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Chapter 261 - Chapter 270

317 Chapters

제261화

이서영은 눈 앞의 이 두 여자로부터 저격을 당한 후 매우 화가 났지만, 사실은 그녀 역시 두 공주가 결전하기를 간절히 바랬다.그래서 가장 좋은 결과는, 남용이 이경을 망가뜨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그녀의 원수를 갚을 수도 있었다. 이경은 여전히 가볍게 웃고 있었다."전 무예를 배운 적 없고, 단지 경공만 연마한 적 있는데 대체 무엇을 겨루고 싶은겁니까?"그 말은 결전을 승낙한다는건가?그러자 윤세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불쾌해했다."그건 안돼...""그냥 겨루어 보지 뭐. 죽기 살기로 할 일도 아니고." 이경은 그저 가볍게 웃었다.윤세현은 여전히 그녀의 손바닥을 꽉 쥐고 있었다.이 계집애, 너무 순진한 거 아니야?결전은 죽기 살기로 해야 하는데, 이 여자는 전혀 모르고 있다.남용은 오히려 이경의 태도에 다소 어리둥절해졌다."정말 무예를 배운 적 없다고?"“제가 정말 배웠다면 공주님은 결코 저의 적수가 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무슨 소리야?" 남용은 발을 동동 굴렀다."칠공주님께서는 검술이 뛰어나다던데?" 이경이 갑자기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남용은 이경의 반문에 의아해했다. 방금까지 비하하다가 왜 갑자기 칭찬하는 거지?함정인건가?남용은 콧방귀를 뀌었다. "적어도 너보다는 낫지. 감히 비교할 수가 있겠어?""좋습니다.""뭐라고?" 남용은 아연실색했다. 방금 스스로 무예를 배우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어?윤세현의 눈빛은 점점 가라앉았다."결전은 안돼!""세자님께서 오늘따라 독단적이시네요?" 남신이도 알 수 없는 기대를 하기 시작했다."설마, 용이가 부인님을 다치게 할까 봐 걱정하시는겁니까?"이경은 히죽히죽 웃으며 윤세현을 바라보았다."왜 그래? 내가 아까워?""소란 피우지 마!" 윤세현은 남용의 검술이 어떠한지 잘 알진 못했지만, 그는 이경이 무공을 할 줄 모른다는 것은 잘 알았다.그녀가 배운 경공도 그저 요즈음 배운 것에 불과할 뿐이었다.배운 진도는 예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랐지만, 그건 단지 경공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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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여보..."잔뜩 술에 취한 윤세현은 돌아가는 길 내내 마차에 누워있었다."우리 세자님께서 보통 술에 취하시는 일은 거의 없어. 가장 최근에 취하신건... 장군님께서 떠나실 때였어."문정수는 다들 세자를 오해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었기에, 돌아가는 내내 낮은 소리로 자신과 함께 마차 앞에 앉아 있는 초아에게 설명했다.물론 그 말은 초아가 아닌, 일부러 이경에게 들려주기 위한 것이었다.공주가 부디 세자를 술고래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사실 윤세현은 그닥 술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 밤은... 예외였다.초아는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분명 걱정거리가 많은 모습이었다.마차에 탄 이경은 자신의 다리에 누워 곤히 잠든 남자를 보면서 습관적으로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여보…" 윤세현이 나지막이 또 중얼거렸는데, 여전히 술 냄새가 짙게 배어 있었다.이 사람, 오늘 밤 대체 얼마나 마신거야?게다가 그는 "여보"라는 이 두 글자가 "아내"의 뜻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나서부터 밤새 중얼거렸다.그녀는 여태까지 윤세현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이렇게나 감정적인 사람이었다니. 이전의 그는 결코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대답을 듣지 못한 윤세현은 불만을 품고는 큰 손바닥으로 이경의 손목을 잡고는 자신의 품으로 잡아당겼다.이경은 깜짝 놀란 하마터면 소리 지를 뻔했다.조용히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 뜻밖에도 탁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그의 몸에 부딪히게 됐다.이내 윤세현은 몸을 돌려 이경을 자신의 몸 밑으로 눌렀다.그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마차가 큰 덕이었다."뭐하는거야?" 이경은 두 손을 그의 어깨에 괴었다.온몸을 가득 덮은 술기운에 그녀는 약간 어리둥절했다.어쩌다가 이 남자를 더 이상 미워할 수 없게 된거지?"윤세현, 이러지 마시지요. 밖에 사람이 있어."이때 문정수가 머리 위 하늘을 가리키며 초아를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이거 봐봐, 오늘 밤 달빛이 정말 아름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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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오늘따라 세자는 유독 다른 모습을 보였다.