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Bab 471 - Bab 480

604 Bab

제471화

원금영은 울먹이며 말했다. 눈가가 촉촉이 젖어 있었고 목소리마저 떨렸다.“내가 미안하다, 내가 놓지 못하는 건 너야. 네가 나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린다면 난 눈을 감을 수가 없을 거야.”“그럴 리 없어요, 할머니. 오래오래 사셔야죠.”원금영은 고개를 천천히 저었고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그녀 마음속에는 이미 분명한 저울이 있었고 모든 걸 꿰뚫어 보고 있었다.이미 사태는 이 정도로 번졌고 그들 역시 이혼한 상태였다.다행히 원금영의 생명 징후는 안정세를 보였다.중환자실의 면회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고 밖에는 주기훈과 진서령만이 남아 원금영의 정신 상태를 묻고 있었다.진서령은 늘 최수빈이 못마땅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였다.‘높은 자리에 있다 한들 뭐가 달라져? 그래, 대단한 사람이긴 하지.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주씨 가문의 사람은 아니야.’최수빈은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기에 온몸이 피로에 젖어 있었다.그렇게 할머니의 상태를 간단히 설명하고 나서 돌아서려는 순간 주민혁이 들어왔다. 얼굴에는 약간의 피로가 묻어 있었다.주씨 가문에서 이런 일이 터졌으니 수습할 사람이 필요했고 병원에 그가 없었다는 건 회사 일로 바삐 돌아쳤다는 의미였다.인터넷의 여론은 거의 다 정리해놨지만 그렇다고 쉽게 잠잠해질 일은 아니었다.“밥이라도 먹고 가.”주민혁이 말했다.그러나 최수빈은 그를 지나쳐 그대로 걸어 나갔다.“저게 뭐야?”진서령이 냉소적으로 웃었다.“거만하기가 하늘을 찌르네. 도대체 누굴 무시하는 거야?”병실 안에서 원금영의 모든 생체 신호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최수빈은 집으로 돌아와 씻고 그대로 침대에 몸을 던졌다.그때 전화가 울렸다. 이혜정이였다.“예린이가 많이 걱정해. 전화 한 번 해줘.”그러자 최수빈의 마음 한켠이 따뜻해졌다.“저 괜찮아요. 오늘 밤에는 예린이 집으로 보내주세요.”...입학 축하연의 파문은 작지 않았으나 최수빈은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일터로 돌아갔다.천공연구원.송미연이 물었다.“주씨 가문 어르신 쪽은 괜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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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그렇다. 이제 모든 게 그녀의 것이었다.“그때 내기 계약 맺었잖아. 이제 그 조건이 발동된 거지.”송미연이 조용히 상기시켰다.“조항 들고 가서 회사 인수해.”최수빈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그래. 원래 내 것이었으니까 반드시 되찾아와야지.’...박하린네 회사의 프로젝트는 여론의 영향으로 인해 완전히 붕괴했다.자금은 회수되지 않았고 단계별로 투입된 투자금은 모두 손실됐다.협력사들이 잇따라 투자 철회를 선언하면서 그녀는 오히려 빚만 잔뜩 떠안았는데 지금 가장 시급한 건 자금 확보였다.조윤미는 그 소식을 듣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주민혁이 아직 널 챙겨줘?”그녀가 가장 신경 쓰는 것도,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그것이었다.의자에 앉아 있는 박하린은 마치 달궈진 솥뚜껑 위의 개미처럼 불안하게 들썩였다.입학 축하연 이후, 주민혁은 단 한 통의 전화도, 한 줄의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다.이것이 그녀를 가장 불안하게 만들었다.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등을 떠미는 것처럼 그녀가 걸어온 길은 분명 평탄했는데도 이제는 끝없이 미끄러지고 있었다.“민혁 오빠가 이제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한다면 우리가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해요.퇴로를 명확히 만들어둬야 한다고요.”“지창에 유동 자금 좀 있죠? 그걸 우선 투입할 수 있을까요?”박하린은 일단 자기 쪽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그러자 조윤미가 피식 코웃음을 쳤다.“네 회사는 돈이 떨어지길 반복하고 나는 매번 채워 넣고... 지금 회사 계좌에는 남은 돈이 거의 없어. 아니면 하린이 네가 먼저 전화 좀 해봐. 민혁이가 널 찾지 않으면 네가 나서야지. 남자의 도움을 바라면 네가 먼저 애교도 좀 부리고 해. 절대 먼저 오길 기다리지 마.”박하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번 일은 단순한 위기가 아니었고 회사 문제뿐 아니라 소송까지 걸려 있었다.하승현이 이미 공개적으로 그녀의 체면을 무너뜨렸고 박하린은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본질적인 문제는 ‘표절’이라는 것을.