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이어 연풍이 막사의 발을 젖히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뒤로는 온몸을 꽁꽁 싸맨 두 사람이 따라 들어왔다. 익숙한 눈동자를 또르르 굴리는 모습을 보는 순간, 그녀는 단숨에 누구인지 알아보았다.“육승, 안포?”두 사람은 얼굴을 가린 천을 풀어내더니 곧장 무릎을 꿇었다.“왕야와 왕비 마마께 문안드리옵니다.”서인경은 격한 감정에 휩싸여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을 부축했다.“어서 일어나거라. 빨리 말해주렴. 막북에서 서가군을 만난 적이 있느냐? 우리 할아버지께선 대체 어떻게 되신 것이냐?”육승과 안포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마침내 안포가 먼저 입을 열었다.“저희는 서 노장군을 뵙지 못했사옵니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서가군의 장졸 몇 구 시신만이 남아 있었지요. 다만 분명한 건, 노장군께서 적과 격전을 치른 뒤 어딘가로 끌려가셨다는 사실이옵니다.”서인경의 심장이 순간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다.“무슨 뜻이냐? 할아버지께서 다치셨단 말이냐?”안포는 고개를 저었다.“그 부분은 확실히 알 수 없사옵니다.”연기준의 얼굴빛이 역시 굳어졌다.“그럼 확실하게 아는 것은 무엇이란 말이냐? 아는 바를 모두 말해 보거라.”그의 음성이 가라앉자 안포는 긴장한 나머지 입술을 닫아버렸다. 그러자 육승이 재빨리 말머리를 이어받았다. 그는 산림에서 직접 목격한 흔적을 있는 그대로 전했다.“저희가 추격해 벼랑 끝에 다다랐을 때, 양측이 흘린 시신 몇 구만 있었을 뿐 노장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사옵니다. 처음엔 낭떠러지로 떨어지신 게 아닌가 의심했지만, 아래를 이틀 동안 샅샅이 수색해도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사옵니다. 그 후 들려온 건, 능지국에서 전란을 일으켰고 그들 진영에 한 명의 용맹무쌍한 대장군이 나타났다는 소식이었사옵니다. 저희는 진위를 확인하려 국경까지 직접 나가 보았지요...”그는 말을 잇다 말고 잠시 머뭇거렸다.서인경의 가슴은 불길한 예감에 짓눌렸다.“뭘 본 것이냐? 있는 그대로 말하거라. 나는 진실만 듣고 싶다.”육승은 깊게 숨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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