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보다 위험한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41 - 챕터 50

276 챕터

제41화

“그날 추 장군의 전공을 높이 사서 월녀의 혼인을 취하하는 것을 허했다. 추 장군은 확실히 공이 있고 또 몸도 상했으니 짐이 잠시 마음이 약해졌노라.”추월녀를 황실 일원에게 시집보내는 것이 그들에게도 이득이었기에 황제는 그날의 결정을 곧 후회했다. 십만 추씨 기병을 밖에 두는 건 잠재적인 위협이었고 만약 강제로 병력을 회수하는 건 빼앗는 것과 다름없다.국공부는 충성심이 가득한 가문으로 십만 장병은 선대 국공과 일찍 세상을 떠난 세 명의 젊은 아들의 피와 공적과 맞바꾼 것이기에 강제로 빼앗는 건 인정과 의리를 다 저버리는 행동이다.추소하가 사지 멀쩡했다면 국공부는 앞으로도 계속 조정을 위해 힘을 쏟을 수 있기에 병력을 회수하지 않아도 문제 될 건 없지만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추소하가 더는 전투할 수 없다는 것이다.서비는 황제가 마음이 동요한 것을 알고 즉시 낮은 소리로 제안했다.“폐하, 소첩한테 추 장군의 실력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사옵니다. 만약 추 장군께서 정말 더는 싸울 수 없으시다면 월녀와 봉진이의 혼인을 물러서는 안 될 것이옵니다.”“짐은 직접 교지를 내렸으니 월녀가 후회하지 않는 한 내 입으로 명을 거둘 수는 없다.”서비는 황제에게 제안했다.“폐하, 먼저 소첩의 건의를 들어보시겠사옵니까?”...자운선은 이른 아침부터 추월녀의 방문을 두드렸다.“아씨, 큰 도련님 좀 말려 주십시오! 새벽부터 무예 연습을 시작하셨는데 아직까지 쉬려고 하지 않습니다.”침대에서 일어난 추월녀는 어젯밤에 마신 술 때문에 머리가 조금 멍했다.“오라버니가 무예를 연습하는 것이 뭐가 이상하단 말이냐? 평소에도 늘 오랜 시간 연습하지 않더냐?”평소 추소하는 최소 두 시진씩 연습했기에 추월녀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지만 자운선이 옆에서 한참 망설이다가 말했다.“아씨, 아무래도 큰 도련님을 먼저 만나보는 게 좋겠습니다.”추월녀가 자운선의 재촉으로 뒤뜰에 도착했을 때 추소하는 창으로 찌르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막 도착하자 갑자기 휙 소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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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안세권의 도착에 새로운 곤경이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으며 7일 후 동주의 삼황자가 방문한다고 한다.“동주 삼황자께서 무예를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폐하께서는 귀빈인 삼황자를 위한 무술 연회를 열 계획이십니다.”추월녀는 손에 든 잔을 바라보았고 추소하는 무표정으로 안세관에게 질문했다.“안 내관, 무술 연회가 무엇입니까?”안세권은 웃으며 소개했다.“동주 삼황자 주변에 고수들이 수없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이번에도 두 명의 고수를 데리고 왔다고 하니 저희 동릉국도 질 수는 없지 않습니까? 하여 각 가문의 공자들 중에서 고수를 뽑아 무예를 겨룰 생각입니다. 추 장군께서는 동릉국의 진국대장군이시니 이 기회를 다른 분께 양보할 수 없겠지요. 하여 폐하께서도 첫 타자로 국공부를 쓰셨습니다.”“국공부요?”추월녀는 예리하게 요점을 잡아냈다.“국공부는 충렬하기로 유명하고 추씨 가병은 천하에 명성을 떨쳤기에 동주 삼황자께서도 추 장군을 오랫동안 존경해 왔다고 합니다. 하여 폐하께서 이번 겨룸은 국공부를 위해, 추씨 가병을 위해, 더 나아가서 저희 동릉국을 위한 것이기에 무조건 이겨야 하며 절대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추월녀와 추소하는 서로 눈을 마주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황제는 추소하가 여전히 추씨 가병을 이끌 능력이 있다는 걸 증명하라는 의도였다. 다른 사람으로 바꿨으면 져 봤자 기껏해야 체면을 잃고 모두를 실망시키는 일이었을 것이다. 무예를 겨루는 데에는 늘 승패가 따르기 마련이며 이 세상에는 백전백승으로 승리하는 사람은 없다.