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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일으키는 남자의 모든 챕터: 챕터 721 - 챕터 730

891 챕터

제721화

윤태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을 한 명씩 떠올렸지만 여자인 척할만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가 알고 있는 남자 중 그런 유치한 짓을 할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제가 미주에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윤태호가 물었다.[바보예요? 깨톡 프로필에 미주에 있다고 썼잖아요.]여자의 대답에 윤태호는 할 말을 잃었다.여자가 다시 말을 이었다.[그럼 우리 약속한 거예요. 제가 미주에 가면 연락할게요. 그땐 깨끗하게 씻고 기다릴게요. 쪽.]윤태호가 쿨하게 대답했다.[그래요. 그땐 제가 황홀하다는 게 어떤 건지 알려줄게요.][시간도 늦었는데 전 그만 쉬어야겠어요. 내일 출근도 해야 하거든요. 그럼 안녕.][안녕.]...그렇게 두 사람의 대화는 끝이 났다.윤태호가 시간을 확인했을 때는 저녁 11시였다.“이젠 자야겠네. 나도 내일은 출근해야 하니까.”윤태호가 내려놓은 휴대폰이 또다시 올리기 시작했다.“설마 조금 전 그 여자는 아니겠지?”한의과의 그룹 채팅방의 알람이라는 것을 확인한 윤태호는 그제야 자신의 착각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윤태호가 대화 내용을 확인했다.차송주: [화가 나네요. 한의과는 대체 언제쯤이면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요?]오영준: [이렇게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어요.]소이은: [휴...]두서없는 말에 그들이 대체 무슨 대화를 나누는 것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던 윤태호가 물었다.[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오영준: [과장님, 모르세요?]윤태호가 대답했다.[네. 몰라요.]소이은이 윤태호의 물음에 대답했다.[과장님, 인별그램에 호패 의학제패전이라고 검색해 보시면 알 수 있으실 거예요.]‘호패 의학제패전?’기억을 되짚던 윤태호는 어제 TV에 나오던 호패 의학제패전 관련 뉴스를 떠올렸다. 양국은 이미 두 차례의 경합으로 1대 1의 무승부를 거두었다.오늘은 호패 의학제패전의 마지막 경합으로 침구신으로 불리는 호국 의학 명인인 장지한과 패천국 의학 엘리트인 이현서의 대결을 앞두고 있었다.어제까지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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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호국의 한의학은 쓰레기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그 말에 윤태호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주먹으로 벽을 내리친 그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했다.“패천국의 의사 나부랭이가 감히 우리 호국의 한의학을 쓰레기라고 표현해? 이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욕설을 지껄인 윤태호가 곧 이성을 되찾고 분노를 가라앉혔다.이현서가 이토록 기고만장한 이유가 이번 호패 의학제패전에서 의학 명인인 장지한을 이겼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의학 명인은 호국 한의학의 제일 빛나는 업적을 대표했다.그 칭호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전부 의학계에서 최고의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했다.전 서계의 한의사에게 의학 명인은 신과도 같은 존재로 우러러볼 수밖에 없는 지위를 가진 사람이었다.하지만 침구신으로 불리던 장지한이 패배라니.“의학 명인이 대결에서 졌다는 건 호국 의학팀에겐 큰 충격일 거야.”“비록 단순한 대결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 경합은 사실 양국 의학계의 교전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장지한이 진 건 대결뿐이 아니야. 호국의 자존심과 한의학의 존엄도 함께 바닥으로 떨어진 거지.”윤태호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이때, 그룹 채팅방에서 문자가 오갔다.오영준: [이현서 영상 다들 봤어요? 감히 우리 호국 한의학을 쓰레기라고 표현하다니.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차송주: [그게 어디 그냥 너무한 정도예요? 기고만장함이 하늘을 찌르던데. 이현서 그 자식이 만약 제 앞에 있었다면 전 분명 주먹이라도 날렸을 거예요.]소이은: [이현서보다 방송사 인별그램에 달린 댓글이 더 심해요. 화가 나 죽을 것 같다니까요.]소이은의 말에 윤태호는 인별그램으로 들어가 댓글을 확인했다.방송사 인별그램 계정에 업로드된 첫 기사는 바로 호패 의학제패전 경기 결과에 관한 내용이었다.