그 오명이 벗겨지지 않는 한, 그녀의 회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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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남자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차분했고 너무나 담담했다.그는 마치 이 모든 일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최수빈에게 가서 빌어라’라는 말을 내뱉었다.박하린은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그 감정이 어디서 비롯된 건지는 모르겠으나 가슴 한쪽이 심하게 조여왔다.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선택지는 그 한 가지뿐인 듯했다.주시후의 신분은 절대 세상에 공개할 수 없었다.주씨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주시후가 친자가 아니다’라는 사실은 절대로 밝혀져선 안 됐다.박하린이 오늘 전화를 건 이유도 주민혁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지 떠보기 위해서였다.그의 대답은 명확했다.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릴 생각이 없다는 것이었다.하지만 그 담담한 말투가 오히려 박하린의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했다.“민혁 오빠...”박하린의 목소리는 거의 들릴 듯 말 듯 희미했다.“사실 나도 몰랐어. 수빈 씨가 그런 사람일 줄은... 그동안 내가 자꾸 수빈 씨더러 내 비서 하라고 했던 것도 너무 순진해 보이지 않아?”그 말은 부메랑처럼 돌아와 박하린의 뺨을 내리치고 있었다.그녀는 줄곧 최수빈을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한 여자라고 여겼다.하지만 이제야 자신과 최수빈은 애초에 출발선조차 다른, 같은 수준의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결국 자신이 깔보고 비웃던 여자의 앞에서 정작 자신이 비웃음거리가 되어버린 것이다.그 수치심은 뼈까지 사무쳤다.이내 주민혁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흘렀다.“체면이란 게 그렇게 중요한 거야?”이 말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었다.그가 묻고 싶은 건 ‘체면’을 지키고 싶은 건지 ‘미래’를 지키고 싶은 건지였다.하지만 설령 박하린이 무릎을 꿇는다 한들 최수빈이 도와줄까?그건 장담할 수 없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그것이 유일한 길이었다.박하린은 머리카락을 감싸 쥐며 고통스러운 숨을 내쉬었다. 숨을 쉴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이제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딱히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일이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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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그녀는 손 놓고 앉아 있을 수 없었다. 반드시 무언가 방법을 찾아야 했다....그 시각, 주민혁은 차를 몰아 주씨 가문의 본가로 향했다.서재 안에서는 주기훈이 앉아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고 주민혁이 문을 두드렸다.“들어와.”짧고 단호한 주기훈의 목소리가 이어진 뒤, 검은 정장을 입은 주민혁이 조용히 문을 밀고 들어왔다.그러고는 아무 말 없이 옆 의자에 앉았다.주기훈은 안경을 밀어 올리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내가 앉으라 했나?”주민혁은 다리를 꼬고 아버지를 똑바로 바라봤다.“이야기하고 싶지 않으시면 지금 나가겠습니다.”목소리는 냉담하고 건조했다.그러자 주기훈은 비웃듯 입꼬리를 씩 올렸다.“온라인의 여론은 어떻게 됐어? 시후의 신분 문제, 주씨 가문에서도 설명을 해줘야 할 것 아니야.”며칠 동안 그는 여론 진화에 매달려 있었다.“여론은 여론일 뿐입니다. 아버지는 정말 밖에서 떠도는 그 헛소문들을 믿으세요?”주기훈은 시선을 내리며 손에 든 문서를 넘겼다.“말로는 소용없어. 친자 확인서 내놔. 그것만이 가장 확실한 증거니까.”주민혁은 아버지를 바라보며 입가에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그러나 그 웃음이 눈빛까지는 닿지 않았다.“민혁아.”주기훈은 펜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말했다.“이제 자리에서 물러나라. 주씨 가문은 네가 아니어도 굴러간다.”평온한 목소리였지만 힘이 실려있었다.“네 형이 곧 돌아올 거거든.”문밖에서 이 대화를 엿듣던 진서령은 그 말을 듣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주선웅, 그는 오랜 세월 해외에 머물던 주기훈의 전처 소생 아들이었다.하지만 주민혁은 수년간 주씨 가문을 일으켜 세워온 인물인데 그런 그를 단 한 사건으로 밀어내다니 이건 말이 안 됐다.진서령은 문을 밀치고 들어갔다.“당신 이건 너무해요.”눈가가 어느새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선웅이 평생 해외에 있었잖아요. 그런 아이가 어떻게 회사를 바로 이끌 수 있죠?”“민혁이는 이 많은 세월 동안 몸 바쳐 회사를 지켰어요. 