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유산은 모른 척, 이혼에 왜 눈물?: Chapter 211 - Chapter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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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화

물론 그가 후회한 건 낳아놓고 기르지 않은 게 아니라, 미리 성하린과 관계를 잘 다져두지 못한 것이었다.그리고 박순옥도 그랬다.그 일을 떠올리면 진세린에 대한 원망이 치밀었다.‘할머니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면서도 굳이 자극하다니. 정말로 평생 일군 사업이 눈앞에서 무너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는 걸까? 성하린은 냉정하고 배은망덕한 인간이야.’이틀이 더 지났다.성하린은 평소처럼 병실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온건우를 보러 갔다.오늘 온건우는 상태가 좋아 일부러 아래층까지 내려와 그녀를 맞이했다.“건우야.”성하린이 손을 흔들며 빠르게 다가갔다.온건우도 달려왔다.그런데 발밑에 무엇을 밟았는지 계단에서 그대로 굴러떨어졌다.“건우야!”성하린은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 아이의 작은 몸을 안아 들었다.건우는 얼굴이 창백한 채 눈을 꼭 감고 있었다.의사들이 곧바로 달려와 온건우를 응급실로 옮겼다.성하린은 눈이 퉁퉁 부은 채 온몸을 떨고 있었다.“하린아.”문강찬이 달려와 그녀를 끌어안았다.“강찬 씨, 건우가 넘어졌어. 온몸에 피가....”성하린은 그의 옷을 붙잡고 살려달라는 듯 매달렸다.“강찬 씨, 건우를 살려줘...”그녀는 울음이 터져 말을 잇지 못했다.할머니도 막 떠났는데 건우까지 잃을 수는 없었다.문강찬은 무너질 듯한 그녀를 안고 달랬다.“아직 안 나온 건 줄기세포가 잘 자리 잡아서 이식 수술 중이라 그래. 걱정하지 마.”성하린의 눈이 물기로 가득 찼다.“수술?”죄책감과 슬픔에 빠져 있느라 온건우가 이식 수술을 받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응.”이 확답은 성하린을 안심시키지 못했다.그녀는 오히려 더 불안해졌다.그때 문강찬이 몸을 휘청이더니 벽을 짚고 겨우 섰다.오창윤이 급히 부축하며 말했다.“대표님, 좀 쉬셔야 합니다. 촉진 주사도 그렇게 오래 맞으셨고, 약물에도 알레르기 있으신데 더 버티시면 몸이 못 견딥니다.”성하린은 그제야 정신이 들어 문강찬을 부축해 앉혔다.유난히 창백한 그의 얼굴을 보며 마음에 죄책감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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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성하린이 병원에 남아 지키겠다고 했지만 문강찬과 온기찬 모두 반대했다.“임신했잖아. 밤새우면 안 돼.” 문강찬이 말했다.온기찬도 거들었다.“집에 가서 쉬어요. 제가 여기를 지키다가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할게요.”그때 복도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은빛 머리의 노인이 걸어왔다.온기찬이 급히 다가갔다.“할머니.”강차순은 여든이 넘었지만 걸음이 빨랐고, 몸도 매우 정정했으며 눈빛도 또렷했다.그녀는 온기찬의 부축을 뿌리치고 성하린의 앞에 서서 그녀를 위아래로 살폈다.“네가 성하린이냐?”이미 상대의 신분을 짐작하고 있던 성하린은 공손히 인사했다.“어르신.”그녀는 자신의 스승 온은설의 어머니였으니 예를 다해야 했다.강차순은 고개를 끄덕였다.“시간 괜찮으면 이 늙은이랑 몇 마디 해줄 수 있겠느냐?.”“물론이죠.”성하린이 답했다.온기찬과 문강찬은 자리를 비켜주었다.성하린은 강차순을 부축해 앉히고, 자신도 옆에 앉아 두 손을 무릎 위에 얌전히 올렸다.강차순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기찬이 사진을 보여주더구나. 얘야, 그 아이 이야기 좀 해줄 수 있겠니?”목소리에는 그리움이 묻어 있었다.성하린은 온은설을 만난 뒤의 일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이야기했다.