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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사랑한다고 말해줘: Chapter 131 - Chapter 140

176 Chapters

제131화

민희수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웃으면서 악독한 말을 서슴없이 뱉었다.“어쩐지 부모님이 소개해 준 남자에게 관심이 없나 했어. 이제 보니 다른 남자에게 푹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구나. 저기요. 여자의 겉모습만 보고 속아 넘어가지 마세요. 그러다가 큰코다칠 수 있거든요.”그녀는 임형섭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에게 다른 마음을 품었다는 것을 진서우가 눈치챌까 봐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이때 백누리는 미간을 찌푸린 채 민희수를 노려보았다. 민희수가 민하윤을 비하하면서 존재감을 뽐내려는 의도를 단번에 알아차렸다.백누리는 고개를 돌리더니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하윤아, 이 여자는 누구야? 드라마에서 나오는 악역 같아.”그 말에 민희수는 움찔했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그, 그쪽은 누구인데 남의 일에 간섭하는 거예요?”그러자 민하윤은 휴대폰을 꺼내서 뭐라고 적고는 백누리에게 보여주었다.[가문에서 입양한 동생이야. 그 옆의 남자는 나의 전 약혼자였지만 다음 달에 내 동생과 결혼해. 나한테 청첩장도 보냈는걸.]“뭐라고? 가문에서 입양한 동생이 네 전 약혼자와 결혼한단 말이야?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네.”백누리는 미소를 지으면서 민희수를 지그시 바라보았다.“조금 전에 하윤이 부모님이 소개해 준 남자에게 관심 없다고 했죠? 그쪽이 그 남자를 유혹한 건 아닌가요?”화가 난 민희수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지금 뭐라고 했어요?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하고 싶어요?”백누리는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었다. 연예계에 발을 디딘 후로 협력한 변호사사무소만 해도 여러 군데였다.그녀를 인신공격하고 모욕하는 게시글을 올리는 네티즌을 전부 고소했었다.그런데 민희수가 고소하겠다고 협박하니 웃음만 나왔다. 백누리는 민희수 옆에 서 있는 진서우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이봐요. 그쪽 약혼녀의 상태가 심각한 것 같으니 얼른 병원에 데리고 가세요. 결혼하기 전에 발작을 일으키면 어떡해요?”진서우는 너무 창피해서 가만히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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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감히 하윤을 손가락질해요?”백누리는 민희수가 손가락을 내민 모습을 보고 화가 솟구쳐 올랐다.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싶었다.깜짝 놀란 민하윤은 다급히 그녀를 뜯어말렸다. 괜히 나섰다가 기사가 나면 연예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민하윤, 네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기고만장해진 거야?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서 남에게 빌붙어 사는 건가? 네 옆에 있는 남자가 반지 하나도 안 사 주는 걸 보면 모르겠어? 네 주제를 알고 행동하라는 뜻이야. 하긴, 어떤 남자가 벙어리를 좋아하겠니?”민희수는 민하윤이 말하지 못한다는 약점을 강조했다.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쪽팔리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이때 가만히 있던 임형섭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적당히 하는 게 좋겠어요. 저랑 하윤이 무슨 사이인지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백누리는 주먹을 쥔 채 간신히 참고 있었다. 만약 기자들이 없었다면 직접 민희수를 혼내줄 것이다. 마구 때려도 분이 풀리지 않을 것만 같았다.“이상하네. 자꾸 개가 짖는 소리가 들려.”백누리는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 말에 화가 난 민희수는 이쪽으로 걸어오면서 말했다.“민하윤, 네가 정말 뭐라도 된 것 같아? 반반한 얼굴로 재벌가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서 그래?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네 수양아버지는 아직도 병원에 있지? 돈으로 겨우 목숨을 부지한 거로 알고 있어. 아빠랑 엄마는 너한테 더 이상 돈을 주지 않을 거고 가문의 재산을 이어받을 생각을 하지 마. 너는 재벌가 아가씨가 아니라 천한 년일 뿐이야. 네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절대 행복해지지 않을 거야. 알겠어?”짝!뺨을 후려갈기는 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민희수는 볼을 매만지면서 믿기지 않는 듯한 눈빛으로 민하윤을 쳐다보았다.“감히 나한테 손을 대? 정말 단단히 미쳤구나.”그녀는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이때 백누리는 재빨리 달려가 민하윤의 손을 잡고 호호 불었다.