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Bab 321 - Bab 330

334 Bab

제321화

고이한의 시선이 다시 윤하준에게로 향했다.“돌아왔으면 연락이라도 하지 그랬냐.”윤하준은 가볍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아침에 막 도착했어. 저녁엔 너희랑 밥이나 한 끼 하려고.”잠시 정적이 흐르던 사이, 고이한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여동생 일은 좀 진전이 있어?”그 말에 윤하준의 표정이 잠시 굳어졌다. 평소와 다르게 입꼬리가 내려앉은 그의 얼굴에서 상황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졌다.“아직은 계속 노력 중이야.”그제야 소예지는 윤하준이 여동생 이야기를 꺼내기 전까지 단 한 마디도 그에게 묻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서, 그 일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느낄 수 있었다.고이한은 말없이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조용히 말했다.“내 도움이 필요하면 주저 말고 연락해.”“그래, 그럼 난 이만 가볼게.”윤하준은 가볍게 인사를 건넨 뒤, 소예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추가로 필요한 자료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요.”“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하준 씨.”소예지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전했다.그때였다. 귀엽고 동그란 얼굴을 한 고하슬이 고개를 빼꼼히 들이밀며 세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 윤하준이 돌아서는 걸 보고 조그맣게 손을 흔들었다.“삼촌, 안녕히 가세요!”“응, 안녕.”윤하준은 부드러운 미소로 손을 흔들었고 곧 엘리베이터 문이 조용히 닫혔다.하지만 그 순간, 소예지는 무언의 냉기가 서린 시선을 느꼈다.“무슨 자료길래 외부 사람한테 도움을 청한 거지?”고이한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눈빛은 분명히 차가워져 있었다.소예지는 품에 안은 딸을 더 꼭 끌어안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윤하준 씨 실험실 쪽 자료야. 우리가 참고해야 할 정보가 있었거든.”고이한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의 연구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결국 그에게도 중요한 문제였기에 외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걸 이해 못 할 사람은 아니었다.잠시 후, 소예지는 딸을 내려다보며 몸을 낮췄다.“근데 우리 하슬이는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야?”고하슬은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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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어느덧 밤이 되었고 고하슬은 여전히 고이한의 집에 머무르고 있었다.원래부터 명절 특유의 북적이는 분위기를 좋아하던 아이라, 사람들과 함께하는 그 시간 자체를 즐기는 듯했다.며칠째 실험실에서 지내며 집 안은 휑할 정도로 썰렁했고 소예지는 내일 예산 회의만 마치면 오후에 꼭 시장에 들러 장을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비록 자신에게는 더 이상 큰 의미 없는 명절일지 몰라도 적어도 딸에게만큼은 '설날'이라는 하루가 특별하게 남기를 바랐다.다음 날 오전, 소예지는 약속된 시간에 맞춰 고신 그룹을 찾았다.대표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고이한은 이미 통유리 창가에 서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원래는 양정화도 동석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불참하게 되면서 결국 후속 자금 관련 논의는 소예지 혼자서 감당하게 되었다.“앉지.”고이한이 돌아서며 소파 쪽을 손으로 가리켰다.