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 씨, 집까지 바래다드릴게요.”낮고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강시연은 주저 없이 한정훈에게 다가가 연회장을 나섰다.진수혁은 그 자리에 남아 얼굴이 굳어졌다.그 모습을 본 심하은은 기쁜 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수혁아, 바람이 많이 부니 택시 잡기 힘들 것 같아...”진수혁은 그녀를 흘끗 본 후 차분하게 말했다.“유태오에게 부탁해서 데려다주라고 할게.”그리고 그는 심하은을 남겨둔 채 서둘러 떠났다.한편 차 안에서는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한정훈은 강시연을 바라보며 그녀의 근심 어린 표정을 보고 물었다.“어떻게 됐어요? 주이정 씨를 만나지 못했나요?”“만났어요.” 강시연은 말을 망설이다가 천천히 말했다.“한정훈 씨, 예전에 주이정 씨와 사귀셨던 적 있으세요?”한정훈의 손길이 멈칫했고 그의 목소리는 약간 긴장한 듯했다.“네. 주이정 씨는 저의 첫사랑이었지만 이미 지난 일이에요.”강시연은 진실을 밝히고 싶어 입술을 깨물었다.“주이정 씨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잠시 후 한정훈이 천천히 대답했다.“계산적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에요.”강시연은 입을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왜요? 놀랐어요?”한정훈은 깊은 눈빛으로 진지하게 말했다.“주이정 씨는 위장을 잘했고 나중에야 이상함을 알아챘죠. 그런데 헤어지자는 말도 하기 전에 주이정 씨는 해외로 떠났어요.”강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한정훈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주이정 씨가 해외로 떠난 후 우리는 연락이 끊겼어요. 주이정 씨가 며칠 전 문자를 보냈지만 저는 답장을 하지 않았어요. 제 휴대전화를 보여드릴게요.”강시연은 잠시 놀란 후 미소를 지었다."한정훈 씨, 그럴 필요 없어요. 우리는 가짜 커플일 뿐이잖아요. 괜찮아요."그녀의 말이 끝나자 차 안의 공기가 싸늘하게 식어 버렸다.강시연은 코를 만지며 한정훈이 화가 난 건 아닌지 아니면 자신의 착각인지 혼란스러워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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