민희수가 달려든다면 민하윤을 대신해서 몇 배로 갚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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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그 말에 진서우는 낯빛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초대장을 받았으니 들어온 거죠. 몰래 들어온 게 아니란 말이에요.”서명인은 차갑게 웃더니 그를 위아래로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그래요?”“다른 사람이 초대장을 저에게 양도했어요. 일이 생겨서 참석하지 못한다고 했거든요.”진서우는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서명인은 피식 웃고는 고개를 돌리고 민하윤을 바라보았다.“괜찮으세요? 불편함을 끼쳐서 죄송해요. 많이 놀라셨을 것 같아서 휴식실에 디저트를 준비해 두었어요. 이쪽으로 오세요.”민하윤은 그의 두 눈과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깨달았다. 이 모든 것은 누군가의 지시로 이루어졌다.서명인이 휴식실에 가자고 제안한 것도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이때 백누리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입을 삐죽 내밀었다.“하윤아, 얼른 가자.”그녀는 민하윤의 손을 잡고 휴식실 쪽으로 가려고 했지만 서명인이 앞을 막았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백누리는 서명인을 노려보면서 물었다. 서명인은 대표의 비서이기에 그에게 시비를 걸면 하도진의 체면을 깎는 거나 다름없었다.그녀는 밉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시선을 피했다.“백누리 씨, 연예인으로서 기본적인 이미지 관리를 해야 하지 않나요? 기자들이 주시하고 있어요.”서명인은 그녀에게 따라오지 말라는 뜻을 전달하고는 고개를 돌렸다.“민하윤 씨, 저를 따라오시면 돼요.”그 모습을 지켜보던 임형섭은 뭐라고 말하려 했다.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서명인이 차분하게 말했다.“임 팀장님, 협력 프로젝트의 몇 가지 사항을 빨리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 재무팀 장 대리가 저쪽에서 임 팀장님을 기다리고 있어요.”옆에서 듣고 있던 백누리는 무슨 상황인지 곧바로 알아차렸다. 연예계에서 몇 년 동안 일하면서 여러 가지 일을 겪었기에 눈치가 매우 빨랐다.그녀는 서명인과 민하윤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서명인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두 사람의 뒷모습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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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민하윤은 서러운 마음을 못 이기고 그의 가슴팍을 마구 때렸다. 그러자 하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그녀는 낯빛이 창백한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허리의 상처 자국을 어루만졌다.“이제는 다 나았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하도진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저랑 같이 병원에 가요.]그는 민하윤이 수어로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했다.“집에 가고 싶다는 뜻이야?”민하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원피스에 주머니가 없어서 휴대폰을 들고 다닐 수 없었다.하도진이 그녀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조급해졌다.[병원에 가자고요.]그녀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에 힘을 주었다. 수어를 열심히 하는 모습이 마치 고양이 같아서 귀여웠다.하도진은 그녀의 진지한 모습조차 사랑스러워서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그는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지만 곰곰이 생각하는 척했다.“병원에 가겠다는 거야?”민하윤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손목을 잡고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그러자 하도진은 그녀에게 끌려가다가 반대편을 가리키면서 말했다.“그쪽으로 가면 안 돼.”그는 민하윤의 손을 꼭 잡고 아무도 없는 복도를 걸었다. 서명인조차 두 사람이 연회장을 빠져나간 줄 몰랐다.차량은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그들은 손을 꼭 잡은 채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가로등 불빛이 민하윤과 하도진을 비추었다.얼마 후, 두 사람은 병원이 아닌 집으로 돌아와서 침대에 누웠다.하도진은 그녀를 품에 안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 하고 싶지만 몸에 힘이 없어서 안 되겠어.”그 말에 민하윤은 그의 손을 덥석 잡더니 반짝이는 두 눈으로 하도진을 지그시 쳐다보았다.“왜 그래?”