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시녀의 생존수칙: Bab 231 - Bab 240

242 Bab

제231화

수희가 말하는 상대는 사실 손기욱의 사람들이었다.연경이 양옥경의 일을 그녀의 오라비들에게 최대한 빨리 알리고 싶다고 해서 손기욱이 도와준 거였다.서주행의 의술은 경성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지만 양 부인은 그의 황당한 사생활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저었다.“유부녀와 밀회를 가졌다는 그 의원 말이니? 그 사람은 안 된다. 괜히 옥경이의 명성만 더럽힐 수 있어.”“목숨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게 중한가요?”수희의 말에 양 부인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리하여 양 부인이 직접 백초당으로 찾아가기로 했다.서주행은 명성도 명성이지만 워낙 성격이 괴팍하기로 소문나서 아무나 진료를 봐주는 사람도 아니었다.그러나 찾아가서 사정을 얘기했더니 서주행은 두말없이 약상자를 챙기고 양 부인을 따라나섰다. 양 부인은 그가 소문처럼 경박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저택에 도착한 서주행은 간단한 경과를 듣고 침술을 시전했다. 양옥경의 가족들은 마지막 기대를 걸어보고자 하는 마음에 옆에서 그를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았다.그렇게 두 시진이 지나 양옥경이 힘겹게 부르는 소리가 양 부인의 귓가에 들려왔다.“어머니….”“옥경아! 드디어 깨어났구나!”양 부인은 딸의 손을 꽉 잡고 오열했다.둘째 며느리 수희도 눈물을 훔치며 서주행에게 재삼 감사를 표한 후에 친히 그를 배웅했다.저택을 나온 서주행은 바로 백초당으로 돌아가지 않고 무안 후작가에 들렀다.태복은 그를 죽원의 취옥헌으로 모셨고 그가 왔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연경은 친히 간식을 만들어서 그를 찾아갔다.서주행은 그녀를 보자마자 양옥경의 상태를 말해주었다.“깨어날 수 있는 것만으로 기적이었어. 앞으로 잘 요양하기만 한다면 아무 문제없을 거다. 그런데 왜 굳이 그 여인을 도와주라고 한 거지?”양옥경이 죽는다면 양씨 가문은 분명 이 일을 추궁할 것이고 처를 살해한 죄는 감옥행이었다. 비록 실수였다고 하더라도 송선준은 세자로 복귀할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했다.그러나 양옥경이 살아남는다면 그에 따른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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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그는 결국 이 모든 건 자신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고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역시 내가 사람을 잘못보지 않았어. 오라비를 생각해 주는 건 우리 동생밖에 없구나.”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갑옷을 입은 손기욱이 안으로 들어왔다.“누가 누굴 생각해 준다는 거지?”“나으리, 오늘은 일찍 돌아오셨네요?”연경은 다가가서 그의 옷을 받아주려다가 뒤에 따라오는 익숙한 인영을 보았다.송육진이 절뚝거리며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연경은 마치 모르는 사람인양, 담담한 눈빛으로 그를 힐끗 바라보았고 송육진도 굳이 아는 척하지 않았다.손기욱과 서주행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는 미소를 지었다.도화마을로 떠난 치풍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지만 손기욱은 연경과 닮은 송육진을 알아보았다. 비슷한 얼굴을 한 두 사람이 같이 서 있으니 남매가 아니라고 해도 믿을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이 아이는 경양백부의 막내아들인데 길 가다 내 말에 스쳐서 넘어졌더라고. 다친 곳은 없는지 자네가 좀 봐주게.”손기욱이 담담히 말했다.송선준은 인간도 아닌 놈이니 그는 송육진의 품성은 어떤지 궁금했다.