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님, 경원시에 와보신 적 있으세요? 여길 너무 잘 아시는 것 같아요.”진도연의 물음에 송서윤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히 대답했다.“네, 몇 번 와본 적 있어요. 밥 먹고 나서 저랑 선물 고르러 쇼핑 좀 해요.”“집들이 선물인가요?”“그런 셈이죠.”한편, 바로 옆 룸.심여진은 식사 내내 고영훈의 표정을 살폈다. 그는 음식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오빠, 아까 언급했던 관광지들 다 신혼여행 명소잖아? 설마 전에...”“아내랑 갔었어.”송서윤을 떠올리니 가슴이 묵직하게 저렸다.“아... 그렇구나.”심여진은 억지로 웃었지만 속은 복잡했다.‘애도 남편도 전부 버리고 떠난 여자한테... 왜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는 거야.’그녀는 속으로 혀를 찼다.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화면에 뜬 이름을 본 심여진이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어? 오빠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심여진은 주희영이 소개해 준 여자였다.처음 소개받을 당시, 고영훈은 심여진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는 애초에 어떤 여자에게도 쉽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하지만 심씨 가문이 경원시에서 영향력 있는 가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상황이 달라졌다.그때 고영훈은 마침 태평양 해담도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었고, 그곳은 개인의 힘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이었다.결국 그는 심씨 가문의 인맥을 통해 길을 열어보고자 경원시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심여진과 접점이 생겼던 것이었다.‘심여진의 오빠 역시 쉽사리 건드릴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겠지.’“오빠, 도대체 언제 철 들었어? 결혼했다고? 와이프까지 생겼다니, 엄마, 아빠 기절하시겠다!”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심여진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오늘 저녁,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갈 거야. 괜히 놀라게 하지 마.”“세상에, 결혼식도 안 올렸는데 벌써 아내 편부터 드는 거야? 결혼식은 언제 할 건데? 오빠 몇 년째 집에도 안 들어오고! 새언니 혼자 온 거야? 오빠는 왜 같이 안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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