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에는 이미 호랑이의 피가 묻어 있었고 붉은 방울은 지금 이 순간에도 뚝뚝 떨어져 땅을 적시고 있었다. 호랑이는 경계하듯 뒤로 물러섰고 서인경은 한 걸음,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인간의 이치를 깨달았다면 이 사실을 알겠지. 이 반지는 오직 일불락의 후손만이 낄 자격이 있다. 너희가 이걸 빼앗으려는 건 대체 누구의 명령을 받은 것이냐?”늑대 무리와 호랑이 무리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대답하지 못했다. 설령 대답을 한다 해도 서인경은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할 터였다.그녀는 천천히 반지를 손가락에서 빼내 들었다. 그리고 비수를 들어 반지의 용두 위에 갖다 댔다. 그 순간, 현장은 숨소리 하나 없이 고요해졌다.“차라리 이걸 부숴버릴지언정 절대 나쁜 자의 손에 넘기지 않을 것이다. 만약 너희가 정말 사람의 마음을 안다면, 그리고 이 땅을 위한다면, 잘 생각해 보거라. 그자가 정말 이 땅을 위한 사람인지, 아니면 이 반지를 이용하려는 자인지를 말이다.”그녀가 정말 반지를 부숴버릴까 두려웠던 것일까?늑대와 호랑이 무리들은 더 이상 앞으로 다가오지 못했다.그때였다. 뒤편 숲에서 바람이 휙 하고 불어오더니 어딘가에서 그림자가 하나가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서인경은 잽싸게 고개를 돌렸다. 그것은 분명 사람의 형체였다.그 그림자가 사라지자 늑대와 호랑이 무리들도 마치 부름이라도 받은 듯 일제히 방향을 틀어 떠나갔다.그녀는 그제야 긴 숨을 내쉬었다. 역시, 저들은 그 반지를 정말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모두가 떠난 뒤, 서인경은 급히 늙은 늑대에게 지혈초를 먹였다. 그리고 곧장 새끼 늑대 쪽으로 달려가 상태를 살폈다.다행히 아직 숨은 붙어 있었다. 하지만 새끼 늑대는 강한 충격으로 뼈가 여러 군데 부러졌고 오장육부가 심하게 뒤틀려 있었다. 이런 부상은 조금만 잘못 손을 써도 즉시 목숨이 끊길 것이다.서인경은 상처를 확인한 뒤 고개를 들었다. 그 시선 끝에는 이미 기력이 다한 늙은 늑대가 있었다.“아직 살아 있다. 반드시 살려낼 방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