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 밤 세자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출발을 앞둔 지금, 그의 안색은 누가 봐도 좋아 보였다. 어두운 얼굴 아래 숨겨져 있던 그 창백한 안색도 이젠 사라진 듯하다. 오랜만에 생기가 도는 모습이었다. "현주님, 어젯밤 세자 나리와 그 천한 년이 지붕 위에서 하룻밤을 보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습니다." 유아는 초아 못지않게 빠른 정보통이었다. 사실 어젯밤, 몇몇 당직 시위들이 세자 나리와 구공주가 함께 있던 모습을 보게 됐다. 소식을 접한 이서영은 애써 분노를 참으려 했지만, 너무나도 화가 나 하마터면 유아를 향해 물 잔을 던질 뻔했다. 옆에 서있던 영은은 손에 책을 든 채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었다. 이서영은 점점 화가 났다. “지금 당장 그 천한 년을 제거할 방법 생각해 봐. 해내지 못하면..." "내가 널 도와서 그 여자를 없애겠다고 얘기한 적 있어?" 그러자 영은은 이서영을 흘겨보며 차갑게 웃었다. "꿈 깨." "너!" 이서영이 폭주하려는 순간, 밖에서 갑자기 시위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유아는 재빨리 다가가 문을 열었고, 이내 시위가 보고를 올렸다. "현주님, 세자 나리께서는 이제 곧 대오가 출발할 거라고 저더러 소식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알겠어." 이서영이 손을 흔들자, 시위는 짧은 인사와 함께 돌아섰다. 곧이어 유아는 문을 닫았고, 한편으론 이서영의 옷을 정리하면서 한마디 거들었다. "공주고 궁녀고 하나같이 뻔뻔스럽네. 미천한 년들!" 그러자 이서영은 눈을 가늘게 뜨고는 그녀를 노려보았다. "감히 그런 말도 할 줄 아는 사람이, 나더러 너를 대신해서 이 난장판을 치우게 해?" 사실 이서영은 어젯밤에 유아가 한 짓에 대해서 다 알고 있었다. "고작 그런 천한 궁녀는 내가 신경 쓰지도 않아. 그런데 네가 만약 다시 한번 그 아이를 건드려서 나한테 폐를 끼친다면, 그때는 내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현주,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이때, 영은이 책을 내려놓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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