공유 기록이 만 개가 넘었고 좋아요도 10만이 되어가고 있었으며 5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있었다.윤태훈이 댓글을 확인했다.[장지한, 차라리 죽어버려.][의학 명인? 웃기고 있네. 한의학 얼굴은 당신이 전부 먹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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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저녁이 되니 저는 서 있지도 못해서 누워있을 수밖에 없었어요.][저는 환불이나 배상을 원하는 게 아니에요. 저한테는 그런 시간도 아까우니까요. 하지만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어요. 제가 원하는 건 이 사기꾼을 폭로하는 것뿐이에요.][여러분들도 의사를 찾을 땐 반드시 잘 알아보셔야 해요. 저처럼 사기를 당하면 안 되니까.]댓글이 올라온 지 2분 만에 500개가 넘는 리댓과 2000개가 넘는 좋아요가 눌렸다.리댓의 내용으로는 폭로를 응원하거나 한의학은 사기라는 얘기가 대부분이었다.윤태호의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이번 호패 의학제패전으로 우리 한의학은 체면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악플에까지 시달리고 있어. 이렇게 된다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한의학에 자신을 잃어갈 텐데.”“안 그래도 몇 년 사이 한의학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어. 이번 경기 결과는 안 그래도 어려운 길에 더 큰 짐이 되겠군.”“한의학이 다시 살아나는 일은 더 어렵게 됐어.”윤태호는 또다시 그룹 채팅방을 확인했다. 오영준을 비롯한 세 사람이 나눈 문자가 100개가 넘어갔다. 대화의 내용은 여전히 이번 호패 의학제패전이었다.차송주: [안 그래도 한의학을 믿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는데 이번 경기에서 의학 명인까지 져버렸으니 더 신뢰를 잃을 것 같네요.]오영준: [휴. 저희 상황이 더 안 좋아지겠어요.]소이은: [그 얘기는 그만하죠. 그것보다 우리 한의과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는 게 더 좋지 않겠어요? 계속 이렇게 실적을 못 올렸다가는 병원에서도 한의과를 없애려고 할 거예요.][그건 저도 오래 고민해 봤는데 뾰족한 수가 없네요.]오영준이 말했다.차송주: [저한테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해요.][무슨 방법인데요?]오영준이 다급하게 물었다.차송주: [저희가 아파트 단지나 공원에 의료 봉사를 나가는 거예요. 공짜로 진료도 봐드리면서 한의학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는 거죠. 한의학으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는 걸 믿게 하는 거예요.][그리고 저희도 그 기회를 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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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무슨 방법인데요?]오영준을 포함한 세 사람이 동시에 물었다.다들 호기심에 가득 찬 모습이었다.곧이어 그들은 윤태호가 그룹 채팅방에 보낸 긴 문자를 볼 수 있었다.[미주 병원 한의과 과장 윤태호가 패천국 의학대표팀 이현서 씨께 한 말씀 올립니다. 자고로 교만은 멸망의 선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이현서 씨는 기고만장한 발언으로 호국의 한의학을 욕보이심으로 하여 호국 한의사들의 분노를 사셨어요.][저, 윤태호. 한낱 무명인에 불과한 저는 미주 병원에 근무하며 명성 따위는 바라지 않고 그저 한평생 의사로 환자를 돌보기를 염원하던 사람입니다.][하지만 오늘, 두 나라의 우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현서 씨의 행동에 큰 실망을 느꼈습니다. 한의학계의 일원으로서 이 일을 모른 척 눈 감고 넘어간다면 아마 이현서 씨께서는 정말 우리 호국에 이현서 씨와 견줄만한 사람이 없다고 오해하실 수도 있겠지요.][그래서 저는 이현서 씨에게 대결을 신청하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3일의 기한을 드릴게요. 만약 저와의 대결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으시다면 직접 우리 호국의 모든 한의사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할 겁니다.][PS: 대결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신은 무능한 병 X인 거야.][미주 병원 한의과 과장 윤태호 올림.]그 문자를 본 오영준, 차송주, 소이은 세 사람은 충격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이건 대결 신청서잖아!’윤태호의 문자를 본 세 사람은 전부 같은 생각을 했다.‘과장님이 미치신 건가?’이현서에게 대결을 신청하는 건 그야말로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주제넘는 짓을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일이었다.