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에서 온 부자 손님?’강시연의 뇌리에 즉시 두 사람의 얼굴이 스쳐 갔다.하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설마... 그렇게 우연일 리가 없지. 게다가 그 두 사람은 겉보기에는 심리상담이 필요할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잖아.’잠시 생각을 정리한 강시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도착하면 바로 안내해 주세요.”그리고 그녀는 한정훈을 향해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죄송해요, 정훈 씨. 조금만 기다려 주셔야 할 것 같아요.”한정훈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이제 시연 씨가 저보다 더 바쁘네요.”장난스레 한마디 던진 그는 옆방 휴게실로 들어갔다.강시연은 다시 진료기록을 정리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그때였다.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수혁아, 이 심리상담사 진짜 괜찮은 사람 맞지?”“용성 처음 와봤는데 진료 끝나면 나랑 같이 좀 돌아보자.”문틈 사이로 새어 여성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시연이 진료기록서를 하도 꽉 움켜쥔 탓에 ‘사각’하며 한순간 종이에 베이는 소리가 났다.하지만 이를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진수혁과 심하은, 그 목소리는 죽었다 깨어나도 잊을 수 없었다.강시연은 급히 핸드폰을 들어 조수에게 두 사람을 다른 상담실로 안내하라고 하려 했다.그러나 이미 늦은 뒤였다.“끼익...”문손잡이가 돌아가더니 문이 활짝 열렸다.“강 선생님, 이분들이 강성에서 올라온 부자 손님이에요.”곧이어 조수가 진수혁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소개했다.“이분이 저희 상담소 원장, 강시연 선생님이세요.”두 사람의 시선이 딱 맞닿았다.순간 공기조차 얼어붙은 듯한 정적이 흘렀다.눈동자가 살짝 흔들리더니 진수혁은 책상 너머 앉아 있는 여인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오래도록 가슴에 묻고 살았던, 지독하게 그리운 얼굴을 한 사람이 눈앞에 있었다.“시연아...”진수혁은 감정이 북받쳐 올라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다급히 다가갔다.지금 당장이라도 그녀를 안고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싶었다.두 번 다시는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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