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서인경은 반드시 검은 옷 사내를 제거하겠다는 결심과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를 없애야만 마음 놓고 이곳을 떠날 수 있을 테니까.갈대밭 깊은 곳의 대나무 집.바깥에서 누군가 발을 들이자 사내는 즉시 눈을 떴다. 어제 역공으로 입은 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지만 그는 몸을 일으켜 창밖의 풍경을 살폈다. 창가에 달린 풍령(风铃)이 쉬지 않고 흔들리며 소리가 점점 커졌다. 이는 바깥의 장치가 이미 뚫렸다는 신호였고 외부의 침입자들이 장벽을 통과하고 있다는 뜻이다.사내의 얼굴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웠다.“어제 그 붉은 털 늑대 놈… 차라리 그때 끝내버렸어야 했어.”그는 천천히 대나무 집 밖으로 걸어 나와 사방을 에워싼 붉은 강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입가에는 냉소가 떠올랐다.“내가 이곳에서 백 년을 기다린 이유가 바로 오늘을 위해서지. 과연 너희가 나를 어떻게 할 수 있나 보자꾸나.”한편 붉은 털 늑대는 무리를 이끌고 갈대밭 속 장치들을 돌파하며 전진하고 있었다. 서인경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이곳이 바로 검은 옷 사내의 아지트라는 사실을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함정들이 모습을 드러냈다.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土).오행의 원리에 따라 만들어진 다양한 장치들이 차례로 터져 나왔다. 그녀는 새삼 다행이라 생각했다. 어제 무턱대고 들어왔다면 아마 만 개의 화살이 심장을 꿰뚫어 죽었을 것이다.하지만 걸음을 옮길수록 서인경은 갈대 아래에서 흐르는 물빛이 이상하고 느껴졌다.“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물의 색이 더 붉어진다. 이 물, 뭔가 이상해.”붉은 털 늑대는 무표정하게 앞으로 걸어가다 그 말에 고개를 돌려 서인경을 한 번 쳐다보았다.“그 물에는 독이 있습니다. 예전에 한 늑대의 몸에 물 한 방울 튄 적 있었는데 털이 썩으며 내장까지 부패했지요. 그리고 다음 날엔 피 웅덩이만 남고 그 늑대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그 말에 모두의 얼굴빛이 굳었다. 이절뚝은 표정을 가다듬고 무릎을 꿇어 물을 자세히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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