허나 추소하가 몸을 다쳤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이번 겨룸은 의미가 다르다. 만약 추소하가 패하면 사람들은 승패는 늘 있는 일이라는 말을 믿지 않을 것이고 다만 추소하가 크게 다쳐서 이제 더는 추씨 가병을 이끌 자격이 없다고 말할 것이다.황제는 추소하가 자발적으로 추씨 가병을 황실에 양도하도록 강요하려는 것이다! 허나 십만 추씨 가병을 전부 황실에 건네면 국공부는 정말 몰락하게 된다.“그럼... 안 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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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선우원영이 이번에 가장 크게 다친 건 몸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사실 그날 곤장 50대를 맞았지만 매를 때리는 사람은 온 힘을 다해 때리지 않았다. 연회에서 선우원영이 유봉진도 때렸지만 유봉진은 그녀를 즉시 처형하지 않았기에 다들 이 여인이 유봉진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 수 있었다.정말 곤장을 맞아 죽는다면 본인도 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곤장 50대는 가볍게 끝났다. 그렇지 않았다면 연이어 곤장을 80대 맞으면 죽지 않아도 불구가 되었을 것이며 지금처럼 약간의 외상만 입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허나 체면이 깎이고 마음마저 상한 선우원영은 요 며칠 동안 침대에 엎드려 요양하면서 유봉진이 찾아올 때마다 욕설을 퍼부으며 쫓아냈다.오늘은 나흘째 되는 날인데 유봉진이 아닌 서비가 찾아왔다. 선우원영은 원래 서비에게 태생적인 적대감을 드러냈지만 그녀에게 매를 맞은 후로 지금은 서비 앞에서 많이 고분고분해졌다.“서비마마를... 뵙겠사옵니다.”비록 뼈를 다친 건 아니지만 움직일 때마다 살갗의 상처가 닿아 선우원영은 얼굴을 찌푸리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서비는 덤덤한 눈빛으로 그런 그녀를 보며 물었다.“듣자 하니 요 며칠 봉진이한테 화풀이하고 있다지?”비록 서비를 만나는 게 꺼려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비가 그녀를 함부로 괴롭힐 수 있는 건 아니다. 선우원영이 아무 대답도 없자 서비는 그녀의 생각을 읽고 코웃음을 쳤다.“네가 무슨 큰 인물이라도 되는 줄 아나 본데 봉진이가 없으면 정녕 너 따위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그건...”선우원영은 이곳에서 사람들의 화풀이 상대로 전락하고 싶지 않았다.“네가 정녕 기개가 있다면 왜 지금까지 진왕부의 이 귀한 침대에 엎드려 있는 게냐? 진왕부는 수비가 삼엄하지만 너의 외출을 막은 적이 없다. 그렇지 않느냐?”“서비 마마! 저는 줄곧 떠나고 싶었지만 봉진이가 저를 만류한 것이옵니다!”선우원영은 불쾌하다는 듯 눈을 붉히며 답했다.“못 믿으시겠으면 봉진이한테 가서 물어보시옵소서!”“본궁은 널 모욕할 의도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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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선우원영은 한마디도 하지 못했고 심지어 유봉진이 추월녀를 위해 그 모든 것을 하고 나서 추월녀의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며 행복해했을 모습까지 상상할 수 있었다.선우원영은 마음이 찡해 오면서 너무 속상해 울고 싶었지만 서 상궁은 전혀 멈출 생각이 없었다.“그리고 그해...”“그만하거라!”선우원영은 입술을 깨물며 얼굴을 돌린 채 쉰 소리로 말했다.“이제 그만하거라!”이 일들은 유봉진에게 물어보면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기에 두 사람은 그녀를 속일 이유가 없었으며 그러면 서 상궁의 말은 전부 진실인 것이다. 더군다가 선우원영은 실제로 유봉진 등에 있는 상처를 본 적이 있는데 그건 확실히 짐승의 발톱에 할퀸 흉터였다.그녀는 유봉진에게 고귀한 대군인 그가 왜 그렇게 큰 상처를 입었는지에 대해 물은 적 있었지만 유봉진은 가벼운 미소만 지을 뿐 말해주지 않았다. 알고 보니 다 추월녀를 위해서였다.