자리에 앉은 소예지 앞에 비서가 조심스럽게 따뜻한 차 한 잔을 내려놓았다.컵을 들자, 익숙한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결혼 당시, 자주 마시던 바로 그 녹차였고 향 하나만으로도 소예지는 단번에 그것을 알아차렸다.고개를 들었지만 고이한은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문서를 펼친 채 묵묵히 내용을 검토 중이었다.“자금 추가는 가능해. 다만 조건이 있어.”문서를 덮고 고개를 든 고이한의 눈빛은 단도직입적이었다.“실험 진행 상황, 매주 당신이 직접 내게 보고해 줬으면 좋겠어.”소예지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보고서는 내가 직접 써서 보낼게.”“내가 의학은 잘 모르잖아. 네 보고서는 너무 전문적이라 솔직히 이해가 안 돼.”그의 말투는 특별한 감정도 없이 담담했다.소예지는 작게 한숨을 내쉰 뒤,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렇게 하지.”고이한은 책상 위를 손가락으로 두어 번 두드리다 말고 뜬금없이 물었다.“설날에 무슨 계획 있어?”뜻밖의 질문에 소예지는 눈을 가늘게 뜨며 시큰둥한 목소리로 답했다.“그건 당신이 알 바 아니야.”“하슬이가 그러는데...”“그건 오늘 논의할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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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딸이 조그만 몸으로 까치발을 들어 커튼을 건네주는 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소예지의 가슴 한편이 문득 뻐근해졌다.“엄마, 나 잘했죠?”고하슬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응, 정말 예쁘네.”소예지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지만 돌아서는 순간 참아왔던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앞으로는 나도 엄마 도와줄 거예요. 나는 엄마의 귀여운 꼬마 도우미니까!”아이의 말에 소예지는 입술을 꼭 다문 채, 쏟아지는 눈물을 손으로 막으며 거실로 몸을 돌렸다.끊어진 실처럼 주르륵 흘러내리는 눈물은 멈추지 않았고 울음이 새어 나오지 않게 입을 꼭 틀어막아야 했다.예전엔 아이가 빨리 철들기를 바랐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너무 이른 나이에 철든 척하며 어른처럼 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마음이 미어지고 미안했다.감정을 겨우 추스른 뒤 다시 거실로 돌아왔을 때, 고하슬은 과자를 먹으며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있었다.그 천진한 모습에 소예지는 다시 한번,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꼈다.그리고 마침내, 섣달그믐날이 찾아왔다.하루 종일 그녀의 휴대폰에는 많은 이들의 안부 인사가 도착했다.임현욱, 강준석 그리고 윤하준까지 모두가 짧지만 따뜻한 새해 인사를 전해왔고 오늘은 소예지한테 누구보다도 딸과 함께할 시간이 중요하다는 걸 그들 모두가 알고 있었기에 불필요한 말은 없었다.소예지는 딸에게 예쁜 한복을 입혀주고 자신도 은은하게 화장을 했다.고하슬은 거울 앞에서 빙글빙글 돌며 신이 난 표정으로 물었다.“엄마, 나 예뻐요?”“응, 세상에서 우리 하슬이가 제일 예쁘지.”소예지는 무릎을 꿇고 앉아 딸아이 머리에 달린 족두리를 정성스럽게 매만졌다.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보낸 사람은 고이한이었다.[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밖엔 가늘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소예지가 우산을 펴고 딸아이의 작은 손을 꼭 잡은 채 현관을 나섰을 때, 고이한은 이미 우산을 들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차 문을 먼저 열어 고하슬을 태운 뒤, 소예지가 우산을 접으려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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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수경아, 나 그냥 안 가려고. 