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시간을 거슬러: Bab 451 - Bab 460

461 Bab

제451화

두 사람의 시선이 모인 가운데 봉한설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제가 듣기로 능지국에는 아주 신비한 섭혼술이 있다 하였습니다. 정해진 인생을 한 사람의 기억 속에 주입하고 그와 동시에 그 사람의 원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는 마법 같은 술법이지요. 왕비 마마 말씀을 들으니 노장군께서 그 술법에 걸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정말이냐? 그건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 것이냐?”서인경은 그런 요술 같은 일을 처음 들었기에 눈가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녀는 곧 생각을 바꾸었다. 자신도 이미 시공을 넘어온 몸이지 않은가? 그녀는 약왕곡을 지녔고 치유의 온천을 얻었으며 꿈속에서는 자신의 뱃속 아이를 보기도 했다. 그런 불가사의한 일들이 이미 그녀에게 일어났는데 섭혼술이라 해서 이상할 건 없었다.봉한설은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게 웃었다.“그게… 잡서나 야사 같은 데서 봤습니다. 마마도 아시잖아요. 소문이란 게 진짜인지 아닌지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그러나 말끝을 돌리며 다시 단호히 말했다.“그래도 전 믿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정말 그런 술법이 있다면 서 노장군께서는 어쩔 수 없이 조종당한 것입니다. 그러니 반역자는 절대 아니지요.”서인경의 마음속에 희미한 희망이 피어올랐다.“그럼, 그걸 풀 방법은 없느냐?”봉한설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책에서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섭혼술은 반년마다 한 번씩 다시 시전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효력이 점점 약해지고 진짜 기억이 조금씩 되살아난다고 하였습니다.”서인경은 속으로 날짜를 헤아렸다.서회윤이 실종된 지 벌써 두 달이 넘었다.앞으로 넉 달만 더 버틴 후 그들이 다시 술법을 시행하지 못하게 막는다면... 어쩌면 서회윤의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넉 달이라는 시간은 생각만 해도 길고 막막했다. 그 사이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연기준은 한 손을 뒤로 한 채 두 사람 곁에서 말없이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섭혼술에 대해서 아무런 의견도 내비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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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연기준은 서인경이 다급하게 움직이며 잔소리를 쏟아내는 모습에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이 간질거렸다. 그녀의 꾸지람조차 듣기 좋아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인경은 천천히 붕대를 풀어내며 상처를 들여다보았다. 길지는 않았지만 베인 자국은 깊었다. 전장에서는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듯, 벌어진 상처 틈새로 붉은 살점이 드러나 있었다. 선혈이 굳어 붙은 자리가 처참할 만큼 생생했다.하지만 서인경은 전생부터 이런 광경을 수없이 보아왔기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그녀의 손길은 능숙했고 표정은 침착했다. 늘 그렇듯, 말을 듣지 않는 환자를 다루는 의사처럼.연기준이 대꾸하지 않자 그 순간 그녀의 직업병이 도졌다.서인경은 손을 멈추지 않고 계속 잔소리를 이어갔다.“이런 걸 가벼운 상처라고 무시하다간 큰일 납니다. 제대로 소독하지 않으면 염증이 번지고 상처가 썩으며 열이 나다가 의식이 흐려지지요. 심각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연기준은 그녀의 과장된 말투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예전엔 이보다 더 심한 상처도 많았는데 아직 이렇게 멀쩡하지 않느냐?”