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유산은 모른 척, 이혼에 왜 눈물?: Chapter 111 - Chapter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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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문강찬은 비웃으며 입꼬리를 올렸다.“강요했다고? 인정해. 처음에는 내가 널 강요했어. 하지만 나중에 네 두 다리가 내 허리에 감겨 있을 땐 꽤 즐기지 않았어?”진윤슬의 뺨이 조금씩 하얗게 질리더니 촉촉한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이 차올랐다.그가 그런 음담패설로 그녀를 모욕하다니.그녀의 자존심을 땅바닥에 짓밟고 있다.그녀는 아무 말 없이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에 떨어진 젖은 옷을 주워입고 떨리는 손으로 단추를 채웠다.손가락이 심하게 떨려서 몇 번이나 시도한 후에야 겨우 단추를 잠글 수 있었다.그녀가 안방 문을 열고 뛰쳐나갈 때까지 문강찬은 침묵하며 지켜보며 안색이 이미 극도로 나빠졌다.그는 갑자기 욕설을 내뱉으며 대충 옷을 입고 쫓아나갔다.하지만 아래층에는 이미 진윤슬의 그림자가 사라지고 없었다.가정부가 방금 달인 약을 들고 사방을 둘러보았다.“사모님은 어디 가셨어요? 약 다 달여졌는데.”문강찬은 돌아오기 전에 가정부에게 진윤슬의 약과 할머니의 약을 달이라고 미리 명령했었다.그가 여현식을 찾아간 것도 그녀의 약이 떨어질 때쯤이라 일부러 간 것이었고 성예빈은 우연히 입구에서 만난 것뿐이었다.그녀가 이것을 오해했을 뿐만 아니라 일부러 그런 말을 지껄인 것이다.문강찬은 눈살을 찌푸리며 여전히 비가 오고 있는 창밖을 바라보았다.그는 서둘러 차 키를 들고 쫓아나갔다.막 문을 나서자 급하게 달려오던 오창윤과 마주쳤다.“대표님, 진 대표님께서 뵙고 싶다고 하십니다.”화가 난 상태였던 문강찬은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시간 없어.”그는 시간이 없다고 했지만 진성국은 이미 입구에 와 있었다.문강찬이 나오는 것을 본 그는 우산을 들고 다가와 아첨하듯 말했다.“강찬아.”문강찬은 눈썹을 찌푸린 채 차가운 눈으로 그를 보았다.“무슨 일인데요?”진성국이 입을 열었다.“태호 일 때문에...”문강찬의 차가운 시선이 그에게 꽂혔다.“삼십 초 드릴게요.”진성국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문중엽이 자신을 찾아와 문을 열어주고, 진윤슬과 박순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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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와이퍼를 최대로 작동시켜도 시야는 여전히 흐릿했다. 핸들을 잡은 문강찬의 손에 힘줄이 솟아올랐다.비가 이렇게 많이 오니 그녀가 빨리 걷지 못했으리라 생각했다.하지만 한참을 찾아다녀도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결국 차를 길가에 세웠다.문강찬은 핸들을 주먹으로 세게 내리쳤다.그는 진윤슬이 창백한 얼굴로 젖은 옷을 입고 뛰쳐나갔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너무 아팠다.그녀에게 그런 모욕적인 말을 했던 것이 후회되었다.지금 그는 그녀를 찾아내서 품에 안고 사과하고 싶었다.그리고 진심으로 보상하고 싶었다. 하지만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그녀는 뛰쳐나갈 때 휴대폰도 가져가지 않아서 그는 그녀를 찾을 수 없었다.몇 분 더 운전했지만 사람을 찾을 수 없자 불안감에 숨이 막혀 왔다.그는 오창윤에게 즉시 사람을 보내 진윤슬을 찾으라고 전화했다.오창윤은 전화기 너머로 대표님의 초조한 목소리를 듣고서야 입을 열었다.“제가 사모님에게 몰래 사람을 붙여 놨어요. 사모님은 병원에 가셨어요.”대표님은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었다.수년간 그의 비서로 일해 온 그는 이미 모든 준비를 해 두었는데 바로 이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병원.진윤슬은 멍하니 복도 의자에 앉아 있었다.그녀는 해오름에서 뛰쳐나왔지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택시도 잡을 수 없었다.