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무슨 소리야?" 방금 막 심경을 한 층 더 높은 단계로 수련하고 있었던 이경은, 초아의 그 한마디에 놀라 하마터면 체내의 진기가 역전될 뻔했다.그녀는 가까스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물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똑똑히 말해!"그제서야 초아는 공주가 세자한테 전혀 감정이 없는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이내 불쌍한 어투로 말했다."제가 방금 어르신한테서 알아낸 소식에 따르면, 그날 마마와 세자의 이혼에 관한 선지를 전했을 때 세자께서는 제대로 화가 나서 피를 토하고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되셨다고 합니다...""뭐라고?" 그 놈이 혼수 상태에 빠지다니?윤세현은 연공에 능한 사람이었기에, 일단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되면 필연적으로 심맥을 다치게 된다. 설마 기운이 극에 달해 진기가 역전된걸까?"사실입니다. 게다가 어르신께서는 하마터면 세자 나리한테 맞아 죽을 뻔했다고 합니다... 어르신께서 말씀하시길, 이 얘기도 소문 나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초아는 눈물을 닦아내기도 바쁘게 계속하여 눈물이 흘렀다."아무튼 그날 세자 나리께서는 한바탕 화를 내신 후 피를 토하고 쓰러져 지금까지 깨어나지 못하셨답니다."초아는 이경의 옷소매를 잡고는 붉어진 눈으로 말했다."마마, 세자 나리께서는 정말 진심으로 마마를 좋아하십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마마께서 세자를 구해주시는건 어떻습니까?""의사는 뭐래?" 이경은 초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전한 얘기 중에 일부는 과장된 요소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모든건 필연적으로 사실일거라 믿었다.초아는 입술을 깨물고는, 애써 눈물을 멈추려고 노력했다."의사가 말하길, 울결이 풀리지 않고 진기가 역전되어 오장육부가 다치게 됐는데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고 합니다."오장육부를 다치게 된 상황에는 침을 놓아 울결을 풀어야만 한다.초조해난 이경은 서서히 주먹을 꽉 쥐었다.초아는 그녀의 손을 흔들며 말했다.“마마, 제발 한번만이라도 직접 보러 가십시오! 마마의 의
이경은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워낙 독한 사람이기에, 무슨 일을 하든 반드시 목적이 있을거라 여겼다."공주마마, 저 별 다른 뜻은 없습니다."사실 초아는 요며칠 공주의 기분이 매우 좋지 않은 것을 알아차렸다.상태도 아주 좋지 않았다."마마..."그리하여 초아는 굳이 모든 얘기를 꺼내야 할지 망설였다. 괜히 말했다가는 공주가 귀찮아할 수도 있었다. 이경은 그런 그녀를 무시하고는, 이내 서랍에서 지도 한 장을 꺼내 보았다.그것은 연지가 찾아온 남진의 지도였다. "난 아무 계획도 없어. 그저 남성이 자라온 곳을 보러 가고 싶을 뿐이야.""남성이요?" 초아는 예상치 못했다. 그녀 또한 전에 남성에 대한 많은 사적을 들은 적이 있었기에, 마찬가지로 남성에 대해 존경심을 품고 있었다.그런데 그녀가 이서영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그 존경심이 사라지게 됐다.공주마마, 진심인건가?"연지를 찾아오거라." 이경이 갑자기 말했다.곧이어 연지가 도착하였고, 이경은 설계도 한 묶음을 손에 들고 있었다."마마, 선생을 찾지 못했습니다." 연지가 그녀의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못 찾았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문 선생이 분명 작은 방으로 돌아갔다고 하지 않았어?""선생님께서는 작은 방에 계시지도 않고 침구도 흐트러진 흔적이 없더군요. 아마 어젯밤에 작은 방에서 쉰 것 같지는 않습니다.""황성에 그가 또 머물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다고?" 이경은 문백훈이 평소에 황성에 자주 오지는 않을거라 생각했다.연지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난처한 표정을 보였다."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선생이 평소에 말이 적어서 저랑 함께 외출하더라도 교류가 거의 없었습니다."그 말에 이경은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높은 지위에 놓인 사람들은 항상 외로운 법이었다. 하물며 문백훈은 본래 매우 조용한 사람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다만 왠지 모르게, 그날 문백훈이 침대 옆을 지키고 있던 모습을 어렴풋이 떠올리노라면 마음 속으로는 말할 수 없는