서인경의 손끝이 잠시 굳더니 상처를 닦는 힘이 미세하게 세졌다.그러자 연기준의 표정이 바로 일그러졌다.“쓰읍! 서인경, 넌 지금 네 서방을 살해라도 하려는 것이냐?”그녀는 태연히 힘을 빼며 대꾸했다.“죽지 않는다면서요?”연기준은 말문이 막히더니 오히려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것은 묘하게 즐거운 웃음이었다.서인경은 그 웃음에 오히려 등골이 서늘해져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혹시 벌써 세균이 뇌까지 번진 거 아니겠지요?”연기준은 한 손을 들어 그녀의 이마를 툭 쳤다.“쓸데없는 소리. 이 상처가 어디서 난 건지는 알고 묻는 것이냐?”서인경은 잠시 생각하더니 문득 깨달은 듯 눈을 크게 떴다.“설마… 할아버지와 교전할 때 생긴 것입니까?”연기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맞다. 노장군의 근접 공격 수법이었지.”서인경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사람의 얼굴이나 습관은 흉내 낼 수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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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지난번 제가 부탁했던 무기들 말입니다. 두 번째 제작분은 다 완성되었습니까?”서인경의 물음에 연기준이 담담히 대답했다.“본왕이 출정 전에 이미 명해 두었다. 계속 대량으로 제작해 끊임없이 남경으로 보내고 있다.”그 말을 듣자 서인경의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녀가 만든 수류탄은 이 시대의 냉병기보다 훨씬 강력했다. 그것이 전세를 바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녀의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불안한 변수가 남아 있었다.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서인경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진방옥을 좀 주시해 줄 수 있겠습니까? 혹시 수상한 인물과 접촉하면 꼭 저에게 알려주세요.”연기준은 눈썹을 찌푸렸다.“진방옥? 그 자를 왜?”서인경은 설명할 길이 없었다.‘사실 진방옥과 저, 둘 다 수천 년 뒤에 온 사람입니다.’이런 말을 한다면 누가 믿어준 단 말인가?그의 현대 지식이 나쁜 자의 손에 들어간다면 이 시대의 균형이 무너질지도 모른다. 그녀는 결국 아무렇지 않은 척 둘러댔다.“왠지 태황태후께서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아서요. 혹시 진 씨 일가를 이용할까 봐 조금 불안해서 그럽니다.”연기준은 그녀가 둘러댄 말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 하지만 서인경이 숨기려 한다면 굳이 캐물어도 소용없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이 여인은 언제나 자기만의 생각이 있으니까.“좋다.”그는 짧게 말을 덧붙였다.“단, 네가 그 자를 눈독 들인 게 아니라면 말이지.”서인경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았다.“저를 왕야와 같은 부류로 보지 마십시오.”연기준이 미묘하게 눈썹을 들어 올렸다.“내가 어떻단 말이냐?”서인경은 단호하게 쏘아붙였다.“온 사방이 썩은 복숭아꽃 천지잖아요!”그 말에 연기준의 입가가 살짝 경직되었다. 경성에는 단은설이, 천리 밖의 막북에는 관서윤이.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녀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 연기준은 그저 그녀가 질투한다고 생각하고 낮게 웃었다.그날 밤, 능지국으로 보낸 사신이 돌아왔다. 그들이 가져온 답은 거절이었다. 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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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서인경은 눈빛을 번쩍이며 고개를 홱 돌렸다. 그녀의 시선의 끝에는 관서윤이 서 있었다.“관 장군께서는 눈빛 하나로 모든 것을 판단하십니까?”관서윤은 비웃듯 받아쳤다.“그럼 마마께서는요? 죄를 벗기 위해서 늘 그렇게 말장난으로 둘러대나요?”서인경은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대꾸했다.“맞습니다. 그 사람이 직접 입으로 반역했다고 말하기 전까지 저는 계속 강변할 겁니다.”