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Chapter 281 - Chapter 290

317 Chapters

제281화

"윤세현." 바로 그때 이경이 갑자기 윤세현을 불러세웠다.윤세현은 멈칫하고는 고개를 돌려, 병풍을 사이에 두고 이경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잠깐 망설이다가 결국 아예 몸을 돌려 그녀에게로 돌아갔다."왜 그래?" 나한테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평소의 이경이라면 이렇게 우물쭈물하지 않았다."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데?"그러나 이경은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 눈빛은 여태 한번도 본 적 없는 복잡함으로 가득해져 있었다.대체 무슨 생각 하고 있는거야?그렇제 조금 지나고 나서야 이경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위험하지는 않을가?"고대의 사사들은 21세기에 결사대라고 불렸는데, 그들은 적어도 선을 지키며 무자비하게 굴지 않았었다.하지만 전에 이경이 TV를 통해 보게 된 사사들의 모습은, 마치 사냥꾼마냥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목적을 달성해내지 못하면 돌아가게 되더라도 죽게 되니까, 마치 미치광이마냥 죽는 순간까지 쉬지 않는 것이었다."네 입에서 이런 말을 들게 된다는건 정말 드문 일인데." 윤세현은 내심 기분이 좋았다."위험하지 않겠어?" 이경은 그의 웃음을 무시하고는 다시 한 번 물었다.그는 그럴 리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경은 틀림없이 위로의 말은 믿지 않을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잠시 머뭇거리던 그가 입을 열었다."황성에 잠입한 사사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그 위험성을 알 수는 없지만..."그동안 아무도 그에게 이런 얘기를 할 기회를 준 적은 없었다.그러나 오늘은 예외였다.그는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난 돌아올거야."이는 그가 먼저 한 약속이었다. 아무리 큰 위험이 있더라도 자신의 목숨만큼은 지킬거라 약속했었다. "돌아와서 우리 부인을 만나야지."이내 윤세현은 다시 떠났고, 그의 형제들은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북진의 첩자까지 제거해야 했기에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됐다.이경은 침대에 멍하니 앉아 한참 동안 머리가 텅 비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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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뭐라고요?" 이내 연유월은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 이경의 멱살을 잡았다."역시 네가 우리 윤씨 가문을 해치려 한거였어!"그러자 이경은 눈을 흘기며, 자신의 멱살을 잡은 연유월의 손을 보고는 차갑게 웃었다."이렇게 불안해하고 있었다는건 벌써 알고 있었다는거잖아요?""너..."요 이틀 동안 줄곧 병으로 앓고 있었던 연유월은 오늘이 되어서야 겨우 좀 나아졌다.그런데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 오르게 되면서 그녀는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너... 콜록! 이 요녀, 너... 대체 왜... 콜록, 콜록...""제가 왜요?" 이경은 그녀가 기침하는 틈을 타 그녀를 밀어내고는 빠르게 도망쳤다."제가 그동안 윤씨 집안에서 얼마나 큰 억울함을 당하고 고생했는데요? 저는 심지어 여기서 목숨도 잃을 뻔했어요! 제가 왜 당신들을 상대하냐고요?""너...""하… 연유월, 난 당신이 아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거 잘 알아. 하지만 당신은 평생을 너무 오만하게 살았어."이경은 자신의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는 말했다. “당신네 윤씨 가문은 하나같이 너무 독선적이야. 더 따지고 보면 아주 이기적이지!""초나라에서의 윤씨 집안의 지위만을 믿고, 너희가 바람을 불러 일으키면 바람이 불고 비를 내리게 하면 비가 내리고, 누구의 목숨을 원하든지 모두 당신들 한 마디면 다 가능한 일이었지.""그래서 난 당신 아들을 죽이지 않고, 당신한테만 약간의 징벌을 줄거야.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가?"연유월은 이경을 노려보며 가까스로 화를 가라앉혔다."요녀, 네가 감히!""당신 아들은 지금 단장연에서 목숨을 바칠 상황인데, 내가 감히 못할게 뭐가 있겠어?"연유월의 눈 밑을 스치는 불안감에 이경은 더욱 방자하게 웃었다."아니, 이 세상 사람들은 세현이의 무공을 다 알아. 누구도 그 아이를 다치게 할 수는 없어!"그러나 연유월은 내심 여전히 당황했다. 만약 이 요녀가 정말 그 사람들이랑 협력해서 계획한거라면..."