태후는 쉽사리 허락하지 않았다.그렇게 이경은 한참동안 태후를 도와서 침을 놓아, 그녀의 혈기가 원활하게 돌게끔 만들어 주었고, 그 덕분에 태후의 정신은 매우 맑아지게 됐다.전에 어르신 역시 구공주의 의술이 뛰어나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직접 침을 맞아보자, 어르신의 말이 역시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반면 초아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었다."공주마마, 왜 태후한테 남진 2황자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말씀하신겁니까?"공주가 어떻게 그 2황자를 좋아할 수가 있는거지?2황자도 비록 매우 훤칠하게 생기긴 했지만, 세자에 비하면 차이가 너무 컸다.초아는 여태 세자보다 잘생긴 남자를 본 적이 없다.문백훈 역시 미모가 아주 훌륭하지만 세자에 비하면 뭔가 모자랐다.윤씨 집안의 셋째 도련님인 윤신무 또한 외모가 뛰어나긴 하지만, 그래도 세자만큼 매혹적이지는 않았다.이런 문백훈과 윤신무도 공주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는데, 공주가 남진 2황자를 좋아한다고?대체 공주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지?그러나 이 질문에 이경은 대답하지 않았다.곧이어 심희궁에서 나온 후, 그녀의 얼굴에 가득하던 바보 같은 웃음기는 서서히 사라졌다.청풍원에 돌아온 이경은 문을 닫는 초아를 향해 물었다.“너 내 곁에 얼마나 있었지?""저요?" 초아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대답했다."아주 어렸을 때부터 마마를 따라다녔죠. 저도 얼마나 된지는 기억이 잘 안 나네요."이경의 눈빛은 깊어져만 갔다.사실 초아와 그녀의 나이 차이는 많지 않았다. 즉 그녀의 곁을 적어도 10년은 따랐다는 것이다."태후는 여태 이서영한테 어떤 태도를 보였어?"이내 그녀가 다시 물었다."갑자기 현주요?" 초아는 눈을 깜박거리더니 잠시 생각하고서야 대답했다."나쁘지 않았습니다.""아마 남성 때문에 초나라 전체가 현주한테 잘해 주었을 것입니다.""남성... 정말 그렇게 유명해?" 비록 남성은 이서영의 어머니이긴 하지만 이경은 조금도 그녀를 싫어하지 않았다.싫어하지
"구공주님께서 오셨습니다!" 그 순간, 연희의 눈가에 복잡한 기색이 드러났다.태후 역시 유유히 걸어들어오는 이경을 보면서 마음이 다소 복잡해졌다.이경은 무릎을 꿇고 있는 이유민을 가볍게 무시하고는 곧바로 태후에게 다가가 인사를 올렸다."어마마마, 안녕하십니까.""그래, 이리 오거라." 태후가 손을 흔들었다.이유민은 이 상황이 매우 억울했다. 대체 왜 이경만은 태후 마마 앞에서 이렇게 멋대로 굴 수 있는건지!게다가 태후는 여전히 구공주만을 이뻐하고 있었다.이경은 옅게 웃으며 태후의 곁으로 향했다."어마마마, 부탁 드릴게 있습니다."그러고는 갑자기 불만을 드러냈다."어마마마..."그녀는 방금 전, 태후와 세자와의 혼사를 이야기하고 있었다.그런데 구공주가 지금 찾아왔다는건 설마... 후회한건가?이유민은 생각할수록 마음이 불안했다.참다 못해 그녀는 떠보며 말했다."어마마마, 저희 황실... 저희 황실은 신용을 지켜야 하죠...""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순간 태후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놀란 이유민은 더이상 감히 반 글자도 내뱉지 못했다.태후의 눈빛은 너무 무서웠다. 이경을 바라볼 때의 온화함과는 정말 차이가 났다.너무 편파적인 사람이군! 그러나 태후는 이유민의 반응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유민아, 그 일은 내가 직접 결정할 수 없어. 일단 돌아가.""어마마마...""돌아가."결국 이유민은 입술을 깨물고는, 억울한 마음에 고개를 숙인 채 절을 하고 이경을 한 번 노려보며 돌아섰다.“경아, 이리 와 내 옆에 앉거라." 그제서야 태후는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그렇게 이경은 지나쳐갔고, 아래 쪽에 서있던 초아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공주가 갑자기 태후를 찾아와 무슨 말을 하려는건지 알 수가 없었다.설마 정말 후회하고 세자와 재혼이라도 하려는건가?초아가 내심 기뻐하는 한편, 그녀는 뜻밖의 얘기를 듣게 됐다."어마마마, 저 서영 언니랑 함께 남진에 가고 싶습니다.""뭐? 남진에 가고 싶다고?
