려운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무언가 말하려다 끝내 입을 다물었다.지금 이 시점에서 무슨 말을 해도 주민혁은 듣지 않을 게 분명했다.상공 협회의 회장이 된 이후, 그의 일상은 예전보다 훨씬 더 숨 가쁘게 돌아갔다.그는 멈출 수 없었다.손에 실질적인 권한을 쥐고 있어야만, 그래야만 그들과 맞설 수 있었고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었다.사실 그동안 주민혁의 등 뒤에는 아무도 없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늘 혼자였다.주씨 가문이라 불리는 이 거대한 이름 뒤에도 실상은 주민혁 혼자뿐이었다.주기훈은 겉보기에는 화려한 지위를 지녔지만 집안에 어떤 특혜도 가져다준 적이 없었다.그가 내세운 것은 오직 청렴이었고 가문의 일에는 철저히 손을 떼고 있었다.관직이라는 것 역시 하나의 신분에 지나지 않았다.회사가 위기에 빠졌을 때도 그는 단 한 번도 손을 내밀지 않았는데 한때 거의 파산 직전까지 몰렸을 때조차 외면하는 정도였다.지금의 주씨 가문은 주민혁이 술로, 정말 한 잔 한 잔을 들이켜며 피로 만든 것이었다.위출혈이 올 때까지 술을 마셔가며, 그렇게 오늘의 주씨 가문을 일으켜 세운 것이었다.그 사실을 알고 있던 노부부는 훗날 주기훈이 가업을 주선웅에게 넘기려 했을 때 단호히 반대했다.특히 할머니인 원금영은 끝까지 고개를 저었다.지금 주씨 가문의 기업이 어떤 상태인지, 그 속사정을 아는 사람은 오직 주민혁뿐이었고 다른 이들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그리고 려운은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주민혁의 곁을 오래도록 지켜온 사람이었다.하지만 주민혁이 아내와 딸에게 보인 냉담함을 보였던 이유는 려운조차도 끝내 알아채지 못했다.그래서 최수빈을 대하는 태도 역시 공정하지 못했고 그저 ‘침실로 기어든 여자’라고 단정 지어 버렸던 것이다.모든 진실을 알게 된 뒤에야 그는 깨달았다. 주민혁은 언제나 진흙탕 속에서 혼자 발버둥 치고 있었다는 것을.그는 홀로서기를 원했다. 그 누구와도, 심지어 가족과조차 이해관계로 얽히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려운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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