너는 할머니랑 가족들이랑 즐겁게 새해 보내.”“하지만...”“걱정 마. 소예지가 이한 오빠한테 접근할 기회 같은 건 절대 안 줄 테니까. 나 믿지? 내가 전화 한 통만 하면 이한 오빠는 바로 자리를 뜰 거야. 삼 분도 안 걸릴 걸?”전화를 끊고 나서도 고수경은 어쩐지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유빈 언니는 도대체 무슨 수로 오빠와 소예지를 못 만나게 막겠다는 거지? 삼 분? 좋아, 어디 한번 두고 보자.’고개를 들자, 이미 몇몇 친척들이 먼저 소예지에게 다가가 정중히 인사를 건네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고수경은 그 모습을 보고 속으로 비웃음을 터뜨렸다.‘소예지, 설마 아직도 네가 이 집 안주인이라도 되는 줄 아는 거야?’고가의 친척들과 어른들은 그녀에게 말투부터 태도까지, 예절이 흠잡을 데 없이 공손했다.그들도 웃어른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최현숙 여사의 각별한 애정과 진가영의 변해버린 태도, 그 모든 걸 보고 있자니 혹시나 소예지가 다시 고이한과 이어지기라도 한다면 이 집의 안주인 자리는 또다시 그녀의 몫이 되는 건 아닌지 모두가 그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었다.게다가 소예지는 이혼 후에도 상당한 재산을 챙겨 나갔고 지금은 과학계에서 이름을 날리는 인물이었다.언젠가 그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몰랐고 그들은 누구보다도 사람의 '가치'를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이들이었다.한편, 고이한은 삼촌들과 웃으며 담소를 나누던 중, 진동하는 휴대폰을 확인하더니 곧장 발코니 쪽으로 몸을 돌렸다.하지만 발코니에 발을 들여놓기도 전에 그의 눈빛엔 순간적으로 당혹감이 번졌고 턱선은 단단히 굳어졌다.“알았어, 지금 당장 갈게.”짧게 전화를 끊은 그는 바로 진가영에게 다가갔다.“급한 일이 생겨서 잠깐 나가봐야겠어요.”“이제 곧 밥 먹을 텐데, 밥 먹고 가면 안 되니?”“정말 급해서요.”딱 잘라 말한 그는 소예지가 앉아 있는 쪽을 힐끔 바라보며 핸드폰을 움켜쥔 채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아빠!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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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우와! 엄마, 저기 봐요! 또 불꽃놀이에요!”눈을 반짝이며 해맑게 외치는 딸의 볼에 얼굴을 살짝 비비며 소예지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응. 진짜 예쁘다.”밤 열 시.딸이 곤히 잠든 후, 소예지는 편안한 잠옷으로 갈아입고 거실 소파에 앉아 의학 전문지를 펼쳤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그녀의 일상은 변함없이 단단하고 조용했다.그때, 휴대폰에서 알림음이 울렸다.[하슬이 자?]보낸 사람은 고이한이었다.소예지는 무표정하게 화면만 한 번 확인하더니, 아무 대답도 없이 휴대폰을 뒤집어 화면이 보이지 않게 내려놓았다.창밖에선 어둠을 가르며 터지는 불꽃이 밤하늘 절반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 찬란한 빛이 잠시 그녀의 차가운 얼굴 위에 따스함을 흩뿌렸지만 곧 또다시 진동음이 울렸다.소예지는 한숨을 내쉬며 휴대폰을 들었다.[하슬이 줄 선물 준비했어.]그 짧은 문장에 소예지는 단호하게 손가락을 움직였다.[하슬은 당신 선물 따위 필요 없어. 우리 방해하지 마.]그 뒤로는 더 이상 메시지가 오지 않았다. 소예지는 마침내 찾아온 평온한 정적 속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설 연휴 동안, 소예지는 딸과 함께 놀이공원에도 가고 쇼핑몰을 돌며 시간을 보냈으며, 박시온의 집에도 다녀왔다. 고하슬은 하루하루가 그야말로 꿈처럼 즐겁기만 했다.바쁘게 뛰어다니고 웃고 놀다 보면 ‘아빠’라는 존재는 자연스레 뒤로 밀려났다.물론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면 어김없이 물었다.“아빠는?”그럴 때마다 소예지는 조심스레 화제를 돌리며 딸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이끌었다. 언젠가는 아이가 점점 아버지 없는 세상에 익숙해지길 그녀는 바랐다.잔인하지만 훗날 고이한에게 또 상처받을 바엔, 지금부터 조금씩 멀어지는 편이 훨씬 나았다.