당신 아들이 멀쩡한 상태라면, 당연히 아무도 그를 다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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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한편 단장연은 휙휙하는 소리와 함께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었다.밝은 달빛이 이 곳을 지나가는 이들의 몸을 비추었고, 바닥에 그림자를 남기게 됐다.연유월은 숲속을 걸으면서 점점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오늘따라 단장연이 왜 이렇게 조용한 건지 싶었다. 그녀는 일단 계속하여 앞으로 걸어갔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마음이 불안해졌다.앞 쪽이 바로 절벽인데 여전히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설마... 내가 계략에 빠진건가?연유월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즉시 철수했다.그런데 바로 그때, 웬 길쭉한 그림자가 나무 뒤에서 나타났다.그 그림자가 아무 소리도 없이 계속 거기에 숨어 있었기에, 연유월이 조금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었다.예상 못했던 연유월은 깜짝 놀라 휙하는 소리와 함께 칼을 휘둘렀다.그런데 상대는 다리가 움직이는 것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마치 귀신마냥 눈 깜짝할 사이에 종적을 감추었다.고수 중의 고수가 따로 없었다!연유월은 깊이 숨을 한 모금 들이마시고는, 감히 더이상 상대할 용기가 나지 않아 바로 돌아가려 했다."그냥 이렇게 간다고? 아들은 안 찾으려는거야?"그 순간, 그녀의 뒤 쪽에서 순후한 내력이 가득한 누군가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녀는 깜짝 놀라서 하마터면 나무에서 떨어질 뻔했다.윤세현…!하지만 겨우 한 발 내딛은 후 뒤돌아보니, 검은 옷 사내는 이미 사라져있었다. "너희들 대체 누구야? 이리저리 날 피하면서 어디서 센 척을 해? 당장 나와!"윤세현은 애초에 이 곳에 있지 않았다. 이곳은 오직 연유월만을 위한 곳이었기 때문이다.대체 왜?설마 나한테 원한을 품은 원수인건가?"너희들, 이경이랑 한 편이야?" 그 천한 년이 사람들을 보내서 날 암살하려 하다니!어떻게 사람이 이렇게까지 악랄할 수가 있는거야?문득 생각이 들기도 바쁘게, 그녀의 머리 위에서는 갑자기 이상한 움직임이 들려왔다.곧바로 고개를 들어 확인해보니 큰 그물이 자신을 향해 덮쳐오고 있었다!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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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하지만 아무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검은 옷 사내는 그녀의 앞으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고, 그의 으스스한 눈동자에는 어떠한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대체 뭔 생각을 하길래, 그 여자가 당신을 해칠거라고 생각하는거야?"그는 콧방귀를 뀌며 물었다."네가 그 요녀랑 손을 잡았다는건, 너도 그 여자의 입막지빈인거야?" 연유월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그러자 검은 옷 사내의 안색이 순식간에 가라앉게 되었다."들리는 소문으로는 구공주가 방탕하고 염치도 모르는 사람이라던데, 대체 누가 그 여자의 입막지빈이라는거야?"떠도는 소문들은 진짜든 가짜든, 일단 사방으로 퍼지게 되면 사실로 받아들이게 된다.그리하여 처음에 그조차도 소문을 믿었었다."그 헛소문들은 근본적으로 너희 같은 비열한 놈들이 만들어낸거잖아! 양심의 가책을 느낀 적이 있기나 해?""흥!" 연유월은 상대한테 몰리게 된 상황에도 여전히 두려움이 없어 보였다."그 여자는 요녀이고 방탕한 부녀야! 그런데 넌 도리여 그 여자랑 결탁하여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려 하다니, 게다가 이젠 그 여자를 변론까지 해?""실례되는 질문이긴 한데, 당신이 구공주가 다른 남자랑 붙어있는 모습을 직접 본 적 있긴 해?"검은 옷 사내의 한마디는 연유월의 입을 바로 다물게 했다.사실 그는 자신이 왜 지금 연유월과 논쟁해야 하는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이 곳에서 시간을 낭비할 여유도 없었다.하지만 그는 화가 치밀어 오른 상태라, 저도 모르게 순간 자존심이 강한 구공주를 지켜주고 싶었다.그나저나 연유월 이 여자는, 매일같이 유언비어나 퍼뜨리기나 하고, 그 소문들이 누군가를 죽일 수 있다는건 생각도 안하는건가?구공주가 강인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사람들의 소문에 핍박 받아 죽었을 것이다.하지만 가해자인 연유월은 아직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말문이 막힌 그녀는 한동안 대답하지를 못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차가운 콧방귀를 뀌고는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직접 볼 필요가 있겠어? 