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유산은 모른 척, 이혼에 왜 눈물?: Kabanata 41 - Kabanata 50

100 Kabanata

제41화

하지만 그래도 빈정거리는 걸 보니 딱히 불편한 곳은 없는 듯했다.“세린이랑 오래 얘기할 줄 알고 아래층에서 돌아다니다가 방유권 씨를 만났어. 몇 마디 안 나눴어. 정말이야. 그리고 이혼 얘기는 남들도 다 아는 거고.”진윤슬이 진지하게 해명했다.가뜩이나 좋지 않던 문강찬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고 거친 숨을 몰아쉬다가 싸늘하게 말했다.“그 사람은 진심으로 널 생각하는 것 같더라? 이혼 변호사도 소개해주겠다고 하고 심지어 네가 세린이를 싫어하는 걸 알고 비난까지 했어. 방유권 걔 대체 뭘 믿고 저렇게 나대는 거야? 집안이 그렇게 대단해?”진윤슬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가 화가 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혼 때문이 아니라 방유권이 진세린의 험담을 했기 때문이었다.그녀가 입을 꾹 다물고 있자 문강찬이 명령하듯 말했다.“앞으로는 그 사람이랑 연락하지 마.”문강찬이 진윤슬을 지켜주려다가 대신 뒷머리를 맞은 걸 생각해서 반박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유권과 연락하지 않는 건 불가능했다.“방유권 씨가 뭐 틀린 말 했어?”문강찬의 표정은 딱히 변화가 없었지만 눈빛이 얼음장같이 차가웠다.“지금 감싸고 도는 거야?”날카로운 반문 속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고 분위기도 답답해졌다.진윤슬은 싸우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그의 뒷머리가 더 중요하니까.휴대폰을 들고 소파로 가서 휴대폰만 들여다보았다.문강찬은 오늘 약이라도 잘못 먹었는지 원망을 마구 쏟아냈다.“진윤슬, 방유권이 뒤에서 여자를 험담하는 걸 보면 품성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휴대폰을 보던 진윤슬이 고개를 들고 덤덤하게 말했다.“그럼 세린이는 여우과 아니야? 걔가 울고불고하지 않았더라면 강찬 씨가 머리를 맞았을까? 아니면 진성국한테 맞아서 정말 머리가 잘못됐어?”“진윤슬.”문강찬의 두 눈이 칠흑처럼 어두웠고 분노가 가득했다.“세린이는 오늘 저녁 은퇴식을 위해 정성껏 준비했었어. 그런데 어르신이 널 더 눈여겨보니까 기분이 우울했던 거야. 세린이가 우는 게 역겹다고 말해서는 안 됐었어.”진윤슬은
Magbasa pa

제42화

진윤슬은 병상 곁에 서서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문강찬을 쳐다보았다.“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일이 바로 문강찬 씨를 알게 된 거야.”그러고는 몸을 돌려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바로 그 순간 뒤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진윤슬이 뒤돌아보니 문강찬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화가 나서 기절한 것이었다.진윤슬은 결국 떠나지 못했다.문강찬이 쓰러진 바람에 병원 전체가 발칵 뒤집혔고 바로 응급실로 옮겨져 정밀 검사를 받았다.하지만 의사들이 아무리 검사해도 문강찬의 뒷머리에는 큰 문제가 없었고 기절할 정도가 아니라고 했다.의사들이 진윤슬에게 묻자 진윤슬은 문강찬과 싸워서 그가 홧김에 기절했다고 말할 수 없어 그냥 모른다고 했다.그녀는 긴 의자에 앉아 환자인 문강찬에게 화를 낸 것에 대해 무척이나 후회했다.‘내가 좀 더 참았어야 했는데.’문강찬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문씨 가문 전체의 압박을 받아야 했다.최민경이 병원으로 헐레벌떡 뛰어왔다. 문강찬이 쓰러진 원인을 밝히라고 의사들을 몰아세웠다.원인을 밝히지 못하면 그들은 무능한 것이기에 전부 해고하겠다고 했다.이 병원은 문산 그룹이 투자한 개인 병원이었고 최대 투자자인 최민경은 그런 결정을 내릴 권한이 있었다.사람들은 모두 불안에 떨었다.병원의 임원들은 최민경에게 굽신거리면서 너그럽게 봐달라고 부탁했고 또 문강찬이 빨리 깨어나기를 간절히 바랐다.“저희와는 아무 상관 없어요. 사모님과 대표님이 싸우다가 대표님이 홧김에 기절하신 거예요.”한 간호사가 참지 못하고 진실을 말했다.그때 마침 그 자리를 지나가다가 진윤슬과 문강찬이 싸우는 소리를 들었는데 호기심에 문 옆에 서서 한참이나 엿들었다.최민경의 시선이 진윤슬에게 향했다. 칼날처럼 날카롭고 싸늘했다.“너였어?”진윤슬은 부인하지 않았다.“네. 저예요.”처음에 얘기하지 않았던 건 문강찬이 깨어나면 최민경을 막을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의사와 간호사도 해고될 일이 없고.그런데 누군가 고자질할 줄은 몰랐다.최민경이 진윤슬
Magbasa pa

