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여기까지 따라올 줄이야. 다른 사람이 볼 수도 있는데 무섭지 않아?”영은의 목소리가 옆방까지 들려왔다. 매우 조용했지만, 칠조와 문정수의 귀에는 또렷하게 들렸다.옆방에 들어온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영은이 이런 태도로 대하는 걸 보니 결코 평범한 인물은 아닌 것 같았다.정체 모를 그가 말없이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자, 영은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곧 창문을 열었다.두 사람이 밖으로 나가려는 기척이 들리자, 칠조는 곧바로 문정수를 바라보았다.문정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손바닥에 몇 글자를 적었다.‘기다려.’칠조가 미처 글자를 다 읽기도 전에, 그는 이미 창가로 다가가 바깥 기척을 세심하게 살피고 있었다.잠시 후, 문정수가 창문을 열었다.“문정수!”칠조는 절뚝거리며 쫓아가 그의 손을 붙잡았다.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괜히 마음이 불안했다.그녀는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대충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홀로 영은을 상대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게다가 방금 옆방에 들어온 남자 역시 숨은 고수처럼 느껴졌다.“분명 무슨 비밀이 있는 게 틀림없어. 당황하지 말고, 여기서 조용히 나를 기다려.”문정수는 칠조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는, 그녀의 손을 살며시 떼어냈다.그리고 발끝에 가볍게 힘을 주더니, 순식간에 어두운 밤공기 속으로 사라졌다.이런 상황에서 칠조가 어찌 편할 수 있겠는가.그녀는 여전히 영은이 무서웠다. 지난번 세자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진작 영은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게다가 지금 영은은 칠조 때문에 얼굴까지 망가진 상태였다.검은 면사로도 다 가려지지 않는 흉터투성이 얼굴을 떠올리자, 칠조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문정수… 제발 아무 일도 없어야 해.…문정수는 앞서가는 두 사람을 뒤쫓아 뒷산 숲속까지 따라갔다.다만 너무 가까이 다가서지는 못하고, 멀찍이 거리를 둔 채 기척을 죽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이 숲속에서 멈춰 섰고, 문정수도 즉시 발걸음을 멈췄다.얼굴을 가린 검은 옷 사내는 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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