서비는 잔을 내려놓고 다시 차갑게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고작 도적 무리의 딸 주제에 본인을 높이 평가하여 남들과 다르다고 느끼며 이 세상의 다른 여인들을 무시하고 심지어 황후마마도 안중에 두지 않더니, 너도 그런 여인들 중의 한 명일 뿐이라는 걸 왜 모르는 게냐? 너도 어쩔 수 없는 평민이구나.”선우원영은 조금 놀라며 바라보자 서비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날 연회장에서 일부러 황후마마께 인사도 올리지 않고 시큰둥한 눈으로 보더구나. 황후마마께서 어떤 분이신데 네 생각을 모를 것 같더냐?”선우원영은 등골이 오싹했지만 서비는 전혀 개의치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허나 본궁도 황후마마를 썩 좋아하지 않으니 네가 경의를 표하지 않는다고 해서 화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당황할 필요 없다.”선우원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고 서비는 구단으로 물든 자신의 진홍색 손톱을 튕기며 차갑게 뱉었다.“봉진이가 너한테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나 본데 내 눈에는 단지 일시적인 흥취에 불과할 뿐이다. 월녀를 좋아할 땐 이보다 더한 광기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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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선우원영의 방에서 나오자 서 상궁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저 계집은 태생이 야만적이어서 길들이기 어려울 것이옵니다. 마마, 정녕 저 계집이 마마의 말을 들을 것 같사옵니까?”선우원영은 서비의 내기에 답하지 않았고 서 상궁도 그녀의 생각을 읽지 못했다. 서비는 코웃음을 치며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저 계집이 과연 얼마나 고상한 것 같느냐? 결국엔 본인만 독특한 척 위선을 떠는 것뿐이다.”선우원영은 항상 자신이 남다르다고 생각하여 모든 사람들 앞에서 세속적인 여인들과 다른 척하며 아무도 안중에 두지 않았다.“정말 그 정도 능력이 있다면 몰라도 결국엔 마음만 하늘보다 높고 팔자는 종잇장보다 더 얇은 계집이니라.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눈여겨본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엔 아무것도 아닌 게지!”선우원영은 사내에게 빌붙는 여인을 업신여겼지만 그녀도 유봉진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하지만 확실히 대군 나리의 인생에서 좀 특별한 여인이긴 하옵니다. 어쩐지 대군 나리께서 푹 빠지셨더라니.”서 상궁이 웃으며 말했다.“그건 봉진이가 뭘 몰라서 그런 것이다. 봉진이가 생각하는 거침없고 솔직한 행동도 결국엔 타인의 또 다른 수단일 뿐이다.”서비는 고개를 들어 멀리 하늘 끝을 보며 마음이 복잡했다.“정말 선우원영이 솔직한 성격이라고 생각하느냐? 폐하 앞에서 반짝이는 눈빛을 보았느냐? 저 계집도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단순하고 솔직하지는 않다. 다만 본궁은 추월녀가 더 싫을 뿐이니라.”서비는 추월녀를 먼저 제거할 생각으로 연우각을 나서는데 유봉진이 마주 걸어왔다.“어마마마.”서비를 본 유봉진은 잠시 경악하더니 곧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어마마마, 원영이가 아직 몸이 낫지 않아...”“네 눈에는 내가 그리 독한 사람으로 보이더냐? 시도 때도 없이 네 여인을 해칠 생각만 하게.”서비가 언짢은 표정을 짓자 유봉진은 급히 변명했다.“어마마마, 노여움 푸시옵소서. 소자는 그런 뜻이 아니라 다만...”선우원영이 워낙 성격이 오만하여 자꾸 말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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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어마마마... 그게 무슨 뜻이옵니까?”