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린이 발걸음을 멈추더니 손을 내밀었다.“좋아요. 한 장에 2,000원이에요.”예전 같았으면 감히 주시우한테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주시우는 눈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손을 잡아 끌어당겼다.“그래.”그는 아주 자연스럽게 신예린의 손을 꼭 잡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따스한 큰 손에 손가락 끝까지 감싸지자 신예린은 입꼬리가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그제야 신예린은 알게 되었다. 송지유가 연애할 때 왜 하루 종일 웃고 다녔는지.이런 연애라면 그 누구라도 정신을 못 차릴 것이다.그날 밤, 주시우는 정말로 신예린에게 돈을 이체했다.신예린은 서재에서 주시우가 가져다준 따뜻한 우유를 마시고 있었고 주시우는 여유롭게 테이블에 기대어 서 있었다.그는 나갈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그때, 신예린의 휴대폰이 울렸다.알림을 확인해 보니 주시우가 10,040원을 보내왔다.진짜 돈을 보낼 줄 몰랐던 신예린은 고개를 들어 주시우를 바라봤다.주시우도 그녀의 시선을 눈치채고는 말했다.“사진 여섯 장이니까 12,000원인데 부부니까 할인 좀 해줘.”“왜 하필 10,040원이에요?”신예린은 알면서도 모른 척 물었다.주시우는 미소를 머금고 낮게 물었다.“왜일 것 같아?”감미로운 목소리까지 더해지니 그의 말이 한층 더 달콤하게 느껴왔다.신예린은 애써 들뜬 기분을 감추며 일부러 퉁명스레 말했다.“그럴 거면 차라리 1004의 백배를 보내지 그랬어요.”“그럼 네가 받았을까?”신예린은 말문이 턱 막혔다.그렇다.주시우가 100,400원, 1,004,000원을 보내왔다면 신예린은 절대 받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10,040원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이라 신예린도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그냥 장난 한번 친 거야.”주시우의 목소리에는 다정함이 묻어났다.애초에 신예린이 사진 한 장에 2,000원이라고 한 것도 그저 농담이었다. 그런데 주시우는 그 장난을 끝까지 맞춰 주고 있었다. 마치 아이를 달래듯이 말이다.신예린은 더는 망설이지 않고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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