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의 기억대로라면, 이곳은 유아가 쓰러진 곳임이 분명했다. 당시 그녀는 깊은 슬픔에 잠겨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당시 방 전체의 상황이 어느 정도 머리속에 남아 있었다. 유아는 이곳에 쓰러진 상황에서, 충분히 의자 아래 구석까지 손을 뻗을 수 있었다. 그럼 이 피로 물든 글자들이 설마 정말 유아가 쓴 거란 말인가? "구름은 하나가 아니다?" 이내 무연이 다가와 이경의 옆에 쪼그리고 함께 글씨를 보았다. 비뚤비뚤하게 써진 글씨체를 보면, 별로 힘 없이 써 내려간 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궁녀가 죽기 전에 쓴 글인 건가?" 그는 이경을 바라보고는 물었지만, 지금 이경은 그에게 긍정적인 답을 줄 수는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나저나 이게 대체 무슨 뜻인 거지?구름은 하나가 아니다? 이 뒤에 적힌 글씨는 또 뭐야? 그는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죽기 직전에 더 이상 힘이 없어 비뚤게 쓴 듯, 마지막 한 글자는 앞의 글자들과는 달리 한쪽에 멀리 떨어져 있었고, 다른 글자들보다 더욱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글을 쓸 일은 없을 테지만, 당시 궁녀는 죽어가는 중이었다. 그러니 이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무연은 조용히 이경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저 눈살을 살짝 찌푸리고 있을 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바로 그때, 밖에서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온 것 같은데." 무연은 망설이다가는 곧바로 이경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정체 모를 사람들이 들이닥치기 직전, 그는 이경을 껴안고는 창문으로 나갔다. "누가 들어왔나?" 곧이어 들어선 두 하인은 방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는 무려 두 명이 죽었다. 대낮의 시간이긴 하지만, 그들은 괜히 간담이 서늘 해 났다. "성, 성주께서 말씀하시길 현주는 이 방을 안 좋아해서 남겨서는 안 된다고 하던데... 차라리 지금 태워버릴까?” 낮에 태우든 밤에 태우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