그 노력을 단 한 번의 일로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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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주민혁이 완벽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주선웅이 돌아와 자리를 잇는 건 시간문제였다.“가서 아버지께 잘 말씀드려. 이번 일 제대로 설명하고 명예를 회복해야지. 아버지가 널 그렇게 매정하게 대하시진 않을 거야.”주민혁은 시선을 낮춘 채 어머니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꼬리를 움직였다.“엄마, 이제 좀 지쳤어요.”진서령은 당황한 얼굴로 아들의 손을 붙잡았다.“무슨 뜻이야? 이 집을 버리겠다는 거야?”그는 말이 없이 그저 묵묵히 어머니를 바라볼 뿐이었다.“이 집을 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신세계 그룹도 주상 그룹도 다 포기한다면 넌 도대체 뭘 원하는 건데? 권력도 돈도 다 필요 없다면 그럼 뭘 원해?”그는 여전히 침묵했다.“대답 좀 해!”“사람의 운명은 하늘이 정하는 겁니다.”이 말을 끝으로 주민혁은 손을 빼내 돌아섰고 진서령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주씨 가문의 모든 기반은 주민혁 위에 세워져 있었다.주상 그룹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이렇게 거대한 그룹을 단숨에 재편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오랜 세월 피땀 흘려 쌓아온 것은 결국 권력을 물려받기 위한 준비였는데 이제 와서 손을 놓겠다고?’진서령은 믿을 수 없었다.그녀는 단 한 번도 아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 사람인지, 그의 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한 적이 없었다.주민혁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진서령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급히 그를 따라나섰다.“주민혁! 이렇게까지 일을 키운 이유가 결국 박하린 때문이야? 아버지가 결혼을 반대하니까 그래서 주씨 가문을 버리겠다는 거지?”그녀의 외침이 공허하게 울렸다.그는 뒤돌아보지 않았고 아무 말 없이 걸음을 재촉해 차에 올라탔다. 엔진 소리만이 대답처럼 울릴 뿐이었다.진서령이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그것뿐이었다.주기훈은 원래 한 점의 흠도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아들을 부정할 가능성도 있었다.그들 부자는 애정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었다.겉으로만 공손할 뿐 속에는 차가운 계산만이 자리했다.재벌가의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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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그 사람이 그렇게 할 리는 없잖아. 그래서 이 일은 네가 나서줘야 해. 네가 나서서 시후가 너와 그 사람의 양자이고 박하린의 친자가 아니라는 말을 해줘야지.”그게 지금 상황에서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게다가 지금은 소송이 얽혀 있고 박하린의 신분도 결코 깨끗하지 않았다.최수빈은 손에 들고 있던 펜을 내려놓더니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회의실에서 나 기다리라고 해.”...회의실에 앉아 있는 박하린은 불안함이 가시질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고 최수빈이 들어오자 그녀는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여전히 차갑고 단정한 얼굴이었다.하지만 이제는 서로의 위치가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소피아가 최수빈이었다니, 그 사실은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그동안 몇 번이나 마주쳤으면서도 그녀가 바로 그 ‘소피아’라는 걸 한 번도 의심해보지 못했다.박하린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오늘 이 상황... 수빈 씨가 바라던 그림이겠죠.”그녀의 목소리에는 사정하는 듯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최수빈은 조용히 다가가 의자를 끌어 앉았다.“난 그런 말 들으러 온 게 아닌데요?”그녀의 시선이 차분히 박하린을 향했다.“딱 1분 줄게요. 하고 싶은 말 말해봐요.”그 태도에 박하린의 가슴이 턱 막혔다.그녀는 예전부터 최수빈의 저 거만한 표정을 참을 수 없었지만 오늘만큼은 자존심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오늘 내가 온 이유는 시후에 관한 일 때문이에요.”역시 송미연의 예상대로라 최수빈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오늘은 혼자 왔네요? 민혁 씨는 안 따라왔어요?”그들은 늘 함께 다녔고 어떤 자리든 둘이 붙어 다니는 거로 유명했다.그런데 이런 중요한 자리에 혼자 오다니 박하린의 얼굴이 굳어졌다.손이 무릎 위에서 꽉 쥐어졌다. 