절망적인 순간에 친절한 사람을 만났다.그 친절한 사람은 차를 세우고 어디로 가는지 물었다.그녀의 머릿속은 엉망진창이라 생각나는 것은 오직 할머니뿐이었다.그녀는 그저 할머니 품에 안겨 펑펑 울고 싶었다.그래서 그 친절한 사람이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다주었다.그녀는 몽롱하게 병실 앞에 다다라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서야 문득 정신이 들었다.‘이렇게 오면 안 되는데... 할머니께서 이렇게 비참하고 곤궁한 내 모습을 보시면 얼마나 슬퍼하실까.’그녀는 감히 들어가지 못하고 간병인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몰래 간병인에게 부탁해 옷을 사 달라고 했다.여름 복도에는 에어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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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예전에는 이혼을 원한다고 하더니 이제는 반드시 이혼해야 한다고 한다.문강찬은 호흡이 거칠어진 채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처음에는 할아버지도 이 며느리를 인정하셨잖아요. 윤슬의 능력을 아시잖아요.”문중엽은 차분히 설명할 생각이 없는 듯 냉담하게 문강찬을 바라보았다.“나는 지금 너와 상의하는 것이 아니라 통보하는 거야. 네가 할 수 없다면 그 자리를 포기하면 그만이다.”그는 강하게 나섰다.상속권은 문강찬이 온갖 고생을 다 해서 얻어낸 것이었기에 그는 문강찬이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문강찬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뒤에서 최민경의 목소리가 들렸다.“안 돼요.”우아한 귀부인이 급히 들어와 문강찬의 팔을 잡아끌었다.“강찬아, 정신 차려. 네가 문씨 가문의 유일한 상속자잖아. 그 진윤슬이 뭐가 좋다고 그래? 능력도 없으면서 고집만 세서. 넌 왜 굳이 걔를 고집하는 거야?”최민경은 화를 내며 말했다.입술을 꽉 깨문 문강찬의 차가운 눈빛은 단호한 고집을 담고 있었다.“할아버지, 한 번 더 말씀드리죠. 저는 이혼하지 않을 거고 상속권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진윤슬과 상속권, 그는 둘 다 원했다.문중엽은 화가 나서 웃었다.“네 아버지의 수십 년간의 성공이 없었다면 네가 이 상속권을 얻을 수 있었을 것 같아? 너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지 마라.”분위기는 팽팽하게 긴장되었다.최민경이 낮은 목소리로 달랬다.“강찬아, 할아버지랑 맞서지 마. 진윤슬이 예전에 임신했다고 거짓말한 것도 있잖아. 걔는 좋은 사람이 아니야.”“닥쳐.”문중엽의 얼굴이 굳어지며 최민경을 꾸짖었다.“네가 더 나쁜 사람 같구나.”최민경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분명 어르신은 진윤슬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왜 자신이 진윤슬을 조금 험담했다고 화를 내시는 건지.“내가 걔를 내 양손녀로 삼을 거야.”문중엽이 결정을 발표하면서 문강찬을 경멸하듯 쳐다보았다.“네 아내 자리가 그렇게 좋은 자리라고 생각해? 빨리 이혼해. 윤슬이 문씨 가문의 아가씨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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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최민경은 생각할수록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문씨 가문에 이런 알이 생기다니, 다 이 진윤슬 그 독한 계집애 때문이야.”그녀는 이를 갈며 분노했다.문강찬은 눈살을 찌푸렸다.“윤슬이가 무슨 상관이에요? 윤슬이는 이 일 전혀 몰라요.”그는 최민경에게 경고했다.“밖에서 헛소문 퍼뜨리지 마세요.”최민경은 몇 마디 반박하고 싶었지만 아들의 표정을 보고 꾹 참았다.맞은편 병실에서, 진윤슬은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었다.할머니가 아직 깨어나지 않은 것을 보고 옆방에 가서 쉬기로 했다. 하지만 잠자리가 편안하지 않았다.눈을 감으면 문강찬의 경박하고 비아냥거리는 모습만 떠올랐다.문강찬이 살금살금 들어왔을 때 진윤슬은 깊이 잠들어 있었다.