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연은 가슴 터질 듯한 숨을 몰아쉬며 서서히 굽은 허리를 곧추세웠다.그녀는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신호음이 가고 연결되자마자 수화기 너머로 아버지의 거칠고 원망 섞인 고함이 들이쳤다.“왜 또 전화질이야! 육씨 가문에 사정이라도 해본 거야? 미연아, 헛수고하지 말고 제발 얌전히 이혼 도장부터 찍어...”송미연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의 눈동자에는 더 이상 단 한 방울의 눈물도 고여 있지 않았고 입을 열어 흘려보낸 목소리는 더는 울먹이지도, 갈라지지도 않았다.“아빠, 내 말 똑바로 들으세요. 송씨 가문이 안고 있는 리스크, 내가 전부 청산할 수 있어요. 부채 상환, 자금 회전, 바이어 확보까지 모든 구멍을 내가 직접 메울 수 있다고요.”전화기 너머가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자신의 귀를 믿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다.“대신 조건이 있어요.”송미연의 목소리 톤이 조금 더 높아졌다.“문제가 해결되는 즉시, 송씨 가문 총자산의 정확히 절반을 내 명의로 넘기세요. 경영권 역시 내가 회수할 겁니다. 앞으로 모든 기업 의사결정은 내 손을 거쳐야 해요. 이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송씨 가문은 살려주겠지만, 싫다면 뭐, 이대로 망하는 겁니다.”그녀는 말을 잠시 멈췄다. 어조는 차분했으나 어딘가 단호한 구석이 있었다.“어쨌든 송씨 가문이 잘되든 말든, 내겐 애초부터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었어요.”말을 끝마친 그녀는 상대방이 반응하기도 전에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단번에 끝낸 거침없는 몸짓이었다.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마치 천 근의 무게를 내려놓은 듯, 혹은 마침내 스스로의 인생을 되찾은 듯한 얼굴이었다.주민혁은 그녀를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잘하셨어요.”그는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국내 재무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조는 간결하고 단호했다.“자금을 준비해 줘. 규모는 현재 송씨 가문의 자금 부족분으로 계산해서 지정된 계좌로 바로 입금하도록 해. 반나절 안에 반드시 송금이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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