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한 모욕은 없을 것이다.진윤슬은 도무지 무릎을 꿇을 수 없었다.“어머님...”“어머님이라고 부르지도 마.”진윤슬은 목이 메어 말이 나오지 않았고 손톱이 살갗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최민경이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소리쳤다.“지금 당장 진성국이랑 그 할망구를 데려와. 오늘 일 반드시 내게 해명을 해야 할 거야.”“안 돼요.”진윤슬은 절망에 빠진 표정이었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사모님, 제발 할머니한테는 알리지 말아주세요. 연세가 많으셔서 감당하지 못하실 거예요.”그리고 진성국이 알게 된다면 무조건 할머니를 이용하여 그녀를 협박할 것이기에 더욱 기대할 수도 없었다. 어쩌면 최민경이 그녀에게 더 심한 벌을 내리길 바랄지도 모른다.최민경은 거만하게 턱을 치켜들고 진윤슬의 선택을 기다렸다.“꿇을게요.”결국 최민경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무릎이 천근이라도 되는 것처럼 굽히기 힘들었다. 하지만 스스로 조금씩 억지로 꿇으려 했다.무릎이 바닥에 닿은 순간 자존심이 산산이 부서져 바닥에 흩어졌다.병실 안이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최민경은 그제야 만족스러워했고 3년간 억눌렀던 분노를 드디어 풀었다. 하이힐을 신은 채 진윤슬의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자신의 ‘작품’을 감상했다.“계속 이렇게 꿇고 있어. 강찬이가 깨어나서 널 용서할 때까지.”그러고는 오만한 태도로 밖으로 나갔다. 의사와 간호사들도 우르르 따라 나갔다.문밖에서 최민경이 의사에게 지시했다.“강찬이한테 안정제를 투여해서 내일 아침까지 푹 자게 해요. 이참에 제대로 쉬게 해야겠어요.”의사가 굽신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사모님.”병실 안, 수치심에 젖은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문강찬이 병실로 옮겨졌을 땐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다.의사는 문강찬을 침대에 눕힌 후 바로 나가지 않고 소파에 앉아 휴대폰으로 진윤슬의 사진을 몰래 찍었다.진윤슬이 싸늘하게 쳐다보자 그제야 휴대폰을 집어넣었다.“나가세요.”의사는 재미난 구경이라도 하듯이 다리를 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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