감정을 여태껏 드러내지 않았던 사람이 어린 애처럼 이경을 잡고는 한사코 놓아주려 하지 않게 았다.그렇게 자정이 되고 나서야 마침내 그를 재웠고, 이경은 비로소 청운원에서 도망칠 수 있었다. 사실 그녀 역시 자신이 무엇을 피하고 있는건지 알지를 못했다.공주원 앞에서 기다리던 초아는 공주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는 금세 안색이 가라앉았다."마마, 세자님이랑 함께 있으려 한거 아니었습니까?" 그녀는 한껏 가라앉은 눈빛으로 물었다.이경은 그녀를 흘깃 보고는 말했다."들어가서 쉬거라."이네 이경은 자신의 침실로 향했다.초아는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그녀의 뒤를 따랐다.이경은 자신의 침실에 들어가기 직전,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뒤를 돌아보았다.“돌아가서 쉬거라. 내 명령이 없는 한, 내 방에 한 발자국도 들어올 생각하지 마.”초아는 아랫 입술을 깨물고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려 멀리 떠났다.이경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경계를 하더니,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을 발견하고 나서야 자신의 방 문을 밀었다."역시나 구공주는 매우 치밀한 성격이라 자신의 주변 사람들조차 믿지 않네."방 안 의자에는, 검은 두루마기 차림의 한 남자가 차가운 눈빛으로 앉아 이경을 바라보고 있었다.이경은 일단 몸을 돌려 방문을 닫고는, 책상 위의 야명주 상자를 열어냈다.이 시대에는 전기가 없으니, 당연히 전등 같은 것도 없었다.그러나 부자들의 생활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심해 야명주로 온 방을 대낮처럼 밝게 비추기엔 충분했다.상자가 열린 크기에 따라 밝기도 조절할 수 있었다.그녀는 검은 옷 차림의 남자를 보고는 담담하게 물었다."나를 찾아온 이유가 무엇인가?"사실 그녀는 초아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닌, 단지 초아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이내 검은 옷의 사내가 천천히 일어서더니 이경을 향해 다가갔다.몇 걸음 다가가더니 발걸음을 멈추었다.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는 이경의 모습에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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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그러나 이경은 굳이 자신의 생각을 설명할 기분이 아니었다.창 밖은 어두컴컴한 한편, 방 안에는 이상한 기운이 맴돌았다.한참이 지나서야 검은 옷의 사내는 충격에서 벗어나 서서히 정신을 차리게 됐다.방금 실수로 드러내게 된 감정도 이내 수그러들었다.이내 그는 평소처럼 다시금 냉정함을 되찾았다."구공주가 이렇게 큰 포부를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네. 정말 탄복해.""쓸데없는 소리는 작작 해. 대체 왜 나를 찾아온거냐고? 내가 기억하기로는, 내가 직접 신호를 주기 전까지는 당신더러 기다리라고 했던 것 같은데."그날 벽옥 호숫가 숲에서, 그녀는 분명하게 말했었다.시기가 잡히기 전까지는 만날 필요 없다고."하지만 난 구공주가 말하는 적절한 시기가 언제인지 전혀 알지 못했어. 그리고 나한테는 주어진 시간도 별로 없고."사실 그는 오랜 시간 황성에 머물 수는 없었다.요 며칠, 윤세현은 이미 어느 정도 눈치 챘고, 그의 몇몇 형제들마저도 청지의 손에 넘어가게 됐다.아군들의 행적을 감추기 위해 붙잡히게 된 형제들은 독을 물고 자결까지 했다.더이상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구공주와 협력할 계획을 반드시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윤세현이 그렇게 속이기 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거야?" 이렇게나 짧은 시간 내에 자기 자신의 능력만 믿고 밀어 붙인다고?이경은 차가운 눈빛을 보이며 말했다."난 자신은 없어.""하지만 분명히 봤어. 오늘 밤 연회에서 윤세현의 눈빛이 이젠 너에게 완전히 꽂히게 된걸."그렇기에 이경에 대한 윤세현의 믿음은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이경은 여전히 어두운 표정으로 검은 옷 사내의 얼굴을 가린 가면을 쳐다보았다."소식 하나는 정말 빠르게 접하네. 궁중에도 당신의 오른 팔이 있을 줄이야!""오른 팔이 없이 어떻게 큰 일을 해낼 수가 있겠어?" 검은 옷의 사내는 조금도 겸손한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구공주, 그럼 먼저 축하를 드려야겠네. 세자가 확실히 당신한테 사랑에 빠진 것 같군!""허, 윤세현을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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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곧이어 검은 옷의 사내가 자리를 떠났다.