물론 진윤슬과 온기찬 사이의 일도 언급했다.그녀는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었다.온기찬이 정말 진윤슬을 배신했는지도 알고 싶었지만 강차순이 그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그 애는 모질었어. 집이랑 연 끊고 20년을 연락 안 했으니. 성하린, 그 아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자식 일이라 강차순 역시 마음이 아팠다.“스승님께서 마지막에 어르신 얘기를 하셨어요. 하지만 정신이 오락가락하셔서 집이 어딘지는 알 수 없었어요.”성하린이 부드럽게 말했다.“스승님은... 집을 그리워하셨어요.”강차순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그녀는 몹시 슬퍼하다가 감정이 조금 가라앉은 뒤에야 말했다.“건우 그 아이는 내가 책임지고 온가에서 인정하게 하마.”성하린은 잠시 침묵했다.온씨 가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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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성하린은 좋은 사람이야. 소중히 대해 줘.”온기찬은 그녀가 행복하길 바랐다.문강찬이 피식 웃었다.“그걸 네가 말해줄 필요 있어?.”온기찬은 강차순 쪽으로 걸어갔다.강차순은 온건우가 나중에 성을 바꿀 이야기까지 전했고, 온기찬도 이에 동의했다.예전에 성하린이 그 얘길 꺼낸 적 있었기에 그도 오랫동안 고민해왔었다.동의한 이유는 온씨 가문이 너무 냉정하고 무정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온건우는 병이 나으면 자라고, 세상을 배워야 하는데 그런 환경에서 살게 할 수는 없었다.그 아이는 진윤슬이 사랑으로 낳은 아이였다.그러니 당연히 사랑이 있는 사람 곁에서 자라야 했다.성하린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강차순과 온기찬에게 고개 숙여 감사했다.온기찬은 복잡한 마음으로 말했다.“그럼... 며칠은 제가 옆에서 지킬게요.”이번에는 성하린도 그와 다투지 않았다.그녀는 먼저 문강찬을 부축하며 낮게 말했다.“우리 그만 돌아가.”“그래.”막 병원을 나서선 두 사람은 급히 달려온 주아란과 진세린을 마주쳤다.주아란이 다급히 물었다.“건우는 괜찮아?”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자상한 외할머니처럼 보였을 터였다.성하린은 아무 감정 없는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당신들이랑 무슨 상관이죠?”지금 와서 나타난 걸 보니 좋은 의도는 아닐 것 같았다.주아란의 눈가가 붉어졌다.“아무리 그래도 그 아이는 윤슬의 아들이야. 내가 걱정하는 건 당연해.”진세린은 문강찬을 힐끗 바라봤다.그녀에게 중요한 건 문강찬의 태도였다.“오빠...”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두 눈에 눈물이 맺히며, 할 말이 많은 듯 억울함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성하린은 문강찬의 팔을 놓았다.“차에서 기다릴게.”그녀가 멀어지자, 문강찬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냉담하다기보단 썩 좋지 않은 표정이었다.“세린아, 안 되는 일은 억지로 붙잡지 마.”진세린은 마음이 서늘해졌다.그녀는 무슨 뜻인지 알았지만 놓을 수 없었다.“오빠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다 나 때문이야.”진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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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건우가 넘어진 일이 태호와 관련 있어.”문강찬이 미간을 문질렀다.그는 숨기지 않고 일을 전부 이야기해 주었다.성하린이 휴대폰을 내려놓고 물었다.“일부러 구슬을 뿌렸다고?”문강찬은 피곤한 듯 눈썹을 눌렀다.“이미 신고했어.”성하린은 말이 없어졌다.문강찬이 신고까지 할 줄은 몰랐다.그녀 기억 속의 문강찬은 진세린이 울기만 하면 불 속이라도 뛰어들 사람이었다.‘그런데 이제는 거절할 수도 있는 건가?’“아깝지 않아?”