하도진은 갈라지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때 가늘고 하얀 손가락이 그의 허리춤에 올려졌다.그는 민하윤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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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하도진은 뒤척이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옆에 아무도 없는 것을 발견하고는 침대맡에 기대앉았다.이때 옷방에서 걸어 나온 민하윤과 눈이 마주쳤다. 하도진은 그녀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민하윤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옷깃을 매만졌다. 그녀는 머뭇거리더니 휴대폰에 뭐라고 적었다.[이렇게 입으니까 좀 이상하지 않아요?]하도진은 휴대폰 화면을 쳐다보고는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아니. 내 눈에는 너무 예쁜걸.”그는 민하윤이 머리를 깔끔하게 묶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볼록한 이마, 뚜렷한 오관, 깔끔한 검은색 정장... 그녀를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고 저도 모르게 미소가 피어올랐다.민하윤은 그가 그동안 봤던 여자들과 사뭇 달랐다. 온실 속 화초인 줄 알았지만 명예와 돈에 큰 관심이 없는 소박한 여자였다.민하윤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고 있고 틀에 박히는 걸 아주 싫어했다. 겉모습은 여리지만 마음은 매우 단단했다.상처투성이인 그녀는 시련이 닥쳐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하도진은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일 때문에 아무런 접점도 없는 그녀와 엮인 것이 불쾌했었다. 민하윤과 결혼한 건 그의 의지가 아니었다.가짜 임신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두 사람은 점점 멀어졌다. 하도진은 더 이상 민하윤을 믿을 수 없었고 그녀의 속임수에 넘어간 것이 우스웠다.언젠가는 이혼할 거라고 생각하던 그는 어느 순간부터인가 생각이 바뀌었다.아름다운 얼굴과 완벽한 몸매를 소유한 그녀는 늘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하도진은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졌다.그는 민하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부드러운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하윤아, 정말 예뻐.”민하윤은 하도진이 자신을 달래기 위해 없는 말을 지어냈다고 여겼다. 하지만 칭찬받아서 그런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두 사람은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아침 식사를 했다. 밥을 먹은 뒤, 기사가 하도진을 데리고 국군병원으로 향했다.뒤따라간 서명인은 옆에서 시중을 들면서 바쁘게 뛰어다녔다.하도진은 간호사가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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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뽀얀 피부에 멍이 여러 군데 들었고 상처 자국이 남아 있었다. 평소에 차갑게 굴던 송지훈은 너무 아파서 호들갑을 떨었다.만약 그를 좋아하는 간호사들이 이 모습을 보게 된다면 마음이 바뀔지도 모른다.하도진은 송지훈의 팔목에 난 상처를 보면서 혀를 끌끌 찼다. 이 정도로 세게 맞을 줄 몰랐던 것이다.송지훈의 아버지 송우혁은 아주 엄격했다.아주 오래전부터 송지훈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지냈고 이웃 아이들과 친하게 지냈다.그때 몇 살밖에 안 된 하도진은 송지훈과 매일 같이 놀았다.여러 아이가 모여 마당에서 시끄럽게 떠들었다. 집안 어른들은 아이를 돌볼 틈이 없을 정도로 바빴다.문 앞에서 보초 서는 경비원이 아이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아침과 저녁에 무조건 인수를 체크했다.“하나, 둘, 셋, 넷, 다섯...”아이 다섯 명이 모여 마왕 조직을 이루었다. 틈만 나면 사고를 치고 장난을 심하게 쳐서 야단맞았다.하도진은 친구가 아주 적었는데 그중 한 명이 바로 송지훈이다. 그들은 모이자마자 하루 일정을 세웠고 구준오가 앞장서서 나쁜 짓을 저질렀다.참모총장 집의 창문을 박살 냈고 송호진 부사령관의 차 타이어를 찔러놓았다.송호진 부사령관은 송지훈의 할아버지이고 손주에게 무척 잘해주는 다정한 사람이다. 아이들이 사고를 쳐도 혼내지 않았다.다른 가문의 어른들도 아이들을 감싸주었다. 사고를 치면 상대 집안에 배상금을 물어주었고 아이를 부드럽게 타일렀다.그런데 송지훈의 아빠 송우혁은 교육 방식이 남달랐다. 그는 가문의 뜻에 따라 육군 부대에 가지 않고 군의관이 되었다.송우혁은 박사 공부를 하면서 국군병원에서 인턴 생활을 이어갔다. 아주 바쁘게 지냈지만 송지훈이 사고를 칠 때면 따끔하게 혼냈다.송지훈이 사고를 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송우혁이 모습을 드러냈다. 소가죽으로 만든 벨트를 풀어서 송지훈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때렸다.어떤 어른들은 혼내는 척하다가 마음이 아파서 때리지 않았지만 송우혁은 있는 힘껏 때렸다.다른 아이들은 트라우마가 생겼다. 