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아, 내 말에 대답해.”바닥에 주저앉은 임형섭은 고개를 숙인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제야 정신이 든 민하윤은 심호흡하더니 그와 시선을 마주쳤다.반짝이던 그의 두 눈이 빨개졌고 눈물이 천천히 차올랐다. 민하윤의 기억 속 20대 초반 남자의 얼굴과 눈앞 남자의 얼굴이 겹쳤다.그동안 임형섭은 늘 민하윤의 곁에 있어 주었다. 가장 행복할 때, 가장 슬플 때 옆에 있어 주면서 시간을 보냈고 그녀의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7년 동안 단 한 번도 그에게 설레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 무거운 진심을 인정하기 두려웠다.그녀는 바닥에 떨어진 가방을 들고 카드 키를 꺼내 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슬리퍼를 꺼내 입구 쪽에 놓으면서 들어오라고 손짓했다.민하윤은 종잇장과 연필을 찾아 뭐라고 적기 시작했다.[선배가 저한테 얼마나 잘해주었는지 알아요. 아무도 저에게 대표님과 결혼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어요. 대표님과 있었던 일을 몇 마디로 설명할 수도 없고요.]“하윤아, 왜 내가 아닌 하 대표를 선택했어? 왜 나는 네 남자가 될 수 없는 거야?”민하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연필을 꽉 쥐었다.“마지막으로 하나만 물을게. 만약 하 대표가 아니었다면 나와 진지하게 만날 생각이 있었어?”임형섭은 기대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몇 초 후,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손짓했다.[예전에는 선배와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순간, 임형섭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머리가 어지러워서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민하윤이 그를 부축하려고 손을 뻗었지만 무정하게 내쳤다.“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그는 천천히 현관문 쪽으로 걸어가면서 말을 이었다.“하윤아, 나는 그 선만 넘지 않으면 영원히 네 곁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 너와 멀어지기 싫어서 마음을 감추었는데 사실 내가 틀렸던 거야. 7년이란 시간을 허비했고 무엇보다 소중한 너를 잃었어.”그 말에 민하윤은 감정이 솟구쳐 올랐고 눈가가 붉어졌다.“너에게 내 마음을 전하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