내가 직접 그 꼴을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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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검은 옷 사내와 이경이 특별한 사이가 아니라고 하면, 아마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다.심지어는 검은 옷 사내의 부하인 사사들마저도 모두 비슷한 추측을 하고 있었다.소주랑 구공주가 대체 어떤 관계인 거지?방금 연유월이 구공주를 욕할 때, 소주는 분명히 화를 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갑자기 자신들로 하여금 부인의 옷을 벗기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연유월은 이렇게까지 두려워해 본 적이 없었다."나를 죽여!" 사실 그녀는 죽음을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가장 두려운건, 맨 정신에 옷이 다 벗겨진 채 세상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었다.피는 흘릴 수 있지만 자신의 존엄만큼은 결코 잃어버리고 싶진 않았다. "죽여!"그녀는 노호하며 말했다."왜, 이게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검은 옷 사내는 고개를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냉담할 뿐더러 잔혹하기 그지없었다.연유월은 이를 악문 채 절망에 빠졌다."넌 요녀의 사람이잖아! 그러니 나를 죽여! 나를 죽이라고!"검은 옷 사내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차갑게 웃었다."너의 목숨은 일단 남겨 두어야 나한테도 아직 쓸모가 있어."그 말에 연유월은 내심 불안해졌다.그 순간, 갑자기 산에서 웬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왔다.그러자 검은 옷 사내는 입꼬리를 올리고는 웃으며 말했다."네 아들이 도착했네!"그러고는 이내 입가의 웃음기를 걷고는 산 위의 길을 바라보며, 중후한 목소리로 온 산꼭대기에 울려퍼질 정도로 외쳤다."윤세현, 네 어머니 바로 여기에 있어. 구하고 싶다면 혼자 올라오거라!"... 윤세현은 확실히 산에 있다!그가 알고 있던 망부연에서의 소식은 모두 가짜였다. 청지는 수많은 사사들이 현재 단장연에 모여있다는 사실을 드디어 알아내게 됐다.그러다 장소가 바뀌었더라도 그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늘 밤 반드시 이들을 일망타진할 것이니까.그런데 자신의 어머니가 뜻밖에도 그들의 손에 들어가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나리, 함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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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눈 깜짝할 사이에 윤세현은 절벽 꼭대기에 다다랐다.벼랑가에 선 검은 옷 사내는 연유월을 자신의 앞에 묶어두고 있었다.검은 옷 사내는 윤세현을 보고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세자의 경공은 정말 대단하네! 내가 탄복해!""아들..."연유월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했다."세현아, 이 놈들 이경이랑 결탁했어. 다 한 통 속이었다고!"윤세현은 아무 말 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찢어진 그녀의 옷을 주시하였다.노출된 건 아무것도 없지만 굴욕 그 자체였다.그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는 검은 옷 사내를 노려보았다."뭘 원하는 거야?""당연히 세자의 목숨이지." 검은 옷 사내가 웃으며 대답하자, 연유월은 순간 당황했다."세현아, 얼른 도망 가! 난 신경쓰지 말고... 아악!"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검은 옷 사내가 그녀의 어깨를 힘껏 잡았다.너무 아픈 나머지 비명을 질렀고, 얼굴은 완전히 창백해졌다.윤세현은 마음이 아팠지만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풀어줘. 날 멋대로 괴롭혀도 돼.""세현아!" 연유월은 어느새 목소리가 쉬게 됐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더이상 윤세현에 대한 원한이 존재하지 않았다.필경 자신의 아들이니까. 비록 그는 이경을 위해 자신의 말을 거역하긴 했지만,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순간에는 본인의 목숨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았다.윤세현은 역시 불효자가 아니었다."세현아, 너는... 초나라의 전신이야. 초나라 백성들이... 널 필요로 한다고. 그러니까 얼른... 가거라."그녀는 너무나도 아팠다.어깨도 아프고 다리도 아팠다. 하지만 그 중에 마음이 가장 아팠다.그녀는 결코 윤세현이 다치는 것을 그냥 지켜볼 수가 없었다. 절대로!"미친 놈! 내가 너랑 오늘 끝장을 보겠다!"연유월은 순간 몸에 있는 모든 진기를 응집시켜 혈도를 뚫으려 했다.그러나 다시금 어깨가 짓눌리게 됐고, 진기는 응집되기도 전에 흩어지게 됐다.