검고 긴 머리카락이 새하얀 베개 위에 흩어져 있어 수척한 뺨이 더욱 창백하게 느껴졌다.그녀는 불안한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는데 마치 수많은 억울함을 당한 듯했다.그는 그렇게 오래 바라본 후 조용히 나왔다.잠에서 깬 진윤슬은 온몸이 나른하고 머릿속도 몽롱했지만 자신이 잠을 설친 탓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문을 열고 나갔다.밖에서 문중엽의 흐릿한 목소리가 들렸다.“이제 우리는... 하늘이... 정해준 인연이야. 예전 일은 내가... 보상할게... 윤슬이가 네... 그러니까 내... 걱정하지 마... 내가 다...”평소 거만했던 목소리와 달리, 지금은 꽤 부드러운 말투였다.진윤슬은 자세히 듣지 않고 할머니가 괴롭힘당할까 봐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할머니.”그녀는 경계심을 갖고 문중엽을 바라보았다.“무슨 생각하는 거예요?”박순옥은 침대 머리에 기대고 있었는데 이미 기운을 많이 차린 모습이었다.그녀는 진윤슬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진윤슬은 문중엽의 수단들을 떠올리며 잠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무작정 할머니의 앞을 막아섰다.문중엽은 어색하게 기침을 하고 진윤슬을 보며 말했다.“네가 내 양손녀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어.”진윤슬은 멈칫했다.‘양손녀?’문중엽이 다시 말했다.“진심이야. 네가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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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내일 저녁에 파티를 준비할 거야. 그때 너를 소개하도록 하마.”대대적으로 파티를 열고 공개겠다는 의미였다.“이혼 신고까지 30일 남았지? 모레 가자. 모레 가서 받아. 내가 다 처리해 줄 테니 걱정하지 마.”진윤슬은 안도했다.문강찬이 아무리 대단해도 어르신의 말씀은 들어야 할 것이니 이혼은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박순옥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일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문중엽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지팡이를 짚고 돌아가는 그의 뒷모습이 꽤 즐거워 보였다.진윤슬은 마음속으로 이상한 느낌이 들어 할머니를 돌아보며 물었다.“할머니, 왜 그러셨어요?”‘할머니는 어르신이 또 무슨 나쁜 꾀를 부리실까 봐 무섭지 않으신 걸까?’박순옥은 온화하고 자애롭게 웃으며 손을 들어 손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진태호는 곧 유학 갈 테고, 너를 뼛속 깊이 미워하는 네 부모님이 어떻게든 너를 귀찮게 할 거야. 어르신이 네 사업을 잘 일으켜 세워주면 진성국 부부도 널 감히 괴롭히지 못할 거야.”진윤슬은 할머니가 문중엽을 그렇게 믿는다는 사실을 이상하게 생각했다.“할머니, 그분과 아는 사이세요?”문중엽은 늘 거만하여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깔보았는데 오늘은 꽤 온화한 태도였다.진윤슬은 자신에게 문중엽의 태도를 바꿀 만한 능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렇다면 이건 할머니 덕분일 것이었다.그녀는 할머니가 자신을 위하는 마음을 알지만 마음속 한구석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 있었다.“저는 그분의 은혜를 감당할 만한 능력이 없어요.”그녀는 진심으로 거부감이 들었다.박순옥은 웃으며 손녀가 판단이 정확한 건 좋은 일이지만 이미 눈앞에 가져온 것을 마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주는 건데 안 받을 이유가 없지.”박순옥이 말했다.진윤슬은 씁쓸하게 웃었다.할머니는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이것은 할머니가 문중엽과 아는 사이이며, 어쩌면 관계가 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하지만 할머니가 더는 말하고 싶어 하지 않으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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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진윤슬이 눈을 떴을 때 문강찬은 이미 떠난 뒤였다.