떠나기 전, 그는 이경에게 3일이라는 마지막 시간을 주었다.이경은 검은 옷의 사내가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혼자 창가에 서서 오랫동안 생각에 잠겨 있던 그녀는, 자신이 아직 목욕을 하지도 않고 옷도 갈아입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채게 됐다.현대에서의 삶이 익숙했던 그녀는 매일 목욕하는 것에 습관이 되어 하루라도 씻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이내 문을 나서자마자, 먼 복도 끝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초아를 발견했다.이경은 그녀를 불렀다."이리 와." 초아는 망설이다가 느릿하게 걸어갔다."마마, 목욕 물을 준비해두었습니다.""그럴 필요 없어." 이경은 몸을 돌려 방안으로 걸어갔다. "들어와."초아는 그녀의 뒤를 따라 방에 들어서고는 문을 닫았다.문을 닫자마자 몸을 돌린 그녀는, 순식간에 눈 앞에 번쩍이는 단도가 나타난 것을 보게 됐다. 그러나 초아는 뜻밖에도 피하지도 않고, 심지어는 조금의 두려움도 없었다. 그 단도는 그녀의 목을 눌렀고, 조금만 더 힘을 주면 그녀의 목은 얼마든지 벨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아는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로 이경을 쳐다보았다."마마, 저는 마마께 결코 그 어떤 다른 마음도 품지 않았습니다. 제발 저를 믿어주십시오."그 말에 이경은 단도를 거두어들였지만 경계를 풀지는 않았다.오랜 시간 특전사 생활을 해온 그녀는, 방금 초아가 자신에게 조금의 경계심도 품지 않은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그녀는 자신에게 충성하는 사람만이 자신을 해칠 리는 없을거라 굳게 믿었다. 그만큼 초아는 믿을 만한 사람이었다."방금 뭘 본거야?" 이경은 단도를 책상 위에 던졌다.그러자 초아는 단도를 주워들고는 침대 옆 캐비닛 아래 어두운 칸에 넣었다.이 칼이 눈에 띄면 다른 사람들이 이상한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정리를 마친 후에야 초아는 고개를 돌려 이경을 바라보았다."방금 마마님의 방 안을 들여다 보았는데, 한 남자의 그림자가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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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초아는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이경의 말대로, 얼마 전 그녀는 공관 사람들로부터 하마터면 죽을 뻔 했다. 모두들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초아는 만약 자신 역시 공주의 입장이었다면, 마찬가지로 그 원수를 갚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공주가 세자한테 이렇게나 정이 깊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어쩌면 마음이 여려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어쩌면 정말 세자를 미워할 수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었다.잘생기고 매혹적인데다가 매력까지 넘치는데, 대체 어느 여자가 미워할 수 있겠는가?공주의 마음이 과연 어떠한지 잘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세자를 미워하는 감정은 없어보였다.이경은 한숨을 내쉬고는 초아를 힐끗 보며 물었다."잘생긴 사람이라면 그 어떤 잘못을 해도 용서 받을 자격 있다는거야?""마마..."그녀의 한마디에 초아는 순간 눈 앞이 환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마마도 세자님을 미워하지 않으시잖습니까, 아닌가요?""안 미워한다고 말한 적은 없어." 이경은 컵을 들어올리며 말했다.그러나 초아는 바로 일어나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 주었다."마마, 세자께서도 이젠 많이 변하셨는데 용서해 주시죠?"이경은 조용히 물을 마시며 아무 대답도 않았다.초아는 뒤이어 한마디 덧붙였다."사실 세자님도 불쌍한 분이십니다. 그 장군 부인도 막내 아들만 아끼잖습니까.""세자님한테는 너무 엄격하게 구는게 따뜻한 정이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더군요. 세자님은 틀림없이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사랑이 부족했을 것입니다.""마마, 이 상황에 마마조차도 세자를 관심해주지 않으시면 이 세상에 세자를 관심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저렇게나 잘생기고 매혹적인 남자를 관심해줄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게 말이 돼? "마마,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건 상관 없지만 세자만큼은 미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요?""미워하지 않아." 