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현은 골똘히 생각하며 온 힘을 다해 머리를 쥐어짰으나 어디서 예정연을 봤는지 끝내 떠올리지 못했다.서인경은 무현의 기억이 중요한 정보일 수도 있다고 느꼈지만 조급하게 다그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생각나지 않는다면 억지로 떠올리려고 하지 마세요. 기억날 때 바로 얘기해 주시면 됩니다.”무현은 고개를 끄덕인 후 걸음을 옮겼다. 지금 그의 다리는 아직 성하지 않은 상태였다.“왕비 마마, 왕야께서 그녀를 들이면 안 됩니다. 야랑국 황실 사람은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되거든요!”무현이 예정연 가문에 대해 편견이 있어 보이자 신수빈은 의아해졌다.“제 기억으로 진국과 야랑국은 큰 마찰도 없었고 변방도 늘 평화로웠습니다. 한데 오라버니께서는 왜 야랑국 사람을 그렇게 싫어하는 겁니까?”순간, 무현의 표정에는 분노가 비쳤다.“평화롭다고 해서 사이가 좋은 건 아닙니다. 야랑국은 아주 교활하지요. 당년, 열셋째 왕야와 서 노장군께서 야랑국을 유람했을 때, 야랑국 폐하께서는 두 분의 신분을 분명 알고 있었음에도 사람을 시켜 시험했고 저희 진국의 기둥을 꿰어보려 했습니다. 한데 왕야와 노장군의 뜻이 확고하다는 것을 알고 이번에는 미인계를 썼지요. 그 일로 인해 노장군의 댁 안 살림까지 뒤집힐 뻔했습니다. 다행히 왕야께서 직접 증언해 주신 덕분에 노부인의 분노를 겨우 가라앉을 수 있었지요. 그들의 황제는 항상 저희의 인재와 병력을 노려왔습니다. 실력이 부족해 대놓고 치지 못했을 뿐, 뒤에서 벌이는 작은 술수는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지요. 폐하조차 저럴 정도라면 그 자손들이라 해서 다를 게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의심합니다. 이번에 예정연이 왕야를 찾는 것도 왕야를 유혹한 후 야랑국의 손 안에 넣으려는 속셈일 거라고요. 왕비 마마, 왕야를 단단히 지켜야 합니다.”서인경은 그의 마지막 말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 자기 아들의 친부를 지키는 일이라면 당연히 그녀의 몫이다.다만, 야랑국에서 할아버지를 유혹한 사건은 서인경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그제야 알았다. 당년 유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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