속이 끓어오르는데도 터뜨릴 수는 없었다.지금의 최수빈은 절대적으로 우세에 있는 사람이었고 그녀의 앞에서 무언가를 구하려면 자세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게 얼마나 굴욕적인 일인지 박하린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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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박하린은 손에 쥔 서류를 바닥에 세게 내던졌다.‘절대 이렇게는 안 무너져. 이대로는 안 끝나!’그날 밤, 박하린은 운교가에서 식사를 주선했다.자리에는 주민혁과 진승우 일행이 초대되었다.진승우가 먼저 도착했고 곧 남이준이 들어오자 말을 걸었다.“민혁이 형이 주씨 가문 쪽 일 다 포기했다면서요? 대체 무슨 일이에요?”남이준은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얼굴에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었다.“그건 좀 다른 사정이 있을 거야.”“다른 사정?”진승우가 헛웃음을 지었다.“권력도 회사도 다 내던져버리면 하린 씨는 어떻게 되는데요?”남이준은 곧바로 그를 바라봤다.“하린이가 지금 이 상황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게 주씨 가문의 권세 덕분이라고 생각해? 이건 권력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하린이는 수빈 씨한테 직접 부탁해야 해.”그는 지금 상황을 가장 명확히 보고 있었다.“지금 신세계 그룹 전체가 수빈 씨 손에 있어. 네 처지도 생각 좀 해야지.”남이준의 목소리가 낮게 떨어졌다.“운상 쪽은 어쩔 거야? 수빈 씨가 언제든 손을 댈 수 있잖아. 넌 지금 수빈 씨 밑에서 일하는 거야.”그 말에 진승우는 숨이 턱 막혔다.“여태껏 우리한테 숨겨왔다니... 최수빈 뒤에 그런 배경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얼굴이 화끈거렸다.지금껏 자신이 그녀에게 했던 비아냥과 무시가 떠오르자 땅속으로 들어가고 싶을 정도였다.그토록 자랑하던 집안, 학벌, 커리어...‘국가급 과학자’라는 타이틀 앞에서는 그 모든 게 얼마나 하찮은지 깨달을 수 있었다.“그럼 민혁이 형은...”진서령은 이제서야 자신들이 잃은 게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주씨 가문처럼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국가급 과학자 출신의 며느리란단순한 명예를 넘어 국가 최고 기관과 직접 연결되는 실질적인 ‘권력 자원’이었다.정책, 인맥, 과학 기술...그 하나하나가 주씨 가문에는 열 명의 적장손보다 값졌다.그들이 놓친 건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 가문의 미래를 걸 수 있는 자산이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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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그동안 ‘자신의 인맥’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은 사실 그 누구도 그녀의 사람이 아니었다.모두 다 주민혁의 체면을 보고 모여들었던 것뿐이었다.오늘 주민혁이 바쁘다는 이유로 자리에 나타나지 않자 사람들의 태도는 순식간에 바뀌었다.얼굴이 싸늘하게 돌변했고 단 한 명도 박하린의 편에 서주지 않았다.박하린은 주먹을 꽉 쥐었다.“이번 협력으로 위기를 넘기자는 거야. 정말 감사하게 생각할게.”그녀는 고개를 들어 남이준을 바라봤다.“오빠도 내 능력은 잘 알잖아.”남이준은 아무 말 없이 손목시계를 한 번 보고 담담히 말했다.“민혁이가 오늘 안 나온 이상, 이 자리를 더 이어갈 이유도 없지.”그의 시선이 차갑게 박하린을 향했다.“네 능력은 나랑 상관없어. 남씨 가문 쪽에도 너 같은 사람은 얼마든지 있거든. 단지 회사를 차리고 이름을 알리지 않았을 뿐이지.”그의 말은 냉정했다.“이 세상에는 박하린 같은 사람이 수없이 많아. 네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 아무도 강요한 적 없잖아. 도움을 구하려면 적어도 제대로 된 사람에게 했어야지. 나는 주민혁이 아니야. 무조건 네 편에 설 이유도, 그럴 생각도 없어.”이 말은 너무도 명확했다.사업가에게는 감정보다 이익이 우선이었다.진승우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하린 씨, 난 하린 씨가 깨끗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잠시 말을 멈추고는 이내 낮게 물었다.“최수빈이 민혁이 형 침대에 오르고 하린 씨랑 형 사이를 깨뜨렸다는 게 사실이에요?”박하린의 입술이 떨렸다.“날... 믿지 않는 거예요?”지금은 그 물음조차 의미가 없는 듯했다.모든 게 무너져내리는 현실 속에서 그녀는 깊은 심해로 가라앉는 기분이었다.버둥거릴수록 더 깊이 빠져들 뿐이었다.진승우는 뒤늦게 깨달았다. 최수빈 같은 여자가 어째서 박하린 따위와 다툴 이유가 있었겠는가.이미 그만큼의 위치에 오른 사람이 굳이 싸울 필요가 없었다.물론 박하린에게도 능력은 있었지만 주시후의 친자 논란이 드러난 이후, 진승우는 더 이상 눈으로 본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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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남이준은 담담히 진승우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수빈 씨가 소피아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 하린이에게는 치명적인 거지. 