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한은 연회장 한쪽에서 몇몇 주요 인사들과 여유롭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몸에 딱 맞는 수트 차림, 손짓 하나, 고개를 기울이는 각도 하나까지도 흐트러짐이 없었다.그에게선 타고난 상위자의 아우라와 자신감이 묻어났고 그 자리에 있는 누구도 그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었다.그런데 마치 본능적으로 무언가를 느낀 듯, 고이한이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봤다.그리고 시선은 정확히, 막 도착한 소예지를 향해 닿았다.그녀가 연회장에 들어선 지 채 2분도 되지 않았을 무렵, 또 다른 세 여인이 우아한 자태로 동시에 입장했다.고수경, 심유빈, 안채린 세 사람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타이밍에 등장했다.정성 들인 드레스, 정제된 메이크업, 그리고 자신감 어린 태도와 그 존재감만으로도 연회장의 공기를 단숨에 장악했다.안채린은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 들뜬 듯한 표정이었다.이곳엔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다수 참석해 있었고 그녀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며칠 전, 소예지에게 모욕 아닌 모욕을 당한 이후 그녀는 속으로 조용히 다짐했다.‘언젠가는 반드시 너를 넘어설 거야.’그리고 이제야 깨달았다.실험실에서 아무리 성실히 일하고 논문을 쓴다 해도 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진짜 기회는 학계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비롯되었고 어떤 때는 단 한 사람의 말 한마디가 곧 자신을 세상에 알릴 무대가 되어주기도 했다.그 순간, 안채린의 시야에 소예지의 모습이 들어왔다.소예지는 몇몇 중년 남성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손에 쥔 샴페인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안채린의 시선이 무의식적으로 날카로워졌고 질투심이 번뜩이는 눈빛이 그녀의 눈동자에 서렸다.그녀도 소예지가 걸어온 그 길을 걷고 싶었다. 외모로 비교해도 자신이 절대 밀리지 않으며 실력 또한 뒤떨어지지 않는데 왜 매번 자신이 소예지보다 한 발짝 뒤에 서 있어야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한편, 소예지의 시선은 연회장 한가운데로 향해 있었다.샴페인 컬러의 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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