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예지는 밤새 실험실에 머물렀다.모든 데이터를 정리해 기록을 마쳤을 즈음, 창밖엔 이미 희미한 새벽빛이 번지고 있었다.의자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갑작스레 눈앞이 핑 돌더니 다리가 휘청였고 그녀는 간신히 옆 의자에 몸을 기댔다.‘잠깐만 눈 좀 붙이자...’그렇게 생각한 소예지는 결국 깊은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그 무렵, 주말임에도 평소처럼 출근한 양정화는 실험실에 불이 켜진 것을 보고 의아함을 느꼈다.안을 들여다보자, 실험대 위에 그대로 엎드린 채 잠든 소예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설마 밤새 실험한 건가...”양정화는 무심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이렇게까지 자신을 몰아붙이다가는 정말 언젠가 쓰러질 거야...’소예지가 눈을 떴을 땐 이미 오전 8시 30분이었다.몸을 간신히 일으킨 그녀는 사무실로 향하던 중 문이 열린 것을 보고 가볍게 노크하며 인사를 건넸다.“교수님, 벌써 오셨어요?”양정화는 그녀를 보자마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혹시 밤새 실험했어?”소예지는 피곤함 속에서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이상하게 밤이 되면 영감이 잘 떠올라서요.”“이런, 다음부터는 밤새는 거 금지야.”양정화가 단호하게 말했다.“지금 당장 집에 가서 푹 쉬어.”하지만 소예지는 고개를 저으며 해맑게 웃었다.“교수님, 다행히 어젯밤 실험에서 성과가 있었어요.”그러곤 곧바로 화면에 어젯밤 정리해 둔 실험 데이터를 띄웠다.양정화는 안경을 고쳐 쓰며 데이터를 꼼꼼히 살폈고 이내 놀라움과 기쁨이 뒤섞인 목소리로 외쳤다.“이거 정말 대단한데? 소예지, 해냈네!”그 말에 소예지도 순간 기운이 나는 듯했지만 이제 정말 한계에 가까운 피로가 그녀를 짓누르고 있었다.오전 9시 무렵, 양정화는 직접 고이한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교수님.”고이한의 목소리는 여느 때처럼 차분하고 침착했다.“고 대표, 좋은 소식이 있어. 소예지가 어젯밤 밤새 실험했는데 드디어 돌파구를 찾았어. 13번 유전자 배열의 암호를 해독했거든.”“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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