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돌이킬 수 없는 / Kabanata 41 - Kabanata 50

Lahat ng Kabanata ng 돌이킬 수 없는: Kabanata 41 - Kabanata 50

100 Kabanata

제41화

‘강성에서 온 부자 손님?’강시연의 뇌리에 즉시 두 사람의 얼굴이 스쳐 갔다.하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설마... 그렇게 우연일 리가 없지. 게다가 그 두 사람은 겉보기에는 심리상담이 필요할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잖아.’잠시 생각을 정리한 강시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도착하면 바로 안내해 주세요.”그리고 그녀는 한정훈을 향해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죄송해요, 정훈 씨. 조금만 기다려 주셔야 할 것 같아요.”한정훈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이제 시연 씨가 저보다 더 바쁘네요.”장난스레 한마디 던진 그는 옆방 휴게실로 들어갔다.강시연은 다시 진료기록을 정리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그때였다.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수혁아, 이 심리상담사 진짜 괜찮은 사람 맞지?”“용성 처음 와봤는데 진료 끝나면 나랑 같이 좀 돌아보자.”문틈 사이로 새어 여성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시연이 진료기록서를 하도 꽉 움켜쥔 탓에 ‘사각’하며 한순간 종이에 베이는 소리가 났다.하지만 이를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진수혁과 심하은, 그 목소리는 죽었다 깨어나도 잊을 수 없었다.강시연은 급히 핸드폰을 들어 조수에게 두 사람을 다른 상담실로 안내하라고 하려 했다.그러나 이미 늦은 뒤였다.“끼익...”문손잡이가 돌아가더니 문이 활짝 열렸다.“강 선생님, 이분들이 강성에서 올라온 부자 손님이에요.”곧이어 조수가 진수혁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소개했다.“이분이 저희 상담소 원장, 강시연 선생님이세요.”두 사람의 시선이 딱 맞닿았다.순간 공기조차 얼어붙은 듯한 정적이 흘렀다.눈동자가 살짝 흔들리더니 진수혁은 책상 너머 앉아 있는 여인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오래도록 가슴에 묻고 살았던, 지독하게 그리운 얼굴을 한 사람이 눈앞에 있었다.“시연아...”진수혁은 감정이 북받쳐 올라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다급히 다가갔다.지금 당장이라도 그녀를 안고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싶었다.두 번 다시는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다.
Magbasa pa

제42화

“진료받으러 온 환자일 뿐이에요.”강시연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들어 진수혁을 바라봤다.맑고 단단한 눈빛에는 어떤 흔들림도 없었다.마치 두 사람 사이에는 그저 의사와 환자라는 아무런 사적인 관계도 없다는 듯한 눈빛이었다.눈빛이 서서히 어두워지며 진수혁은 옆에 떨어진 주먹을 꾹 움켜쥐었다.‘왜 우리 관계를 부정하는 거지? 혹시 이 남자 때문인가?’순식간에 사무실 안은 숨 막히는 정적에 휩싸였다.그때, 강시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환자는 누구세요?”그제야 심하은이 반응했다.눈을 굴리던 그녀는 재빨리 두 발 앞으로 나섰다.“저요.”심하은은 진수혁과 강시연이 다시 가까워질까 봐 누구보다 두려웠다.그래서 먼저 나서서 상담 대상이라고 한 것이었다.“시연 씨, 오랜만이에요. 용성까지 와서 심리상담소를 차리다니... 예전에는 이런 능력이 있는 줄 몰랐는데요?”말은 웃으며 했지만 시작부터 그녀의 말투는 강시연의 전문성을 은근히 깎아내렸다.강시연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증상부터 말씀하세요.”심하은은 민망한 듯 웃으며 말했다.“크게 아픈 건 아니고요, 그냥 요즘... 밤에 잠이 잘 안 와서요.”강시연은 평소처럼 원칙대로 차별 없이 기록을 시작했다.하지만 곧 그녀는 느낄 수 있었다.심하은은 진심으로 상담을 받으러 온 게 아니라는 것을.심하은의 시선은 내내 옆에 있는 진수혁을 힐끔힐끔 훔쳐보고 있었고 답변도 앞뒤가 맞지 않았다.“탁.”결국 강시연은 펜을 책상 위에 세차게 내려놓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문을 가리켰다.“나가세요. 이번 진료 안 받겠습니다.”그러자 표정이 굳더니 심하은은 곧장 진수혁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억울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수혁아... 난 일부러 시연 씨 화나게 하려고 그런 게 아니야. 한마디만 좀 해줘...”강시연의 시선이 더더욱 차가워졌다.이런 식의 말장난, 책임 회피, 억울한 척은 과거에 수없이 들었던 패턴이었다.하지만 이제 그녀는 그 시절의 무기력하고 참고만 하던 강시연이 아니
Magbasa pa