그 소문들은 서비가 일부러 사람을 시켜 퍼뜨리고 추월녀를 강요하여 황제한테 계속 혼인할 수 있도록 교지를 거두어달라고 간청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했던 유봉진은 갑자기 싸한 느낌이 들었다.“정녕 추월녀가 너한테 아무 감정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알고 지낸 세월이 있는데 어찌 그리 쉽게 널 포기할 수 있겠느냐?”서비는 유봉진 앞으로 다가가 한마디 덧붙였다.“봉진아, 넌 아직 어리고 전쟁에만 몰두해서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경험이 부족하구나.”유봉진은 입술을 오므리며 서비가 자신을 속이는 게 아닌지 확신하지 못했다.“허나 그날 월녀는 사람들 앞에서 처녀의 몸을 확인해 달라고 했사옵니다...”그건 한 여인에게 있어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그게 그 계집의 무서운 점이다!”서비는 콧방귀를 끼며 계속 말했다.“그 일 때문에 가여운 마음이 생겨서 요 며칠 동안 줄곧 월녀 생각을 했더냐?”유봉진은 서비를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확실히 요 며칠 동안 유봉진은 수시로 추월녀를 떠올렸고 서비는 그런 그의 마음을 꿰뚫어 본 것이다!“봉진아, 그 계집이 가장 무서운 점이 바로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행동하는 것이다. 당연히 너도 그중에 포함되겠지.”서비는 유봉진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그 일이 있은 후 폐하께서는... 이 어미한테 손찌검했단다...”“아바마마께서 어마마마를 때린 것이옵니까?”유봉진은 왕부로 돌아온 후 선우원영을 돌보느라 궁에서 일어난 일들을 미처 알지 못했다. 황제가 서비를 때렸다는 말에 유봉진은 화가 치밀어 올랐고 서비는 자신의 얼굴을 감싸며 마치 그날의 아픔이 다시 생각나는 듯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러하단다. 폐하께서는 이 모든 걸 내가 계획한 것이라고 확신하시고는 연회가 끝난 후 춘하궁으로 행차하셔서 모든 궁녀와 내관들 앞에서 이 어미의 뺨을 때렸단다...”“아바마마께서 정말 너무하시는 게 아니옵니까?”유봉진은 서비가 겪은 수치를 생각하며 주먹을 꽉 쥐었다.“나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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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두 사람은 떠나면서 멀리서 진왕부의 뜰 입구에 있는 간판을 볼 수 있었다.추월각.예전에는 추월녀를 그토록 사모했으나 지금은 선우원영에게 푹 빠져 과거 추월녀를 얼마나 아꼈는지는 잊은 지 오래다. 그 모든 감정은 초반의 열정이 식으면 곧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된다.“대군 나리께서 본인이 가장 애정하는 여인이 여전히 추월녀 아가씨라는 걸 인지한다면 앞으로 마마께서 아가씨를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옵니다.”서 상궁이 걱정하자 서비는 냉소를 지었다.“본궁이 그럴 기회를 줄 리가 없지 않느냐? 추월녀가 선우원영의 이름을 지명하게 연회에 참석하게 해 달라고 부탁한 건 사실이다. 조금만 알아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터니 믿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어떤 일은 그중 한 가지만 사실이면 신뢰가 차츰 무너지면서 다른 일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편견을 가지게 된다.“허나 본궁은 추월녀가 지금처럼 편하게 지내는 걸 지켜볼 수 없다.”서비는 한참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국공부가 지금도 이토록 조용한 것을 보아 선대 국공이 어딘가 숨어서 요양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꽤 오랜 시간 외출하지 않았으니 아마 친손주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지.”“마마의 뜻은...”서 상궁은 서비의 뜻을 단번에 이해했다.“허나 추월녀가 선대 국공이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아무 소식도 들어가지 못하게 조치했을 거다. 