이경은 자신의 ‘전 남편’이 확실히 인기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뜻밖에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다들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황제한테 윤세현과의 이혼을 청한지 반나절도 안되어, 뜻밖에도 수많은 아가씨들이 그와의 결혼을 원하고 있었다. 초아는 이 상황이 정말 화가 났다. 공주가 그동안 복에 겨운 줄도 모를 줄이야!하지만 이미 이혼 합의서는 돌아오게 됐고, 그 위에는 세자의 도장과 지장이 모두 찍혀있어 더이상의 희망은 없었다.이젠 정말로 이별하게 된 것이다. 결혼과 이혼은 모두 당사자의 일이기에, 제3자는 더 이상 간섭할 권리가 없었다.에잇!한숨을 내쉰 초아는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공주마마, 정말 후회하지 않으십니까?""후회하지 않아."이경은 담담하게 대답하고는 궁전 안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들어가기도 직전, 팔공주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어라, 우리 자매 구공주 아닌가? 어마마마는 왜 찾으러 온거지?"칠공주는 다소 긴장했다."9공주, 설마... 갑자기 후회돼서 어마마마더라 다시 세자와 재혼해 달라고 빌려는건 아니지?"그 말에 팔공주도 긴장했다.필경 어마마마가 가장 아끼는 공주는 구공주였기 때문이다.만일 그녀가 정말 후회하고 울고 보채면, 어마마마의 마음이 약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이내 팔공주가 조심스럽게 떠보았다."9공주, 혼인이 장난 같은 일이야? 이미 이혼했으면 더 이상 들볶지 마.""그리고 세자도 직접 지장까지 찍은 상황에 이제 와서 네가 후회하면 다른 사람들이 비웃지 않겠어?"칠공주도 한마디 얹었다."그래, 구공주, 사람은 말이야 뒤돌아서서 후회해서는 안돼. 네가 정말 후회해서 선택을 번복하기라도 한다면 우리 황실의 수치가 될거야.""그나저나 세자는 본래 이 혼사에 대해 별로 만족하지 않으셨는데 이젠 이호뉴하게 됐으니, 9공주가 울며 보채더라도 세자는 재결합을 안 할 것 같은데?"세자는 처음부터 이 혼사에 대해 반감을 가졌고, 이젠 가까스로 헤어지게 됐는데 굳이 다시 재결합하려 할가?그 생각에 두
"세현아..." 다급해진 윤여화가 천천히 땅에서 일어났다.불과 몇 년 사이에 조카의 내력이 이렇게까지 치솟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그 공력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깊고 무서웠다.윤세현의 내력은 그녀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오장육부는 찢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진우현과 연주를 무너뜨린 윤세현의 깊은 눈동자는 점점 빛을 잃어갔다.입가에는 피가 계속해서 흘러내렸고, 눈 앞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힘없이 쓰러지고 말았다."세현아!" 윤사해가 급히 달려와 그를 품에 안았다.평소라면 위엄 있는 모습을 보인 그였지만, 지금 이 순간 그의 마음 속은 고통으로 가득했다."의사 불러! 얼른 의사 불러!"... 세자가 아프다는 소식에, 온 공관의 의사들이 전부 찾아왔다.약석은 그를 잠시나마 안정시킬 수는 있었지만, 울결이 완전히 풀리지 않아, 그를 완전히 낫게 할 수는 없었다.모든 의사들은 속수무책이었다.하지만 다행히돋 세자의 신체 자체가 매우 강하여, 이 상황에서도 계속 버틸 수는 있었다."대체 언제쯤이면 나아질 수 있는거야?"윤사해는 점점 다급해나고 화가 났다.한편으론 윤세현이 매우 답답하기도 했다. 그 여자가 싫다 하면 그냥 받아들이면 되지, 대체 왜 이렇게까지 그리워하는 거야?기세등등하던 공관 세자이자 초나라 전신이, 고작 한 여자때문에 이렇게 다치게 되다니!그동안의 체통은 어디 간거야?공관 부인은 윤세현의 침대 옆을 지키며 눈물을 훔치며 초조해했다."선생님, 어찌 됐든 저희 세현이 꼭 낫게 해요 합니다. 꼭.""부인님, 저, 저도 일단 최선을 다하긴 했습니다."이미 몇몇 의사들이 세자의 방을 지키며 주사도 내리고 약도 먹였다.그러나 쉽사리 세자의 기운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저녁 무렵,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난 윤사해는 품에서 다시금 이혼 합의서를 꺼냈다."이경"이라는 두 글자를 보면 볼수록 더욱 화가 나 온몸을 떨었다."유화야, 가서 세현이 인장 가져와!"그 말에 놀란 윤여화는 그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단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