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소예지는 딸의 손을 잡고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지하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기둥 옆에 기대어 서 있는 훤칠한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아빠!”고하슬이 반가운 얼굴로 달려가 고이한에게 안겼다.고이한은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 지으며 딸을 내려다봤다.“아빠가 오늘은 어린이집에 데려다줄게.”“정말요?”고하슬은 신이 나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장 엄마를 돌아봤다.“엄마도 같이 가요?”소예지는 아이의 가방을 건네며 말했다.“엄마는 회사에 가야 해서 못 가. 다음에 같이 가자.”“네! 엄마, 다녀오세요.”고하슬은 씩씩하게 인사했다.그 순간, 등 뒤에서 묵직한 시선이 느껴졌지만 소예지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마치 그 시선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녀는 차 문을 열고 그대로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아빠, 우리도 빨리 가요!”차가 멀어지자 고하슬이 그의 손을 흔들며 재촉했다.고이한은 시선을 거두고 딸을 차에 태운 뒤, 차를 천천히 운전하며 주차장에서 빠져나갔다.오전 열한 시.소예지는 편정우에게서 전화를 받았다.새로운 발견이 있다며 강준석과 함께 실험실로 와 달라는 연락이었다.소예지와 강준석은 지체 없이 라이엔 실험실로 향했다.편정우의 실험실 안에서 세 사람은 방호복을 착용한 채 실험 구역으로 들어갔다.이번엔 실험용 흰쥐의 뇌 반응에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패턴의 데이터가 포착되었다. 실험을 마친 뒤, 편정우는 곧바로 한 시간짜리 미팅을 열었고 회의실에는 다섯 명이 모여 앉아 이번 성과를 중심으로 깊이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정오가 되자 편정우는 시계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밥은 먹어야지. 강 팀장, 소예지 데리고 근처에서 점심 먹고 와.”오후에도 다시 실험실로 돌아와야 했던 두 사람은, 가까운 곳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오랜만에 밖에서 먹는 점심이었다.주문을 막 마쳤을 때 문이 열리며 두 명의 여자가 들어왔다.그중 한 명은 고수경이었다.고수경 역시 이곳에서 소예지와 강준석을 보게 될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