관서윤은 원래 할 말이 산더미였다. 서인경과 한바탕 언성을 높여서 연기준과 군중에게 이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낱낱이 보여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서인경은 싸우지도 않고 도리어 그녀의 말을 인정하듯 태연히 받아넘겼다. 그러자 관서윤은 하려던 말이 목구멍에 걸려 그 자리에서 꽉 막혀버렸다.그녀는 결국 화살을 연기준에게 돌렸다.“이건 두 나라의 전쟁이 달린 문제입니다. 왕야께서는 여인 하나의 허튼 소리를 이렇게 눈 감아주실 겁니까?”연기준은 그제야 천천히 시선을 옮겼다. 그의 목소리는 낮지만 단단했다.“지금 그녀는 서가군의 장수이다. 전장에 선 자로서 자신의 판단을 말할 권리가 있지.”한바탕 말싸움 끝에 관서윤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고 서인경 역시 속이 시원하지 않았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관서윤의 의심이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라는 것을. 지금 억지를 부리며 버티고 있는 것은 오히려 그녀 자신이었다. 하지만 서인경은 앞으로도 계속 이런 태도를 고집할 것이다. 그의 기억이 돌아오는 그날까지 말이다.관서윤이 더는 손쓸 수 없게 된 그때, 연강헌은 이미 다른 계산을 세우고 있었다.의논이 끝나고 막사로 실려 돌아가자마자 그는 즉시 심복을 불러 명했다.“지금 당장 밀서를 두 통 쓰거라. 팔백 리를 단숨에 달려 경성으로 보내야 한다.”연강헌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에 서늘한 권위가 서려 있었다.“첫 번째는 궁으로 보내거라. 아버지께 서회윤이 적국과 내통한 증거가 명백하니 황명으로 서 씨 일문을 모두 체포하고 군권을 회수하라 전하거라. 그들이 안팎으로 손을 맞잡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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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네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말하지 않았느냐? 그 사람에 관한 일은 어떤 것도 캐묻지 말라고. 한데 너는 몰래 그의 책을 숨겨둔 것이냐?”봉한설은 입술을 삐죽이며 억울하다는 듯 변명했다.“전 아무 짓도 안 했습니다! 그래도 그분은 제 아버지잖아요. 딸이 아버지의 과거를 알고 싶어 하는 게 뭐가 잘못된 것입니까? 게다가 이번 일도 제가 몰래 그 책을 남겨둔 덕분에 능지국의 황실 비술을 알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게 아니었으면 왕비께서는 아직도 서 노장군께서 반역했다고 믿고 있었을 겁니다!”연기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책을 거두어들였다.“말을 안 들었으니 네 어머니 대신 내가 압수하겠다.”봉한설은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에이, 왜 그러십니까? 아까는 그렇게 안 하기로 했잖습니까.”“누가 그렇게 말했느냐?”그가 눈을 한 번 흘기자 봉한설은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길 수도 없으니 그녀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외쳤다.“말 바꾸고 어린애나 속이다니요! 왕비께서는 정말 눈이 멀었나 봅니다. 왕야 같은 사람을 좋아하다니요!”연기준은 그녀의 거리낌 없는 말들을 들으면서도 뒤돌아보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다음 날, 서인경은 떠들썩한 소리에 잠에서 깼다. 막사 밖에서는 말에게 먹이를 주고 장졸들이 집합하는 긴박한 구령 소리가 들려왔다.그녀의 옆자리는 이미 비어 있었고 연기준이 언제 나간 것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서인경은 급히 몸을 일으켰다.봉한설은 옆에서 하품을 하다가 인기척을 듣고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왕비 마마, 깨어나셨습니까?”서인경은 밖을 가리키며 물었다.“무슨 일이냐?”“능지국이 갑자기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왕야께서는 지금 병력을 소집하고 계십니다.”서인경은 이불을 젖히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급히 옷을 입기 시작했다.“능지국의 군을 이끄는 사람은 누구냐?”“듣자 하니 부장 한 명하고 또... 귀면인이라고 하던데요!”“귀면인?”