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퇴직 절차가 마무리되려면 며칠 남아 있던 터라, 유하는 다음 날도 평소처럼 출근해 마지막 근무를 이어가고 있었다.아침 회의를 끝낸 직후였다.핸드폰 진동.화면에는 이솔의 이름이 떠 있었다.“받아볼까...”통화를 누르자마자, 이솔 특유의 흥분한 목소리가 쏟아졌다.[야, 유하! 너 이번에 제대로 한방 먹였더라? 하연우 그 인간, 진짜 역대급으로 망신당했어. 연예인도 아니고, 이 정도면 완전 공개 처형 수준!]유하는 어리둥절했다.‘하연우? 내가 뭘 했다고...’고개를 갸웃거리는데, 이솔이 잽싸게 말을 이었다.[카톡 봐봐. 방금 너한테 기사 링크 보냈거든. 지금 난리 났어!]유하는 통화를 유지한 채, 이솔이 보낸 메시지를 눌러봤다.링크를 클릭하자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걸려 있는 뉴스가 뜨며, 그 중심에는 ‘Splendid' 공식 계정에서 발표한 공지문이 있었다.[하연우 씨와 'Splendid'는 어떠한 협업 관계도 아니며, 현재 진행 중인 상업적 분쟁 역시 없습니다. 해당 드레스(‘월화로즈’)는 완성 전 피팅용으로, 조정이 필요한 샘플이었기에 회수된 것입니다.]‘이건 고모할머니가 낸 공식 입장문이잖아.’유하는 깜짝 놀라며 스크롤을 내렸다.‘근데 왜 굳이 이걸... 지금?’댓글창과 SNS 반응들을 읽어나가자, 상황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하연우.해외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제법 이름 있는 인물이자, 펜실베니아대 경영학 박사, 귀국 후엔 MB그룹 산하 FK테크의 대표 자리에 ‘낙하산’처럼 앉은 인물.‘하씨 재벌 가문의 외동딸’이라는 타이틀까지 더해져, 어젯밤 고급 파티에서 ‘Splendid'의 맞춤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영상이 공개되자, SNS와 커뮤니티에서 그녀는 순식간에 핫한 셀럽으로 떠올랐다.[드레스도 창립자 소성란이 직접 만든 거라며?][음악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집안도 어마어마하고... 진짜 만렙 캐릭터 등장했다.][...]연우를 찬양하는 댓글들로 온라인은 들끓었다.하지만, 그 열기는 오래가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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