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하는 소리와 함께 서인경의 말이 바닥에 내려꽂히듯 울렸다.그 한 문장에 놀란 것은 태황태후만이 아니었다. 전각 밖에 숨어있던 연기준의 온몸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지워진 게 아니었다.어린 시절, 어머니의 웃음과 목소리, 그리고 따스한 손길이 폭풍처럼 기억 속을 휘몰아쳤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선제가 눈을 감던 그날 밤에 멈춰 섰다.하룻밤만 곁에서 지키면 다음날 아침 함께 식사하자고 약속했던 사람이었는데 결국 그를 반겨준 건 차가운 시신뿐이었다.태황태후는 말했다. 어머니가 지나친 슬픔에 스스로 순장을 택했다고.어머니가 그토록 사랑했던 아들 하나 남겨두고 혼자 떠났다는 말을 그는 믿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날, 열셋 째 황숙 연도현 또한 급사했다는 소식이 퍼지자 그는 믿을 수밖에 없었다.어머니는 황제보다 자신을 더 소중히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연도현과 비교했을 때 자신이 정말로 더 사랑받았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어머니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연도현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으니까.그래서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그는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의심할 이유도, 용기도 없었다. 하지만 방금 서인경이 던진 말에 연기준의 다리는 바닥에 못이라도 박힌 듯 움직이지 않았다.‘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른 채 살아온 걸까? 서인경은 언제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걸까? 그리고 왜 나에게 한 번도 말하지 않은 걸까?’침전 안에서는 서인경 한마디로 인해 태황태후의 살기가 치솟았다.“상왕비! 감히 애가와 상왕 사이를 이간질하다니! 오늘, 절대 그냥 두지 않겠다! 여봐라! 다시 사람을 들이거라! 이 자리에서 상왕비를 죽이는 자에게 애가가 크게 상을 내리겠다!”이어 두 번째 어림군 무리가 침전으로 들이닥쳤다.그러나 문턱을 넘으려는 순간, 검은 그림자가 하늘에서 내려 꽂혔다. 선두에 선 장수는 그 모습을 확인하자 자리에 굳어 서며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저 자는 이미 출정을 떠난 것이 아니었던가?연기준의 얼굴이 서늘하게 굳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