연휴가 끝나고 양희순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소예지는 그녀에게 두툼한 봉투를 내밀며 말했다.“1년 동안 하슬이랑 잘 지켜줘서 감사해요.”양희순은 봉투 안을 슬쩍 들여다보더니, 순간 얼굴이 굳었다.“사모님, 이건 너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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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소예지는 손에 쥔 휴대폰 화면에 집중한 채, 연구 보고서에 몰두하고 있었다.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시계는 오전 9시 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그때, 엘리베이터 쪽에서 고이한의 비서가 바쁘게 걸음을 옮겨 그녀에게 다가왔다.“가시죠. 고 대표님께서 이미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소예지는 순간 고개를 들며 눈을 깜빡였다. 프론트 데스크에서 그녀가 도착한 걸 본사에 알렸고 고이한이 바로 비서를 내려보낸 모양이었다.비서는 무언가 말을 꺼내려다 망설였고 결국 작게 입을 열었다.“고 대표님... 오늘 좀 기분이 안 좋으세요. 혹시라도 말씀 조심해주시면...”소예지가 조용히 그를 바라보자, 비서는 난처한 웃음을 지으며 덧붙였다.“아침에 프로젝트팀 회의 중에 화를 많이 내셨다고 하더라고요.”소예지는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고이한 기분이 나쁘건 말건 나랑 무슨 상관이지.’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로 답했다.“고마워요. 이거 출력해서 회의실에 좀 가져다주세요.”그녀는 파일을 전송했고 비서는 고개를 숙이며 그 길로 복사실로 향했다.엘리베이터는 조용히 대표실 층에 도착했고 회의실 복도엔 커다란 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비서는 그 문 앞까지만 안내하곤 감히 안으로 들어서지 않았다.소예지는 스스로 문을 밀고 회의실 안으로 들어섰다.고이한은 창가에 등을 돌린 채 서 있었다. 곧고 길게 뻗은 그의 실루엣에서는 말없이도 압박감이 흘러나왔다.그는 발소리에 고개를 돌렸고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앉아.”소예지는 맞은편 의자를 당겨 앉았다.“조금 있으면 비서가 출력해 온 자료를 가져올 거야.”그는 내선 전화기를 눌러 말했다.“커피 두 잔 부탁드립니다.”전화기를 내려놓은 뒤, 그의 시선이 조용히 그녀의 얼굴 위에 머물렀고 몇 초간의 정적 후, 불쑥 물었다.“하슬이는 요즘 잘 지내?”“응. 잘 지내고 있어.”소예지는 차분하게 대답했다.“하슬이 좀 만나게 해줘.”최근 그의 모든 만남 요청을 그녀가 차단했기에 말끝에 묻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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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차에 올라탄 소예지는 가장 먼저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그리고 조심스럽게 메시지를 보냈다.「임현욱 씨, 오늘 생일이죠?」답장은 곧바로 도착했다.「그걸... 기억하고 계셨어요?」짧은 문장 속에 놀람과 기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그날, 스치듯 언급했던 생일을 그녀가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꽤 감동한 눈치였다.그는 당시 군 기지에 있으면서도 굳이 사람을 시켜 꽃과 선물을 보냈다.그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졌던 만큼, 소예지 역시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었다.「기억하고 있었죠. 오늘은 어떻게 보내실 건가요?」그의 답은 자연스레 초대로 이어졌다.「소예지 씨는 점심이 괜찮으세요, 아니면 저녁이 괜찮으세요?」「저녁엔 아이를 봐야 해서요.」「그럼 점심에 간단히 식사하죠!」시계를 보니 아직 오전 11시. 시간이 있긴 했지만 선물을 준비해야 했다.소예지는 바로 박시온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남자한테 줄 선물 좀 추천해 줘. 뭐가 좋을까?”“윤 대표? 임현욱 씨? 아니면 그 강 선배?”박시온은 이름들을 줄줄이 읊었다.