제43화

진수혁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두 사람은 앞뒤로 차에 올라타더니 순식간에 멀어져갔다.그때, 심하은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수혁아, 날도 다 저물었는데 저 둘이 어딜 가는 걸까? 남녀 단둘이서 말이야.”그 말을 듣자 진수혁의 얼굴은 더욱더 어두워졌다.그는 곧장 앞으로 걸어 나가 택시 한 대를 세웠다.심하은과 진도현도 곧바로 뒤따라 택시에 올라탔다.“기사님, 앞에 가는 흰색 포르쉐 따라가 주세요. 요금은 두 배 드릴게요.”진수혁은 냉랭하게 말했다.운전기사는 그 말을 듣자마자 신이 난 듯 액셀을 밟고 달려나갔다.잠시 후.용성의 한 레스토랑 입구.뒤에서 따라붙은 이들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채 강시연과 한정훈은 함께 안으로 들어섰다.한민주는 이미 먼저 도착해 룸에 앉아 있었다.음식도 다 시켜놓은 상태였다.두 사람을 보자 그녀는 반갑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드디어 왔네. 나 진짜 배고파 죽는 줄 알았어.”얼마 지나지 않아 진수혁 일행도 레스토랑에 도착했다.룸 안은 방음이 아주 잘 되어 있었다.한껏 어두운 눈빛을 한 진수혁이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았다.온몸에서 느껴지는 냉기가 사람을 숨 막히게 할 정도였다.“손님 여러분, 바깥에 자리가 있습니다.”직원이 친절하게 다가왔지만 진수혁은 고개를 저으며 룸 앞자리에 앉겠다고 버텼다.시간이 조금씩 흘러갔고 안쪽의 상황은 음식이 오갈 뿐 전혀 보이지 않았다.그러자 진수혁의 눈빛에 불안함과 초조함이 스며들었다.심하은은 그런 진수혁을 곁눈질하며 못마땅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시연 씨도 참, 아무 말도 없이 그렇게 사라지더니 네가 여기저기 찾아다닌 건 생각도 안 하고... 겨우 다시 만났는데 이제는 다른 남자랑 밥이나 먹고 있고.”그녀는 일부러 짜증 섞인 말투로 덧붙였다.“나라도 화나겠어, 시연 씨는 정말...”“그만해.”하지만 진수혁이 갑자기 말을 끊었다.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에 담긴 분노는 명확했다.얼굴은 짙게 먹구름이 드리운 듯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았다.‘
Magbasa pa

제44화

진수혁은 딱 잘라 말했다.“따라온 거 아니야. 도현이 데리고 밥 먹으러 나온 거야.”그 모습을 본 심하은은 성큼 다가오더니 진수혁의 팔에 자연스럽게 팔짱을 꼈다.“맞아요, 시연 씨가 너무 예민한 거예요.”심하은은 웃음을 머금은 채 이렇게 말했다.진수혁은 온몸이 굳어졌지만 무슨 생각에서인지 그녀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강시연의 눈빛은 더욱 싸늘해졌다.“그래요? 그럼 진수혁 씨, 그쪽 여자친구 데리고 제 시야에서 좀 사라져주시겠어요?”‘분명 내가 자리를 피했는데 왜 자꾸 눈앞에서 알짱거리는 거야?’“쾅!”강시연은 다시 룸 안으로 들어가 문을 세게 닫았다.그뿐만 아니라 음식을 넣는 투명 유리창도 가방으로 가려버렸다.밖에서 들여다볼 구멍까지 완전히 차단한 것이다.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진수혁은 이내 심하은의 팔을 거칠게 뿌리쳤다.그날 저녁.한정훈이 직접 운전해 강시연과 한민주를 데려다주기로 했기에 세 사람은 금세 차를 타고 시야에서 사라졌다.진수혁은 길가에 서서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옆에 내려져 있던 손은 점점 움켜쥐어졌고 이마에는 푸른 핏줄이 떠올랐다.아무 말도 없었다.눈치를 보던 심하은은 곁에서 은근히 부추기듯 말했다.“시연 씨랑 그 남자분, 꽤 친해 보이던데. 혹시 같이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수혁아, 너무 마음 쓰지 마. 내가...”하지만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진수혁의 눈빛이 짙은 먹구름처럼 어두워지는 걸 본 심하은은 저도 모르게 입을 다물었다.“가. 혼자 있고 싶어.”진수혁은 냉정하게 말했다.심하은이 눈을 피하며 입술을 달싹였지만 다음 순간 호통이 떨어졌다.“가라고!”진수혁의 거친 고함소리였다.그 바람에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린 심하은은 입술을 꼭 깨물며 말했다.“그... 그럼 나 먼저 갈게. 두 사람... 조심해서 가.”이렇게 말하고는 비참한 뒷모습을 한 채 어둠 속으로 허둥지둥 사라졌다.진수혁은 머리를 감싸 쥐며 길가의 돌벤치에 털썩 주저앉았다.그 모습을 본 진도현이 조용히 그의 손을
Magbasa pa