이내 그녀는 푸하는 소리와 함께 피를 토해내고는 더 이상 한마디도 할 수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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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윤세현의 몸에 비수가 꽂히려는 순간, 갑자기 쌩하는 소리와 함께 긴 화살 하나가 어둠을 가르며 검은 옷 사내와 연유월을 향해 날라왔다.그러자 윤세현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곧바로 비수를 날려 연유월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 그 긴 화살을 바닥으로 떨어지게 했다."소주님, 금, 금군이..."이내 부상 당한 검은 옷 사내의 부하 한 명이 비틀거리며 달려왔다.금군?그의 한마디에 검은 옷 사내는 물론이고 윤세현의 표정도 변했다.곧이어 청지와 문정수가 달려오는 것을 보게 됐다. 그리고 금군을 이끌고 달려오고 있는 사람은 바로..."이경!" 주먹을 꽉 쥔 검은 옷 사내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다."뭐하려는거야?"이경은 먼지를 날리며 쏜살같이 날아왔고, 그녀는 자신이 탄 말과 마치 하나가 된 듯 그 속도는 바람과도 같았다.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말은 사람들 앞에 멈추었다.이경의 뒤를 바짝 따른 이는 바로 금군의 통솔자 조조였다.조조의 뒤에는 부대가 두 열로 늘어서 있었는데, 모두 금군의 고수들이었다.그들은 뜻밖에도 300여 명의 금군 부대를 데리고 온 것이었다.삼백 명의 인원은 순식간에 낭떠러지 전체를 포위했고, 하나같이 손에 장궁을 든 채 검은 옷 사내와 그의 사사들을 겨누었다."이경!" 검은 옷 사내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경이 뜻밖에도 자신을 속이려 할 줄은 몰랐다."왜 그래? 난 초나라 공주이고, 당신은 엄연히 북진 첩자이잖아. 내가 정말 우리 전신을 너한테 넘길거라고 생각한거야?""이미 계획했던 일이야?" 윤세현의 시선은 이경에게로 향했다. 호수처럼 평온하기만 하던 그의 두 눈동자 속에는 어두움이 다소 담겨 있었다.두 사람이 애초에 한 패였던 거였어! 그동안 내가 속은거였다니!그러나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여자였다. 검은 옷 사내마저도 그녀의 타깃이었다니!윤세현은 천천히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말 위에 올라탄 이경의 표정을 똑똑히 보아낼 수가 있었다.그러나 그는 그녀의 마음만큼은 전혀 똑똑히 보아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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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정말 독한 여자였다.그 화살은 이미 연유월과 그녀의 뒤에 있던 검은 옷 사내를 향해 날아가게 됐다.윤세현이 미처 막을 새도 없이 말이다. 그는 이경이 정말 화살을 날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검은 옷 사내 역시 피하지를 않았다. 그 또한 이경이 정말 윤세현이 보는 앞에서 그의 친어머니를 사살하려 할 줄은 몰랐다.당연히 연유월도 마찬가지였다. 요녀가 감히 정말 자신을 죽이려 할 줄이야!잔인하기 짝이 없는 년이네! 지옥에서 굴러온 저승사자와도 같아!이내 푸하는 소리와 함께 긴 화살이 연유월의 어깨에 박히게 됐다.생각지도 못한건, 이 장궁은 특수 처리된 화살로서 화살 몸체가 매우 짧은 반면 화살촉은 매우 날카롭다는 것이다.긴 화살은 연유월의 몸에 박히고 나서도 계속 뚫고 지나갔다.그녀의 몸을 뚫고는 쉬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옷 사내의 가슴까지 뚫었다.심한 통증이 사지로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경은 당장이라도 글을 죽일 셈이었다.검은 옷 사내는 비틀거리며 두 발짝 물러섰다.그는 공허한 눈빛으로 말에 앉은 이경을 쳐다보았는데, 달빛 아래 그녀의 표정은 평온하면서도 얼음장마냥 차가웠다.이경은 곧이어 칼을 빼들고 큰 소리로 외쳤다."북진의 첩자, 죽어도 절대 용서 못해!"곧바로 조조는 금군을 이끌고는 우르르 몰려들었다.가슴 한 가운데에 화살을 맞은 검은 옷 사내는 점점 몸이 무거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이 화살은 정말 지독했다."소주님!" 이내 두 명의 사사가 빠른 걸음으로 그의 곁으로 가 그를 부축했다."소주님, 놈들이 산 전체를 모두 둘러싸고 있습니다. 저희의 퇴로가 막혀버렸습니다!"일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이상, 그들은 소주를 데리고 겹겹의 포위망을 뚫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화살은 바로 소주의 심장에 정확히 박혀 버리고 말았다.과연... 살아나갈 수 있을까?윤세현은 재빨리 사사들이 자리를 비키게 협박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서 마찬가지로 화살을 맞은 연유월을 부축했다.연유월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상태로,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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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검은 옷 사내는 스스로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결하려고 한 것이었다.