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하지만 싫지는 않았다. 오히려 정도희가 아이를 낳는다면 딱 이런 모습일 것 같았다.박경준은 그녀가 두 사람의 아이를 안고 있는 장면을 상상하다 순간 넋을 잃었다.정도희는 계속되는 시선이 불편했다. 심장이 미친 듯 뛰었고, 박경준이 뭔가 눈치챌까 봐 긴장됐다.박경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조심스럽게 물었다.“왜 그래?”“아무것도 아니야.”박경준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무심하게 답했다.정도희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눈을 내리깔았다.다행히 더 캐묻지 않았다.더 물었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들키지 않을지 자신이 없었다.그런데 바로 다음 순간, 박경준의 넓은 손바닥이 그녀의 아랫배 위로 내려앉더니 얇은 옷감 너머로 천천히 쓰다듬었다.“정도희, 넌 대체 언제쯤 임신할까?”머리 위에서 박경준의 목소리가 들렸다.정도희는 순간 눈빛이 묘하게 흔들렸다. 그의 말투에서 조급함 같은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이해하기 어려웠다.‘박경준은 왜 그렇게까지 아이를 원할까?’정도희는 의문을 품고 박경준과 눈이 마주친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묻고 말았다.“왜 그렇게 아이를 갖고 싶어 해?”말이 떨어지자 정도희는 박경준이 자신의 아랫배를 쓰다듬던 손을 멈추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방 안에는 여전히 난방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공기는 점점 차가워지는 듯했다. 창밖의 달빛이 바닥에 내려앉아 얇은 서리라도 낀 것처럼 서늘했다.“거래일 뿐이야. 네가 그렇게까지 알 필요는 없어.”박경준은 아무 감정도 실리지 않은 목소리로 손을 거뒀다. 선을 넘은 그녀가 못마땅하다는 듯한 말투였다.그 순간 정도희의 눈에 희미하게 반짝이던 빛이 서서히 꺼졌다. 입가에는 자조적인 미소가 걸렸다.‘그래, 거래일 뿐인데 굳이 뭘 더 물어봐?’게다가 그녀는 진작부터 어떤 기대도 하지 않게 되었다.“알았어.”정도희가 부드럽게 대답했다.박경준은 얌전히 순응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는지 드물게 다정한 손길로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시간도 늦었는데, 머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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