분명 수비에 공을 들였을 테고 우리 사람을 들여보낼 수도 없겠구나.”며칠 전에 황제가 금방 노발대발하였기에 이때 서비한테 무슨 일이 또 생긴다면 황제는 분명 더 크게 노할 터니 서비와는 아무 관련이 없어야 한다.서비는 서 상궁에게 의견을 물었다.“서 상궁, 좋은 생각이 있느냐?”...추월녀는 오늘따라 마음이 편치 않았다.“너무 걱정 말거라. 무왕 대군 나리께서 뭘 하려고 하든지 간에 오라버니가 옆에 있을 것이다.”추소하는 옆에서 걸으며 그녀의 불안을 느낄 수 있었다. 추월녀는 마차에서 내리면서 추일에게 뭔가 당부했고 추일은 약간 걱정되었지만 결국 대답을 하고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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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그는 창 연습을 하고 있었으며 늘씬한 몸매는 교룡과 같아서 겉으로는 듬직해 보이지만 다음 순간에는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였다.처음에는 손에 든 은창이 맹렬하고 강인해 보였지만 다시 보면 마치 불을 내뿜는 용처럼 슉슉 소리를 내며 적의 심장을 찌를 수 있었다.챙 하는 소리와 함께 은창은 나무줄기에 꽂혔으며 백 년 된 나무는 심하게 흔들렸고 그 진동에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졌다.방금의 창법을 똑똑히 본 추월녀는 심장이 쫄깃해지며 결코 겉보기처럼 간단하지 않은 창법이 너무 신기했다.옆에서 지켜보던 추소하는 눈을 반짝이며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외쳤다.“추씨 가문의 창법이군요!”유상무가 왜 추씨 가문의 창법을 알고 있으며 또 누가 가르쳐준 것이란 말인가? 유상무는 긴 팔을 들어 은창을 회수하고는 돌아서서 두 사람을 바라보았고 추소하는 여전히 흥분을 금치 못했다.“훌륭한 창법이십니다. 허나...”“그날 후작 나리께서 조금 가르쳐 주셨습니다.”유상무는 덤덤하게 답했고 추소하는 그제야 정신을 가다듬고는 빠르게 인사를 올렸다.“대군 나리를 뵙겠습니다.”“본왕의 왕부에는 규칙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추 장군께서는 본왕의 창술을 시험해 보고 싶으신 겁니까?”유상무는 의도를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었고 추소하가 망설이자 옆에 있던 추월녀가 대신 대답했다.“오라버니는 대군 나리의 상대가 아닙니다. 대군 나리의 창법도 추씨 가문의 창법이 아닌 것 같은데 어느 고수한테 전수받으신 겁니까?”유상무는 시선을 추월녀에게로 돌리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을 듯 말 듯했다.“너도 창법에 대해 아는 것이냐?”“가문 사내들이 창법을 자주 연습해서 많이 보고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추소하의 생각은 추월녀와 조금 달랐다.“허나 월녀야, 이건 분명 추씨 가문의 창법이다.”보기엔 느린 공격 같지만 사실은 번개처럼 빠르고 산처럼 무거운 것이 분명 추씨 가문의 창법이 틀림없다.“오라버니, 대군 나리의 창법은 확실히 저희 가문의 창법이 아닙니다.”추월녀는 천천히 백 년 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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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영웅은 영웅을 알아보는 법. 추소하가 당장이라도 달려 나가려 하자 추월녀는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눈치를 줬다.“오라버니, 요 며칠 풍한에 걸리셔서 아직 낫지 않으셨으니 과로하면 안 됩니다.”“걱정 말거라. 추 장군을 지치게 하지 않을 것이다.”유상무가 말을 마치기 바쁘게 그의 손에서 은색의 빛줄기가 뿜어져 나왔고 추소하는 아무 생각 없이 바로 손으로 받았다. 은창의 촉감이 약간 차가웠지만 조금이라도 휘두르면 곧 어마어마한 위력을 발휘했다!“참 훌륭한 창입니다!”무술에 반쯤 미친 추소하는 은창을 잡자마자 일반 창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팔을 휘두르면 챙 하는 소리가 났고 창 자체가 내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땅에 차가운 흔적을 남겼다. 