오전 내내 그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오후 두 시가 되어서야 임청아가 그녀에게 영상 하나를 보내왔다.영상은 바로 문산 그룹이 연 기자회견 장면이었다.진태호는 24절기 향수 시리즈 레시피가 유출된 것이 전부 자신의 소행이며, 진윤슬과는 무관하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댓글 창은 욕설로 가득 찼다.사정을 모르는 일부 사람들은 두 사람이 남매이니, 진태호가 진윤슬을 보호하기 위해 대신 뒤집어쓴 것이 아니냐고 의심했다.하지만 곧바로 진태호가 과거에 폭력을 행사하였던 전력이 있다는 설명이 올라왔다.임청아는 이어서 몇 개의 영상을 더 보내왔다.경쟁사 고위 임원이 돈으로 연구원을 매수해 레시피를 손에 넣었다고 인정하는 내용이었다.피해자 진윤슬은 그 시각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강찬 씨 이번엔 그래도 사람 노릇 좀 했네.][보니까 진세린의 매력도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고.]꽤 고소해하는 말투였다.진윤슬은 답장을 보냈다.[이번 일로 문산 그룹도 손실이 크니까.]그렇지 않았다면 문강찬이 이렇게 원칙대로 처리하지 않았을 것이다.진윤슬의 계정에는 사과 댓글이 넘쳐났고 팔로워 수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다.대충 훑어본 뒤 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는 자기 방으로 돌아가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연한 화장을 한 후 공항으로 향했다.진태호를 배웅하러 가려는 것이었다.진윤슬은 시간을 정확히 맞췄다.그녀가 도착했을 때, 진태호가 탈 비행기는 10분 뒤면 이륙 예정이었다.VIP 대기실 안.그녀가 들어서자 사방에서 적의에 찬 시선이 쏟아졌는데 특히 주아란은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진윤슬을 잡아먹을 듯했다.다행히 진성국이 그녀를 붙잡았다.진성국의 심정도 복잡했다.그는 이 딸을 도무지 알 수 없었다.처음에는 문강찬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두 사람이 이혼 신고까지 했음에도 문강찬은 갑자기 그녀에게 다시 잘해주기 시작했다.이후에는 문중엽에게 미움받았다고 생각해 이혼이 확정됐다고 여겼지만, 문중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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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진세린은 주먹을 꽉 쥐고 분노했다.“진윤슬, 나 지금 농담하는 거 아니야.”곧 비행기 탑승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진윤슬은 시간을 힐끗 보고는 입꼬리를 올렸다.“진세린, 그렇게 위선적으로 협박할 바엔 차라리 안으로 들어가서 부모님께 말해. 네가 진태호를 시켜 레시피를 훔치게 했다고. 그러면 진태호가 굳이 출국할 필요도 없잖아.”이렇게 쉽고 확실한 방법을 두고도 쓰지 않는 걸 보면 정말 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진세린은 절대 직접 인정하지 않을 것이었다.어차피 진태호가 이미 비밀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했으니 말이다.“진윤슬, 헛소리하지 마.”“헛소리?”진윤슬은 피식 웃었다.“진씨 집안이 향수 사업을 해? 진태호가 왜 향수 연구원을 접촉했을까? 또 어떻게 그 사람이 실험실 출입 권한이 있다는 걸 알았을까?”진세린의 얼굴빛이 변했다.말을 뱉고 난 진윤슬은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그녀가 온 목적은 진씨 집안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었다.이미 목적은 달성됐으니 더는 진세린과 말 섞고 싶지 않았다.진세린은 이를 악물고 두 눈에 증오가 차올랐다.다시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뜻밖에도 진성국의 분노에 찬 시선과 마주쳤다.