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혁은 잠시 숨을 고르듯 멈춰 섰다가 눈을 감고 밀려오던 부정적인 감정들을 억눌렀다.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강지안에게 전화를 걸었다.“강지안.”그의 목소리는 이전과 달리 단호하게 가라앉아 있었다.“제대로 된 치료 스케줄 잡아줘.”휴대폰 너머의 강지안이 잠깐 멈칫하더니 웃으며 말했다.“왜, 이제 머리 굴리지 말고 좀 쉬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 거야?”그녀는 주민혁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주민혁은 늘 스스로를 끝까지 몰아붙이는 성격인지라 모든 일에 대해 미리 대비하고, 끝까지 계산하며 단 한 순간도 긴장을 풀지 않았다.이내 그가 반박하지 않고 조용히 말했다.“난 건강한 감정이 필요해. 그리고 맑은 정신으로, 내가 마주해야 할 사람들과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해내야 해.”“알겠어.”강지안의 말투도 진지해졌다.“내일부터 바로 진행할게. 약물치료, 심리 상담, 물리 치료까지 전부 포함해서 하나도 빠짐없이. 네가 적극적으로 따라오기만 하면 분명 좋아질 수 있어.”“고마워.”주민혁은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통화를 마친 뒤, 그는 곧바로 차를 몰아 주선웅을 만나러 구치소로 향했다.비웃기 위해서도 복수하려는 것도 아닌, 과거에 얽힌 감정을 정리하고 한 가지의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접견실에서 주선웅은 수감복을 입은 채 몰골이 말이 아니었지만 눈빛만큼은 여전히 거칠게 살아 있었다.주민혁이 들어오자 그가 비아냥 섞인 웃음을 지었다.“뭐야, 내 추한 꼴 보러 온 거냐?”주민혁은 그의 조롱에 반응하지 않고 맞은편 의자에 앉아 차분하게 말했다.“비웃으러 온 거 아니야. 한 가지 말해 줄 게 있어서 왔지.”“그래? 뭔데?”주선웅은 비웃듯 눈썹을 치켜올렸다.“난 이모 숨긴 적 없어.”주민혁은 주선웅의 눈을 응시하며 또박또박 말했다.“형은 계속 내가 이모를 감춰뒀다고 생각했겠지만 사실은 아니야. 이모는 스스로 주씨 가문을 떠났어. 주씨 가문 사람들의 끝없는 싸움과 위선에 지쳐서.”주선웅은 순식간에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벌떡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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