말에 스쳐서 넘어졌다는 말에 연경은 걱정스러운 눈길로 송육진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먼지만 조금 묻었을 뿐, 핏자국이 보이지 않자,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사실은 송육진이 길을 가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졌을 뿐이고 말에 스친 적도 없었다. 그는 무안 후작이 왜 굳이 자신을 집까지 끌고 왔는지 알 수 없었다.서주행이 물었다.“절뚝거리며 들어오던데 설마 말에 차여서 다리가 부러진 건가?”송육진은 다급히 손사래를 쳤다.“제 다리 부상은 나으리와 무관합니다….”“지금이야 그렇게 말해도 나중에 무슨 말을 할지 우리가 어떻게 알아? 오라버니, 치료할 수 있으면 치료해 주세요.”송육진은 그 말을 듣고 괜히 얼굴이 화끈거렸다. 소년은 정직하고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러나 누님이 이 참에 다리를 치료해 주려고 그런다는 건 알고 있기에 아니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손기욱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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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마비산은 송육진에게 큰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부러진 뼈를 다시 잇는 과정에서 아이의 얼굴은 하얗게 질리고 거의 기절하기 직전까지 갔다.손기욱은 다가와 연경의 눈을 가리고 품에 끌어안았다.보이지는 않더라도 동생의 고통스러운 신음이 들려오자 연경은 저도 모르게 온몸이 떨렸다. 자신이 다쳤을 때보다 그녀는 지금이 더 고통스러웠다.손기욱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안고 옆방으로 향했다.“피곤하구나.”송육진은 몰래 연경을 바라보고 있다가 손기욱이 그녀를 안아서 데리고 나가자 표정이 싸늘해졌다. 두 사람이 밖으로 나갔을 때쯤에 서주행의 치료도 끝이 났다.그는 흐뭇한 표정으로 소년에게 말했다.“어린 나이에 꽤나 참을성이 있구나.”송육진은 아픔을 참으며 자리에서 일어서 서주행에게 감사를 표했다.“치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료비는 얼마나 드리면 되나요?”“후작의 말에 의해 다친 것이니 진료비는 후작 나으리께서 부담하실 거다.”“아닙니다. 나으리께선 선한 분이라 저를 집까지 데려와 치료를 받게 해주셨는데 제가 염치없이 진료비까지 그분께 부담하게 하면 안 되죠.”서주행은 약상자를 정리하며 소년에게 눈을 부라렸다.“나이도 어린 것이 왜 그리 고지식해? 영감님들 흉내내지 말고 융통성을 가져. 넌 어째 연경이보다 둔한 것 같네.”송육진은 수치심에 얼굴을 붉혔다.그가 알아본 바, 서주행의 평판은 엉망이었다. 유부녀와 밀회를 즐기다 다리가 부러진 사건은 경성에서 모두가 아는 비밀이었다. 그 때문에 연경이 이런 사람에게 신세를 지는 게 싫어서 백초당을 찾아가지 않은 거였다.다른 약방을 찾아갔지만 다들 부러진 뼈를 다시 이은 후에 요양이 필요하다고 해서 적절한 시기를 기다렸다가 치료하기로 했다.그렇게 미루다가 오늘까지 온 것이었다.그러나 서주행의 올곧은 눈빛과 뛰어난 의술 실력에 점잖은 언행은 송육진이 예상했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서주행이 물었다.“왜 대답이 없어?”“전에 소문만 듣고 의원님을 오해한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그럼 앞으로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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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반면 손기욱은 당당하게 서주행에게 눈을 부라렸다.“너무 걱정해서 떨고 있길래 주의를 분산시키려 했을 뿐이야. 그래서 그 녀석은 어찌 되었어?”서주행은 대놓고 코웃음 쳤다.한편 옆방으로 건너간 연경은 다리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는 송육진을 보고 안쓰러운 얼굴로 말했다.“돌아가서 요양 중에는 절대 사고가 없어야 하니 조심하라고 어머니께 전하렴. 너도 눈치 있게 굴어. 나으리께서 네 다리를 책임지신다 했으니 만약 마님이 또 널 곤란하게 하면 나으리 얘기를 꺼내면 돼. 내 나으리와 상의해서 매일은 몰라도 며칠에 한번씩은 그쪽으로 사람을 보낼….”“누님, 걱정 마세요. 