제43화

이보다 더한 모욕은 없을 것이다.진윤슬은 도무지 무릎을 꿇을 수 없었다.“어머님...”“어머님이라고 부르지도 마.”진윤슬은 목이 메어 말이 나오지 않았고 손톱이 살갗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최민경이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소리쳤다.“지금 당장 진성국이랑 그 할망구를 데려와. 오늘 일 반드시 내게 해명을 해야 할 거야.”“안 돼요.”진윤슬은 절망에 빠진 표정이었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사모님, 제발 할머니한테는 알리지 말아주세요. 연세가 많으셔서 감당하지 못하실 거예요.”그리고 진성국이 알게 된다면 무조건 할머니를 이용하여 그녀를 협박할 것이기에 더욱 기대할 수도 없었다. 어쩌면 최민경이 그녀에게 더 심한 벌을 내리길 바랄지도 모른다.최민경은 거만하게 턱을 치켜들고 진윤슬의 선택을 기다렸다.“꿇을게요.”결국 최민경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무릎이 천근이라도 되는 것처럼 굽히기 힘들었다. 하지만 스스로 조금씩 억지로 꿇으려 했다.무릎이 바닥에 닿은 순간 자존심이 산산이 부서져 바닥에 흩어졌다.병실 안이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최민경은 그제야 만족스러워했고 3년간 억눌렀던 분노를 드디어 풀었다. 하이힐을 신은 채 진윤슬의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자신의 ‘작품’을 감상했다.“계속 이렇게 꿇고 있어. 강찬이가 깨어나서 널 용서할 때까지.”그러고는 오만한 태도로 밖으로 나갔다. 의사와 간호사들도 우르르 따라 나갔다.문밖에서 최민경이 의사에게 지시했다.“강찬이한테 안정제를 투여해서 내일 아침까지 푹 자게 해요. 이참에 제대로 쉬게 해야겠어요.”의사가 굽신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사모님.”병실 안, 수치심에 젖은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문강찬이 병실로 옮겨졌을 땐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다.의사는 문강찬을 침대에 눕힌 후 바로 나가지 않고 소파에 앉아 휴대폰으로 진윤슬의 사진을 몰래 찍었다.진윤슬이 싸늘하게 쳐다보자 그제야 휴대폰을 집어넣었다.“나가세요.”의사는 재미난 구경이라도 하듯이 다리를 꼬
Magbasa pa

