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린은 옷 속에 숨겨 둔 반지를 손끝으로 만지작거렸다. 목걸이에 걸어 아침부터 목에 차고 있었는데 그 작은 금속의 감촉이 닿을 때마다 달콤한 기운이 다시금 피어올랐다. 겨울이라 두툼한 옷 속에 감춰져 있어 들킬 염려도 없었다.시간은 흘러 수업이 끝나고 주시우는 PPT를 닫으며 언제나처럼 말했다.“궁금한 게 있으면 수업 후에 질문하세요.”그런데 그 순간, 교실 앞줄에서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몇몇 학생들이 서로 등을 떠밀다 못해 결국 한 학생이 용기를 내어 일어섰다.“주, 주 교수님...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주시우는 가볍게 눈을 들어 학생을 바라보았다.“말해보세요.”학생은 얼굴이 긴장으로 굳은 채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시선을 그의 손가락으로 옮겼다.“교수님, 혹시... 결혼하신 겁니까?”순간, 대형 강의실 안이 술렁였고 누구도 감히 입 밖에 내지 못했던 질문을 누군가 던진 것이다.모두가 숨을 죽이며 대답을 기다렸다.‘설마... 아닐 거야. 교수님이 갑자기 반지를 낀 건 그냥 요즘 유행하는 액세서리겠지.’학생들의 눈빛은 간절하게 주시우가 아니라고 대답하기를 갈망하고 있었다.그 순간, 신예린도 등줄기가 서늘해졌다.질문이 나오자마자 주시우의 시선이 정확히 자신에게 꽂힌 것을 느꼈고 정말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설마... 여기서 우리 관계를 인정하려는 건 아니겠지?’교실은 고요했고 학생들은 숨소리마저 멈춘 듯했다.주시우의 시선에서 벗어나려는 듯 신예린은 책상 위로 고개를 파묻었다. 늘 그렇듯 주시우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도 여전히 신예린을 귀신같이 찾아냈다.주시우의 입술이 천천히 말려 올라갔고 질문한 학생을 향해 여유롭게 입을 열었다.“궁금해요?”그러자 교실 안 수십 명이 일제히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앞줄에 앉은 송지유는 두 눈이 반짝였다.‘그래... 드디어 올 게 왔군! 교수님이 드디어 공식 발표하시려는 거야. 예린이가 사모님이라는 사실이 이제 모두에게 알려지는 거야!’심장이 쿵쿵 뛰며 송지유는 머릿속으로 신예린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