서인경의 동작이 멈췄다. 그녀는 그날 밤 능지국 장군부에서 들었던 변조된 목소리를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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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관서윤의 감정에 대해 서인경은 그저 우습게 느껴졌다.“그가 왜 저를 좋아하냐고요? 그건 직접 물어보세요. 저는 관 씨 가문의 충절을 존중합니다. 아마 연기준도 그 점 때문에 그대의 무례함을 지금까지 참아준 거겠지요. 한데 아무리 큰 존중도 끝내는 사라지는 날이 오기 마련입니다. 제가 할 말은 여기까지입니다. 부디 그대 스스로도 잘 생각해 보십시오.”관서윤의 표정에는 더 짙은 증오가 떠올랐다.“머지않아 당신 서 씨 가문도 우리 관 씨처럼 될 겁니다. 그때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두고 보자고요!”서인경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굳었다.“그대는 꽤 확신하는 눈치인데… 뭘 알고 있는 것입니까?”관서윤은 눈썹을 비스듬히 치켜올리며 비웃었다.“그래요. 저는 당신들이 모르는 걸 조금 알고 있습니다. 한데 말해줄 생각은 전혀 없어요. 그대가 저처럼 추락할 때까지 기다릴 것입니다.”그녀는 음산하게 웃더니 목소리를 돌연 낮췄다.“아니지… 그대는 저보다 더 비참하겠지요. 당신도, 그리고 뱃속의 아이도 모두 그 사람의 치욕스러운 과거로 남게 될 것입니다.”서인경은 그녀가 냉소를 흘리며 돌아서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가슴속에서 설명할 수 없는 불길한 예감이 번졌다. 그 느낌은 마치 전생의 마지막 순간이 다시 찾아온 것만 같았다. 서 씨 가문이 사라지고 상왕비는 다른 사람이 되었으며 자신의 이름은 상왕부에서 금기된 채 먼지 속에 묻힌 과거로 남았던 그때처럼 말이다.서인경의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기 시작하더니 불안감이 덮쳐왔다.안 돼.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전생의 일을 다시 되풀이 되게 할 수는 없었다.그때 봉한설이 급히 달려왔다. 서인경의 안색이 좋지 않자 그녀는 바로 손을 내밀어 부축했다.“마마, 무슨 일입니까? 그 여자가 뭐라고 했습니까?”서인경은 고개를 저었다.“괜찮다. 돌아가자꾸나.”그녀는 아직 아무 단서도 잡지 못했고 괜히 더 많은 사람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그 전투는 꼬박 하루 밤낮을 이어졌다. 이튿날 새벽이 되어서야 대군이 본진으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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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서인경은 그에게 침을 뱉고 싶었지만 그가 아직 상처가 있다는 말을 듣자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연기준의 옷을 벗겨 주었다. 그의 등 뒤 어깨에는 커다란 멍이 퍼져 있었다. 모양으로 보아 발자국 같았다.“누가 왕야를 걷어찬 것입니까?”그녀는 약상자를 가지러 가며 물었고 연기준은 이미 뜨거운 물속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온몸이 따뜻한 물에 잠기자 하루 밤낮 싸운 피로가 몰려왔다. 그는 금세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연기준은 코끝을 살짝 움직였다.“이 목욕물에… 무엇을 넣은 것이냐?”서인경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타박상 약을 꺼내 그의 멍든 자리에 약을 발라 주었다.“제가 직접 섞은 약재 몇 가지입니다. 몸에 좋아요.”연기준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다시 눈을 감았다. 잠시 후 그는 느긋하게 입을 열어 그녀의 물음에 대답했다.“그 검은 옷의 귀면인은 무공이 제법이더군. 몸놀림이 빠르고 근접전이 능숙하지. 이 발길질은 내가 마 부장을 구할 때 순간 방심해서 기습당한 것이다.”서인경은 손의 동작을 멈추지 않은 채 생각에 잠겼다.“능지국 사람들은 주로 기마술에 뛰어납니다. 그들의 장수들은 말 위에서 세상을 정복하는 걸 더 좋아하거든요.”연기준은 욕조에 몸을 기대며 눈을 감은 채 휴식을 취했다. 그의 낮은 목소리가 물결에 섞여 흘러나왔다.“그렇지. 격투술(格斗术: 근접전 무술)을 잘하는 건 야랑국이다.”서인경의 손이 잠시 멈췄다.“설마… 예정임입니까?”