제45화

세원 심리상담소.강시연은 책상 앞에 앉아 까다로운 환자들의 차트를 넘기고 있었다.“똑똑똑.”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조심스러운 얼굴의 조수가 들어왔다.“선생님, 어제 왔던 환자분이 또 오셨어요. 꼭 선생님한테 진료받고 싶다고 하시네요.”강시연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냉정하게 말했다.“안 받아요. 다른 의사 알아보라고 해요.”조수는 머뭇거리다 다시 입을 열었다.“근데 그분이 진료비를 열 배로 드리겠다고 했어요. 불면증만 좀 봐달래요.”강시연의 손이 잠시 멈췄다.‘그 사람 원래 이런 문제 없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게다가 진료비를 열 배나?’의사로서의 기본 양심이 발동한 걸까, 강시연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단, 한 가지 조건을 붙이며 말했다.“그 사람 혼자만 진료받게 해요. 심하은 씨는 얼씬도 못 하게 하고요.”“시연아, 우리는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친 거야. 일부러 데려온 게 아니야.”진수혁은 강시연을 똑바로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설명했다.하지만 강시연의 표정은 미동도 없었다.믿는다는 말도, 안 믿는다는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난 진료만 할 뿐이에요. 그쪽 사생활에는 관심 없어요. 증상 말해요.”진수혁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말을 이었다.“심한 불면증이야. 진짜 아주 오랫동안 편히 잔 적이 없어.”강시연은 눈살을 찌푸렸다.“언제부터죠?”“네가 떠난 그 날부터.”진수혁은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강시연은 그의 깊고 어두운 눈을 마주 보다 순간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하지만 곧 마음을 다잡고 표정을 되돌렸다.“누워요. 최면 걸겠습니다.”진수혁은 무의식적으로 강시연을 신뢰하고 있었는지 조용히 진료용 침대에 누웠다.그러고는 강시연이 흔들어 보이는 시계추에 시선을 고정했다.“몸이 점점 무거워져요. 근육 하나하나가 이완되고 있어요...”강시연의 부드럽고 조용한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곧 진수혁은 깊은 최면 상태에 빠져들었다.“무엇이 두려운가요? 왜 잠을 잘 수 없는 거죠?”강시연은 과거의 경험에 따
Magbasa pa

제46화

강시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가 말하려던 찰나 날카로운 경적 소리가 말을 끊었다.“시연 씨! 민주가 또 발작한 것 같아요! 어서 가야 해요!”한정훈이 차에서 내려 다급한 얼굴로 외쳤다.그러자 강시연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눈앞의 진수혁은 더 이상 신경 쓸 겨를도 없었기에 그대로 두고 곧장 한정훈을 따라 차에 올랐다.이내 차는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진수혁은 그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이내 주먹을 꽉 쥐었다.그리고 옆에 있던 나무를 힘껏 내리쳤다.핏방울이 손등을 타고 흘러내려도 고통 따위는 느끼지 못했다.그러나 그는 잊고 있었다.과거 자신이 심하은을 위해 강시연을 수없이 외면하고 떠났던 일들을 말이다.한편, 차 안은 무겁고 적막한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강시연은 이마를 찌푸리며 물었다.“무슨 일이에요? 민주 한동안 발작 없었잖아요.”한정훈 역시 얼굴이 굳어 있었다.“나도 정확히는 몰라요. 집에서 전화가 왔는데... 민주가 옛날 물건 정리하다가 뭔가에 자극을 받았대요.”마음이 급해진 강시연은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그대로 차문을 열고 뛰어내렸다.그리고 단숨에 대문을 열고 안으로 달려갔다.“민주야!”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자 한민주가 거실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게 보였다.무릎을 껴안고 앉아 온몸을 떨고 있었고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하얬다.그 모습을 본 강시연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괜찮아, 언니 왔어.”그녀는 조심스레 다가가며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지난 1년간의 치료 덕분에 다행히 한민주는 더 이상 자해 충동은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나 또 태하 꿈꿨어. 누군가한테 죽임을 당했다고 했어...”그녀의 눈에는 두려움과 공포가 가득 차 있었다.강시연은 조용히 달래주며 그녀가 손에 꼭 쥐고 있는 낡은 사진 한 장에 시선을 돌렸다.사진 속에는 도로가에서 손을 꼭 잡고 있는 다정한 연인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강시연이 주목한 건 그 소년의 얼굴이었다.낯익었다.‘어디
Magbasa pa