밤마다 송지훈의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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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하도진은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다.“그래도 살아 있는 편이 나을 거야.”그러자 송지훈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왜 갑자기 만나자고 한 거지? 시간 끌지 말고 용건부터 말해.”“네 삼촌이 태유 은행 지분을 갖고 있는 거로 알고 있어. 얼마 정도 갖고 있지?”하도진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 말에 송지훈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면서 물었다.“매입하려고 그래?”하도진은 피식 웃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무 주식이나 매입하지는 않아.”“그런데 왜 물어보는 거야? 에스티 그룹에서 태유 은행과 협력했다고 들었어. 에스티 그룹 산하에 사립 은행이 있지? 굳이 몇십억 정도 날리면서 매입하려는 이유가 뭐야?”송지훈은 하도진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아직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어. 네 삼촌이 태유 은행 지분을 얼마나 갖고 있어?”하도진은 고개를 들고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네가 나를 좀 도와줘야겠어. 태유 은행 지분을 매입해야 해.”곰곰이 생각해 보던 송지훈은 입을 열었다.“얼마나 매입할 생각이야? 나도 태유 은행의 지분을 갖고 있어.”“많을수록 좋아. 네가 갖고 있는 지분을 나에게 넘겨도 돼.”“삼촌은 태유 은행의 지분을 많이 갖고 있어. 나랑 사촌 동생은 각각 10퍼센트 가지고 있지. 우리는 주주총회에 참석한 적이 없어. 전문 경영인이 우리 대신 재산을 관리하고 있거든.”송지훈은 어깨를 으쓱이면서 말했다.“태유 은행은 사립 은행이긴 하지만 이윤이 많아서 주가가 올라갈 확률이 높아. 지금 매입하면 네가 손해 볼 거야.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매입하는 게 어때?”하도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그럴 필요 없어. 손해를 봐도 상관없으니 되도록 빨리 매입하고 싶어.”“알겠어. 삼촌한테 물어보고 나서 알려줄게. 내가 갖고 있는 지분도 너에게 넘기면 되겠다.”하도진은 미소를 지으면서 그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정말 고마워.”송지훈은 등에 멍이 들었다. 하도진의 손이 등에 닿을 때 통증이 밀려와 하마터면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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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민하윤은 그를 쳐다보면서 수어로 표현했다.[얼른 밥 먹어요. 배고팠죠?]그녀는 갑자기 멈추더니 도시락을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하도진은 그녀가 송지훈의 말을 듣고 기분이 상한 줄 알았다. 그래서 어떻게든 속상한 마음을 풀어주려고 할 때, 진호영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형, 서프라이즈! 내가 누구를 데려왔는지 알면 깜짝 놀랄걸?”이때 뒤따라오던 구준오는 그를 밀치면서 미간을 찌푸렸다.“당장 비키지 못해? 쪽팔리게 뭐 하는 짓이야?”“도진아, 너를 위해서 직접 음식을...”병실로 들어오던 고은율은 말하다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하도진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왼손으로 젓가락을 집어 들고 말했다.“내 아내의 손맛이 어떤지 맛 좀 볼래?”눈치가 빠른 진호영은 고은율이 들고 있던 핑크색 도시락통을 감추고는 어색하게 웃었다.“형, 많이 먹고 얼른 나아.”사실 하도진은 그들에게 물만두를 먹이고 싶어서 물어본 것이 아니었다. 그는 숟가락을 민하윤에게 건네면서 말했다.“하윤아, 죽을 먹여줘.”그 모습을 지켜보던 고은율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귀국한 후에 언젠가는 그와 화해할 거라고 믿었다.하씨 가문 사람들은 하도진이 고은율과 사귀는 내내 헤어지라고 강요했다. 하지만 그는 가문의 뜻에 따르지 않고 사랑을 지켰다.고은율은 처음부터 민하윤을 사람 취급하지 않았다. 나이가 어린 여자들은 편한 삶을 추구했다. 몇 년 전의 고은율도 다를 바 없었다.그녀는 하도진의 마음이 바뀔 리 없다고 확신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고은율은 지난날의 추억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그녀는 뒤로 몇 걸음 물러나더니 이내 자리를 떠났다. 그러자 진호영은 핑크색 도시락통을 들고 병실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형, 시간이 될 때 또 올게.”병실 문에 기대 서 있던 구준오는 의자에 앉아 있는 민하윤을 지그시 쳐다보았다.깔끔한 정장을 입고 머리를 뒤로 묶어서 그런지 남다른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미인이었지만 하도진은 얼굴에 넘어갈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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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민하윤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하도진은 손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하윤아, 수어로 나한테 알려주면 안 될까? 