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훈은 허연수가 정신을 차리는 즉시 아진시에서 쫓아내 버릴 생각이다.또한 고민지 역시 해외로 보낼 생각이다.두 사람을 보내고 나면 모든 게 다 정상으로 돌아갈 테니까.송서윤은 주희영과 불필요한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아 결국 도우미가 따라오는 것을 허락했다.차량이 차고에서 천천히 나오던 그때, 갑자기 고하준이 차 앞으로 뛰어들었다.깜짝 놀란 집사가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송서윤은 놀란 나머지 그대로 얼어버리고 말았다.집사는 차에서 내려 고하준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는 아이와 함께 차에 올라탔다.“다행히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엄마, 나도 엄마랑 같이 아파트로 갈래요. 나도 데려가 주세요.”“하준아!”뒤늦게 저택에서 나온 이원주는 송서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얼른 고하준의 손을 잡았다.“갑자기 사라져서 깜짝 놀랐잖아. 얼른 다시 방으로 가자. 피아노 선생님 도착했어. 아린이도 이미 방에 와 있고.”“싫어요.”고하준은 송서윤을 와락 끌어안으며 고개를 저었다.“엄마, 나 피아노 레슨 받고 싶지 않아요. 엄마랑 같이 갈래요.”송서윤이 아무 말 없이 아이를 바라보자 이원주가 얼른 나서며 설득하기 시작했다.“하준아, 얼른 가야지. 안 그러면 아빠가 뭐라고 할 거야. 피아노 레슨이 끝나면 영어 수업이 있으니까 그때...”이원주의 말에 고하준은 아예 눈물까지 보였다.“싫어요. 싫다고요! 엄마, 나 데려가요. 네? 하준이도 데려가요.”고하준은 자신이 이렇게 하면 송서윤이 무조건 허락할 거라고 확신했다. 수업을 듣기 싫어서 이러는 것도 있지만 주요하게는 외할머니의 얘기 때문이었다.몇 분 전, 스마트 워치를 내놓기 싫었던 고하준은 욕실로 들어가 문을 잠가버렸다. 그러고는 속상한 얼굴로 고민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건 고민지가 아닌 허미연의 목소리였다.“하준이니? 나는 민지 외할머니야. 그렇다는 건 하준이 외할머니도 된다는 뜻이겠지?”아이는 허미연의 말에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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