아무리 윤태호의 의술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이현서는 호국 의학 명인을 이긴 사람이었다. 그들은 도무지 윤태호가 이현서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할 수 없었다.그룹 채팅방은 5분 동안 침묵에 잠겼다.윤태호가 또다시 문자를 전송했다.[왜 아무도 말이 없어요?]소이은이 물었다.[과장님, 이현서에게 대결을 신청하시려는 거예요?]윤태호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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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5화

차송주도 오영준을 따라 윤태호를 설득했다.[과장님, 한의과 실적이 안 좋은 상황에 터닝 포인트를 주고 싶은 마음은 저희도 이해해요. 하지만 이현서에게 대결을 신청하는 건 저도 신중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만약, 지면요?]소이은도 말을 보탰다.[만약 지면 우리 과만 끝나는 게 아니에요. 한의학 전체가 전 국민의 질타를 받는 국면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요.]윤태호: [그건 괜한 걱정인 것 같은데. 의학 명인도 아닌 내가 그 정도의 영향력은 없을 거야. 그러니 설사 대결에서 진다고 해도 호국 한의학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일은 없어.][대부분 사람에게 난 그저 이름 없는 의사에 불과해. 그러니 이현서에게 지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만약 이현서와 패천국 의학대표팀이 나에게 진다면 한의학을 향한 인식을 바꿀 수 있어.][그때가 되면 국민들도 한의학을 조금은 더 신뢰할 수 있을 테고 우리 한의과의 실적을 올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겠지. 일거양득이잖아.]윤태호는 이미 대결을 신청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 같았다.[과장님, 만약 정말 대결을 신청하시면 병원도 함께 구설에 오를 수 있다는 건 생각해 보셨어요? 만약 과장님께서 지면 우리 과도 철저히 끝나는 거예요.]차송주가 말했다.[한의과가 사라지기를 바라시는 거예요?]윤태호가 웃으며 말했다.[다들 날 이 정도로 못 믿는 거야?][과장님께서 다른 사람에게 대결을 신청하신다면 당연히 이길 거라 믿죠. 하지만 이번엔 이현서예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과장님이 이길 거라는 확신이 전혀 들지 않아요.]차송주가 말을 이었다.[이현서는 패천국의 의성이라고 불리는 이재원의 아들이에요. 그리고 이번엔 호국 의학 명인인 장지한 교수님을 이기기도 했어요. 그런 사람에게 도전하는 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해요.]윤태호: [그럼 이렇게 해. 투표로 결정하면 되잖아. 내 의견에 동의하는지, 아니면 반대하는지 투표해서 다수결로 정해.]오영준: [저는 반대예요.]차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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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다음 날 아침.윤태호는 출근을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막 병원 로비에 들어서자 안내 데스크에 있던 어린 간호사들이 윤태호를 에워싸고 재잘재잘 말을 이었다.“과장님, 지금 인터넷에 돌고 있는 대결 신청서 말이에요. 정말 과장님께서 쓰신 거예요? 너무 멋져요.”“이현서 님은 패천국 의성의 아들이잖아요. 의술도 엄청 뛰어나다고 하던데. 정말 그분과 대결하실 거예요?”“그럼 과장님이 이길 확률은 얼마인 것 같으세요?”한 간호사가 물었다.“이길 확률?”윤태호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문제였다.“그런 건 없어요.”‘역시, 과장님도 승산이 없으시구나.’‘하지만 질 걸 알면서 왜 굳이 이현서에게 대결을 신청하신 거지?’‘설마, 노이즈 마케팅으로 관심을 끌려고?’‘윤 과장님께서 그런 분이셨다니.’몇 명의 어린 간호사들이 실망한 기색을 내비쳤다.하지만 바로 그때, 윤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저는 이현서라는 사람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이번 대결이 어떻게 흘러갈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제가 지지 않을 거라는 건 확실해요.”‘지지 않을 거라고? 그럼 반드시 이긴다는 소리잖아?’간호사들이 순간 또다시 흥분했다.“과장님은 이번 대결에 자신감이 넘치시는 것 같네요.”“저희도 과장님 믿어요.”“저희도 과장님이 이현서를 이기셔서 저희를 한의과로 데려가셨으면 좋겠어요.”윤태호가 곧바로 대답했다.“이현서가 도전을 받아들여 제가 대결에서 이기기만 하면 여러분을 우리 한의과로 모셔올게요.”“과장님은 정말 좋은 분이신 것 같아요. 아, 맞다. 아침 드셨어요? 여기 빵 있어요.”“빵이요?”말을 거는 간호사를 쳐다본 윤태호가 웃으며 대답했다.“전 크림빵 안 좋아해요.”확.