그녀가 물었다.문강찬은 의자에 몸을 기대며 자연스럽게 말했다.“너를 위해서라면 뭐든 아깝지 않아.”성하린은 담담하게 받아쳤다.“하지만 진세린을 위해선 나랑 아이도 아깝지 않았잖아.”방금까지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성하린은 창밖을 바라봤다.문강찬이 온건우를 살려준 건 고마웠지만 어디까지나 고마움일 뿐이었다.그가 사람을 살린 것도 본질적으로는 거래였으니 말이다.뱃속 아이를 떠올린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배를 감쌌다.그 안에는 하나의 생명이 자라고 있었다.굶주림도 부족함도 없는 미래가 기다리겠지만 사랑이 없는 삶이 될 것이다.‘이 아이는 대체...’생각에 잠겨 있던 그녀는 옆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다.원래도 깊은 그의 눈빛에 서늘함이 어렸다.문강찬은 성하린을 잘 알고 있었다.처음 3년간 진윤슬의 신분을 쓰고 약한 척 연기했지만, 본래 성격에는 반항적인 기질이 있었다.임신을 처음 알았을 때 그녀는 아이를 지우려 했지만 온건우 때문에 남기기로 했다.지금 온건우에게는 강차순이라는 보호자가 생겼다.‘하린이가 마음을 바꿀 생각인가?’일이 점점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느낌이 들었다.그는 갑자기 손을 뻗어 성하린의 부드러운 손을 잡았다.“무슨 생각해?”성하린은 정신을 차리고 손을 빼며 말했다.“건우 생각.”거짓말이었다.아직 아이를 포기할 마음이 남아 있다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았다.문강찬은 기분이 씁쓸해졌다.거짓말인 걸 알았지만 굳이 밝히지 않았다.해오름에 거의 도착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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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이건 모욕이야.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성하린은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문강찬은 그녀의 곁으로 가 어깨를 감쌌다.노골적으로 보호하려는 아들의 모습에 최민경은 기절할 지경이었다.식사 자리에서 문중엽은 모두 앞에서 자신이 가진 지분 5%를 성하린의 뱃속 아이에게 넘기겠다고 선언했다.“강찬이가 낳을 첫 아이고 문씨 가문의 장손이다.”문중엽은 자애로운 눈으로 성하린을 바라봤다.원래 박순옥에게 주려던 것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주지 못했다.그래서 이 선물을 성하린과 아이에게 주기로 한 것이었다.최민경이 제일 먼저 반대했다.“안 돼요.”‘성하린이 뭐가 그렇게 좋다고, 강찬이도 붙잡고 있고 아버님까지 나서서 지분을 준다는 거지? 내 지분도 고작 2%뿐인데. 성하린을 내 머리 위에 올려놓겠다는 건가?’문중엽은 담담히 그녀를 흘겨봤다.“넌 반대할 자격 없다.”성하린은 원래 거절하려 했지만 최민경의 표정을 보니 갑자기 거절하고 싶지 않아졌다.최민경은 젓가락을 꽉 쥐었다.“얘네 이혼했어요. 그러니 더더욱 지분 받을 자격이 없어요.”문중엽은 미간을 찌푸렸다.“재혼하면 되지.”최민경은 숨을 들이켰다.“처음에 이혼시키신 분이 누군데요?”그 말에 문중엽의 체면이 구겨졌다.처음부터 이런 상황이 될 줄 알았더라면 그는 무슨 말을 해서라도 문강찬을 이혼시키지 않았을 것이다.최민경의 눈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성하린을 내 머리 위로 올려놓겠다고요? 어림도 없어요.”문중엽은 질린다는 듯 말했다.“저 아이 배 속에 있는 애는 강찬의 아이야.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지분은 받을 자격이 충분해.”최민경은 더 분통이 터졌다.“누구 애인 줄 알고요? 게다가 강찬이 원하기만 하면 애는 얼마든지 낳을 수 있어요. 쟤 애가 뭐가 그렇게 귀하고 특별하다고요?”“엄마.”문강찬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말이 너무 심했다.