제44화

문강찬은 최민경이 예상했던 대로 다음 날 아침까지 잠들지 않았고 새벽 4시에 깨어났다.귀에 코 고는 소리가 아주 세게 들려왔다.사업하면서 결단력 있고 냉철한 그인지라 듣자마자 아내의 소리가 아니라는 걸 알아챘다.고개를 돌려보니 진윤슬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고 진윤슬의 뒤에 어떤 남자가 코를 골면서 자고 있었다.“윤슬아...”문강찬이 눈살을 찌푸리며 몸을 일으켰다.“왜 이러고 있어?”‘무릎을 꿇다니. 뭐 하려는 거지?’진윤슬은 진작 두 다리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심하게 갈라진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했다.“강찬 씨, 제발 용서해줘.”문강찬이 그녀를 용서해야 일어설 수 있다고 최민경이 말했었다. 해서 그에게 용서를 구했다.그의 낯빛이 눈에 띄게 어두워지더니 침대에서 내려와 진윤슬의 어깨를 붙잡고 일으켜 세웠다.감각이 없던 두 다리에 이 순간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진윤슬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새하얘졌고 이마에 순식간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문강찬은 감히 힘을 주지 못하고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바닥에 앉아 있어.”진윤슬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두 눈은 이미 초점을 잃은 듯했다.“날 용서해줄래?”그의 두 눈을 보면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그녀의 허리를 팔로 감싸고는 억지로 바닥에 앉혔다.바짓단을 걷어 올리자 멍든 무릎이 드러났다. 오랫동안 무릎을 꿇은 흔적이었다.문강찬은 분노를 꾹 참으면서 무표정한 얼굴로 일어나 소파에 누워 자고 있는 남자를 발로 걷어찼다.쿨쿨 자던 남자가 놀라 깨어났다. 뭐라 말하려다가 눈앞에 서 있는 문강찬을 보고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대... 대표님.”“말해.”두 글자에 엄청난 살기가 담겨 있었다.의사는 감히 거짓말하지 못하고 최민경이 시킨 일들을 곧이곧대로 얘기했다.“사모님께서 대표님이 깨어나 용서하셔야만 진윤슬 씨가 일어날 수 있다고 하셨어요.”문강찬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어머니가 어떻게...’그리고 눈앞의 남자는 겁도 없이 소파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Magbasa pa

제45화

“만약 내가 일어나면 어머님이 할머니한테 말씀드릴 거란 말이야. 그래서 어머님이 할머니를 건드리지 않도록 확실한 답이 필요해.”진윤슬이 솔직하게 말했다.문강찬은 침만 꿀꺽 삼킬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새벽 4시 30분.의사와 간호사들이 갑자기 분주하게 움직였다. 깨어난 문강찬이 아내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크게 분노했기 때문이었다.비서 허종훈이 급하게 달려왔다. 문강찬의 지시대로 의료진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내린 다음 휴대폰과 CCTV를 전부 확인했다.진윤슬이 무릎 꿇었던 어떤 정보도 유출되지 않도록 확실히 조치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강등 처리하기로 했다.진윤슬은 밖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에도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문강찬이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의 체면이 깎이는 것과 마찬가지였다.“사모님.”진윤슬의 무릎을 검사하러 온 의사는 잔뜩 겁을 먹었지만 용기를 내어 말했다.“대표님께 저희를 너그러이 봐달라고 말씀 좀 해주시면 안 될까요? 저희는...”그는 아직 젊었고 미래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알았어요. 일단 나가게 저 좀 부축해주세요.”진윤슬은 아무도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의료진들도 최민경에게 강요당한 것이었다.문 앞까지 힘겹게 한 걸음씩 걸어갔다. 무릎에 감각이 없었고 두 다리는 나무처럼 굳어있었다.“강찬 씨.”문강찬이 어두운 얼굴로 다가왔다.“누가 침대에서 내려오라고 했어?”싸늘한 시선이 젊은 의사에게 닿자 의사는 불안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진윤슬이 벽을 잡고 덤덤하게 말했다.“의료진들은 내버려 둬. 이 사람들은 잘못이 없어. 사모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런 거야.”이렇듯 평범한 사람들은 살아가기 쉽지 않았다.문강찬의 안색이 그제야 좀 누그러지더니 허종훈을 불렀다.“사진과 영상을 찍은 사람들 전부 다 데려가고 그것들을 공유한 사람들도 끝까지 책임을 물어.”“알겠습니다, 대표님. 지금 바로 처리하겠습니다.”허종훈은 바로 일을 처리하러 갔다.진윤슬은 문강찬에
Magbasa pa