예정임은 진국에서 사라진 뒤 그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야랑국으로 돌아가지도 않았다.서인경은 의심했다. 양국의 전쟁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자가 바로 예정임일 거라고.그는 호랑이 싸움을 구경하듯 두 나라가 피를 흘리며 소모되기를 기다렸다가 모두 약해진 뒤에 이득을 취하려는 것이다.서인경은 오랫동안 머릿속으로 정리하며 분석했다. 나름 논리도 완벽하다고 생각했지만 아무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 보니 어느새 연기준은 잠들어 있었다.뜨거운 김이 그의 얼굴을 감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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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서인경은 그 말을 들으며 마음속이 서늘해졌다. 겉보기엔 화려하고 모든 이가 부러워하는 남자지만 그의 인생 또한 순탄하지 않았다.“그래서 말입니다, 마마. 부디 왕야와 다시 화리 같은 일로 다투지 마시옵소서. 마마께서 곁에 계신 뒤로 왕야께서는 예전보다 더 목숨을 아끼시옵니다. 예전에는 적의 군영에 들어갈 때도 부하를 데리고 가지 않고 항상 혼자 들어가셨거든요.”서인경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지금은 그나마 나아진 셈이란 말인가?“왕야의 어깨 뒤쪽 상처는 적의 군영에서 입은 것이냐?”연풍은 고개를 끄덕였다.“귀면인이 소식을 듣고 급히 본진으로 돌아왔사옵니다. 왕야께서 임무를 마치고 철수하던 중 그들과 맞닥뜨렸고 마 부장을 구하려다 다치신 것이옵니다.”말이 끝나자마자 한 사람이 급히 달려와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전하를 곤란하게 만든 건 제 탓이옵니다. 마마, 부디 저를 벌하시옵소서.”마 부장의 얼굴에는 깊은 후회가 서려 있었다. 연기준이 자신을 구하다 다쳤다는 생각에 마음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 것이다.“전하보다 제가 늦게 달렸사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전하께서 돌아와 저를 구하실 일도 없었을 것인데... 마마, 제게 벌을 내리시옵소서.”서인경은 손짓으로 그를 일으켰다.“그만 일어나거라. 전장은 칼날이 난무하는 곳이다. 어떤 일을 겪을지 누가 알겠느냐? 살아서 돌아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다.”“마마께서는 이런 일을 쉽게 덮어버리시네요. 그게 너그러워서인지 아니면 왕야의 목숨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인지 모르겠습니다.”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서인경이 고개를 돌리자 관서윤이 분노에 찬 얼굴로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서인경은 무심하게 그녀를 훑어보며 말했다.“이건 우리 서가군의 일입니다. 다친 사람도 아무 말 안 하는데 그대가 무슨 자격으로 끼어드는 것입니까?”관서윤의 얼굴빛이 굳어졌다.“그대는 역시 왕야와 어울리지 않습니다!”그녀는 그 말만 남기고 돌아섰다.서인경은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잠시 바라보다가 연풍에게 당부했다.“직접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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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화

서인경은 말문이 막혀 잠시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녀는 차마 이렇게 말할 수 없었다.‘제가 당신 아들을 꿈에서 봤는데 그 착한 아들이 알려줬습니다. 게다가 그 아들은 뜨거운 물로 목욕도 시켜주었지요.’그렇게 말했다간 연기준은 분명 그녀가 미쳤다고 생각할 것이다. 잠시 고민에 빠진 서인경은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말했다.“지난번 약왕곡에 있을 때 육승이 알려줬습니다. 나중에 재미있을 것 같아서 고서 몇 권을 찾아보다가 조금 알게 된 것이지요.”연기준이 더 캐묻기 전에 서인경이 먼저 말을 던졌다.“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왕야께서는 이미 일불락의 유적지가 묻혔다는 걸 알고 있었단 말이군요?”연기준은 책을 덮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일불락의 유적지는 그들의 후손이 아닌 사람은 들어갈 수 없다.”