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기병 차림을 하고 있었다. 마치 밤이슬의 습기가 그대로 배어든 듯, 눈썹과 눈매에는 달빛의 맑은 기운이 있어 차갑지만, 온화한 기색 또한 어려있었다.그는 지금 탁자 앞에 앉아 있었고 그녀는 얇은 옷차림에 젖은 머리칼을 늘어뜨린 채 서 있었다. 물기가 은은히 얼굴에 서려 복숭앗빛 뺨과 고운 안색이 반쯤 드러난 모습은 요염하면서도 아리따웠다.천하에 더할 나위 없는 절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그의 눈에는 오직 그녀만이 비출 뿐이었다.그는 수년간 전장을 누볐다. 대군이 어느 땅에 이르든 현지의 주둔 장수나 지방 관원이 으레 미인을 바쳐 왔다. 그러나 그때의 그는 정사에 뜻이 없었기에, 그런 일들이 모두 공허하고 천박하게 느껴졌다. 몇 차례 거절하자 그가 미색에 뜻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미인을 바치는 이도 드물어졌다.그때의 그는 미처 알지 못했다. 여인의 아름다움이 이렇게 사람을 무너뜨리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한 겹, 한 겹, 마음을 해부하듯 파고드는 힘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눈앞의 신 씨가 바로 그런 미색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그 역시 범속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이렇게 별과 달을 밟으며 서둘러 달려오게 될 줄은 이도현 스스로도 몰랐다. 그녀가 놀라 멈칫하는 표정 하나까지 그는 모두 눈에 담았다.이도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향해 걸어왔고, 신수빈이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이미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그녀가 몸을 굽혀 인사를 올리려는 순간, 그는 긴 팔로 그녀를 들어 올리듯 감싸안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신수빈의 코끝에 땀과 이슬 냄새, 그리고 풀과 흙의 냄새가 뒤섞여 스며들었다. 솔직히 말해 좋은 향은 아니었기에, 최대한 참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왕야께서 어찌 오셨습니까?”“황릉 제사가 끝나고 백관들이 경성으로 돌아왔다. 마차가 너무 느려 본왕이 먼저 돌아온 것이다.”그는 말하지 않았다. 해마다 팔월까지 행궁에 머물던 자신이 올해는 일부러 핑계를 만들어 백관들을 일찍 돌려보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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