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마님은 지금 당장이라도 신 씨의 입을 찢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헛소리하지 말거라!”그러나 신수빈 여전히 싱긋 웃으며 그녀를 바라볼 뿐, 그 분노를 전혀 의식하지 못한 듯했다.“그렇다면 둘째 숙모께서도 이견은 없으신 거네요.”“청하야, 이따가 둘째 숙모 댁으로 가서 은자를 받아 오는 것을 잊지 말거라.”둘째 마님이 손에 쥔 수건을 분풀이하듯 꼬아 비틀어서 마치 새끼줄처럼 만들어 버리는 모습을 보면서도 신수빈은 오히려 느긋하게 부채를 흔들고 있었다.이도현이라는 인간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이런 비열한 사람을 상대하는 데에는 참으로 유용했다.윤수혁은 두어 개의 상을 사이에 두고 그녀를 한 번 바라보았다가 아무 일 없다는 듯 시선을 옮겼다.맑은 눈과 고운 치아, 시선이 오갈 때마다 생기가 넘쳐 흘렀다. 부채를 가볍게 흔드는 모습이 어찌나 생동감 있던지!그는 더 이상 신수빈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점심 연회가 끝나자 윤 가의 종친들은 모두 돌아갔다.조상을 모신 뒤에는 유시부터 문을 나서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중원절에는 백귀가 밤거리를 배회한다는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오후에 신수빈은 금자를 시켜 청하와 함께 이방으로 가 은자를 받아 오게 했다. 하나는 금자가 구경을 좋아해서였고 다른 하나는 청하가 무술을 익히지 않아 혹시 모를 손해를 볼까 염려돼서였다.금자는 돌아오자마자 둘째 마님이 뜰에서 성을 내던 모습을 흉내 내며 재잘거렸고 신수빈은 옆에서 웃었다. 이 아이는 정말로 이런 일을 즐기는 것 같았다.이때 청하가 한숨을 가볍게 내쉬며 말했다.“둘째 마님께서 원래도 인색하신 분이긴 햇지만, 예전에는 후부를 등에 업었으며 아래 사람들에게도 그럭저럭 잘해주셨습니다. 한데 지난번 장부를 조사한 뒤로는 하인들의 녹봉을 계속 깎아 오셨지요. 지금 그분 곁에 있는 큰 하녀의 녹봉이 저희 저택에서 허드렛일 하는 아이들보다도 적습니다. 아까 제가 갔을 때, 둘째 마님이 화를 내며 말하시더군요. 이 수건은 하인들이 쓰는 것이니 앞으로 녹봉의 절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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