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해가 동쪽 하늘에서 떠올랐다.아침 햇살이 양심전 앞뜰을 비출 무렵, 밤새 대기하던 대신들은 모두 기진맥진해 있었다.그중 몇은 버티지 못하고 계단에 기대 잠들어 있을 정도였다.황제는 새벽녘에 눈을 떴다.침상 곁에는 첫째 황자와 열셋 째 황자가 나란히 지키고 서 있었다.황제가 눈을 뜨는 순간, 두 사람은 서로 먼저 다가가려는 듯 앞다투어 몸을 내밀었다.“부황, 깨어나셨습니까?”“부황, 몸은 좀 어떠십니까? 아들이 밤새 곁을 지키고 있었으니 이제야 마음이 놓입니다.”“저도 한숨도 못 잤습니다. 한순간도 자리를 뜨지 않았습니다.”“저도 마찬가지입니다.”말들이 겹쳐 쏟아졌다.그때 태황태후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두 황자가 서로 효심을 겨루듯 공을 내세우는 소리가 귀에 꽂혔다. 황족이라기에는 지나치게 속 좁고 초라한 모습이었다.태황태후의 눈에 이 둘은 언제나 못마땅한 존재였다. 그러나 황제의 곁에는 이제 이 둘밖에 쓸 만한 사람이 없었다. 병세가 깊은 황제를 대신해 국정을 맡겨야 할 자들도 결국 이들이었다. 그러니 마음에 들지 않아도 분노를 억누를 수밖에.“그만하거라. 황제가 이제 막 눈을 떴는데 너희는 누가 더 효심이 깊은지부터 가려야겠느냐?”두 황자는 화들짝 놀라 무릎을 꿇었다.“감히 그러지 못하옵니다.”“저도 감히 그런 뜻이 아니옵니다.”태황태후는 노기가 가득한 얼굴로 두 사람 곁을 지나 뒤따라온 태의를 불렀다.“어서 황제의 상태를 살펴라.”태의는 용상 앞에 정중히 엎드린 뒤 맥을 짚었다. 그러고는 잠시 후 손을 거두며 고개를 들었다.“태황태후 마마, 폐하께서는 이미 위중한 고비를 넘기셨습니다. 다만 기력이 극히 쇠하셨으니 정사를 돌보지 마시고 조용히 요양하셔야 합니다.”태황태후가 입을 열려는 순간, 황제가 스스로 몸을 일으키려 했다.“요양할 필요 없다. 당장 조회를 열어 대신들을 불러라.”태황태후가 급히 다가섰다.“지금은 몸을 돌보는 것이 우선이다. 국정은 첫째 황자와 열셋 째 황자에게 맡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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