서 의원님 말씀이 맞아요. 곤경에 처한 상황에서 자존심만 세울 수는 없는 법이죠. 앞으로는 누님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융통성 있게 처신할게요.”송육진은 그제야 연경을 똑바로 마주보았다. 며칠 전에 왔을 때보다 안색이 더 생기가 넘치는 것을 보고 그는 그제야 시름이 놓였다.연경이 물었다.“집안에서 세자의 자리를 노리는 사람이 더 있어?”송육진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큰 형님이 사고를 친 이후로 마님께선 늘 기분이 좋지 못하세요. 연준 형님이 근래 자신은 곧 세자가 될 거라면서 어깨에 힘주고 다니셨는데 만 이랑이 듣고 대놓고 연준 형님을 비웃었다고 하네요.”만 이랑은 다섯째인 송창준의 생모였다. 그들도 세자의 자리를 노리는 게 분명했다.연경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도마뱀이 살기 위하여 꼬리자르기를 한다는 얘기 들어봤지? 가서 어머니에게 경양백에게 이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주라고 전하렴.”“누님, 세자 지위를 박탈당한지 얼마되지도 않았고 백부는 빠른 시일 내에 세자를 정할 생각이 없어 보여요. 저는 조용히 숨죽이며 지내야 할까요? 아니면 기회를 봐서 아버지께 잘 보여야 할까요?”연경은 어쩌면 전생에 송육진이 일부러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다가 송지운의 미움을 사고 다리가 부러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가슴이 철렁하여 연신 고개를 저었다.“양씨 가문은 절대 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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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손기욱은 곧장 향낭으로 손을 뻗었고 송육진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치다가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연경은 다급히 다가가서 그를 부축하고는 바로 손을 놓았다.송육진은 괜히 누님에게 또 민폐를 끼쳤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소년은 고개를 저으며 손기욱에게 말했다.“송구합니다, 나으리. 이건 소중한 가족에게서 받은 거라 드릴 수 없습니다.”손기욱은 유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욕심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내가 왜 이러는 거지?’그러면서도 정작 겉으로는 소년을 구슬리듯 말했다.“내 은화를 지불하겠다. 이천 냥에 이걸 살 테니 돌아가서 네 가족에게 하나 더 만들어달라고 하면 되지 않느냐.”그러나 송육진은 결연히 거절했다.“나으리, 이건 천금을 주어도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이 향낭이 그리 마음에 드시면 나중에 제가 몇 개 저택으로 보내드리겠나이다.”손기욱은 말없이 향낭을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그 역시도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시선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서주행은 한심한 얼굴로 그의 옆구리를 쳤다.“사람이 어째 이리 뻔뻔할까? 이제는 어린애의 물건까지 빼앗으려고 하다니. 태복아, 어서 이 아이를 바깥까지 배웅하거라.”송육진은 향낭을 손에 꽉 쥔 채로 도망치듯 방을 나갔다. 손기욱은 불만스러운 눈길로 연경을 바라보며 물었다.“소중한 가족이라?”연경은 비록 그가 서주행에게서 악몽 얘기를 들었을 것을 알지만, 직접 해명을 한 적이 없으니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다.“제가 다 설명드릴 테니 일단 서 의원님과 식사부터 하시지요.”연경이 나가자마자 서주행은 한심하다는 듯이 친우를 흘겼다.“처남 되는 사람인데, 어찌 어린애의 물건까지 빼앗으려 하는가?”일반적으로 정실의 남동생을 처남이라고 하고 첩실의 형제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호칭이지만 손기욱은 딱히 불쾌감이 느껴지지 않았다.“내가 언제 빼앗았다고?”“강씨 어멈이 돌아와서 자네의 이런 모습을 보면 우리 연경이만 고생할 거란 말일세!”