최민경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지만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성하린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지분을 받게 된 기쁨 따위는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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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늘 침착한 문중엽도 진세린 이야기가 나오면 감정이 흔들렸다.성하린은 그제야 진세린이 문씨 가문에서 얼마나 환영받지 못하는지 알게 됐다.하지만 문강찬이 있는 한, 다른 사람들 의견은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최민경은 성하린을 차갑게 노려봤다.“진세린은 그래도 정식으로 인연 맺은 손녀예요. 성하린은 이미 이혼했으니 배에 하나 들었다고 해도 사생아예요.”그녀는 절대 성하린의 아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였다.“그만해.”문중엽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이 5% 지분은 내가 개인적으로 주는 거다. 너랑 상관없어.”최민경은 그릇을 내팽개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우울한 식사 자리였다.결국 성하린은 지분을 받지 않았다.돌아오는 길, 두 사람은 차 안에서 서로 떨어져 앉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사이 성하린의 휴대폰이 두 번 울렸지만 그녀는 받지 않다가 나중에는 아예 무음으로 바꿨다.해오름에 도착하자 문강찬은 샤워하러 들어갔고, 성하린은 휴대폰을 들고 발코니로 나갔다.그리고 전화를 다시 걸었다.“예약하신 유산 수술 관련해서 연락드렸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 검사받으러 오실 수 있을까요?”성하린은 눈을 감았다가 낮게 대답했다.“네.”전화를 끊은 뒤, 그녀는 손을 배 위에 올렸다.“미안해...”눈에 눈물이 맺혔다.아쉬움이 가득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여겼다.한때는 아이를 원했고, 엄마가 되고 싶었다.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약점이 생기면 안 됐다.다시는 누군가에게 붙잡혀 살고 싶지 않았다.‘24절기 향수’, 그건 진윤슬과 스승님의 유언이니 반드시 되찾아야 했다.그리고 할머니의 죽음에 대해서도 진세린에게 대가를 치르게 해야 했다.초가을 밤공기는 차가웠다.문강찬이 찾으러 왔을 때, 그녀의 몸에는 이미 냉기가 서려 있었다.그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피곤한 얼굴로 말했다.“왜 이렇게 오래 밖에 있었어?”성하린은 모든 생각을 접어두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쉬어.”“하린아.”문강찬은 그녀의 여윈 뒷모습을 보며 낮게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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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마음이 여전히 흔들렸지만 일단은 검사뿐이라고 자신을 설득했다.검사가 끝난 뒤 의사가 말했다.“성하린 씨, 수술은 권하지 않습니다. 이 아이를 잃으면 앞으로 평생 임신이 어려울 수 있어요.”그녀의 몸은 이미 많이 약해진 상태였다.한약 치료로 어렵게 임신한 아이라 이 상황에서 유산 수술은 몸에 큰 부담이었다.그래서 성하린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병원에 온 것이었다.언젠가 다시 엄마가 될 가능성을 남겨두고 싶었다.성하린은 쓴웃음을 지었다.“다른 방법은 없을까요?”의사는 고개를 저었다.“몸이 버티지 못합니다.”성하린은 배를 어루만지며 결국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조금 더 생각해볼게요...”결국 놓지 못하고 검사 결과지를 들고 나왔다.복도에 나섰을 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저쪽에서 최민경이 한 여자의 팔을 붙잡고 뺨을 세게 후려치고 있었다.“더러운 여우 같은 년, 남자 꼬시는 것밖에 모르지!”그 여자 옆에는 중년 남자가 서 있었는데, 그 남자는 최민경을 거칠게 밀치며 소리쳤다.“당신 미쳤어?”