추월녀가 눈앞이 번쩍이는 느낌에 확인해 보니 커다란 그림자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그건 가진명이었다. 추소하의 은창에서 뿜어져 나오는 한기가 그녀를 다치게 할까 봐 보호한 걸까? 추월녀는 약간 의아하면서도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무왕의 이 호위무사는 평소 엄숙한 표정으로 일관하고 말도 잘 하지 않았지만 일을 할 때는 확실히 세심하고 배려심이 있었다. 추월녀가 가진명의 뒤에서 앞을 확인하니 유상무가 옆의 무기 거치대에서 큰 칼을 무작위로 뽑아내고 있었고 추소하는 눈에 빛을 내며 흥분했다.“대군 나리, 그럼 실례하겠습니다!”슝 소리와 함께 은빛이 허공을 가로지르면서 추소하는 늘씬한 몸을 날려 유상무를 향해 창을 겨누었다. 추소하의 창법은 훌륭했지만 부상을 입은 후로 힘이 예전보다 못했고 보통 창은 다소 무거워 쉽게 놓치기 일쑤였다.허나 유상무가 건넨 은창은 어떤 재료로 제작했는지 과격한 공격에도 여전히 꽉 잡을 수 있었다. 추월녀가 잠시 생각에 잠긴 사이 추소하의 은창은 유상무의 머리 위에 떨어졌고 유상무는 미동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창이 곧 머리에 닿을 즈음 손목을 번쩍 들었다.챙 소리와 함께 은창과 칼이 부딪쳐 전광석화처럼 차가운 한기를 뿜어냈으며 우금은 손을 흔들며 정면으로 퍼지는 내공을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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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내가 국공부에 원하는 게 있다고 생각하느냐?”유상무의 덤덤한 말투에서 그의 기분을 읽을 수 없었지만 추소하는 혹여 추월녀가 유상무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우려되었다. 허나 추월녀는 이미 한발 빠르게 그의 질문에 답했다.“다만 아무 대가도 없이 도움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대군 나리께서도 터놓고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허! 참 보기 드물게 직설적이구나.”유상무가 손을 흔들자 우금은 즉시 사람을 시켜 옆에 있는 정자에 다과를 보내도록 했으며 유상무는 두 사람에게 안내하는 손짓을 했다.추소하와 추월녀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은 후에야 비로소 발걸음을 내디뎠으며 자리에 앉자마자 가진명은 정자 밖에서 방금 추소하가 쓰던 은창을 휘둘렀다. 추소하는 무의식적으로 정자 밖으로 주의가 쏠렸으며 옆에서 지켜보던 추월녀는 유상무의 의도를 알 수 없어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잠시 후 가진명은 동작을 멈추고 장창을 거둔 후 조용히 옆으로 물러났다.“대군 나리, 이건...”추소하는 놀랍고 기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조금 불안했다. 방금 그 창법은 당장이라도 달려 나가서 겨뤄보고 싶을 정도로 훌륭했다.“방금 그게 바로 길우강의 창법입니다. 반년 전에 가진명이 길우강과 겨뤄본 적이 있습니다.”두 사람은 여전히 유상무의 생각을 읽을 수 없었다.“추 장군께서 원하신다면 가진명에게 조언을 구해도 좋습니다. 허나 추 장군의 체면이 국공부의 명성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되시면 본왕이 한 말을 잊어주십시오.”추소하는 추월녀가 아무 이유 없이 남의 도움을 받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지금은 국공부의 명성이 더 중요했다. 게다가 방금 가진명이 보여준 창법은 추씨 가문의 창법으로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것이라 느껴졌다. 다만 문제라면 추소하의 힘이 예전에 비해 많이 딸린다는 것이었다.허나 추소하는 여전히 도전해 보고 싶었고 추월녀도 어쩔 수 없이 흥분한 추소하의 모습에 결국엔 동의했다.“다치지만 마십시오.”“그래, 명심하마!”추소하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유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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