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성규연은 곧장 계산대로 빠르게 걸어가 위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그와 동시에 강아연은 엘리베이터 앞으로 가서 아래층 버튼을 눌렀다.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며 긴장한 강아연의 얼굴이 드러났다. 바로 그 순간 성규연의 목소리가 들리자 강아연은 순간 손가락을 꽉 움켜쥐었다.“좀 비켜주시죠.”차갑고 담담한 목소리가 울렸다.다만, 그 목소리는 왼쪽 엘리베이터에서 들려왔다.성규연이 그 안으로 들어가는 사이 강아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마침 오른쪽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병원 뒷문으로 향했다.두 사람은 같은 층, 서로 다른 엘리베이터에서 위아래로 엇갈린 채 스쳐 지나갔다.강아연은 한 걸음도 지체하지 않고 뒷문으로 달려갔다. 밖으로 나가자 정도희의 차가 보였다.“아연아, 빨리 와!”강아연이 서둘러 차에 올라타자 정도희는 곧바로 액셀을 밟아 병원을 빠져나갔다.성규연은 황급히 계산대로 도착했지만 또다시 허탕을 쳤다. 그의 얼굴은 무서울 만큼 어두워졌다.“강, 아, 연!”이를 악문 성규연은 자신이 언젠가 한 여자를 잡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토록 좌절하고 분노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는 병원 안팎을 모조리 뒤지고, 필요하다면 드론까지 띄워서라도 반드시 강아연의 행방을 찾아낼 생각이었다.하지만 성규연이 막 사람을 보내려던 순간 휴대전화가 울렸다.끊으려 했지만 발신자가 성희택인 것을 보고 잠시 멈칫했다가 결국 전화를 받았다.“아버지.”“이 자식아, 나를 아버지라고 부르지도 마!”전화기 너머로 성희택의 우렁찬 고함이 터졌다.“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네 엄마를 저 지경으로 만들어 놔?”성규연은 욱신거리는 눈가를 문질렀다.“제 아내의 신분을 공개했을 뿐이에요. 문제 될 건 없어요.”“네 집안일은 내가 상관할 바 아니야. 하지만 지금 당장 돌아와. 네 엄마가 널 보겠단다! 안 오면 뒷일은 네가 알아서 감당해! 알아들었어?”성희택은 대답도 듣지 않고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성규연은 까맣게 꺼진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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