그녀는 갑자기 불안해졌다.“아빠...”진성국은 진세린을 찾으러 나온 참이었다.진태호가 곧 탑승할 예정이라 진세린에 배웅하라고 하려 했는데 방금 그 대화를 듣고 말았다.레시피 유출 사건이 진세린의 작품이었다는 것을 그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자신이 가장 아끼던 딸이었다.어릴 때부터 원하는 건 뭐든 다 들어주었던 딸이 가장 중소중한 아들을 망쳐놓다니.“진윤슬이 한 말이 다 사실이야?”진세린은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아빠, 진윤슬이 이간질하는 거예요.”진성국의 눈빛은 차가웠다.그는 어리석긴 했지만 누군가 짚어주면 생각해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그는 진세린의 팔을 거칠게 잡아끌어 대기실로 향하며 지금 당장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해외로 나가야 할 사람은 진세린이라고 말이다.진세린은 그의 뜻을 즉시 알아차리고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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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문강찬은 천천히 다가와 진윤슬의 오른손을 잡고 신사적으로 손등에 입을 맞췄다.“윤슬아, 오늘 정말 아름다워.”진윤슬은 기분이 좋아 손을 빼며 말했다.“고마워.”“할아버지께서 데리러 오라고 하셨어.”문강찬은 팔을 내밀었다.뚜렷한 이목구비에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모습은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진윤슬은 기분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그가 오늘 유난히 꾸몄기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어쨌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의 희고 가는 손은 이미 그의 팔짱에 걸려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문강찬의 표정을 살폈다.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문강찬은 이미 문중엽이 손녀로 인정하는 일을 알고 동의한 것 같았다.문중엽의 수양 손녀가 된다면 당연히 그의 아내가 될 수 없으니 그게 오히려 가장 좋은 일이었다.두 사람은 팔짱을 낀 채 걸었다.하얀 드레스와 검은 정장이 얽혀 마치 결혼식의 신랑 신부 같았다.스타일리스트는 자기도 모르게 휴대폰을 들어 사진을 한 장 찍으며 중얼거렸다.“정말 잘 어울리네.”정신을 차렸을 때 앞에는 표정이 엄숙한 젊은 남자만 서 있었다.오창윤이 손을 내밀었다.“휴대폰 줘요.”스타일리스트는 눈치가 빨라 바로 사진 삭제를 누르려 했다.하지만 오창윤은 스타일리스트의 행동을 막고 사진을 자신에게 보내게 한 뒤 400만 원을 주며 휴대폰 속 사진을 삭제하라고 했다.그의 휴대폰에 전송된 사진은 그대로 대표님 휴대폰으로 전송됐고, 바로 그의 계좌에 천만 원이 이체되었다.문강찬은 사진을 즐겨찾기에 저장하고 손가락으로 쓰다듬듯 넘기며 미소 지었는데 꽤 다정한 표정이었다.그는 3년 전 진윤슬과 결혼했던 일을 떠올렸다.당시에는 그 결혼을 반기는 사람이 없어 결혼식도 하지 않고 두 집안이 모여 밥 한 끼 먹은 게 전부였다.‘어쩌면 그 결혼식을 다시 치러야 할지도 모르겠네.’진윤슬은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문강찬이 자신에게 보내는 부드러운 시선은 눈치채지 못한 채 내일 이혼 신고가 끝나면 할머니와 함께 팔리읍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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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그는 아내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더니 위험하고도 음란한 기운으로 얇은 입술을 그녀의 귀 옆에서 스치듯 다가갔다.“할아버지의 손녀라는 신분을 이용해서 나랑 이혼하려는 거지? 그 방법은 통하지 않아.”병실에서 나눈 그 대화를 그는 전부 들었고, 그 순간 분노는 거의 그의 이성을 집어삼켰다.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자신은 이미 고치려 노력했고 최대한 그녀 뜻에 맞춰주고 있었는데 왜 그녀는 끝까지 이혼을 원하는 건지 말이다.