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앞에 서 있는 소지훈은 두 손을 허리에 올리고 눈을 부릅떴다. 꼭 따지러 온 사람 같았다.신예린과 주시우는 눈을 마주쳤다.‘큰일 났네. 방금 우리가 키스한 거, 분명히 다 봤을 거야.’신예린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지만 주시우는 의외로 침착했다.“내려서 얘기 좀 하고 올게.”신예린은 얼른 마음을 가다듬고 주시우가 차에서 내리는 걸 보자 급히 따라 내렸다.소지훈은 주시우를 보자마자 씩씩대며 달려왔고 말 꺼낼 틈도 주지 않고 바로 따졌다.“우리 친구 맞아? 나 아윤이의 삼촌이 맞냐고? 언제는 우리가 같은 배를 탔다고 하더니, 애 엄마 돌아온 건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왜!”그 기세는 마치 원수 남편에게 따지는 아내 같았다. 차에서 막 내리던 신예린은 순간 ‘내가 돌아오면 안 되는 거였나’ 하는 착각까지 들었다. 자기가 복귀한 것보다 이 사람들의 평화로운 일상이 더 소중한가 싶어서.소지훈은 그렇게 성을 내며 따지다가 신예린이 차에서 내리자 순식간에 얼굴에 환한 미소를 걸었다.“오, 우리 제수씨 아니십니까? 오랜만이네요!”‘이 익숙한 호칭...’신예린은 그가 무슨 장면을 봤는지 알 수 없지만 굳이 말하지 않으니 그냥 모르는 척하기로 했다. 그녀는 억지로 웃으며 대답했다.“지훈 씨, 진짜 오랜만이에요. 시우 씨 탓하지 마세요. 제가 며칠 전에 몰래 돌아와서 시우 씨도 제가 돌아온 거 전혀 몰랐어요.”“아, 그러면 서프라이즈였군요?”소지훈은 웃으며 대답했지만 곁눈질로 주시우를 흘겨봤다. 아직도 화가 안 풀린 모양이었다.신예린은 재빨리 분위기를 바꾸려 했다.“소지훈 씨, 우리 지금 닭 한 마리 먹으러 가는 길인데, 같이 갈래요?”소지훈이 화가 난 상태라 거절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는 단 1초도 망설이지 않았다.“닭 한 마리요? 좋죠.”그러고는 뒷좌석 문을 당겨 열고 냉큼 타 버렸다.“...”“...”신예린과 주시우는 다시 눈을 마주쳤고 똑같은 생각을 했다.‘그냥 밥 얻어먹으러 온 거 아냐?’차에 타자마자 소지훈은 신예린이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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