서인경의 눈이 반짝였다.“그럼 정말 일불락의 후손이 존재한다는 것입니까? 일불락은 예전에도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렸지요. 이번엔 직접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연기준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바라봤다. 그의 눈동자엔 알 수 없는 어둠이 스쳤다. 돌고 돌아 결국 일이 이 지점까지 흘러온 것이다.두 사람이 몇 마디 더 나누고 있을 때 막사 문이 젖히며 봉한설이 점심을 들고 들어왔다. 그녀는 그릇을 놓으며 불만을 터뜨렸다.“대황자는 정말 제멋대로입니다. 다들 바빠 죽겠는데 굳이 군의관을 불러 상처를 봐 달라질 않나, 우리가 준 약재가 마음에 안 든다고 투덜대질 않나. 싫으면 먹지를 말든가요! 아프다 죽든 말든! 우리 쪽 부상자들도 약재가 모자라 죽겠는데 말입니다.”서인경은 잠시 상황을 파악했다. 봉한설의 투덜거림 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금세 파악할 수 있었다.지금 군의 약재는 한정되어 있다. 연강헌은 군법에 따라 백 군곤을 맞고 나서 상처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상태가 악화되고 있었던 것이다.평소부터 부귀영화를 누려온 대황자에게 그런 형벌은 상상도 못 할 고통이었다. 평소에는 모기에 한 번만 물려도 황후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연고를 가져다 발라줬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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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0화

서인경은 그가 또 무슨 말을 퍼뜨릴까 걱정되어 달래야 할 건 달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만약 연강헌의 편지가 애초에 막북 밖으로 나가지 못할 거란 걸 알았다면 그에게 눈곱만큼의 관심도 주지 않았을 것이다.서인경이 연강헌의 막사 앞으로 다가가던 순간, 쾅 하고 큰 소리가 터졌다. 그러더니 하얀 무언가가 정면으로 날아왔다. 만약 연풍이 재빨리 막아서지 않았더라면 서인경은 그대로 맞았을 것이다.그 물건이 딱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지자 서인경은 그것이 도자기 그릇임을 알아차렸다.“본 황자에게 이런 약을 쓰다니! 아파 죽겠다! 다 꺼지거라!”그와 동시에 약 상자를 멘 호청이 분이 잔뜩 오른 얼굴로 막사 안에서 나왔다. 그는 서인경을 보자마자 한숨을 내쉬며 투덜거렸다.“왕비 마마, 제발 왕야께 말씀 좀 해주십시오. 이 늙은이는 군의관의 우두머리 자리에서 더는 버티지 못하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프거나 쓰라리면 치료도 안 받겠다고 하니... 차라리 전선에 나가는 게 낫지, 이런 환자는 못 보겠습니다.”서인경은 평소 보기 힘든 발끈한 호청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됐습니다. 잠시 후에 한설에게 시켜 약재 두 개를 줄게요. 분명 마음에 드실 겁니다. 그러니 화 푸세요.”서인경이 주려는 건 당연히 흔한 약이 아니었다.호청은 그 말을 듣자 금세 얼굴에 드러났던 억울함이 싹 사라졌다.“그럼 기대하겠습니다.”서인경은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호청은 그제야 속이 풀린 듯 기분 좋게 다시 부상자를 치료하러 발걸음을 옮겼다.그제야 서인경은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연강헌은 침대에 엎드려 있었고 통증 때문에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져 있었다.그는 부하의 말에 고개를 돌렸고 서인경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일어나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그 순간 상처가 당겨지며 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아!”그는 비명을 지르며 다시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황숙모, 용서하십시오. 조카가 부상 중이라 절을 올리지 못하겠습니다.”부하가 의자를 가져왔지만 서인경은 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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