할아버지 역시 그녀에게 상처를 줬는데 그녀는 쉽게 용서하고 수양 손녀가 되겠다고 하면서 정작 그의 마음은 철저히 외면했다.그때 그는 온 힘을 다해 분노를 억누르고 차갑게 계획을 세웠다.그렇게 오늘 그녀를 이곳으로 데려왔다.아이 하나만 생기면 그녀가 더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될 거라 여겼다.거칠고 집요한 키스가 그녀의 입술 위로 떨어졌다.“어쩌면 널 평생 여기 가둬야 할지도 모르겠어.”진윤슬은 그 말에 담긴 진지함을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눈에 물기가 가득 차오르더니 몸을 떨며 그에게 애원했다.“안 돼. 강찬 씨, 나를 여기 가두면 안 돼.”문강찬의 눈에는 집착과 함께 모든 것을 내던질 듯한 광기가 서려 있었다.그는 더 힘주어 그녀에게 입을 맞추며 악마의 속삭임 같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아이를 가져야겠어. 윤슬아, 아이가 생기면 그땐 나한테 마음을 붙일 거지? 다녀올게.”문강찬은 미련 가득한 눈빛으로 진윤슬을 놓아주고 몸을 일으켜 방을 나섰다.아래층에는 아직 힘겨운 싸움이 남아 있었다.하지만 그는 진윤슬을 위해서라면 그 모든 것을 감수할 생각이었다.진윤슬은 달려가 그의 등 뒤를 껴안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나 연회 안 갈게. 제발 니를 여기 가두지 마.”그녀는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문강찬은 그녀의 두 손 위에 손바닥을 얹고 잠시 망설이는 듯했다.그 순간, 진윤슬의 가슴에 희망이 피어올랐다.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그는 망설임 없이 그녀의 손을 떼어내고 냉정하게 성큼성큼 떠나버렸다.“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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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진윤슬은 어디 있어? 그 더러운... 왜 아직 안 와?”최민경은 입에 올리려던 무례한 단어를 삼켰다.이전에도 진윤슬 때문에 문강찬이 그녀의 카드 한도를 제한했던 터라 이제는 속으로만 욕할 뿐이었다.시선을 돌리다 멀리 있는 진세린을 본 그녀는 못마땅하게 말했다.“오늘은 우리 집안 내부 연회잖아. 쟤는 왜 여기 있어?”사람을 불러 진세린을 내쫓으려 했지만 문강찬이 막으며 담담히 말했다.“제가 불렀어요.”그는 종업원이 든 쟁반에서 술 한 잔을 집어 한 모금 마시고 나서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최민경은 아들의 표정을 살피며 기분이 나쁘지 않아 보이자 진세린 문제를 더는 따지지 않았다.“진세린 씨도 괜찮은 사람인 것 같은데 잘 만나봐.”문강찬은 설명할 생각도 없는 듯 대답하지 않았다.그때 문중엽이 지팡이를 짚고 걸어왔다.오늘은 일부러 정장을 입어 기세를 더했다.그는 진윤슬이 어디 있느냐고 묻고 있었는데 누가 봐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문강찬은 잔을 종업원에게 넘기고 할아버지에게 다가갔다.“윤슬이는 오지 않을 거예요.”문중엽만 들을 수 있는 아주 낮은 목소리였다.문중엽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네가 무슨 짓을 한 거야?”“할아버지, 잠깐만 따로 말씀 나누시죠.”문강찬의 미소는 침착하고도 흠잡을 데 없었다.문중엽은 잠시 멍해졌다.과거, 상속권을 두고 자신에게 맞서던 그 소년이 이제는 젊은 시절 자신의 기개를 닮아가고 있었다.그는 부하에게 진윤슬을 찾으라 지시하고 나서 문강찬과 함께 옆 휴게실로 들어갔다.문이 닫히자마자 문중엽은 지팡이로 문강찬의 등에 세차게 내려쳤다.“윤슬이는 어디 있느냐?”문강찬은 등이 화끈거렸지만 표정조차 변하지 않은 채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비아냥거리는 어투로 입을 열었다.“할아버지는 젊을 때 사람의 마음을 저버려 놓고 이제는 제 행복을 희생시켜서 보상하려는 거예요?”문중엽은 침묵했다.문강찬이 그 일까지 알아냈다는 사실이 놀라웠지만 역시 자신이 점찍은 후계자라는 생각에 은근한 자부심이 스쳤다.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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