“임현욱 씨. 오늘 생일이야. 지난번에 선물도 줬었고 나도 답례는 해야 할 것 같아서.”“그럼 기본이지. 지갑, 벨트, 넥타이 같은 거 어때?”소예지는 고개를 살짝 흔들며 머리를 짚었다.“음... 그런 건 너무 뻔하잖아. 다른 건 없어?”“그럼 볼펜. 실용적이고 비싼 거 사도 부담스럽지 않지.”그 말에 소예지는 단번에 수긍했다. 실용적이고 과하지 않으며, 의미까지 담을 수 있는 선물이엇다.“그럼 브랜드는?”“당연히 몽블랑이지! 지금 당장 가!”소예지는 도심 속 매장을 검색하고 곧장 출발했다.매장에 도착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눈에 띄는 고급 만년필 하나를 골라 정성스럽게 포장을 부탁했고 직원 명함까지 받아 매장을 나섰다.잠시 후, 임현욱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하늘정 레스토랑에 예약해 뒀어요.」시간은 이미 정오를 넘어가고 있었다.더는 그를 기다리게 할 수 없었다.「12시 20분쯤 도착할게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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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소예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기회가 된다면 그녀도 한 번쯤 그곳에 가보고 싶었다.점심 식사는 정갈했고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식사 내내 임현욱의 눈빛에는 쉽사리 감추지 못한 아쉬움이 번졌다.하지만 나라가 그를 부르고 있었고, 그는 돌아가야 했다.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레스토랑 주차장 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임현욱은 그녀를 차까지 배웅했고 발끝에 맴도는 망설임을 몇 번이고 숨기지 못한 채 입술을 달싹였다가 닫기를 반복했다.소예지가 먼저 걸음을 멈추고 부드럽게 말했다.“그럼, 다음에 또 뵐게요.”그 말에 임현욱은 조용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소예지 씨.”“네?”소예지가 눈을 깜빡이며 그를 바라봤다.“앞으로 예지 씨라고 불러도 될까요?”그녀는 잠시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하지만 이내 임현욱의 진심이 담긴 눈동자와 마주하자, 미소 띤 얼굴로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네. 그럼요. 우리 그렇게 나이 차이크게 나는 것도 아닌데요.”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예지 씨도 이제 나한테 ‘현욱’이라고 불러주세요.”소예지는 한 박자 늦게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그러죠. 몸조심하시고 무사히 다녀오세요.”임현욱의 눈빛에 순간적인 쓸쓸함이 스쳤지만 곧 다시 따뜻한 미소로 덮었다.“예지 씨도 잘 지내요.”군 기지에 있는 이상, 그녀 곁을 지켜줄 수 없다는 현실이 그를 더 말을 아끼게 만들었다.소예지가 차에 오르자, 그는 문을 닫아준 뒤 차가 멀어질 때까지 묵묵히 손을 흔들었다.백미러 너머로 보이는 그의 모습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그 모습을 바라보며 소예지는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신호등 앞에 멈춘 그 순간, 박시온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시간 좀 돼? 잠깐 얼굴 좀 보자.”실험실로 곧장 돌아가기엔 시간이 애매했다.소예지는 망설이다가 핸들을 꺾어 박시온의 집 근처 카페로 향했다.카페 안.박시온은 연휴 내내 있었던 즐거운 일들을 한참 늘어놓다가 문득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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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네!”고하슬은 천진난만한 얼굴로 대답했다.“유빈 이모가 다음에 놀이공원 데려가 준대요!”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자, 소예지는 차를 멈추고 천천히 딸을 바라봤다.“하슬아, 앞으로 누가 선물을 주면 꼭 엄마한테 먼저 물어보고 받아야 해. 알겠지?”“그런데 유빈 이모는 남이 아니잖아요?”