제46화

문강찬이 깨어나자마자 바로 조치를 취했지만 그래도 너무 늦었다. 진윤슬이 무릎 꿇은 사진이 결국 유출되고 말았다.친구에서 친구로, 단톡방에서 다른 단톡방으로 퍼졌고 순식간에 이 바닥의 모든 사람들이 거의 다 알게 되었다.진윤슬의 휴대폰에 많은 문자가 도착했는데 대부분 고소해하며 떠보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진심으로 진윤슬을 걱정하는 사람은 아주 소수였다.그녀는 아무에게도 답장하지 않았지만 특별히 진성국에게 전화하여 할머니에게 이 일을 숨기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가 문강찬의 뒷머리를 내리친 사실을 최민경에게 알리겠다고 했다.진성국은 그녀의 협박에 분노했지만 두렵기도 했다.박순옥을 이용하여 진윤슬을 휘어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그 역시 진윤슬에게 약점이 잡히고 말았다.그의 욕설을 들을 시간이 없었던 진윤슬은 전화를 끊어버리고 창밖을 내다보았다.태양이 쨍쨍 내리쬐는 밖과 달리 방 안에는 온기가 전혀 없었다.임청아가 특별히 찾아와 위로를 건넸고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그리고 이젠 사건도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었다.진윤슬이 무릎 꿇은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문강찬과 진세린의 불륜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 올랐다.가뜩이나 불륜 사건이 떠들썩했었는데 그 후 진태호의 폭행, 그리고 진윤슬이 무릎까지 꿇은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문강찬과 진세린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다시 한번 거센 파도처럼 휩쓸려 왔다.진윤슬은 그때처럼 억울함을 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 덤덤하게 입술을 깨물며 임청아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고는 심심할 때 책을 보겠다면서 책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그녀가 차분할수록 임청아는 더욱 슬퍼 보였다. 조향 전문 서적을 많이 찾아 병원으로 가져다주었다.문강찬이 왔을 때 진윤슬은 책을 읽고 있었다.침대 머리에 기댄 채 긴 머리를 어깨에 드리우고 있었는데 가뜩이나 작은 얼굴이 더욱 야위고 창백해 보였다.오전에 그 사람들을 위해 사정할 때만 빼고는 그 후로 하루 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
Magbasa pa

제47화

하지만 진윤슬은 잘못을 뉘우친 게 아니라 그저 안다고만 했다.분위기가 또다시 침묵에 잠겼다.진윤슬의 시선이 책으로 향했다. 흥미를 잃은 문강찬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버렸다.하지만 그건 알지 못했다. 진윤슬이 오랫동안 페이지를 넘기지 않았다는 것을.방유권이 왔을 때 진윤슬은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딱딱한 바닥에 오랫동안 무릎을 꿇어 심하게 다쳤지만 약을 바르니 많이 나아졌다. 그래도 걷는 건 여전히 힘들었다.방유권은 문 앞에 서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안으로 들어갔다.“윤슬 씨, 괜찮아요?”그러고는 빠르게 걸어와 그녀를 부축했다.그도 사진을 봤었는데 그녀가 안쓰러운 동시에 분노가 확 치밀어 서둘러 병원에 온 것이었다.진윤슬은 그의 팔에 의지하며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움직여야 관절에 좋대요.”진윤슬이 예의 바르게 웃었다.방유권은 그런 그녀를 보며 물었다.“혹시 문강찬 씨가 강제로 무릎을 꿇렸어요?”문강찬은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는 사람이라 아내를 얼마나 존중하는지 알 수 없었다.진윤슬이 침대 옆에 앉으며 대답했다.“그 사람 아니에요.”“그럼 누구예요?”방유권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누가 그렇게 했는지 떠오르지 않았다.최민경이라고 말할 수 없었던 진윤슬은 고개를 내저었다. 말했다간 문강찬이 또 괴롭힐 게 뻔했다.문강찬이 들어왔을 때 방유권은 몸을 숙여 진윤슬과 얘기하고 있었고 진윤슬은 고개를 살짝 들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그를 대하는 태도와는 완전히 달랐다.문강찬이 어두운 얼굴로 나가버렸다.방유권은 오래 머물지 않고 떠났고 진윤슬은 잠시 앉아 있다가 다시 일어나 몸을 움직였다.침대 머리맡에 놓은 휴대폰이 갑자기 미친 듯이 진동하기 시작했다.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재촉하다가 무릎이 바늘로 찌르듯 아파 천천히 걸었다. 휴대폰이 두 번째로 울렸을 때에야 전화를 받았다.전화기 너머로 권아희의 다급하면서도 심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방금 소식을 들었는데 대표님이 사모님을 방패막이로 쓰려고 해요
Magbasa pa