늘 자신이 수빈 씨보다 더 고귀하고 더 유능하고 더 민혁이랑 주씨 가문에 어울린다고 믿어왔거든.”“하지만 지금 예전에 시골 출신이라며 비웃고 남자 덕을 본 여자라 깎아내리던 최수빈 씨가 이제는 하린이가 도저히 닿을 수 없는 국가급 위치에 서 있잖아. 그런 전면적인 격차 앞에서 하린이는 결국 질투와 분노로 미쳐버릴 거야. 자신이 믿고 버티던 세계가 통째로 무너졌으니까.”“그럼 앞으로 하린 씨가 어떻게 할 것 같아요?”남이준의 말에 진승우는 숨을 들이켰다. 극단으로 몰린 사람은 반드시 반격하는 법이었다.“문제는 민혁이가 아직 하린이를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는 거야.”진승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민혁이 형은 진심으로 하린 씨를 아내로 들이려 했어요. 그건 분명해요.”남이준은 담배를 꺼내 피웠다.“그건 장담 못 해. 지금 상황에서 시후의 정체가 모호하잖아.”그 아이가 과연 누구의 피를 이은 존재인지, 그 누구도 확실히 몰랐다.“만약 시후가 민혁이의 친자가 아니라면 민혁이는 과연 박하린을 계속 지켜줄까?”진승우가 멈칫했다.“그럼... 시후는 정말 그 두 사람 사이의 아이란 말이에요?”남이준은 고개를 저었다.“그것도 확실치 않아. 오히려 시후가 민혁이의 친자가 아니기 때문에 박하린이 저렇게 안간힘을 쓰는 걸지도 모르지. 자신을 버릴까 봐, 민혁이가 더는 자신을 책임지지 않을까 봐 두려운 거야.”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었고 이제는 주민혁이 직접 나와 해명해야만 진상이 드러날 것이었다.지금 주씨 가문은 세간의 중심에 서 있었다.이 사건이 가문의 명예에 끼친 타격은 결코 작지 않았다.“민혁이 형 아버지가 완전히 폭발했대요.”진승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체면을 전부라 여기는 분이잖아요. 체면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남이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걸 민혁이가 모를 리 없지.”이혼 사실을 공식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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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최수빈이 말했다.“외삼촌 병세는 권 선생님이 직접 치료 계획을 세우고 계세요. 장기 이식도 곧 가능할 것 같다고 하셨어요.”“정말이니?”이혜정의 얼굴에 오랜만에 기뻐하는 듯한 기색이 번졌다.그들에게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희소식이었다.최수빈은 고개를 끄덕였다.“며칠 뒤에 출장 다녀올 거라 그동안 예린이 좀 봐주세요.”그녀는 요즘 계속 쏟아지는 일들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었다.정체가 공개된 후 찾아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시선도 부담스러웠다.이혜정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득 물었다.“네 신분이 주씨 가문에 알려진 뒤로, 주민혁이 따로 찾아왔니? 혹시... 후회하는 기색은 없었어?”최수빈은 잠시 멈췄다.그 질문에 떠오른 건 주씨 가문보다는 원금영의 건강이었다.그리고 주민혁은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했다. 놀라지도 흔들리지도 않는 것이 마치 모든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한 태도였다.정체가 드러난 뒤에도 그는 아무 말이 없었고 아무런 입장 표명도 하지 않았다.주민혁이 그런 사람이라는 걸 최수빈은 잘 알고 있었다.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권력에 휘둘리지 않으며 그는 단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충실했다.그리고 그가 사랑한 건 박하린이었다.그 감정은 신분도, 능력도 상관없는 절대적인 것이었다.주민혁의 사랑을 받는 순간, 박하린은 그의 세상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그 사랑을 온전히 누렸다.“결혼할 때도 어쩔 수 없이 날 선택한 거였어요.”최수빈이 조용히 말했다.“난 그 결혼이 언젠가 진짜 사랑으로 바뀔 거라 믿었죠.”그녀는 그때의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이제야 깨달았다.주민혁의 배려와 예의, 그 모든 걸 ‘사랑’으로 착각한 것이다.그는 결코 다정한 사람이 아니었지만 그녀의 부탁에는 늘 성실히 응했다.주예린이 태어난 첫해 동안에도 주민혁은 모범적인 남편이자 아버지였다.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유를 알 수 없이 모든 게 변했다.‘이제 다 소용없지...’그들은 이미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살고 있었고 그사이에는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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