제47화

예전 강씨 가문이 몰락한 것도 바로 그 약품 사고 때문이었다.사고 이후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아버지는 수사기관에 끌려가 조사를 받았다.하지만 그게 만약 전부 누군가의 계략이었다면?강시연은 양옆 손을 조용히 움켜쥐며 눈앞에 있는 한민주를 또렷이 응시했다.그녀의 입에서 나올 대답을 기다리며 말이다.한민주는 눈썹을 바짝 찌푸리며 괴로움이 서린 눈빛으로 중얼거렸다.“나... 잘 기억이 안 나.”강시연은 안타까움과 조바심을 느끼면서도 억지로 재촉하지는 않았다.대신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괜찮아, 천천히 생각해 봐.”육태하의 자살 사건은 한민주에게 너무 큰 충격이었다.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기억을 봉인해버린 것이었다.“여자의 목소리였던 것 같아...”한민주는 애써 기억을 더듬었지만 곧 머리를 감싸 쥐며 고통을 호소했다.“모르겠어... 머리가 너무 아파...”강시연은 치료를 멈추고 그녀를 조용히 안심시켰다.“괜찮아, 지금은 그냥 푹 자면 돼.”한민주는 천천히 눈을 감고 고르게 숨을 내쉬며 잠들었다.강시연은 다급한 눈빛으로 고개를 돌려 한정훈에게 물었다.“육태하에 대해 얼마나 알아요? 가족은 어디에 있어요?”그 약품 교체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게 육태하였다면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그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었다.한정훈은 복잡한 눈빛을 띤 채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누나가 하나 있었어요. 둘이 의지하며 살았었죠.”강시연의 눈에 한 줄기 희망이 번쩍였다.“그 누나는 지금 어디에 있어요?”“해외로 나갔어요.”한정훈은 낮은 목소리로, 마치 오래된 기억을 더듬듯 말했다.조금 전 피어오른 희망은 순식간에 꺼졌고 강시연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오래전 일이다 보니 진실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걸 그녀도 알고 있었다.‘조금씩, 하나씩 풀어갈 수밖에.’어느새 밤이 깊었다.한정훈은 별장 안에서 몇 시간을 머물다 한민주의 상태가 안정된 것을 확인하고서야무거운 숨을 내쉬며 밖으로 나왔다.그런데 차에 타려던 순간
Magbasa pa

제48화

진수혁의 입꼬리에 씁쓸한 미소가 걸렸다.처음에 그가 너무 심하게 굴지만 않았더라면, 강시연에게 그렇게 상처 주지만 않았더라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바로 그때,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대표님, 며칠째 외근 중이셔서 회사에 일이 많이 밀려 있습니다. 언제쯤...”유태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통화는 끊겼다.“당분간 안 돌아갈 거야.”“네?”진수혁은 단호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이번에 용성에 지사 하나 낼 생각이야. 당분간은 여기서 직접 챙길 거니까 급한 일 있으면 여기로 가져와.”그는 고개를 들어 불이 켜져 있는 2층 방을 바라보았다.‘어디 있는지 이제 알게 됐으니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다시 강성으로 데려가고 말 거야. 우리 셋은 다시 한 가족을 돌아가야 해.’더군다나 한정훈의 얼굴이 떠오르자 진수혁은 본능적으로 위기감을 느꼈다.그 남자가 강시연 근처에 다가가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다음 날 아침.강시연은 평소처럼 상담소 앞에 도착했고 조수가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강 선생님, 다 준비됐어요. 이제 선생님만 오시면 돼요!”모두 평소처럼 흰 가운을 입지 않고 편한 복장에 여행용 백팩까지 메고 있었다. 마치 캠핑이라도 가는 사람들처럼 보였다.그제야 강시연은 떠올렸다. 오늘은 병원에서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는 ‘외부 활동일’이라는 걸.심리상담사는 환자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만큼 자기감정을 정기적으로 정화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시간이 꼭 필요하다.그래서 바깥 활동이나 자연 속 캠핑 같은 일정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강시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직원들과 함께 병원에서 대여한 미니버스에 올랐다.한민주는 이미 상태가 많이 호전된 상태였지만 여전히 안색이 약간 창백했다.그러나 캠핑 간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 역시 부랴부랴 집에서 합류했다.잔잔한 바람이 불어오고 사방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맞은편에는 햇살이 반짝이는 작은 호수가 있고 그 호숫가에는 용성에서
Magbasa pa

