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후는 억울한 얼굴로 눈을 내리깔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작은 손은 꼭 쥐어진 채 주먹이 되었다.“오늘... 우리 엄마, 연회장에 오긴 하겠죠?”아이가 조심스레 물었다.“오늘 전화했는데... 엄마가 안 받았어요.”그 물음은 주민혁에게 향한 것이었다.하지만 주민혁은 끝까지 아무런 변화도 없는 얼굴을 한 채 말없이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시켰다.아빠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주시후도 감히 더는 묻지 못했다.예전의 주민혁은 주시후를 누구보다 아끼고 예뻐해 줬었는데 최수빈이 떠나간 뒤부터는 점점 더 엄격해졌다.그래서 이제는 엄마와 같이 있을 때만이 마음이 놓이고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최수빈은 그들 사이의 분위기를 지켜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주민혁은 엄격한 아빠고 주시후는 때때로 말을 가리지 않았는데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언젠가는 말 한마디로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는 법이었다....주씨 가문의 도련님과 아가씨를 위한 입학 축하연, 연회장에는 이름난 가문들의 사람들이 친분을 쌓기 위해 대거 모여들었다.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전 아홉 시를 넘긴 시각이었다.차에서 내리자마자 주시후는 배가 고프다며 최수빈에게 밥을 해달라고 졸랐다.바로 그때, 진서령이 다가와 손자를 번쩍 안았다.“할머니가 맛있는 거 사줄게. 네 엄마가 해봤자 뭘 얼마나 잘하겠니.”주민혁은 주시후와 진서령을 바라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진승우가 대문 밖에서 걸어 들어왔다.“축하해, 시후야. 새 학기부터는 드디어 초등학생이네. 기분이 어때?”주시후는 할머니의 품에 안겨 고개를 살짝 치켜들더니 얼굴 가득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특별한 기분은 안 들어요. 초등학교 교과서는 다 쉽고 1학년 내용은 엄마랑 다 배운 거거든요.”공부를 가르쳐준 사람은 박하린, 그녀는 과학자였고 주시후를 영리하다고 칭찬해줬었다.나중에 분명 대단한 사람이 될 거라고도 했다.‘난 주예린 같은 멍청이랑은 달라.’...연회장에는 손님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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