“우리 연경이가 배움을 좋아해서 가계를 배우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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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시종들과 함께 음식을 내오던 연경도 그 말을 듣고 잠깐 걸음을 멈추었다.“하, 기다려주지 않는 사람을 왜 계속 마음에 두고 있어야 하지?”손기욱은 말을 하다 말고 문밖에 다가온 그림자를 보고 다급히 말을 돌렸다.“식사 준비는 아직이냐?”연경은 웃으면서 안으로 들어왔다.“오래 기다리게 해드렸네요.”서주행도 괜히 미안한 얼굴로 연경을 보았다가 그녀가 전혀 내색이 없으니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반면 손기욱은 그녀가 너무 아무렇지도 않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어느새 술잔이 수차례 오가고 결국 서주행은 매화당의 객방에서 묵게 되었다. 손기욱은 멀쩡히 걷다가 연경을 보니 갑자기 취기가 올라왔다.그는 제 자리에 서서 비틀거리며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연경은 그 모습을 보고 달려가서 그를 부축하며 시종을 불렀다.“여봐라, 나으리를 침소까지 모시거라.”그녀는 몸집이 건장한 사내의 무게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그러나 태복이 시종을 불러오자마자 손기욱의 싸늘한 눈총이 쏟아졌다. 태복은 하는 수없이 시종들을 다시 물렸다.손기욱은 연경의 손을 잡고 걸으며 그녀에게 물었다.“내게 묻고 싶은 게 없느냐?”만약 그녀가 질투 어린 말투로 묻는다면 다 말해줄 수 있었다.연경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강씨 어멈이 어떤 분이고 뭘 좋아하는지 알려줄 수 있나요? 나중에 그분을 대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은요?”손기욱은 한참을 말이 없었다.연경은 그가 걸음을 멈추자 고개를 들고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나으리?”손기욱이 일을 갈며 말했다.“내가 최근에 기분이 안 좋은 것을 정녕 몰랐느냐?”연경은 당혹스러운 얼굴로 눈만 깜빡일 뿐이었다.그동안 그녀는 몸이 불편하단 이유로 매향원에서 잠을 잤다. 그러나 손기욱이 돌아오면 늘 그의 식사를 챙겨주었고 딱히 기분이 안 좋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만약 기분이 안 좋았더라면 송육진을 굳이 데려와 다리를 치료해 주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예전에 그녀를 의심하면서도 지켜준 사람이니 그를 일반 사람들과 비교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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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연경은 순간 속에 치밀었던 불만이 눈 녹듯 사라졌다.“소첩의 마음 속엔 나으리 한 명뿐입니다. 이렇게 풍채 좋으시고 현명하신 분이 제게 잘해주기까지 하시는데 제가 어찌 딴눈을 팔겠어요? 소첩, 앞으로 성심을 다해 나으리를 보필할 것입니다.”손기욱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을 틀어막으며 불만스럽게 물었다.“그럼 앞으로 향낭은 날 위해서만 만들거라.”연경은 송육진이 하고 있던 향낭을 떠올리고 해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소첩, 감히 나으리께 말씀드리지 못한 게 있습니다. 어쩌면 송육진이 제 남동생일 수도 있어요….”둘은 함께 걸으며 매화당에 도착할 때까지 이야기를 나눴다.손기욱은 침상에 누운 후 뭔가 이상함을 느끼며 연경을 바라보았다. 연경은 분주히 돌아치며 그를 위한 숙취 해소탕을 끓이게 하고 목욕물을 준비했다. 그는 갑자기 자신이 했던 말이 떠올라 입을 열었다.“왜 날 달래주지 않는 거지?”연경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손기욱을 보고 오늘 아침에 노부인이 했던 말을 그에게 들려주었다.“도련님이 과거시험을 치르기까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노부인께서는 3일 후에 연회를 베풀고 장원 술상을 차린다 하더군요. 노부인께는 강씨 어멈이 오고 계신다는 얘기는 하셨습니까?”