제48화

인터넷에 각종 소식이 쏟아져 내렸다.진윤슬은 병실 침대에 앉아 TV에서 나오는 진세린의 인터뷰를 보고 있었다.진세린이 흰색 정장 차림에 검은 웨이브 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활기찬 기운이 흘러넘쳤다.기자의 날카로운 질문에 진세린은 잠시 생각한 후 답했다.“언니랑 강찬 오빠가 이미 결혼했으니 과거 일은 더 이상 언급하지 말아 주세요. 저희는 이런 일로 공공 자원을 사용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희 회사에서 이제 곧 신제품 향수를 출시하는데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흠잡을 데 없는 대답이었다.이 인터뷰로 진윤슬이 그녀와 문강찬의 사이에 끼어들었다는 사실이 확실해졌다.얼마 전까지 진윤슬의 편에 서서 안타까워하던 네티즌들 모두 돌아섰고 불같이 화를 냈다.진윤슬의 모든 정보가 공개되었고 각종 계정에는 온갖 욕설이 난무했다.심지어 박순옥까지 욕하며 진윤슬의 품성이 그런 건 고령의 할머니가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음에도 진윤슬은 분노로 온몸을 떨었다.할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할머니였기에 남들이 이렇게 헐뜯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진윤슬은 자신의 대외 공공 계정에 로그인하여 3년 전 결혼의 진실을 밝히려고 했다.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 것이 아니라 진세린이 문강찬을 버리고 도망친 것이고 그녀는 진씨 가문의 정략결혼을 공고히 하기 위한 하나의 말일 뿐이라고.하지만 게시글을 올리기도 전에 문강찬이 병실로 왔다. 오자마자 가장 먼저 진윤슬의 휴대폰을 빼앗더니 게시글을 아직 올리지 않은 걸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뜻은 너무나 명백했다.휴대폰을 끄고 주머니에 넣고서야 진윤슬을 쳐다보았다.“진윤슬, 휴대폰은 당분간 내가 가지고 있을게.”진윤슬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보면서 손바닥을 내밀었다.“이리 줘.”문강찬은 그녀의 손을 꽉 잡고 침을 꿀꺽 삼킨 다음 다정하게 말했다.“윤슬아, 인터넷에 떠보는 거 보지 마. 응?”그녀의 두 눈에 비웃음이 스쳐 지나가더니 그가 잡고 있는 손을 빼냈다. 눈시울이 점점
Magbasa pa