최민경은 바닥에 세게 넘어졌다.체면을 무엇보다 중시하던 사람이었지만 이번엔 바로 일어나지도 못한 채 고통스러운 눈으로 남자를 올려다봤다.“문성환... 난 당신 아내야.”절규에 가까운 외침이었다.문성환은 노골적으로 혐오를 드러냈다.“당신만 질질 안 끌었으면 진작 이혼했어.”“당신...”“최민경, 난 오래전부터 말했어. 이혼하고 서로 자유롭게 살자고. 그런데 당신이 그 자리 붙잡고 안 놨잖아.”최민경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일어나려 했지만, 방금 넘어진 충격에 발목을 삔 건지 일어설 수 없었다.그녀의 자존심과 자부심이 이 자리에서 산산이 부서졌다.지키려고 애썼던 결혼 생활의 대가가 남편의 배신과, 지금 이 많은 사람 앞에서의 모욕이라니...“최민경 씨, 왜 저러고 바닥에 누워 있어요? 설마 성환 씨한테 합의금이라도 뜯어내려는 거예요?”문성환 옆의 젊은 여자가 입을 가리고 웃었다.젊고, 야리야리하고, 예뻤다.최민경은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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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최민경이 버럭 소리쳤다.“누가 추태래!”문성환은 늘 소리 지르고 난리 치는 아내가 역겹다는 듯 말했다.“최민경, 은별이 임신했어. 이혼해. 은별이한테 당당한 명분을 줄 거야.”은별이라 불린 여자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성환 씨, 전 그런 거 상관없어요...”최민경은 입술을 깨물었다.성하린은 차갑게 은별을 위아래로 훑어봤다.“요즘 불륜녀가 그렇게 자랑스러운 직업이에요? 애까지 가진 몸으로 본처 앞에 와서 도발하다니. 문씨 가문을 뭐로 보는 거예요?”진세린 때문에, 성하린은 저렇게 야리야리한 척, 남자 뒤에 숨는 부류의 여자를 특히 싫어했다.지금 이 은별이 딱 그 부류였다.은별은 문성환 품에 파고들며 울먹였다.“성환 씨, 배가 아파요... 아기가 놀란 것 같아요...”문성환은 애지중지하며 끌어안았다.“자기야, 걱정하지 마. 내가 지켜줄게.”그는 최민경을 향해 말했다.“최민경, 얼른 이혼해. 그래야 돈이라도 좀 받고 다른 남자 만나기도 쉽지. 뭐, 당신 성격에 누가 견디겠냐만.”우쭐대는 말투가 몹시 불쾌했다.은별도 눈을 흘기며 거들었다.“그러게요. 온몸에서 늙은 여자 냄새나는 사람 좋아할 남자가 어딨어요.”성하린은 냉소를 흘리더니 성큼 다가가 은별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확 잡아당겼다.문성환이 붙잡지 않았으면 그대로 바닥에 처박힐 뻔했다.“뭐 하는 거야!”은별이 비명을 질렀다.성하린은 손을 놓지 않다가 문성환이 밀치려 다가오자 차갑게 말했다.“제 뱃속에 문강찬의 아이가 있어요. 한번 해보시죠?”문성환은 손을 멈췄다.그는 지금 아들의 월급을 받아 사는 처지였다.성하린은 은별의 얼굴을 벽에 눌어붙었다.“사과해요.”은별은 아파서 울부짖었다.“알겠어요. 할게요! 사과할게요!”그녀는 울면서 최민경에게 사과했다.문성환은 분통이 터진 눈빛이었지만 성하린에게 함부로 하지 못하고, 결국 자신도 함께 고개를 숙였다.“민경아, 나도 사과할게. 성하린, 은별이 좀 놔줘.”최민경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성하린이 먼저 손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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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문성환이 책상을 쾅 쳤다.“나도 쉰이 넘었어! 애 하나 더 있으면 어때? 걔가 클 때쯤이면 강찬이는 자리 다 잡았어!”문중엽이 예전에 문성환을 내보내며 단 하나 요구한 게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밖에서 사생아는 만들지 말라는 것이었다.사생아 문제로 본인이 큰코다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문성환은 자유를 위해 그 약속을 받아들였었다.“문성환, 당신 약속 어겼어.”최민경이 울부짖었고, 문성환도 지지 않았다.“네가 독해서 내 애를 죽였어! 대가 치르게 할 거야!”“그만 해요.”문강찬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그는 문성환에게 정이 없었기에 말투도 냉담했다.“오창윤이 아빠 여자랑 합의금 얘기 끝냈어요.”