손기욱은 불만스럽게 연경에게 물었다.“이게 네가 사람을 달래주는 방식이더냐?”그는 연경이 자신에게 소홀한 것 같아서 기분이 상했다. 연경은 손수건으로 그의 얼굴을 닦아주다가 살포시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잠시 닿았다가 떨어진 짧은 입맞춤에 만족할 손기욱이 아니었다. 뭐라고 불만을 말하려는데 연경이 다가와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제가 나으리를 위해 직접 지은 옷이 다 완성되었는데 몸에 맞는지 입어 보시렵니까?”잠시 후, 서란이 새 옷을 들고 안으로 들어오더니 물건만 내려놓고 조용히 물러갔다.“나으리는 무공을 하시는 분이라 움직이실 때 편하라고 소매를 좀 줄였습니다.”진청색의 비단옷이 눈앞에 펼쳐지자 손기욱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역시 이 아이는 날 마음에 두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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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그러면서 정작 손기욱 본인은 연경이 손수 만들어준 얇은 봄 옷을 입었다.꽃샘 추위가 시작될 때라 지금 입기에는 다소 얇은 옷이었다.치수는 잘 맞아서 그의 건장한 체구가 더욱 돋보였고 일부러 맞춰서 연꽃 모양의 백옥관까지 머리에 쓰니 평소보다 더 늠름하게 보였다.소박한 마차가 성문 앞에서 멈추더니 강씨 어멈은 서주행의 부축을 받으며 마차에서 내렸다.손기욱은 연경의 손을 잡고 마차로 다가갔다.“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어멈.”강씨 어멈은 손기욱과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고는 퉁명스럽게 말했다.“나으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멋을 부렸습니까?”옆에 있던 서주행이 웃음을 터뜨렸고 연경도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어멈에게 인사를 올렸다.“소첩, 처음 뵙겠습니다. 어멈.”강씨 어멈은 고개를 돌리고 꽃처럼 어여쁜 소녀를 잠깐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기욱에게 말했다.“몇 년 안 본 사이에 따님이 이렇게 컸습니까? 분명 양자만 들였다고 들었습니다만?”손기욱이 부루퉁하게 대꾸했다.“어멈, 연세가 드셔서 시력도 떨어지고 가는 귀도 먹은 겁니까? 소첩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연경은 놀라서 손기욱을 바라보았다.다른 사람에게 퉁명스럽게 굴 땐 그러려니 했는데 자신을 키워준 유모에게까지 그럴 줄이야.연경의 시선을 느낀 손기욱도 그녀에게 시선을 주었다. 그는 일부러 곤란해하는 그녀의 얼굴 가까이로 귀를 가져가며 물었다.“나한테 할 말이라도 있느냐?”연경은 난처한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고 강씨 어멈은 놀란 눈으로 손기욱을 바라보았다.손기욱의 고집을 아는 연경은 하는 수없이 강씨 어멈이 보는 앞에서 작은 소리로 그에게 말했다.“나으리, 유모에게 너무 무례하신 것 아닌가요?”손기욱이 욕을 먹을까 걱정하는 건 아니었다. 강씨 어멈은 그와 가장 가까운 사람 중 한 명이니 그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녀는 혹여 어멈이 그의 무례함을 자신의 탓으로 생각할까 봐 걱정이었다.손기욱은 정중하게 강씨 어멈에게 말했다.“연경이가 제게 무례하다고 잔소리하는군요.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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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연경은 아직 잘 알지도 못하는 강씨 어멈에게 말대답을 하고 싶지 않았다.머리가 새하얀 것으로 보아 강씨 어멈은 노부인, 노후작보다도 연세가 많아 보였다. 이분이 무안 후작부를 떠날 시에 노후작과 노부인도 이분을 웃어른처럼 공경했다는 얘기도 들은 적 있었다.아직 적인지 아군인지 모르는 상황이니 연경은 굳이 불쾌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공손히 답했다.“소첩은 평소 외출할 일이 그리 많지 않아 나으리께 따로 마차를 구비해 달라 요구한 적은 없답니다. 오늘 어멈 덕분에 두 번째로 타보는 거예요.”