간호사 얼굴이 부끄러운 듯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옆에 있던 간호사들이 웃음을 터트렸다.“저는 그만 의국으로 가야겠어요. 나중에 또 봐요.”손을 저은 윤태호가 곧바로 한의과 의국으로 향했다.문을 열고 들어서자 다크써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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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왜 그래야 하는데?”윤태호가 의아한 듯 물었다.오영준이 난감한 웃음을 지었다.“과장님께서 모르셔서 그래요. 이미 병원 임원분들과 홍보과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어요. 인터뷰하고 싶다는 기사들도 많다고요. 우리 병원은 이미 논란의 중심에 서 있어요.”“그래요?”무심하게 툭, 그래 한마디를 던진 윤태호가 휴대폰을 꺼내 임다은에게 문자 보냈다.[다은 누나, 나와 관련된 검색어를 실시간 검색어 순위 일위로 만들어 줘. 이현서가 내 도전을 받아들일 때까지 실시간 검색어 일위를 해야겠어.]윤태호의 대결 신청서가 이토록 이슈가 된 건 임다은의 공로가 제일 컸다.만약 임다은이 여려 매체와 기자에게 부탁하지 않았다면 윤태호는 의과 과장이 아니라 병원 원장이었다고 할지라도 지금과 같은 물보라를 일으킬 수는 없었을 것이다.지금 이 모든 상황은 애초부터 전부 윤태호의 계획이었다. 이현서에게 도전장을 내밀기로 한 이상 최대한 일을 키워 전 국민이 이 사실을 알게 만들어야 했다.물론 윤태호는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이현서를 이겨버릴 생각이었다.그래야만 사람들에게 한의학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직접 보여줄 수 있었고 한의학에 대한 신뢰를 다시 되살릴 수 있었다.“과장님의 대결 신청서가 인터넷에서 이렇게까지 이슈인 걸 보니 누군가 뒤에서 여론몰이하고 있는 것 같아요.”신중한 성격인 오영준이 이번 일의 포인트를 알아차렸다.“그건 오 선생이 신경 쓰지 말아요. 오늘 여러분이 할 일은 단 한 가지예요. 그건 바로 인터넷에서 이현서를 욕하는 거예요.”윤태호가 말을 이었다.“제 목적은 이현석이 제 도전을 받아들이게 하는 거예요.”“과장님, 저희가 이러면 안 되지 않을까요? 아무리 그래도 이현서는 패천국 의학대표팀의 팀장이잖아요.”소이은이 말했다.“안될 게 뭐가 있어요. 그 자식은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호국의 한의학은 쓰레기라고 욕했잖아요. 그 생각만 하면 화가 솟구친다고요.”차송주가 말을 이었다.“그 인간이 제 눈앞에 있었다면 기필코 주먹을 날렸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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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아윤 누나?’온몸에 소름이 돋은 윤태호가 잔뜩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물었다.“누나, 잘 지내셨어요?”“난 잘 지냈어. 너는?”백아윤이 물었다.“저도 잘 지냈죠.”윤태호가 말을 이었다.“얼마 전에 누나한테 전화했었는데 없는 번호라고 하더라고요.”“그래?”백아윤이 대답했다.“해정으로 돌아와서 번호를 바꿨거든. 깜빡하고 너한테 얘기를 못 한 것 같아.”‘그랬구나.’윤태호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지금껏 백아윤이 일부러 자신의 연락을 피하는 거라고 생각했다.“누나, 저한테는 왜 갑자기 전화하신 거예요?”윤태호가 물었다.“지금 인터넷에 떠도는 대결 신청서, 정말 내가 쓴 거야?”백아윤이 물었다.“네.”윤태호가 솔직하게 대답했다.“정말 이현서와 대결할 생각이야?”“네. 그럴 생각이에요.”“그럼 이번엔 네 계획대로 되지는 않을 것 같네.”백아윤이 말했다.눈썹을 씰룩거린 윤태호가 다급하게 물었다.“왜요?”“오늘이 바로 패천국 의학대표팀이 귀국하는 날이거든. 방금 나와 화협 병원 임원들이 패천국 대표팀을 배웅해 드리고 왔어. 지금쯤이면 공항으로 가고 있는 길일 텐데.”그 말을 들은 윤태호의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만약 이현서가 이대로 귀국한다면 윤태호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었다.게다가 이현서가 남긴 호국의 한의학은 쓰레기에 불과하다는 말은 더는 씻을 수 없는 영원한 치욕으로 남을 것이다.윤태호가 말했다.“누나, 제가 이현서에게 도전장을 내민 건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하나는 국민에게 한의학에 대한 자신감을 다시 불어넣어 많은 사람이 한의학으로도 충분히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걸 믿게 하고 싶기 때문이에요.”“또 다른 이유는 이번 기회를 빌려 한의과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예요.”“누나, 이현석의 귀국을 막을 방법이 없을까요?”백아윤은 대답 대신 다른 말을 꺼냈다.“태호야, 방금 네가 말한 두 가지 이유는 사실 난 진작 눈치챘었어. 하지만 네가 대결에 앞서 분명히 인지해야 할 게 있어. 