이경이 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정말인가요?" 그제서야 초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마마...""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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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윤세현이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사흘이나 지난 시점이었다."나리, 현주께서 한 시간 넘게 기다리고 계십니다. 지금도 아직 편청에 계십니다."문정수는 그에게 시중을 들며 아뢰었다.이전과 달리, 지금의 윤세현은 이서영이 어떤 짓을 하든 혐오감을 느끼게 됐다.그 혐오감은 문정수도 알아차리게 됐다.그동안은 그래도 남성을 생각해서라도, 세자는 아무리 귀찮아도 이서영에게 성질을 부리지는 않았다.하지만 이젠 세자는 남성의 체면조차도 신경 쓰지 않았다. "난 급한 일이 있어서 잠시 외출하마." 윤세현은 결코 만날 생각이 없었다.문정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하지만 이내 문을 나서자마자 긴 복도 한 쪽켠에서 애타게 기다리고 이서영을 보게 되었다. "오라버니, 저... 저 곧 황성을 떠나 남진으로 갈 예정입니다."이서영은 입술을 깨물고는 윤세현에게 다가가 울음을 터뜨렸다."오라버지, 전 단지 오라버니와 이야기하고 싶을 뿐입니다.""할 말 있으면 해." 지난 번, 이서영이 연유월과 손을 잡고 이경을 망치려 했을 때부터 윤세현은 여태 이서영에게 단 한 푼의 연민도 품지 않았다.이서영은 이 상황이 너무 괴로웠다. 이전의 윤세현은 전혀 이런 태도를 보인 적이 없었다. "오러버니, 단 둘이서 따로 얘기하고 싶은데...""중요한 일이 아니면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 윤세현은 재빨리 발걸음을 옮기며 떠나려 했다.가슴이 아파난 이서영은 빠른 걸음으로 쫓아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오라버니, 저 이젠 정말 황성을 떠나야 합니다. 이렇게 가면 언제 또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요..."중요한 얘기가 아니면 따로 얘기할 기회를 주지도 않다니. 대체 이 사람한테는 무슨 일이 가장 중요한거지? 역시 그 망할 년만 생각하는건가?윤세현은 이경을 그저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시종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이전에 비해 그는 더욱 차가운 모습을 보였다. "나중에 시간 날때 경이를 데리고 너를 만나러 갈게."그 한마디에 이서영은 가슴이 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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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너랑은 상관 없는 일이야." 윤세현의 한 마디는 이서영을 완전히 절망에 빠뜨리게 했다.결국 그녀는 울면서 도망쳤다.이내 윤세현이 문을 나서려는 순간, 굳은 표정으로 들어오는 연유월과 마주쳤다"네 일이 서영이랑 상관 없다 했다며, 그럼 나랑도 상관 없는거네?"청운원에 들어선 연유월은 고개를 돌리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그럼 내가 너랑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안된다는거니?"윤세현은 조용히 손을 흔들었고, 이내 문정수가 몸을 굽히고는 물러났다.그는 연유월의 뒤 쪽으로 움직여 편청으로 들어갔다."어머니, 저한테 볼 일 있으신가요?" 윤세현의 태도는 한결같이 공손했지만 더이상의 열정은 보이지 않았다.연유월은 마음 속의 불쾌함을 애써 누르고는 의자에 앉았다."일 없이 너를 찾아와서는 안 되는거야?"윤세현은 아무 말 않고 한쪽 켠에 섰다.귀찮아하는건 아니지만, 예전만큼 존경심을 보이는건 아니었다.그런 아들의 변화를 엄마가 못 느낄 리가 없었다.생각할수록 마음이 쓰라렸다."넌 아직도 그날 벽옥 호숫가 숲 속에서 내가 이경을 다치게 했다고 믿는거니?"연유월은 이 곳에 오기 전부터 오늘만큼은 화를 내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지금도 애써 참고 있는 것이었다."세현아, 너의 그 총명함과 지혜는 다 어디로 간거야? 만약 내가 정말 그 아이를 다치게 한거라면, 왜 고작 한 대만 때렸겠어? 바로 죽이는 것도 아니고?"윤세현은 여전히 침묵만을 지켰다. 연유월은 도무지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아직도 안 믿어? 윤세현! 내가 네 엄마야! 내가 널 속일 것 같아?""어머니, 전 단 한 번도 어머니께서 그 아이를 다치게 한거라고 말한 적 없습니다.""그럼...""하지만 어머님은 그 아이를 다치게 한 사람을 감싸주셨잖습니까, 맞죠?""그건..."순간 연유월이 멍해졌고, 마음 속에는 갑자기 불안감이 스쳤다.설마... 설마 서영이가 보낸 사람인건가?"세현아...""어머니, 어머니께서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듯이 저도 제가 보호해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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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문백훈이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접한 이경은 아침 일찍 약재를 들고 곧장 문백훈이 잠시 머물고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왜 공주원으로 돌아오지 않는거야?"