강씨 어멈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답했다.“알겠네. 나는 피곤하니 눈을 좀 붙여야겠군.”연경은 서란을 시켜 보따리에 싸온 방석을 꺼내게 했다.“어멈, 이걸 등에 받치고 주무시면 편하실 거예요.”강씨 어멈은 허리 굴곡에 맞추어 굴곡진 방석을 내려다보았다. 등 뒤에 대고 있으니 허리를 잘 받쳐줘서 쉬기에 안성맞춤이었다.어멈은 이 나이에 오랜 시간 마차를 타고 오다 보니 요통을 느꼈던 참이라 기분이 좋아졌다.“이건 얼마나 하는가? 공짜로 받을 수는 없네.”“값진 것은 아니니 편히 사용하세요, 어멈.”옆에 있던 서란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어멈, 이건 저희 이랑께서 어멈이 멀리서 오신다는 얘기를 듣고 며칠 밤을 새워 만든 것이랍니다.”물론 연경의 언질이 있었기에 끼어든 거였다.그녀는 강씨 어멈의 성격을 파악하기 전에는 어떻게든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강씨 어멈은 근엄한 얼굴로 서란을 바라보며 말했다.“웃어른들 말씀하시는데 끼어드는 것은 매우 무례한 처사이다. 평소에 네 주인과 어떻게 지내든 상관없지만 안 좋은 습관이 들면 분수를 모르고 행동하게 되는 법. 시종의 처사에 따라 주인의 체면이 사는 법이니 밖에서 네가 무례한 행동을 하면 네 주인만 곤란해지는 법이야.”싸늘한 훈계에 서란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소인, 명심하겠습니다.”연경은 강씨 어멈에게 속셈을 들키자 다급히 나서서 해명했다.“제가 평소에 잘 가르치지 못한 탓입니다. 피곤하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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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영문을 모르는 두 사람은 예의 바르게 다가가서 강씨 어멈을 맞이했다.강씨 어멈은 조용히 두 사람을 관찰하고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어멈은 6년 전에 후작부를 떠났기에 노후작 부부가 양자로 데려온 손유민과는 이번이 첫만남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손유민과 송지운 둘 다 나쁘지 않아 보였다.강씨 어멈은 노부인과 큰댁, 둘째네 부부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돌아온 건 싸늘한 응답뿐이었다. 강씨 어멈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손유민에게 말했다.“도련님께서 이번에 과거시험을 보신다 들었습니다. 작은 마님도 회임하셨다고 하니 참으로 경사가 아닐 수 없네요. 이건 제가 준비한 선물이니 받으시고 과거시험 잘 보시고 순조로운 출산 바랍니다.”송지운은 미리 강씨 어멈에 대해 알아보았기에 노후작의 어머니인 태군께서 돌아가시며 적지 않은 유산을 물려주고 가셨고 또 궁에서 여관으로 일하며 많은 포상을 받은 것을 알고 있었다.그런 사람이 건넨 선물이니 분명 귀한 선물일 거라 생각했다.강씨 어멈과 함께 내려온 시종은 두 명, 한명은 나이 서른 된 연상이고 또 한명은 열여섯 정도 돼 보이는 아진이었다.강씨 어멈이 아진을 부르자 곳곳에서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유모라고 해도 하인인데 뭔 시녀를 따로 두고 있어?”“참 희한하기도 하네.”손기욱은 싸늘한 눈길로 큰댁과 둘째네 사람들을 노려보았다. 섬뜩한 시선이 느껴지자 여인들은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상자가 열리자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이쪽으로 쏠렸다.상자 하나에는 먹음직한 찰떡이 들어 있었고 다른 하나는 갓난아기의 모양이 수놓인 작은 비단이 들어 있었다.비웃음 소리가 다시 대청에 울렸다.손유민 부부도 굳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송지운은 회임한 이후로 더 예민해진 상태였기에 너무 값싸 보이는 선물을 보고 입가에서 순식간에 미소가 사라졌다.손유민은 그나마 온화한 모습을 유지하며 시종을 시켜 상자를 받게 하고 강씨 어멈에게 감사인사까지 했다.연경은 잠시 고민하다가 아민에게 말했다.“태복님을 시켜 금수원을 감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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