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성예빈, 체격이 큰 남자 한 명, 그리고 진태호 등 성씨 가문 사람들이 왔다.할머니가 돌아가셨으니 진태호도 당당하게 돌아올 이유가 생긴 셈이었다.그는 많이 야위어 있었다.할머니께 절을 한 뒤 주아란과 진세린을 안아주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고개를 들어 성하린을 바라봤다.그 눈빛에는 짙은 악의가 서려 있었다.성하린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시선을 피했다.성예빈이 발을 쿵 굴렀다.“진짜 뻔뻔해. 남 신분 훔쳐놓고 이렇게 떳떳하게 나타나다니.”그녀의 음침한 시선이 성하린의 배 쪽으로 떨어졌다.‘솔직히 성하린은 운이 좋았어. 이미 길거리 쥐 취급을 받는 처지였는데 임신 덕분에 문강찬의 눈에 들었잖아. 아이가 정말 그렇게 중요한 걸까?’그때 성예빈의 옆에 서 있던 남자가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성예빈, 뒤에서 남 얘기 좀 그만해.”성하린은 그 말을 듣고 놀라며 그를 바라보다가 남자의 무심한 눈빛과 시선이 마주쳤다.그리고 그녀는 알아챘다.진세린의 시선이 계속 그 남자를 향해 있다는 걸.눈물 어린 눈빛 속에는 사랑이 담겨 있었다.남자의 정체는 뻔했다.“성동민이야.”임청아가 성하린 옆에서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성예빈의 오빠.”‘그랬구나.’성하린은 시선을 거두었다.조금 의외이긴 했다.‘성예빈 같은 성격에도 예의 있는 오빠가 있다니.’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성동민이 이쪽으로 걸어왔다.임청아는 고개를 더 숙이며 서둘러 말했다.“하린아, 나 급한 일 있어서 먼저 갈게.”성하린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성하린의 뒤쪽으로 돌아 나가며 성동민과 딱 엇갈렸다.성동민은 성하린의 앞에 멈춰 서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대신했다.“강찬의 아내죠?”그가 물었다.성하린은 상대의 의도를 알 수 없어 차갑게 대답했다.“저희는 이미 이혼했어요.”그건 사실이었다.성동민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뭔가 더 말하려 했지만, 그때 문강찬이 전화를 마치고 돌아왔다.“강찬아, 오랜만이네.”두 사람은 한때 절친이었지만 진세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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