주세요.”“박승준 씨, 저는 윤 선생의 말을 믿어요.”황찬호는 박승준이 다시 고민해 보기를 바랐다. 윤태호가 박형만을 치료한다면 단번에 나을 것이다.윤태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박승준 씨, 저는 어르신의 병을 고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박씨 가문의 절반 재산을 지킬 수도 있어요.”“그게 무슨 뜻이죠?”“저에게 치료 비용을 주지 않아도 돼요. 그저 어르신을 구하고 싶어서 그래요.”“그렇다면 원하는 게 도대체 뭐예요?”박승준이 미간을 찌푸린 채 그를 노려보았다. 돈을 받지 않고 남을 도와주는 사람은 극히 적었다.그는 보통 이런 사람들이 돈보다 더 큰 욕심이 있다고 여겼다.윤태호가 웃으면서 말했다.“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요. 제가 어르신을 치료할 수 있게 해주세요.”박승준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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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만약 내가 아니라고 하면 믿어줄 건가요?”윤태호가 묻자 박승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니요.”‘믿지 않을 거면서 왜 물어본 거야?’박승준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내가 아는 백아윤이라면 눈이 높아서 웬만한 남자한테 끌리지 않을 거예요.”그의 말에 천우진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박승준의 말을 들어 보니 윤태호를 인정하는 것만 같았다.천우진은 아무도 모르게 명진윤을 향해 눈짓했다. 그가 입을 열기 전에 박승준이 먼저 말했다.“윤태호 씨, 아무리 실력이 대단하다고 해도 할아버지를 치료해 달라고 부탁하지 않을 거예요.”“왜요?”윤태호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었다. 옆에 서 있던 황찬호는 당황한 기색을 드러냈다.박승준이 당당하게 말했다.“나는 백아윤을 좋아하지만 백아윤은 윤태호 씨를 좋아해요. 그러니까 우리는 경쟁자나 마찬가지잖아요.”“저는 어르신의 병을 바로 낫게 할 수 있어요. 박승준 씨는 가문의 절반 재산을 지킬 수 있고요.”“알고 있어요.”“알고 있는데도 저의 제안을 거절한다고요?”박승준은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가문의 절반 재산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윤태호 씨한테 빚지는 일은 없을 거예요.”윤태호는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 치료 비용을 받지 않고 박형만의 병을 낫게 해준다고 했지만 박승준은 오만하게 굴면서 거절했다.‘가문의 재산을 의사도 아닌 역술인에게 주다니... 명진윤한테 속을까 봐 나섰더니 유치한 핑계를 대면서 거절해? 멍청한 놈!’윤태호는 박승준이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때 황찬호가 다가가면서 말했다.“박승준 씨, 이 일은 다시 생각해 보는 게...”“황 시장님, 설득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요. 저는 이미 결정했어요.”말을 마친 박승준은 명진윤을 향해 허리를 숙이면서 진지하게 말했다.“명 대사님, 저의 할아버지를 치료해 주신다면 박씨 가문의 절반 재산을 드릴게요.”“양도 계약서를 써서 주게나.”얼마 후, 박승준은 계약서를 들고 나타났다. 명진윤이 지장을 찍는 모습을 본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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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어떻게 된 일이지?’명진윤은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겼다. 몇 분 동안 치료했으니 박형만의 몸에 반응이 생길 것이다.하지만 그의 예상과 달리 박형만은 침대에 누운 채 움직이지 않았다.명진윤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대나뭇잎으로 더 날카로운 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박형만은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명진윤의 이마에서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고충을 통제할 때 체력이 많이 소모되기에 시간을 끌면 안 되었다.3분 뒤, 명진윤은 박형만의 입을 천천히 벌리고 들여다보았지만 고충이 보이지 않았다.몇 분 동안 대나뭇잎을 불었으니 고충이 입에서 기어 나오는 게 정상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고충을 찾을 수 없었다.명진윤은 난생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무척 당황했다.“명 대사님, 할아버지의 상태가 좀 좋아졌나요?”박승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박승준 씨, 별일 없으니 걱정하지 말게.”명진윤은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 박승준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곰곰이 생각해 보던 명진윤이 주머니에서 피리를 꺼냈다. 그가 피리를 불자 괴이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피리 소리를 들은 윤태호는 온몸이 오싹했고 병실 안에 괴이한 분위기가 감돌았다.하지만 박형만은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당황한 명진윤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그가 기른 고충이 그의 말을 듣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명진윤은 피리를 주머니에 넣으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았다.박승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명 대사님, 할아버지는 왜 아직도 의식을 되찾지 못하는 거죠? 혹시...”“닥치게!”명진윤이 그를 노려보면서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환자를 치료할 때 다른 사람이 방해하는 걸 제일 싫어한다네.”이때 윤태호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방해하는 걸 싫어하는 게 아니라 환자를 치료할 줄 모르는 게 아닌가요?”천우진은 화가 솟구쳐 올랐다.“윤태호, 네가 뭘 안다고 떠들어? 명 대사님은 세상에 이름을 날린 의사야. 어르신의 병을 단번에 고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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