제49화

“윤슬아.”“내 이름 부르지 마. 역겨우니까.”진윤슬은 소파를 짚고 일어나 아픈 다리를 이끌고 서재를 나섰다. 책꽂이에 특별히 준비된 책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문강찬은 그 자리에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서 있었다.진윤슬은 외부와 연락할 수 없게 되었다. 휴대폰도 없을 뿐만 아니라 도우미의 휴대폰도 빌릴 수 없었다.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거라곤 책을 읽고 TV를 보는 것뿐이었다.문강찬은 매일 저녁 집에서 밥을 먹었지만 그가 들어오면 진윤슬은 아래층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심지어 옆방으로 옮겼고 방에 들어가면 문을 걸어 잠갔다.그는 진윤슬의 얼굴을 볼 수 없었고 도우미의 말을 통해서만 그녀가 하루 종을 무엇을 했는지, 밥은 얼마나 먹었는지 전해 들을 수 있었다.같은 일상이 며칠 동안 반복됐다.도우미는 진윤슬이 밥을 너무 적게 먹어 눈에 띄게 야위었다고 했다.그날 진윤슬은 문강찬의 차가 마당으로 들어오는 걸 보고는 곧장 2층 방으로 올라갔다.전에 문강찬은 집에 들어오면 그녀의 방 문을 두드렸었다. 그녀가 대답하지 않고 문을 열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그런데 오늘은 도우미가 문을 두드렸다. 진윤슬은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도우미의 목소리에 약간의 불안감이 감돌았다.“대표님께서 할머니 생신에 함께 가고 싶으시면 내려가서 밥을 드시라고 하셨습니다.”진윤슬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아 참. 할머니 생신이 거의 되는구나. 그 집 사람들 할머니한테 잘 숨기고 있나 몰라...’지금 이 순간 할머니가 너무도 보고 싶었다.결국 어쩔 수 없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 일이 생긴 후 문강찬을 만나는 게 오늘이 처음이었다.문강찬은 여전히 잘생기고 멋졌다. 거실에 서서 통화하고 있었는데 온몸에서 귀티가 흘러넘쳤다.들려오는 발소리에 문강찬이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의 시선이 서로 마주쳤다.진윤슬은 덤덤하게 시선을 돌리고 식탁으로 걸어가 의자를 빼서 앉았다.식탁 위에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었는데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Magbasa pa

제50화

“그만 먹어.”문강찬이 진윤슬의 젓가락을 빼앗았는데 표정에 참는 기색이 역력했다.진윤슬의 기침 소리가 천천히 가라앉았지만 눈가에 여전히 눈물이 고여 있었다.일어나 방으로 돌아가려던 그때 문강찬이 그녀의 손목을 잡고 힘껏 끌어당겼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진윤슬은 그의 품에 와락 안기고 말았다. 바로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문강찬이 다시 끌어안더니 몸을 숙여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윤슬아, 우리 싸우지 말자, 응?”문강찬이 화해를 청하자 진윤슬이 대놓고 비웃었다.“우리 언제 싸웠어?”싸움은 오고 가는 것이지만 진윤슬은 그에게 일방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문강찬이 팔로 꽉 끌어안았다.“며칠 후에 하니더러 오라고 할게.”하니는 문강찬의 조카였는데 올해 5살이다. 부모가 잘 봐주지 않아 가끔 며칠씩 와서 머물곤 했다.진윤슬은 하니를 매우 예뻐했다.“나중에 우리도 하니처럼 귀여운 딸을 낳자.”문강찬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봐도 아이를 원한다는 뜻이었다.젊은 나이라 혈기가 왕성했고 게다가 부부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 했다. 다만 그는 아이가 진윤슬 마음속의 가장 아픈 고통이라는 걸 몰랐다.진윤슬은 온 힘을 다해 문강찬의 품에서 벗어났고 눈에 슬픔이 가득했다.“강찬 씨, 난 앞으로...”문강찬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린 바람에 진윤슬이 하던 말을 멈췄다. 그녀의 시선에서 그의 휴대폰 화면에 떠 있는 이름이 선명하게 보였는데 진세린이었다.갑자기 말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돌아서서 2층으로 올라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보름이 훌쩍 지났다.진윤슬은 매일 제시간에 내려와 문강찬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부부 사이는 여전히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진윤슬의 창백했던 얼굴에 드디어 혈색이 돌았다.화장을 하니 컨디션도 괜찮아 보였다.그녀는 하루 종일 기대했다. 오후 4시가 되어서야 운전기사가 그녀를 진씨 저택으로 데려갔다.박순옥이 연세가 많아 번거로운 걸 싫어해서 생일도 가족끼리 모여 식사만 하기로 했다.진윤슬과 문강찬은 마침 식사 시간에 진씨 저택
Magbasa pa
PREV
1
...
34567
...
10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