문성환이 말을 잃었다.문강찬은 최민경을 봤다.감정이 더 많이 실린 쪽은 이쪽이었다.“이제 그만하고 집에 가요.”최민경의 성격이 이렇게 망가진 건 결혼 생활의 상처가 컸기 때문이었다.문강찬은 그걸 알기에 수습해주려 했다.하지만 최민경은 받아들이지 않았다.“합의금? 왜 걔한테 돈을 줘? 남의 남자 꼬셔서 애 가진 년인데 죽는 게 낫지!”문강찬은 못 들은 척 서류에 서명하고 성하린 쪽으로 걸어왔다.“가자.”차가운 목소리에 성하린은 말없이 따라갔다.차 안.문강찬은 갑자기 그녀의 턱을 거칠게 붙잡아 들어 올렸다.잘생긴 얼굴이 바짝 다가왔고, 억눌러왔던 분노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성하린, 이게 나한테 하는 보답이야?”그는 이미 그녀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있었지만, 그래도 마음 한편에선 아니길 바랐다.그녀가 그렇게까지 모질지는 않을 거로 생각했지만 결국, 그의 생각이 틀렸다.성하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턱뼈가 부서질 듯 아파 눈물이 고이며 그의 손목을 붙잡고 말했다.“난 그냥 검사만 받으러 간 거야.”알아보면 다 나올 일이었다.수술 예약은 하지 않았다.“하지만 넌 처음부터 이 아이를 원하지 않았어.”문강찬의 눈이 붉어졌다.그는 온건우를 살렸다.그런데 그녀는 약속을 뒤집고 아이를 지우려 했다.성하린은 더는 발버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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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성하린은 창밖을 봤다. 감정이 소용돌이쳤다.문강찬은 반대편을 보며 굳은 얼굴로 분노를 눌렀다.이번엔 누구도 물러서지 않았다.신호등 앞에 차가 멈췄을 때, 성하린은 돌아보며 쉰 목소리로 경고했다.“문강찬, 건우를 건드리면 뱃속 애는 꿈도 꾸지 마.”그녀는 모든 걸 걸었다.더는 숨 막히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문강찬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역시 하린의 마음속에는 온건우뿐이었어. 그래서 뱃속 아이로 나를 협박하는 거야.’서로가 서로의 약점을 쥐게 된 셈이었다.“성하린, 넌 그 아이한테 정말 단 한 톨의 정이라도 없는 거야?”문강찬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그는 그녀가 이렇게까지 냉정할 줄은 몰랐다.진윤슬이라는 신분이 가려주지 않게 되자, 그녀의 또 다른 면이 점점 드러나고 있었다.성하린은 주먹을 꽉 쥔 채, 유난히 차분하고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말했잖아. 난 강찬 씨의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그녀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하지만 아이의 아버지가 문강찬이어서는 안 됐다.그는 자격이 없었으니 말이다.문강찬은 시선을 떨궜다.어둠 같은 감정이 요동치는 것을 느끼며, 그는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성하린, 내가 말했지. 난 원래 억지로 하는 거 좋아한다고. 그러니까 말 잘 듣고 애 낳는 게 좋을 거야.”성하린이 비웃듯 받아쳤다.“그럼 강찬 씨는 내 주변에서 좀 떨어져 줘. 아니면 내가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니까.”“걔한테 무슨 일 생기면 온건우를 같이 묻어버리면 되겠네.”“좋아. 나도 같이 묻힐게.”분노가 극에 달했고, 차 안의 공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아무도 더 말하지 않았다.차는 성하린을 해오름에 내려주고, 문강찬은 차에서 내리지도 않은 채 그대로 떠났다.잠시 후 가정부가 와서 문강찬이 돌아와 저녁을 먹지 않는다고 전하며, 성하린에게 무엇을 먹을지 물었다.성하린은 머리가 지끈거려 간단한 것만 해달라고 했다.식사를 마친 뒤 그녀는 침실로 돌아가 쉬었다.일주일 동안 문강찬은 돌아오지 않았다.하지만 성하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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