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이현은 자신도 모르게 치맛자락을 움켜쥔 채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오늘따라 오빠 구준오가 너무 이상했다.‘갑자기 왜 지훈 오빠의 연애사에 이렇게까지 관심을 보이는 걸까? 설마 우리가 사귀는 걸 이미 알고 있는 건가?’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구이현이 돌아서려던 순간, 뒤에서 송지훈의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가 들렸다.“됐어. 우리는 헤어질 일 없어. 난 처음부터 헤어질 생각으로 널 만난 적도 없고. 사귀기 시작한 날부터 결혼까지 생각했어.”순간 허공에 붕 뜬 것 같던 구이현의 마음이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진호영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송지훈을 바라봤다.“형, 진짜 진심이야? 대체 어떤 여자길래 형이 이렇게 푹 빠졌어?”구준오가 다시 무언가 말하려는 순간, 고은율이 그의 손을 잡았다.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이제 그만하라는 눈빛을 보냈다.잠시 후 주주와 연이의 백일잔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하도진은 마이크를 들고 앞으로 나섰다. 왼손 약지에 낀 은색 반지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민하윤의 약지에 낀 반지와 한 쌍이라는 건 누구나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바쁘신데도 우리 애들 백일잔치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하도진은 짧게 인사한 뒤 웃으며 말을 이었다.“긴말은 안 하겠습니다. 애들 돌잡이부터 하고 오늘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편하게 즐기다 가세요.”하도진과 민하윤은 아기를 한 명씩 안고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리 마련해 둔 돌잡이 자리로 향했다.촬영 기사는 먼저 전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행사 전문 업체가 따로 꾸민 자리라 준비도 꽤 정성스러웠다. 넓은 붉은 카펫 위에는 부드러운 흰색 양모 매트가 깔려 있었고 그 위로 각종 돌잡이 물건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하도진이 먼저 형인 주주를 매트 위에 앉혔다.하지만 주주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하도진과 민하윤이 앞에서 아무리 부르고 장난감을 흔들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반면 연이는 달랐다.활발한 성격답게 두 손과 무릎으로 신나게 기어다니며 동그란 눈으로 주변 물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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