그녀는 공관에서 수도 없이 괴롭힘을 당하긴 했지만, 공주원의 공간은 매우 컸다."문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남자가 여자의 거처에서 지내는건 좀 불편하다고 하셨습니다."청우는 이번 일로 인해 문백훈에 대한 호감이 매우 높아졌다."마마, 그나저나 문 선생님께서 이번에 꽤나 큰 상처를 입으셨니다. 유독 심장 쪽에 큰 상처를 입게 됐는데, 조금만 벗어나더라도 문 선생님은 목숨을 부지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심장?" 순간 이경의 머릿 속에는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전에 그녀는 의식과 통제를 완전히 잃은 상태로 단칼에 누군가의 심장을 찌른 적이 있었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그때가 떠올랐다.이경의 눈빛은 점점 짙어져만 갔다.사실 당시 상대의 신분은 너무나도 혼란스러워, 황성은 계엄령까지 내리며 경계를 했었고 도시 곳곳에는 그의 흔적들이 널려 있었다.그의 위장 실력은 실로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나저나 어떻게 하필 심장에 상처를 입은거지?"두 사람, 나선 후에 줄곧 함께 있었어?" 이내 이경은 마차에서 내리며 물었다.연지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아니요. 저희는 따로 움직였습니다. 어젯 밤 문 선생께서 저더러 적합한 재료를 찾아오라고 설산을 오르라 하셨습니다.""뭐? 그럼 어젯밤 설산에 오르기 전까지 계속 흩어져 있었다는거야?"설산은 황성에서 그리 멀지는 않았다. 말을 타고 서둘러 달리면 새벽에 돌아올 수도 있는 거리였다.순간 이경의 눈빛이 의미심장해지더니, 곧이어 빠른 걸음으로 작은 방으로 향했다.그렇게 문을 밀고 들어서자마자, 스스로 약을 바르고 있는 문백훈을 발견할 수 있었다.갑작스런 그들의 등장에 당황한 문백훈은 재빨리 옷을 끌어올렸다."공주 마마?"문백훈의 안색은 매우 창백했다. 강호 사람이었던 그는 궁정 예절에 대해 잘 아는 바가 없었다.그리하여 이경을 마주할 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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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아악!" 이경의 뒤에 서 있던 초아는 나지막한 소리로 외치더니, 곧바로 몸을 돌렸지만, 감히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했다.연지 또한 문백훈의 상처가 이렇게 깊을 줄 몰랐다.한눈에 봐도 두피가 다 지끈해질 정도였다.이경은 순간 멍해졌다. 그녀의 시선은 이내 문백훈의 상처로 향했고, 그녀는 한동안 완전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문백훈은 재빨리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는 옷을 수습하였다.그리고는 분노 가득한 표정으로 외쳤다."보셨으면 이젠 돌아가십시오!""문 선생..."크게 당황한 문백훈이 급히 일어서면서 휘청거리자, 연지가 재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그를 부축해 주었다.그러나 문백훈은 그를 곧바로 밀어냈다.그 와중에 힘을 너무 세게 썼는지, 자신의 손바닥 힘에 반동을 받아 하마터면 뒤로 넘어질 뻔했다.하지만 이경은 그런 그를 보고 있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연지만 매우 다급해져 있었다. "마마! 선생님께서... 많이 다치셨습니다.""봤어." 이경은 옅은 숨을 내쉬고 나서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문백훈이 여전히 자신을 밀어내려 하는 모습에 그녀는 바로 멈추었다."미안해. 난 단지... 순간 의심이 들었을 뿐이야.""의심하든 안 하든 오늘은 일단 돌아가시지요." 문백훈은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내가 상처를 한번 볼...""필요 없습니다!" 문백훈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지금 그의 얼굴은 온통 검게 물들여 있었다. "방금은 내 잘못이야. 선생이 누군가를 너무 닮은 것 같아 한번 떠본 것 뿐이야."이내 이경은 손을 흔들었고, 연지는 잠시 망설이다가는 즉시 몸을 돌려 떠났다.초아도 데리고 함께 자리를 떠났다.방문이 닫히고 작은 방에는 이경과 문백훈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곧이어 이경은 가지고 온 가방을 열고는 자신이 만든 약을 꺼내고는, 도구와 약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요 며칠 난 줄곧 남들로부터 모함 당하면서 경계심이 커지게 됐어. 그러니 이번 일은 선생이 용서해줬으면 좋겠네."방금 그녀는 문백훈의 상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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