다행히 남은 사사들은 금군에 의해 곧바로 통제되었다.다들 전사 혹은 스스로 이빨 사이에 박힌 독약을 물어 중독되어 죽게 됐고,현장에는 시체가 즐비하게 널려 있어 온통 난장판이었다.상황이 거의 다 정리된 것을 느낀 이경은 다시금 말에 올라타 떠나려고 했다."이봐!"하지만 그때, 윤세현의 차가운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돌아와."돌아와, 우리 다시 시작해.나 그동안 네가 만든 계략은 신경 쓰지 않아. 네가 모두한테 준 상처도 따지지 않을거야.그러니까 돌아와, 오늘 밤에 있었던 모든 일은 없던 일로 하자!너만 돌아오기만 하면 돼!이경은 자신의 주먹을 꽉 쥐었다. 세자의 '돌아와'라는 한마디가 비록 단지 세 글자밖에 안 되었지만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아마도 그는 이후에도 여전히 이전처럼 자신을 보호하고 사랑해줄 것 같았다.그러나 수없는 모함과 음모로 인해 생기게 된 원한의 상처는 영원히 지워지지는 않을거라고 믿었기에, 자신이 돌아선다고 하더라도 달라질건 없다고 생각했다.하물며 윤세현은 지금 달갑지 않은 기분일거라 생각했다.돌아간다 하더라도, 그가 과연 어떤 심정으로 불구가 된 어머니를 마주할 수 있겠는가?게다가 여태 보인 자신의 거짓된 모습을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가?오직 자신이 강해져야만, 운명을 스스로 장악할 수 있게 된다.이경은 이내 무거운 눈빛으로 말에 올라탔다. "하!"말은 화살처럼 달렸고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연지 또한 금군을 거느리며 그녀의 뒤를 바짝 따랐다.그 모습을 지켜보는 윤세현은 손이 떨려났다.오늘 밤따라 추위가 너무 극심하게 느껴졌고, 몸은 온기를 되찾기가 힘들었다.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 않았다.왜냐하면 그녀는 윤세현에게 조금도 진심을 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나리, 부인께서 많이 다치셨습니다. 저희 일단 공관으로 돌아가죠!" 청지가 다가가 말했다.문정수는 방금 부인을 부축하고 자리를 떠날 때,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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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요녀가 공주원에 없다니!하긴, 그렇게나 많은 사람을 해치고 감히 관청에 돌아갈 엄두가 나겠어?"그럼 지금 어디 있어?" 윤신무가 청지의 멱살을 붙잡고 노발대발하며 묻자, 청지는 결국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금군 통수인 조조를 따라 궁으로 돌아간 것 같은데...""우리 어머니를 다치게 해놓고 감히 뻔뻔하게 도망가?"윤신무는 잔뜩 흥분하였다. 그는 전에 심맥을 크게 다쳐, 일찍이 몸은 나았지만 여태 휴양하고 있었다.불안한 마음에 청지가 급히 말했다."셋째 도련님, 흥분하지 마세요. 이럴 때일수록 일단 부인을 잘 돌봐야 합니다!"윤신무는 당장이라도 궁으로 달려들어 이경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싶었다. 그런데 그 여자가 감히 스스로 궁으로 돌아오다니!망할 여자 같으니라고!윤사해는 한밤중이 되어서야 돌아왔다.그는 모든 상황을 똑똑히 확인한 후 윤세현을 찾아가 질타를 던졌다."네가 그동안 여태 보호하고 있던 그 계집애가, 네 어머니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봐봐!"하지만 윤세현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돌아온 이후로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만 있었다.마치 영혼이 다 털린 것처럼.여태 아무도 그가 이렇게까지 의기소침해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그래서 윤사해는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화를 내고 싶었지만, 허무한 그의 모습을 바라보니, 한 글자도 내뱉을 수 없었다.한때는 자신이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장손이었는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의기양양하고 도도하고 패기 넘치며, 냉정하던 그 모습은 모두 어디로 간건지?눈치 보던 윤여화는 자신의 아버지를 살며시 잡고는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이경에 대한 윤세현의 감정을 모든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잘 알 수 있었다.심지어 어제 그녀는 윤세현에게, 어떻게 해야만 이경을 영원히 곁에 둘 수 있는지에 대한 조언도 전해줬었다.그런데 구공주가 여태 보여준 순하고 친절한 태도가 모두 거짓일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게다가 윤세현은 한번도 한 여자와 깊은 감정에 대해 이야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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