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디에도 가지 않을 것이다. 그냥 먹을 것 좀 구해올 생각이다. 체력을 회복해야 여기서 나갈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이번에 호랑이는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서인경은 그제야 안심하고 자리를 뜰 수 있었다. 그녀는 해변을 한 바퀴 돌다가 한 바위틈 속에서 작은 웅덩이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 안에는 여러 생물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물고기, 새우, 게, 굴까지.서인경은 보물을 찾은 듯한 기분에 눈을 반짝였다. 그녀는 그물 하나를 구해 살아 있는 것들을 한가득 건져 올렸다. 다시 돌아왔을 때, 호랑이는 여전히 아까 그 자리에서 서인경이 사라진 방향을 애타게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이 돌아온 걸 보자 비로소 호랑이의 눈빛이 생기를 되찾았다.서인경은 잡은 것들을 호랑이 앞에 던져 놓으며 말했다.“산속에서 사는 네가 이런 걸 좋아하진 않겠지만 지금은 달리 먹을 게 없으니 이것으로 허기를 달래자꾸나. 기운을 얻어야 길도 찾고 다른 먹을 것도 구할 수 있지 않겠느냐?”호랑이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더니 아무 말도 없이 그 자리에서 먹기 시작했다.호랑이는 날것을 먹을 수 있었지만 서인경은 그럴 수 없었다. 그녀는 몰래 몇 마리의 생선을 약왕곡 안으로 던져 넣고 안에서 불을 피워 구워 먹기로 했다.그녀는 이번에 살아서 나간다면 꼭 약왕곡 안에 먹을거리 저장소라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닭이나 오리, 물고기를 길러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다음에 또 이런 상황을 맞는다면 겨우 대추 열두 알 때문에 이렇게 고생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 그녀는 생각만 해도 억울했다.호랑이가 음식을 먹는 동안 서인경의 의식은 약왕곡으로 들어가 빠르게 생선을 구워냈다. 그녀는 허겁지겁 먹어치웠고 한 접시를 다 비우고 나서야 비로소 온몸이 다시 살아나는 듯했다.약왕곡에서 돌아왔을 때, 호랑이도 이미 배를 채운 뒤였다. 호랑이는 그녀의 곁을 빙빙 돌며 걷고 있었는데 털이 하나도 없는 모습은 다소 섬뜩했지만 그 눈동자만큼은 맑고 반짝였으며 오히려 사랑스러워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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