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로운 프라이빗 룸 안. 고요한 침묵 속에 남겨진 두 사람 사이로, 묘한 숨소리가 흘렀다. 유하는 차가운 크리스털 테이블에 몸을 반쯤 기댄 채, 헐떡이는 숨을 억지로 다잡고 있었다. 하얀 니트는 어깨까지 흘러내렸고, 허리를 찌르듯 타들어 가는 통증에 눈가엔 금세 물기가 맺혔다. ‘아파. 근데 이 사람 앞에선, 그 말조차 허락되지 않아.’ 승현은 어지러이 흐트러진 셔츠와 젖은 이마 끝으로 시선을 내리깔고 있었다. 날카로운 이목구비, 숨이 섞인 얼굴.예전의 유하라면 한 번쯤 흔들렸을지도 모른다. 유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승현은 누구라도 단번에 마음을 빼앗기고, 정신마저 홀릴 만큼 치명적으로 잘생긴 얼굴을 가졌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 얼굴은 유하에게 어떤 매력으로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도... 등이 너무 아팠기 때문일 것이다.그 통증이, 유하를 완전히 현실로 끌어냈다.‘이 얼굴조차 보기 싫어. 이제는, 혐오스러워.’ 하지만 승현은 천천히 유하 쪽으로 고개를 숙이며, 귀 가까이 낮고 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 내가 요즘 당신을 너무 봐줬나 봐. 감히 협박까지 하고, 이제는 나한테 조건을 걸어?” “쓰읍... 아파요...!!”유하의 귀가 강하게 깨물렸다. 민감한 부위에 느껴지는 날카로운 통증에, 유하는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자, 계속해.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잘 알잖아.”승현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아래에 흐트러진 채 놓인 유하를 내려다보며, 여우 같은 눈매에 흐릿한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날 찾은 이유, 이거 아니었어?”유하는 이를 악물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무엇을 의미하는 말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오늘 이 자리에 찾아온 건, 승현에게 친구를 봐달라고 빌기 위해서였고, 그렇다면 마땅히 ‘빌미’를 내놓아야 했다.이건, 거래였다.그 사실을 유하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마음속으로 이해한다 해도, 이 모욕감은 익숙해지지 않았다.그리고 유하는 오늘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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