제49화

심하은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결혼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진수혁이 원하지 않는 거였다.강시연이 떠난 뒤 1년, 그 부자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다.전처럼 따뜻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딱딱하고 멀게만 느껴졌다.심하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한민주는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시연 언니는 벌써 다 잊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질척거린 건 그쪽이랑 진수혁 씨였잖아요. 그 사람이 그쪽을 좋아한다면서요? 그럼 직접 가서 말해보지 그래요?”심하은은 분노로 온몸이 떨렸고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못 했다.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하나둘 곱지 않게 꽂히기 시작했다.심하은은 얼굴빛이 하얗게 질린 채 자리를 뜨려다 문득 익숙한 실루엣이 시야에 들어오자 발을 멈췄다.그녀는 눈가에 눈물을 머금은 채 목소리를 바꿔 억지로 떨며 말했다.“시연 씨... 저랑 수혁이는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제발 그 사람 믿어주세요.”한민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황당하다는 듯 속으로 중얼거렸다.‘이 여자, 정신에 문제라도 있는 거 아냐?’바로 그때, 진수혁이 캠프장 안쪽으로 걸어 들어왔다.아침부터 상담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오늘이 쉰 날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수소문 끝에 이곳에 있다는 걸 알아낸 것이었다.“시연아...”그는 짙은 눈빛으로 강시연을 바라봤다.1년 만에 다시 마주한 그녀는 전보다 더 눈부시고 당당해 보였다.하지만 강시연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지도 않고 차갑게 돌아서 캠핑장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진수혁은 멍하니 그 자리에 잠시 서 있다가 이내 인상을 찌푸리며 따라가려 발을 내디뎠다.“잠깐! 거기까지예요.”한민주가 그의 앞을 막아서며 양손을 허리에 얹고 외쳤다.“시연 언니는 그쪽 보고 싶어 하지 않아요. 당장 돌아가요.”진수혁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예전의 그는 늘 사람들이 모셔주던 존재였지 이렇게 대놓고 쫓겨난 적은 없었다.“시연아.”그는 다시 한번 그녀를 불렀다.하지만 강시연은 고개조차 들지 않고 철저히 그를 외면했다.진수혁의 눈빛이
Magbasa pa

제50화

강시연은 순간 멈칫했다.머릿속에 한정훈의 얼굴이 스쳐 지나가더니 이내 조용히 입을 열었다.“그분은... 좋은 사람이야. 다만 지금은 연애할 마음이 없어.”한민주는 강시연이 걸어온 시간들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언니가 행복하면 그걸로 됐어요. 그 진수혁은 정말 좋은 사람 아니에요. 제발 다시는 마음 약해지지 마요.”강시연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지금의 삶은 확실히 예전보다 훨씬 충실했다.그래서 절대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었다.같은 시각, 호텔 방.진도현은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손가락을 하나하나 꼽으며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겨우겨우 엄마를 찾았는데 왜 엄마는 날 만나주지 않는 걸까? 아빠도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고...’혼자 이 방에 갇혀 있다 보니 정말 곰팡이가 슬 것만 같았다.그렇게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진도현은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아야... 배가 너무 아파...”진도현이 갑자기 괴로운 듯 소리를 지르자 문 앞에 있던 아주머니가 황급히 방 안으로 들어왔다.그녀는 진수혁이 따로 붙여둔 아이 돌봄 전문 도우미였다.진도현이 식은땀을 흘리며 침대 위에서 뒹구는 모습을 보자 아주머니는 다급히 말했다.“도현 군,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요. 약 사올게요!”그러나 아주머니가 나가자마자 진도현은 곧바로 몸부림을 멈췄다.이마의 물방울을 닦아내고 벌떡 일어나 신발을 신더니 냅다 방을 빼져 나갔다.“엄마, 내가 갈게요!”‘엄마가 날 안 만나주면 내가 직접 가서 만나면 돼!’진도현은 굳은 결심으로 뛰쳐나왔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냉정했다.돈도 없고 상담소가 어디에 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길거리를 헤매다 보니 어느새 해는 뉘엿뉘엿 저물고 강시연은커녕 사람 하나 아는 이 없이 허기지고 지친 몸만 남았다.배는 고프고, 발도 아프고 결국 진도현의 눈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그리고 이내 ‘와왕’ 하고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그 무렵, 강시연과 직원들은 캠핑을 마치고 병원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그녀
Magbasa pa
PREV
1
...
34567
...
10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