휴대폰에 적어도 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어? 너무 걱정되어서 그래.”민하윤은 고개를 들고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말하면 되었을 텐데 그녀는 수어밖에 할 수 없었다.민하윤은 실어증을 앓는 바람에 20년 동안 많은 것을 잃었다. 친부모님 곁으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아무도 그녀를 반겨주지 않았다.모두 말하지 못하는 민하윤을 미워했고 가문의 오점이라고 불렀다.학창 시절에 반 친구들에게 놀림당했고 진정한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 혼자 다니면 거만하고 잘난 척한다고 비난받았다.대학교를 졸업한 뒤, 말을 할 수 없어서 취직하기 어려웠다. 어느 기업에서도 선뜻 그녀를 채용하지 않았다.겨우 일자리를 찾아서 순리롭게 흘러가나 싶었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승진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입사한 지 5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잡일을 도맡아 하고 있었다.큰 프로젝트를 성사한 후, 드디어 승진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실어증을 앓고 있단 이유만으로 최종 심사 단계에서 떨어졌다.민하윤은 눈시울을 붉힌 채 수어로 울분을 토해냈다.[말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정말 고통스러워요. 사람들은 왜 내 약점을 잡고 괴롭히려고 하는 거죠? 입사하고 나서 지금까지 5년 동안 열심히 일했어요. 나보다 늦게 입사한 직원은 벌써 승진했다고요. 큰 성과를 이루지 못한 사람도 승진했어요. 회사에서 공정한 심사 체계를 거친다고 해서 믿었어요.]그녀는 얼굴이 점점 빨갛게 달아올랐다.[하지만 고위직 임원들은 나를 벌레 보듯이 쳐다봤어요. 제가 준비한 내용을 들어주지 않았고요. 그 자리에서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발표가 끝난 후, 심사 위원이 나한테 승진하면 업무 강도가 높아져서 감당하지 못할 거라고 하더군요. 처음부터 나를 떨어뜨릴 생각이었다면 기회를 주지 말았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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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하도진 씨, 혹시 가족 중에 누군가가 이런 동작을 한 건가요?”조진영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말을 이었다.“사실 제일 마지막 동작에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겠다는 뜻이 있거든요. 그런데 운명과 행복에 관한 동작도 보여서 긍정적인 쪽으로 해석한 거예요. 아마 이 동작을 한 사람은 삶을 이어갈 힘을 잃은 것 같아요.”그 말에 하도진은 낯빛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는 작별 인사를 건네고는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하도진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야심한 밤에 왜 또 연락한 거야? 저번에 네 아내가 고양이에게 할퀴어서 전화하더니, 이번에는 무슨 일이지?”“지금 바로 내 병실에 와.”하도진은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될수록 빨리 와 줘.”방금 수술을 끝내고 나온 송지훈은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었다.“하도진,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몇 시간 동안 수술한 의사에게...”“태유 은행을 인수할 거야.”그 말에 송지훈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오후에 주식을 사서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준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갑자기 생각이 바뀐 거지? 설마 그 사람에게 주식이 아닌 은행을 선물하겠다는 거야?”“그러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하도진은 마음을 먹으면 무조건 그대로 하는 성격이다.“지금 어디에 있어?”옆에서 아무리 말려도 하도진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그는 이미 결정한 일을 절대 무르지 않았다.“네 병실로 가고 있어.”송지훈은 힘없이 말하면서 쓰레기통을 걷어찼다. 화풀이하려고 걷어찼지만 발만 아플 뿐이었다.그는 곧바로 전문 경영인에게 연락해서 갖고 있던 10퍼센트 주식을 하도진에게 넘겼다.그리고 스온양 너머에 있는 사촌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고 온라인으로 주식 계약서에 사인했다.그의 사촌 동생은 사인하기 전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가문 어른들은 우리가 은행의 지분을 팔아넘긴 걸 알고 있어? 아버지께서 이 지분을 나에게 줬단 말이야. 아무 문제 없는 거 맞지? 설마 아버지의 경쟁 상대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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