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 안, 머리맡 조명은 은은한 노란빛을 띠고 있었다.그 빛이 침대 위, 여자의 얼굴 위로 내려앉았다. 하얗고 매끄러운 피부 위로 부드러운 표정이 드리워졌고, 그녀는 품에 안긴 딸아이의 등을 천천히 토닥이고 있었다.서하율이 꿈속에서 중얼거렸다.“엄마.”“응, 엄마 여기 있어.”이 7년 동안, 서이담이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은 건 서하율을 품에 안게 된 일이었다. 그녀는 하늘이 자신에게 내려준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라 믿었다. 물론 하늘은 다른 하나의 선물을 거둬 가기도 했다.서이담은 옷매무새를 풀고 눈길을 평평하고 하얀 아랫배로 떨궜다.제왕절개 자국은 이미 옅어져 있었지만 연한 분홍빛 선이 한 줄 남아 있었다.차가운 백색 피부 위에서 그 자국은 7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선명했다.밤이 깊고 고요해질 때면 그녀는 늘 생각했다.그때 조금만 더 일찍 병원에 갔더라면 아이를 잃지 않았을까.아니면, 그날 외숙모와 다투지 않았더라면, 밀쳐져 넘어지지 않았더라면, 배를 다쳐 과다 출혈을 겪지 않았더라면 그 아이는 살아 있었을까.외숙모 남영숙은 줄곧 강보람의 이름을 팔아 정도현과 주다빈을 협박하여 딸을 태한 그룹에 취직시켰고 해외 연수까지 보내줬다.그 과정에서 강보람은 정소연이 돈을 훔치는 영상이 남영숙 손에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그 영상은 이미 자신이 삭제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영상이 어떻게 외숙모 손에 들어갔는지, 그리고 지난 4년 동안 외숙모가 그걸로 은밀히 정도현과 주다빈을 협박해왔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강보람은 이 일이 오래전에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몇 년 동안 외삼촌과 외숙모는 이 일을 발판 삼아 정도현 주다빈 부부를 ‘현금인출기’처럼 대했다.강보람은 피해자에서 어느새 흡혈귀 같은 공범이 되어 있었다.그녀가 따지자 남영숙은 코앞에서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네가 나한테 이런 말 할 자격이 있어? 너도 예전에 그 일로 정씨 집안 아들 협박해서 사귄 거 아니야! 결국은 차였으면서! 우리가 너를 몇 년을 먹여 살렸는데,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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