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는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은 채,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꽉 쥐었다.미세하게 떨리는 손끝을 보며, 자신도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 사람, 국내에 돌아왔어요?”유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대부분의 사람에게 떳떳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딱 한 사람... 단 한 사람에게만큼은, 정말 미안한 일이 있었다.그 사람은 7년 전 해외로 떠났다. 그리고 한 번도 소식이 없었다.정확히 말하면, 유하가 그 사람에 대한 모든 정보를 의도적으로 피했다. 의도적으로 외면했고, 일부러 묻지 않았고, 감정의 흔적조차 마음 한구석에 밀어 넣었다.그 사람만큼은 아직도 똑바로 마주할 자신이 없으니까.그 사람은, 유하가 살아오며 단 한 번 진심으로 상처 준 사람이다.그리고 그 죄책감은 지금까지도 그녀를 붙잡고 있었다.그런데 그런 사람이, 지금 이 타이밍에 돌아왔다.그녀의 결혼이 산산조각 나고 있는 이 시점에... 그 사람은 무슨 생각으로 돌아온 걸까?그저 비웃기 위해서였을까?과거에 오승현과의 결혼을 끝까지 밀어붙인 그녀가, 결국 이렇게 된 모습을 조롱하려는 건가?하지만 유하는 후회하지 않았다.사랑했고, 또 사랑했다.비록 끝이 바랐던 모습이 아니었더라도, 그때의 마음은 진심이었고, 그 모든 시간은 거짓이 아니었다.사랑했고, 미워했고, 그렇게 지나간 건 그냥 하나의 고비였다.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그 기억에 사로잡혀 살기엔 인생은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유하는 이제 그것을 내려놓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새로운 삶을 시작할 준비도, 이미 되어 있었다.유하는 할 수 있었다.“그 사람, 그동안 잘 지냈나요?”그녀는 결국 그 말을 꺼내고야 말았다.쿵!준혁의 대답이 채 나오기도 전, 거실 문이 요란하게 열렸다.문 앞에 선 사람은 다름 아닌 승현이었다.남자의 얼굴엔 짙은 그늘이 깔려 있었고, 눈매는 차갑게 날카로웠다.그가 언제부터 듣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승현은 곧장 안으로 들어왔고, 놀라 반응도 못한 유하의 팔을 거칠게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