아이의 눈망울은 맑고 순수했다.“유빈 이모가 그러는데 자기는 아빠의 제일 친한 친구래요. 아빠한테 아주, 아주 중요한 사람이래요.”그 말은 아무런 경고도 없이 그녀의 가슴을 깊숙이 찔러 들어왔다.소예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감정을 눌러 담으며 겨우 목소리를 냈다.“정말 그렇게 말했어?”고하슬은 사탕 포장을 까면서 고개를 귀엽게 끄덕였다.소예지는 손끝에 힘이 들어갔다. 손톱이 살갗을 파고들었지만 아픈 줄 몰랐다.‘이건 분명 고이한이 시킨 짓이야. 내 딸에게까지 접근하라고?’“엄마, 화났어요?”아이는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아니야.”소예지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엄마는 그냥 생각 좀 하느라 그래. 하지만 하슬아, 앞으로 유빈 이모가 너 혼자 부르면 꼭 엄마한테 먼저 말해야 해. 알겠지?”“네...”아이의 표정엔 이해하지 못한 듯한 순진한 기색이 남아 있었지만 그래도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집으로 돌아오자, 소예지는 딸의 작은 가방을 정리하다가 낯선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부드러운 벨벳 재질에 금박으로 로고가 새겨진 고급스러운 상자.뚜껑을 열자, 안에는 눈부시게 반짝이는 백조 모양의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엄마, 예뻐요?”고하슬이 상자를 들여다보며 반짝이는 눈빛으로 물었다.“유빈 이모가 이건 나만을 위해 만든 거라 했어요. 전 세계에 딱 하나밖에 없대요!”소예지는 말없이 상자를 닫았다.그리고 아이 앞에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췄다.“하슬아, 이건 너무 비싸서 지금은 엄마가 대신 보관할게. 하슬이가 좀 더 크면 그때 걸자. 응?”“네...”고하슬은 아쉬운 듯 입술을 내밀었지만 곧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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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새벽녘, 심유빈의 소속사에서 한 통의 공식 성명이 발표되었다.건강상의 이유로 여성의 날 홍보 촬영에 불참하게 되었고 따라서 올해의 공익 캠페인 활동에서 자진 하차한다는 내용이었다.마침 잠에서 깨어 있었던 소예지는 그 성명을 확인했다. 그녀의 예상대로였다.심유빈은 자신의 명예를 걸고 소예지와 맞서기엔 감히 그럴 용기를 낼 수 없었다.무엇보다 그녀와 고이한 사이에 있었던 일은 명백한 사실이었다.심지어 고이한조차 그녀에게 전화 한 통 걸어오지 않았다. 딸은 소예지에게 있어 절대 건드려선 안 될 '금기'라는걸 그도 알고 있었고 누구든 그 선을 넘으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는 뻔했다.다음 날 아침, 고하슬을 등교시키던 소예지는 담임 선생님을 따로 불러 조용히 당부했다.“앞으로 수업 중이나 원내에서 하슬이가 심유빈과 마주치지 않게 조금만 신경 써 주세요.”선생님은 고개를 숙이며 연신 사과했다.“죄송합니다, 하슬이 어머님. 새 학기라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 부분까지는 미처 신경을 못 썼네요.”소예지는 선생님을 원망할 생각은 없었다.그저 또다시 그 아이가 상처받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다시 한번 심유빈의 성명을 확인했을 땐, 여성 연합회 공식 계정에서도 ‘유감’이라는 표명과 함께 그녀의 하차를 공식화한 입장이 나와 있었다.이로써, 심유빈이 이번 캠페인에서 완전히 물러났음이 분명해졌다.어디서 소식을 들은 건지 박시온도 아침부터 전화를 걸어왔다.소예지가 실험실로 향하던 길목이었다.“진짜 속이 다 시원하다니까. 어떻게 딱 그 촬영 시점에만 맞춰서 아프다니?”“아픈 게 아니라 내가 협박한 거야.”소예지는 덤덤하게 진실을 털어놓았다.그 말을 들은 박시온은 펄쩍 뛰었다.“와, 심유빈 미친 거 아니야? 악질도 그런 악질이 없어! 여섯 살짜리 애한테 그런 말을 해? 나중에 하슬이가 커서 그거 기억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얼마나 큰 상처가 될지 모르잖아!”“그래서 더는 봐줄 생각 없어. 만약 다시 접근해 오면 그땐 더 강하게 나갈 거야.”소예지의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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