한의학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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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그러니까 태호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백아윤의 말뜻을 알아차린 윤태호가 대답했다.“누나, 고마워요. 이제 뭘 해야 하는지 알겠어요.”“고맙긴.”백아윤이 말을 이었다.“넌 해정에는 언제 올 거야?”김태호는 당분간 해정에 갈 생각은 없었다. 그에게 해정은 위험한 곳이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귀노는 눈을 감으며 윤태호에게 해정에 가면 큰 화가 닥칠 것이니 절대 해정에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었다.장미진인 역시 구사일생으로 겨우 목숨을 건질 일이 생길 수도 있다며 1년 내에는 해정에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그 말들을 떠올린 윤태호가 대답했다.“누나, 저 당분간은 해정에는 못 갈 것 같아요.”“그래, 알겠어.”백아윤의 목소리에 실망이 가득했다.“누나는 언제 미주로 돌아오실 거예요?”윤태호가 묻자 백아연이 대답했다.“모르겠어.”잠시 머뭇거리던 윤태호가 말했다.“보고 싶어요.”“난 일이 있어서 먼저 끊을게.”백아연이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윤태호의 마음도 끊어진 전화를 따라 무겁게 가라앉았다.꽤 오랫동안 백아윤을 만나지 못했기에 보고 싶다는 그의 말은 진심이었다.윤태호는 곧 우울해진 마음을 거두고 피드 세 개를 업로드했다....해정 국제 공항 대합실.패천국 의학대표팀 팀원들은 하나 같이 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이번 호패 의학제패전에서 대성을 거두었다는 건 그들에게는 너무나 영광스러운 일이었다.그뿐만 아니라 그들은 패천국으로 돌아가면 상을 받을 수 있었다.기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슈트를 입고 금빛 테두리 안경을 쓴 이현서가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그는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우아한 기품을 뿜어내고 있었다.“탑승 시간은 언제예요?”이현서가 비서에게 물었다.“30분 뒤면 탑승하실 수 있어요.”비서가 대답했다.이현서는 슬쩍 고개를 끄덕여 알았다는 대답을 대신했다.이때, 대표팀의 다른 팀원들이 한데 모여 수군거리기 시작했다.고개를 들어 그중 한 팀원을 바라본 이현서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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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이현서가 이끄는 패천국 의학대표팀이 갑자기 미주로 향했다는 소식은 곧바로 기자들에게 전해졌다.순간 수많은 매체가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특종. 이현서가 윤태호의 도전을 받아들이다!][의학 대전에 다시 불이 붙다. 과연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팩트 체크! 이현서가 이끄는 패천국 의학대표팀이 지금 미주로 향하는 중.]심지어 작은 매체들도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기사들을 적어내기 시작했다.[패천국 의성 이재원을 모욕한 윤태호의 인별그램 피드에 화가 난 이현서가 공항에서 피를 토하고 홧김에 도전에 응하다.][특, 특, 특종. 이현석이 화를 이기지 못해 응급실로 실려 감. 현장 사진 공개.][악플이 사람을 죽이듯 윤태호는 모욕으로 이현서를 쓰러뜨리다.]“...”수많은 기사들이 인터넷을 떠돌며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해정 화협 병원 교수 사무실.호국 의학 명인인 장지한이 공허한 눈빛을 한 채 의자에 앉아 있었다.이현서와의 대결에서 진 후, 그는 순식간에 십여 년이나 늙어 버린 것 같았다. 얼굴에는 없던 주름이 많이 생겨났고 머리도 하얗게 세 버렸다.이번 대결은 그에게는 크나큰 충격이었다. 똑똑.갑자기 사무실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누구세요?”장지한이 물었다.“교수님, 저희예요.”밖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옷매무시를 다듬은 장지한이 억지로 정신을 차리고는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들어와.”문이 열리고 밖에서 다섯 명의 중년 남자가 들어왔다.전부 장지한의 학생이었다.“교수님, 안녕하세요.”다섯 명의 중년 남자가 공손한 태도로 장지한에게 인사를 올렸다.“그래.”덤덤하게 인사를 받은 장지한이 물었다.“무슨 일로 왔어?”“교수님, 윤태호가 이현서에게 대결을 신청했다는 이야기는 들으셨어요?”한 학생이 물었다.“응. 들었어.”장지한도 오늘 아침 윤태호와 관련한 뉴스를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일을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오늘은 패천국 의학대표팀이 귀국하는 날이었다. 이현석은 그 도전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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